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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박꽃수레 실종-김영돈 사망사건 사이 한 남자(종합)
이민지 기자 2018-06-10 00:17:26
[뉴스엔 이민지 기자]
박꽃수레 실종, 김영돈 사망 사건 사이에 한 남자가 있었다.
6월 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일본에서 발생한 한국인 여성 박꽃수레 실종 사건에 대해 파헤쳤다.
노신사가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함께 거주지 면사무소를 찾았다. 노신사는 "우리 딸이 실종됐다"고 말했다. 소식이 끊긴 딸을 어디서부터 찾아야할지 몰라 면사무소부터 찾은 아버지는 딸의 신상이 담긴 서류를 한뭉치 받아 살펴봤다. 작은 실마리라도 찾기 위해 서류를 보던 아버지는 딸의 혼인관계증명서를 보고 놀랐다. 아버지는 "기가 막힌다. 이건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딸은 일본에서 두번의 결혼과 한번의 이혼을 한 상태였다. 딸이 실종되기 얼마 전 사망한 두번째 남편까지. 모두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일본에서 태어난 아버지의 영향이었을까. 딸 박꽃수레는 성년이 되자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박상식 씨는 "한국 여자 중 일본 남자랑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모집해서 선을 보게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한일간 국제결혼 주선 업체에서 통역 일을 한다던 딸은 정작 자신의 결혼과 이혼은 숨겼다.
2016년 6월 말, 외삼촌 장례식장을 찾았을 때다. 박꽃수레 씨는 서양식 장례복장을 하고 왔었다. 돌아보면 자신의 두번째 남편 장례식 때 입은 옷을 챙겨왔던 것으로 보이는 박꽃수레는 3일간 한국에 머문 후 일본으로 돌아갔다. 어머니는 "나랑 문자도 많이 주고 받고 금방 답장이 오는데 답장이 없더라. 이상했다. 2~3일을 혼자 연락해보다 안되니까 식구들에게 알렸다"고 말했다.
일본으로 돌아간 날 두번의 통화를 한 이후 연락이 안됐다고. 가족은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2016년 7월 11일 박꽃수레 실종 사실을 인지한 것은 경기도 이천 경찰서였다. 김원영 과장은 "영사관에서 일본 경찰에 실종 사건을 접수했다"고 전했다. 정충식 팀장은 "주권침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한국 경찰의 제안에도 자신들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는 일본 경찰. 그들은 가족들에게도 함구를 당부했다. 가족들은 일본 경찰말만 듣고 기다리다 700여일이 지났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일본으로 향했다. 박꽃수레 실종 직전까지의 행적을 최대한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박꽃수레 씨는 후쿠시마현 후쿠시마시 아라이 지역에서 사토 다카시란 남성과 2년여의 결혼생활을 했다. 이웃들은 "별로 만나지도 않고 이야기 하지도 않았다. 얼굴도 기억 안난다"고 말했다. 2년 전 경찰들이 박꽃수레 집을 찾아와 실종을 알았다고. 남편의 죽음도 수상한데 아내도 실종돼 기이했다고 밝혔다.
박꽃수레 전 남편 친구는 "풀을 베고 내서 풀을 태우려고 불을 붙였던 모양이더라. 몸의 하반신에 옮겨붙어서 구급차로 병원에 갔다"고 말했다. 가을도 아니고 봄에 밭에서 풀을 태운 것이 부자연스럽다는 것. 친구는 "다카시는 구급차에 올랐을 때 건강해 보였다.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하겠다며 스스로 올라탔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토 다카시는 얼마 후 숨졌다. 사토 다카시가 남긴 유산 때문에 박꽃수레가 범행의 대상이 된 것 아닐까 추측하고 있었다. 박꽃수레는 사토 다카시의 집과 토지 등을 상속받게 된 상태였다.
수소문 끝에 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는 후쿠시마현 현지 기자와 연락이 닿았다. 기자는 "기자들 사이에서는 후쿠시마시에 사는 한국인 여성이 행방불명 됐는데 살해 당시 유기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1년 정도 전부터 돌았다"고 말했다. 그는 "행방불명이라고 하지만 집에 전기가 켜져 있었고 에어컨도 켜져있었다. 지갑 같은 귀중품이 집에 그대로 있었다. 가출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 7월 6일, 박꽃수레씨가 집안 조명과 에어컨을 켜둔 채 나간 것으로 봐 간단한 용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꽃수레 씨는 오전에 예약한 네일아트를 취소했다. 이후 박꽃수레 행적이 포착된 것은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톨게이트다. 네일아트 예약을 취소한 오전 시간 박씨 소유 차가 이곳을 지나갔다. 흐릿하게 찍히긴 했지만 박꽃수레 차량 안에는 한 남성이 있었다.
