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화합의 상징인 전북 ‘아름다운 순례길’에서 종교계가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
|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불교, 유교 등의 문화유산을 연결해 만든 9개 코스에 총 240킬로미터의 전북의 ‘아름다운 순례길’에서 종교계가 분열하고 있다. 전북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제3회 세계순례대회(9월 27~10월 4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교계의 보이콧으로 반쪽 행사로 열릴 처지에 놓였다. 세계순례대회와 관련 전북불교연합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최근 이 행사가 특정 종교 편향적이라는 이유를 들어 불참 의사를 전북도에 공식 통보했다. 대책위는 “형식만 6대 종교 화합을 내세울 뿐 사실상 천주교와 개신교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성지화 사업의 일환이다”며 “지난해 개선을 요구했고 전북도 역시 개선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독교 성지화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대책위는 지난 1일 전북도에 불참을 통보한데 이어 순례 참여객 모집 홈페이지를 포함한 각종 기구표에도 불교계 명단 삭제와 함께 불교계가 참여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어떤 표현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지난해엔 ‘원불교 국제마음훈련원’ 건립을 놓고 익산지역 기독교 단체가 반대하면서 갈등은 심각한 국면으로 치달았다. 이 단체는 “원불교 100주년이라는 특정 종교 생일잔치에 국민 혈세를 지원할 수 있느냐. 생일잔치는 자신의 돈으로 치러한다”며 건립을 반대했다. 국제마음훈련원 건립 사업은 2011년 12월 전체 사업비 252억원 가운데 126억원은 국비, 나머지 126억원은 원불교 63억원과 도비 31억원, 시비 31억원을 부담하는 내용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기독교단체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프란체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호남지역 기독교인들은 기독교와 가톨릭 일치운동을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광주전남노회협의회는 지난달 22일 광주 봉선동 겨자씨교회에서 비상집회를 가졌다. 비상집회에는 광주전남지역 17개 노회, 전북지역 16개 노회, 제주지역 2개 노회에 소속된 목사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또 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은 교황 방문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로마 가톨릭&교황 정체 알리기 운동연대’ 등도 12일을 로마 종교로부터 한국 교회를 지키는 날로 규정하고 대규모 예배를 가질 예정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세계순례대회에 불교계가 불참할 경우 종교화합을 통해 분열과 반목을 해소한다는 취지가 실종된다"면서 "대회가 열리는 9월 이전까지 불교계 설득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북일보는 이같은 분열양상에 “해당 종교 집단의 이해 관계로 비춰지면서 도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또 종교 간 갈등은 애써 확보한 국비를 반납하는 사태까지 초래하면서 지역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지역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