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8시] 지난 4일 양양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만인 6일 오전 8시 현재 거의 완전 진화단계에 돌입했다.
이날 양양군 등은 "강현면 둔전리 등 17개 마을 산불발생 지역에 민.관.군 진화인력 1만1천여 명과 헬기 17대를 동원, 진화작업을 벌인 끝에 큰 불길은 잡았다"며"빠르면 오전 9시를 전후해 완전 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조연환 산림청장도 이날 "현재 양양산불은 더는 설악산 방면으로 확산되지않고 있으며 거의 완전 진화된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1만1천여명의 진화인력은 현재 산불발생 현장에서 잔불을 완전히 정리하기 위한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양양/연합뉴스)
산불, 설악산 방향 확산
[6일 오전6시]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양양산불의 진화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산림청과 군.소방당국 등은 날이 밝은 6일 오전 5시30분께부터 양양 산불지역에진화헬기 30여대를 투입해 밤새 꺼지지 않고 살아 있던 산불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군과 경찰을 비롯해 양양군과 인근지역 주민이 참가하는 1만200여명의 진화인력도 날이 밝자마자 산불현장에 투입돼 남아 있는 불길 잡기에 나섰다.
6일 오전 7시 현재 진화 헬기는 불길이 가장 크게 남아 있는 강현면 둔전리 저수지 일대에 헬기 18대를 투입, 집중적인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진화 인력들은이틀간 소실된 광범위한 산불현장의 곳곳에 투입돼 잔불정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의 건물이 소실된 낙산사 경내에도 헬기와 진화인력을 투입해 남아 있는잔불을 끄고 있다.
다행히도 6일 새벽으로 접어들며 현지에는 순간적인 돌풍이 불고 있으나 강풍이상당부분 잦아들어 진화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종합상황실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오전 중으로 진화작업의 대부분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종합상황실은 오전 9시까지 1차적인 진화를 끝낸다는 방침으로 진화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군 당국은 외지주둔 지원인력을 포함해 6일 하루 1만2천여명의 병력을 투입, 산불현장을 이잡듯이 뒤져 재발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단 한 톨의 불씨도 남기지않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민통선 인접지역에서도 날이 밝으면서 본격적인 진화작업이 전개되고 있다. 현지에는 대형진화헬기 4대가 투입돼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잔불정리를 위한 군병력 투입도 준비되고 있다.
한편 산불피해지역 이재민들은 마을회관과 친인척 등지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41가구 93명의 이재민들은 마을회관에서, 93가구 247명의 이재민들은 가까운 친.인척과 이웃집에서 고단한 하룻밤을 보냈다.
아울러 산불이 남아 있는 둔전리와 물갑리 지역 주민들은 산불의 진행 방향이마을 방향이 마을쪽이 아니어서 다소 안도하는 모습이었으나 수시로 변하는 바람에따라 진행방향이 언제 또다시 바뀔지 몰라 밤새 마음을 졸였다.
(양양/연합뉴스)
양양 산불, 설악산·속초로 번져
[6일 오전1시]4일 밤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천년 고찰인 낙산사가 전소되고 주민 수천명이 대피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5일 오전 한때 불길이 잡히는 듯 했던 양양군 일대 산불은 건조주의보와 강풍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어른이 서 있지 못할 정도로 분 강한 바람을 타고 되살아나면서낙산사를 덮쳐 원통보전과 일주문 등 주변 건물들을 전소시킨 뒤 6일 오전 1시 현재계속 북상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강현면 물갑리와 양양읍 화일리 등에방화선을 구축하고 5일 오후 10시부터 `야간진화조'를 편성, 투입했으나 한밤중인데다 바람이 계속 강하게 부는 바람에 진화에 애를 먹고 있어 자칫 불길이 설악산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양양군 강현면 용호리 일대 7번국도 양측 야산에서 강한 바람과 함께 불길이 번짐에 따라 이날 오후 3시부터 산불진화대 장비와 인력이동을 위해 설악산 입구~양양 연창 삼거리까지 20㎞ 구간의 차량통행에 대한 전면통제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날 이해찬 총리 주재로 11개 부처 장.차관이 참석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갖고 산불이 난 강원도 양양군과 비무장지대 산불이 남하중인 고성군지역에 대해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이날 양양군과 고성군 외에도 충남 서산시와 경북 예천군 등 전국적으로 23곳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 식목일을 무색케 했다.
◆양양 산불, 설악산·속초로 번져= 양양에서 발생한 산불은 6일 오전 1시 현재 초속 20m의 강풍을 타고 설악산으로이어지는 관문인 양양 강현면 둔전리 방면으로 확산되고 있다.