기자는 "경찰에서도 돈 아니면 남녀관계 아닐까 추정했다고 한다. 경찰에서는 7월 6일과 10일 사이에 살해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주변 관계를 조사하면서 이XX가 유력 용의자로 부상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CCTV에 찍힌 남성은 가족이 의심했던 이와 동일인물이었다. 오빠는 "분명히 주변에 남자가 있었고 돈 문제가 결부돼 있을거란 생각이 확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실종된 해 7월인가 카드 쓴게 발견됐다. 체포해서 조사하고 있으니까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일본 경찰은 지난해 9월 24일 한국 국적 이성재(가명)를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 이성재는 박꽃수레 씨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사람이고 박꽃수레의 신용카드는 물론 남편 사토 다카시의 신용까지까지 도용한 인물이다. 이성재는 이들의 카드로 오토바이 상점을 찾았다. 그는 350만원 가량의 오토바이 보관용 조립식 창고를 구매했다.
정리하자면 2016년 7월 6일 오전 두 사람은 함께 박꽃수레 차량에 탑승해 있었다. 오토바이 용품을 사고 주유를 하고 호텔에 투숙할 때는 박꽃수레 없이 이성재 혼자였다. 박꽃수레 생존 흔적은 2016년 7월 6일이 마지막인 것이다.
박꽃수레 씨가 한국에 남겨두고 간 물건 중에는 48통의 편지가 있었다.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이성재 씨가 박꽃수레 씨에게 보내온 것들이다. 편지 내용으로 볼 때 두 사람은 연인 관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서로를 부부처럼 호칭하던 두 사람. 발신지는 강릉교도소였다. 당시 이성재 씨는 수감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꽃수레 씨와 한직장에 다녔던 후배는 "처음 이성재를 만났을 때 엄청 말렸다. 이혼남인 것도 그렇고 무서워 보였다"고 말했다. 2012년 5월 이성재가 출감한 뒤 얼마 안돼 두 사람이 헤어졌다고. 후배는 "헤어졌는데 (이성재가)갑자기 찾아와서 화냈다고 이야기 했다. 가전제품을 던졌다는 식으로 얘기해서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별 후 이성재 씨는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고 박꽃수레 씨도 결혼했다. 2016년 6월 외삼촌 장례식으로 한국에 들어왔던 박꽃수레 씨. 후배는 "한국에 머물다 가겠냐고 하니까 일이 있어서 들어가봐야 한다고 했다. 원래 모아놓은 돈이 있었다. 돈이 생겨서 가게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자세한건 들어가봐야 안다고 했다"고 말했다. 후배는 두 사람이 다시 이어진데는 돈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지난 2016년 4월 박꽃수레 씨 남편이 사망한 뒤 본격적으로 가까워진 두 사람. 이성재는 박꽃수레 씨에게 결혼을 약속했다고. 일본인과 결혼했던 두 사람은 이혼하면 비자가 없으니 이성재가 박꽃수레 씨에게 500만엔(한화 약 5천만원)을 예치하면 장기 거주 비자를 발급해주는 일본의 법을 말했다고. 박꽃수레 씨는 이성재의 말을 믿고 500만엔을 건넸다. 박꽃수레와 이성재의 지인은 "아내 차까지 바꿔주더라. 박꽃수레를 이용해도 너무 이용했다. 박꽃수레는 이성재랑 같이 산다는 꿈을 꾸고 있었는데 우리가 물어보면 이성재가 '내가 미쳤어요?'라는 소리가 나왔다"고 밝혔다.
일본 경찰이 이성재를 체포한건 실종 1년2개월 뒤였지만 그를 의심한건 오래 전이었다. 1년간의 미행과 4번의 체포, 하지만 직접 살인과 유기 증거를 찾지 못해 그를 사기와 횡령, 절도 혐의로만 기소했다. 후쿠시마 법원에서는 절도만 인정했다. 이성재 씨는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고 자유의 몸이 됐다.
일본 경찰은 박꽃수레 사건을 여전히 수사 중이지만 기밀 사항이라며 일본까지 찾아온 박꽃수레 씨 아버지에게 아무것도 공유해주지 않았다. 박꽃수레 아버지는 출소한 이성재씨를 직접 만나보겠다고 결심했다. 아버지는 "마지막에 너랑 같이 차 타고 갔는데 간데가 어디냐. 우리 딸을 찾기 위해 그러는거지 널 벌 주려는건 아니지 않냐 이거다"고 이성재 씨에게 묻고 싶은 말을 정리했다. 하지만 이성재 씨는 만날 수 없었다.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이성재 씨는 "내 전화번호 한국 경찰이 알려준거냐. 아버지는 수레 일만 중요하고 내 일은 중요하지 않은거냐. 아버님은 딸 찾고 싶죠? 그럼 찾아라. 나한테 그러지 말고"라고 소리지른 후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성재 씨는 출소 후 자신의 기사를 올린 SNS마다 방문해 답글을 남겼다. 신용카드는 박꽃수레 씨가 빌려준 것이고 박꽃수레 씨는 지인들에게 빚을 진 뒤 도주했다고 주장했다. 박지선 교수는 "박씨의 것 뿐만 아니라 박씨 남편의 신용카드까지 사용한 것은 박씨가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연락이 온 제보자는 "그 남자 소문이 안 좋아서 박꽃수레가 처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두명이 아니다. 그 전에도 후루가와에 있던 XX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이 제보를 끝으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제보자가 말해준 또다른 실종은 무엇일까. 이성재 씨와 연관돼 있다는 또다른 실종, 그에 대한 단서는 생각지 못한 곳에서 발견됐다. 박꽃수레 씨에 대해 수소문 중 만난 이발소 주인은 "근처에서 꽤 전에 백골 시체가 발견됐는데 한국 사람이었다는 기사를 봤다"고 말했다. 2008년 10월 실종됐던 한국인 유학생 김영돈 씨가 2010년 6월 일본 미야기현 대나무 숲에서 사체로 발견됐다고 2016년 신원이 확인됐다는 기사였다.
센다이 영사관 김광식 영사는 김영돈 씨에 대해 "2008년에 실종 신고가 들어왔다. 유학생 실종자 부친께서 가서 확인해달라고 해서 갔더라"고 말했다. 영사관 측은 당시 김영돈 씨 친구와 함께 집을 찾아갔다고 한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영사관 측은 일본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단순 가출로 봤다. 경찰이 단순 가출로 본 이유는 김씨 주변인의 진술 때문이었다. 그 주변인, 그리고 영사관 직원과 김영돈 씨의 집을 찾았던 이는 바로 이성재 씨였다. 김영돈 씨와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친해졌던 이성재 씨는 당시 김영돈 씨가 잠시 바람을 쐬러 갔다고 주장했다.
교도소에 있던 시절 이성재 씨가 박꽃수레 씨에게 보낸 편지 속에는 김영돈 씨의 이름이 발견됐다. '이제부터 영돈이 일은 잊어버리고 마음 편하게 지내자'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김영돈 씨가 실종된 후 한국 가족들은 미야기현 이곳저곳을 찾아다녔다. 그를 찾기 위해 상당한 액수의 현상금도 걸었다. 김영돈 씨 아버지는 인터뷰를 거부한 대신 자료를 제공해줬다. 그 안에는 녹취 파일과 서류가 있었다.
녹취 파일 속에서 이성재 씨는 "실종 이후에 내가 영돈이를 만났으니 죽었다 할 순 없다. 영돈이는 살아있고 죽었으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성재 씨는 김영돈 씨 실종 2년 6개월 뒤 가족들과 만나 고민이 많아 가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김영돈 씨와 만나는 것을 목격한 사람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왔다며 수신번호까지 보여줬다고.
백골 시신 최초 발견자 이토 씨는 "대나무를 베러 왔다. 사람이라고는 생각 못해서 놀랐다. 동물 시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까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김영돈 씨는 옷과 신발을 착용한 상태였다. 이토 씨는 "백골화된 상태여서 신발 색깔도 알아보기 어려웠다. 뼈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의 분석에 따르면 김영돈 씨가 발견된 지역은 부패가 느리게 진행되는 환경이라 실종 당시 사망한 것이 과학적으로 더 맞다고. 게다가 김영돈 씨는 실종 당시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다. 이성재 씨는 왜 실종 후 김영돈 씨와 만났다고 주장했을까.
대나무숲 인근 주민은 "도로를 잘 알아서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이 든다. 센다이에서 시체를 옮겨왔다 해도 용케 이 도로를 알아 들어왔구나 싶다"고 말했다. 농사 짓는 사람들만 이용하는 길 옆이기 때문에 이곳 지리를 아는 사람이 시체를 옮겼을 것이라는 것.
박꽃수레, 이영재 씨 지인은 "내가 알기론 이성재가 파친코를 한다. 소문에 의하면 영돈이가 돈을 달라고 했다. 이성재가 후루카와에서 줄테니 같이 가자고 했다. 그 다음에 영돈이가 없어졌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재 씨가 돈을 준다며 어머니가 있는 후루카와로 김영돈 씨를 불러낸 것이었을까.