강원도산불대책본부는 산불이 양양군 강현면 둔전리와 물갑리, 화일리 방면으로각각 확산됨에 따라 화일리-문갑리-석교리-회룡리, 거마리-강곡리-화일리, 정암리-낙산사-성내리 등으로 3차 방화선을 구축한 뒤 1천450명의 야간진화대 인력과 소방차 40대 등을 집중 투입,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설악산으로 이어지는 관문인 둔전리 방면으로 확산되는 산불은 아직 불길이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여전히 강풍이 거세게 불고 있어 마음을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설악산 사수를 위해 둔전리와 물갑리 마을 경계지점을 최후의 방어선으로 구축하고 진화장비를 집중시키는 등 산불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천년 고찰 낙산사 전소= 4일 밤 발생한 양양 산불은 가옥 등 41채를 태운 뒤 5일 오전 불길이 잡히는 듯했으나 오후 들어 강풍으로 재발화된 잔불이 낙산사 주변 송림으로 번지면서 낙산사서쪽 일주문을 태우고 원통보전에 옮겨 붙으면서 낙산사를 사실상 전소시켰다.
화마는 낙산사 건물 20여채 가운데 보타전, 원통보전(圓通寶殿)과 이를 에워싸고 있는 원장(垣墻.시도유형문화재 34호), 홍예문(虹霓門.시도유형문화재 33호), 요사채 등 목조 건물과 보물 479호인 `낙산사 동종' 등을 삼켰다.
그러나 다행히 인근의 의상대와 홍연암은 화를 면했다.
또 낙산사측은 이날 오전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지불인 `건칠관세음보살좌상(보물 1362호)'과 신중탱화, 후불탱화 등 3개의 문화재를 지하창고로 옮겨 다행히 피해를 입지 않았다.
5일 산불이 옮겨 붙으면서 화염에 휩싸인 강원도 양양군 낙산사 보타락 . (양양=연합뉴스)
불이 거세지자 인근 지역 816가구 2천여명과 낙산비치호텔 투숙객 30여명 등이강현면사무소와 낙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등으로 대피했다.
이날 산불로 오후 9시 현재 임야 180ha, 낙산사 원통보전 등 건물 232동과 부속사 3곳이 소실됐고 진화중이던 소방차 1대가 전소되는 등 3대가 피해를 입었다.
이재민은 146가구 323명이 발생, 친척집과 마을회관 등에 분산 수용됐으며 양양지역 주민 수천명이 긴급 대피했으나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주민들은 5일 새벽 어둠 속에서 경운기와 승용차 등을 이용해 가재도구 등을 싣고 급히 대피하면서 마을 논과 밭에 가재도구와 소, 돼지 등을 옮겨놓는 바람에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고성 비무장지대 산불 계속 남하= 지난달 29일 북한에서 발생해 내려오다 한 때 자연진화되는 듯 했던 산불은 4일오전 동부전선 비무장지대 고황봉 서쪽 2㎞ 지점에서 재발한 뒤 남방한계선을 따라계속 남하하고 있다.
이 산불은 5일 오후 9시께 남방한계선 이남 4㎞ 정도까지 확산되면서 임야 20㏊를 태웠으나 다행히 더이상 확산은 되지 않고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산불이 최북단 고성군 명파리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5일 밤 10시부터 소방차량 등 10대와 1천50명으로 야간진화조를 편성, 광산골에서 살수작업을 벌이는 한편 위급상황에 대비해 명파초등학교에 안전지대를 설치했다.
소방당국은 앞서 4일 자정께 최북단인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주민에게 예비대피령을 내린 뒤 남북철도.도로 공사현장 인부 등 360명에 대해서도 대피를 준비하도록했다.
◆전국 23건 화재,240㏊ 소실 한편 식목일이자 한식인 5일 전국적으로 강원 양양과 충남 서산을 포함, 모두 23건이 발생해 240ha가 소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충남 서산의 경우 이날 0시께 해미면 대곡리 한서대학교 뒤 가야산 중턱에서 불이 나 소나무 등 6천그루와 임야 15㏊를 태워 4천30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오전 8시30분께 큰 불길이 잡혔다.
불이 난 산은 지난 1992년부터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무려 50여건이나 발생해주민들 사이에 `도깨비 불'로 불리고 있는 곳으로 1천만원의 신고포상금까지 내걸린상태이며 경찰은 이번 불도 한밤 인적이 드문 산중턱에서 난 점으로 미뤄 방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이밖에 5일 오후 1시50분께 경북 예천군 예천읍 생천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자정께야 큰 불길이 잡힌 뒤 잔불정리 작업이 새벽까지 계속됐다.(연합뉴스)
강원도 양양 산불이 낙산사를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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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양양 등에서 일어난 산불의 연기가 흰 띠를 이뤄 동해 쪽으로 퍼지고 있는 모습이 5일 오후 3시2분 위성사진으로 찍혔다. 사진의 빨간 점들은 과학기술부 한중대기과학연구센터가 위성사진을 이용해 분석한 산불 발생 지점이다. 청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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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8시] 식목일 산불이 낙산사를 삼켰다.
4일 밤 강원도 양양에서 난 큰 산불이 5일 오후 동해안의 절경인 낙산사로 옮아붙어 중심 건물인 원통보전(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5호)이 불타 무너졌다. 또 조선시대 초기에 만들어진 동종(보물 제479호)의 종루가 전소되면서 동종이 불더미 속에 떨어졌고, 조선 초기의 담장인 원장이 일부 훼손됐다.
그러나 다른 문화재들은 낙산사 쪽이 불이 번질 것을 대비해 오전에 지하창고에 옮겨놓아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산불로 낙산사 경내에 있는 건물 20여채 가운데 14채가 완전히 불에 탔다. 바닷가 쪽에 있는 의상대와 홍련암은 화마를 피했고, 스님들도 긴급 대피했다.
정부는 이날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본 강원도 양양·고성군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6시30분 이해찬 총리 주재로 정부중앙청사 국무조정실 회의실에서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이렇게 결정했다. 정부가 재난사태를 선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불은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고 날이 어두워지면서 진화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더욱 큰 피해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낙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에 임시로 설치된 강원도청 종합상황실은 “5일 오후 낙산사 주변 송림으로 번진 불이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낙산사 원통보전에 옮아붙었다”고 밝혔다.
이번 불로 낙산해수욕장 주변 에어포트 콘도텔이 불에 타는 등 양양의 동쪽 지역이 불바다를 이뤘다. 불이 낙산비치호텔 부근으로 번져 이 호텔 투숙객 30여명과 직원 60여명도 긴급 대피했다.
4일 밤 11시53분께 양양군 양양읍 화일리 도로변 야산에서 발생한 이번 불은 5일 오전 소방헬기 등을 동원한 진화작업으로 불길이 잡혔다. 그러나 오후 들어 강한 바람이 불면서 불길이 다시 살아나 7번 국도를 중심으로 속초 방면 용호리 일대로 번졌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산불진화대 장비·인력의 이동을 위해 설악산 입구~양양 연창 세거리까지 7번 국도 20㎞ 구간의 차량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이 때문에 징검다리 휴일을 맞아 동해안 지역을 찾은 차량이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양양군은 화일리·사천리 등 양양읍과 강현면 지역의 816가구 2074명의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려 마을회관 등 안전지대로 대피시켰다가 이날 밤 귀가시켰다. 또 군부대의 탄약고가 있는 물갑리 인근 지역에는 소방차가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강원도 양양군 산불방지대책본부는 이 산불로 5일 밤 10시 현재 가옥 등 232채가 불에 탔다고 밝혔다. 또 116가구 37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임야 등 180㏊(여의도 면적의 5분의 1 가량)가 불에 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날 “재난사태 선포로 정부가 재난경보 발령, 대피명령 등의 응급조처와 공무원 비상조직 등 강력한 조처를 취할 수 있다”며 “산불 진화를 위해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3층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들러 양양과 고성 산불피해와 관련해 재난사태 선포 등 필요한 조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춘천/김종화, 정혁준, 양양/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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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후 강원도 양양군 일대에 난 산불이 낙산사 경내까지 번져 범종각까지 타고 있다. 양양/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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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불길, 4차선 도로 뛰어넘어…‘봄바람’에 전국 곳곳 ‘화마’
5일 낙산사까지 삼켜버린 강원도 양양 산불은 오전 한차례 진화됐다가 강한 바람이 불면서 되살아났다. 이날 또 양양 외에도 충남 서산과 광주 망월동 묘역에서도 불이 일어나는 등 식목일인 이날 전국에서 불길이 솟았다.
◇?向獰? 산불=??4일 밤 11시53분께 양양군 양양읍 화일리 도로변 야산에서 일어난 원인 모를 불은 5일 오전 10시30분께 진화됐다. 그러나 오후 2시30분께 강한 바람이 불면서 잔불에서 다시 불이 살아나 속초 방향으로 옮아 갔다.
전날 밤 일어난 불은 초속 10~20m, 순간 최대 풍속 32m의 강한 바람을 타고 양양에서 낙산해수욕장과 낙산대교 사이 바닷가 쪽으로 퍼졌다. 오전 7시께는 불길이 강한 바람을 타고 4차선인 7번국도를 뛰어 넘어 낙산해수욕장 소나무 단지에 옮아붙어 낙산해수욕장 입구에서 거평프레야콘도 사이 1㎞ 구간의 울창한 송림이 크게 훼손됐다.