김영돈 씨 가족이 의심하기 시작하자 이영재 씨는 목격자를 데리고 나타났다. 그와 함께 김영돈 씨를 만난 인물은 박씨 성을 가진 여성이다. 여성은 실종 1년여 뒤 김영돈 씨를 만났다고 했다. 이성재 씨가 그날 데리고 나온 여성은 박꽃수레 씨였다. 편지 속 내용이 이해 되는 대목이다. 박꽃수레 씨가 김영돈 씨 죽음과 관련된 비밀을 알고 있었으리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정리하자면 실종 사건의 주인공인 박꽃수레 씨가 또다른 실종 사건 김영돈 씨 사건에 목격자로 등장한 것. 김영돈 씨 실종 1년 뒤 그를 목격했다는 박꽃수레 씨의 말은 사실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녀는 왜 목격자인 척 했을까. 그것 때문에 그녀가 사라진 것일까. 박꽃수레-김영돈 실종 사이에 연결고리는 이성재 씨다.
이성재 씨가 48통의 편지를 작성한 시기는 강릉교도소다. 어머니 사망진단서 위조 혐의였다. 이성재 씨는 일본에 살아있는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거짓으로 사망신고를 했다. 6억 상당의 어머니 재산을 상속 받기 위해서였고 1년형을 선고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성재 씨가 박꽃수레 씨에게 쓴 편지에 대해 "이 두 사람 간의 관계는 어떤 의미에서는 완전한 종속 관계다. 균형이 전혀 맞지 않는다. '사랑하는 부인에게 지엄한 서방님으로부터'라고 한다. 같은 평등 관계가 아니라는거다", "시간이 지날수록 편지의 간격도 멀어지고 편지를 쓰기 힘들다, 편지에 쓸 말이 없다는 식을 표현을 반복적으로 한다. 본인이 필요한 물건을 설명하는데만 내용이 치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한 편지는 실종된 유학생 김영돈 씨가 언급된 편지와 그 직후 편지다. 면회를 온 박꽃수레 씨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울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지선 교수는 "백골이 김씨 시신이라는 것을 누구도 알기 전이었다. '영돈이 일'이라는 것이 단순한 실종 사건을 지칭하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해갔다'는 표현도 등장했다. 당시 김영돈 실종사건으로 박꽃수레, 이성재 씨를 참고인 조사한 경찰은 "박꽃수레 씨가 이성재가 시켜서 그렇게 진술했다. 자기는 그 당시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거짓말 탐지기를 하려고 하니까 이성재, 박꽃수레 씨가 일본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이성재 씨를 찾아갔다. 이성재 씨는 "그것 때문에 경찰서에 6개월 간 잡혀갔다 왔고 말도 안되는 걸로 취조 받았다. 부인이랑 이혼도 했고 애도 못 만나고 있는 상황이다. 나한테 도와달라는거냐"며 "내가 제일 찾고 싶으니까 언젠가 나타나겠지. 내가 죽인게 아니니까. 시체가 나왔다는 것도 아니고 내가 죽였다고 생각한다느니 그런 생각 하는데 증거를 가져와야한다. 경찰은 꽃수레 남편도 내가 죽였다고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김영돈 씨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말하던 이성재 씨는 6년 전 박꽃수레 씨에게 자신이 썼던 편지를 꺼내보이자 그의 눈길이 바빠졌다. 그는 "이 사람들 너무하네. 모르겠다고! 얘기하고 싶지 않다. 인권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냐. 사람이 좋게 얘기하면 이쯤에서 알겠습니다 하고 가야지 계속 앉아서 또 물어보냐. 당신들이 경찰이냐"며 태도가 급변했다. 이내 경찰을 불렀다.
이성재 씨와의 대화를 면밀히 검토한 전문가들은 "편지를 들이대니까 호기심이 났다. 진지하게 바뀌면서 다리 꼬는 것까지 이해할 수 있는데 그쯤 팔짱을 낀다. 팔짱 끼는건 어떤 의미에서는 자기를 심리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몸동작으로 본다", "경찰에서는 넘어갔는데 경찰이 놓친 부분에 대해 방송팀이 치밀하게 접근하니까 예민하게 반응한거다. 대처할 준비가 안 돼 있어서 화낸거다", "경험한대로만 이야기 한다면 이런 편지나 물증이 나타났을 때 당황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분석했다.
기밀수사를 고집하던 일본 경찰은 최근 태도를 조금 바꿨다. 공정식 교수는 "실종자가 한국인이라면 한국 경찰에 필요한 정보들, 예를 들면 SNS나 통장, 휴대폰 등 생활반응이 있는지 조사, 가해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관련 기록들에 대해 공조수사를 통해 확보하고 조사가 이루어져야 조금 더 진실에 가까이 가게 되는데 그런 노력을 하지 않고 추후에 하면 범인을 못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지 기자는 "이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두명이 살해당한 사건이 현 내에서 동시에 일어났다. 그래서 수사도 산만해져 한쪽에 수사를 집중하지 못한 원인도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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