4일 밤 불길이 번지자, 잠에서 깬 주민들이 어둠 속에서 경운기와 자동차에 가재도구와 옷가지, 소 등의 가축 등을 옮기느라 산불 현장 주변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또 휴일인 식목일을 맞아 동해안으로 놀러와 낙산해수욕장의 숙박업소에 투숙 중이던 관광객들도 옷가지를 제대로 챙기지도 못한 채 앞을 분간하기 힘든 어둠 속을 빠져나오느라 대혼잡이 벌어졌다.
불이 나자 강원도와 양양군은 3100여 명의 군병력을 지원받는 등 모두 6천여 명의 군인, 공무원, 경찰, 소방대원, 주민과 헬기 18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 고성산불=지난달 29일 일어났다가 비가 내리면서 자연 진화됐던 고성군 비무장지대의 산불도 4일 오전 강풍을 타고 다시 살아나 5일까지도 계속 남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 관할 군부대는 전방 소초 3곳의 병력을 후방으로 대피시켰다. 또 동해안 최북단 마을인 명파리 전방지역에 1천여명의 병력을 대기시킨 채 산불이 마을 인근으로 남하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
◇ 기타 산불=?岵犬? 새벽 0시께 충남 서산시 해미면 대곡리 한서대 뒤 가야산 4부 능선에서 불이 나 정상까지 번져 소나무 6천여그루 등 15㏊를 태우고 오전 8시30분께 진화됐다. 불이 나자 소방관, 공무원, 주민 등 1400여명이 진화에 나섰으나 때마침 초속 7~8m의 강풍이 불어 불길을 잡지 못하다 오전 6시30분께 산림청과 군 헬기 12대가 투입되면서 8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이날 오전 10시45분께는 광주시 북구 망월동 시립묘지 주차장 부근 제7묘역에서 불이 나 50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묘지 104기의 봉분과 주변 묘역 990㎡의 잔디가 탔으나, 인근 국립5·18묘지 등지로 불이 옮겨 붙지는 않았다.
5일 오후 1시 50분께 경북 예천군 예천읍 생천리 뒤편 야산에서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산불이 났다. 이 불은 발생 40여분만에 강풍을 타고 인근 갈구리 뒤쪽 야산으로 옮겨 붙은 뒤 감천면 덕유리와 영주 방향으로 2시간 넘게 번지고 있다. 경북도는 헬기 5대와 1천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 구곡리 야산에서도 이날 오후 1시 5분께 불이 나 잡목 등 임야 0.3㏊를 태우고 30여 분만에 진화됐으며, 낮 12시 5분께는 봉양읍 연박리 야산에서도 성묘객의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산불이 나 잣나무 등 임야 0.5㏊를 태우고 30여분만에 진화됐다.
춘천/김종화, 대전/송인걸, 광주/정대하, 예천/박영률 기자 kimjh@hani.co.kr
[현장]“낙산사를 사수하라” 끝내 실패…중요 문화재들은 천만다행 ‘대피’
“모든 소방헬기를 낙산사 쪽으로 이동시켜라!”
“모든 소방헬기를 낙산사 쪽으로 이동시켜라!”
5일 오후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전진리 7번 국도. 초속 30m가 넘는 강한 바람이 일주문을 뚫고 낙산사로 올라가는 산길을 타고 올라갔다. 불은 절 북쪽 소나무숲을 태우고 대웅전 격인 원통보전으로까지 옮아붙었다. 결국 원통보전은 오후 4시30분께 화마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이날 불로 원통보전 등 건물 외에 경내 곳곳에 있는 나무들도 불길에 휩싸여 잿더미가 됐다. 불이 낙산사로 옮아붙기 전에 스님과 관광객들은 모두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스님들은 이날 오전 ‘아미타극락회도’ 등 옮기기 쉬운 탱화들을 지하 창고로 옮긴 데 이어, 오후에는 건칠관세음보살좌상도 지하 창고로 옮겼다. 조선 세조 때 다시 세운 칠층석탑(보물 제499호)을 비롯해 공중사리탑(강원도 유형문화재 제75호), 홍련암(강원도 문화재자료 제36호) 등 낙산사의 대표적인 문화재들은 다행히 화마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보물인 동종은 이번 불로 크게 훼손됐다.
4일 밤 11시53분께 양양군 양양읍 화일리 야산에서 일어난 산불은 5일 오전 바람을 타고 4차로의 7번 국도를 훌쩍 넘어 낙산해수욕장이 자랑하는 소나무숲으로 번졌다. 이어 바람을 탄 불길은 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낙산사로 빠르게 방향을 잡았다. 아침 6시께 일주문 앞까지 다다른 불은 ‘낙산사 사수작전’을 편 800여명의 민·관·군 소방대에 의해 진화되면서 한숨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오후가 되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간판이 날아가 떨어질 정도의 강한 바람이 산비탈을 타고 낙산사로 몰아친 것이다.
오후 3시20분. 스님과 불자 등 100여명은 목탁을 내려놓고 서둘러 구입한 소화기 150여대를 들고 절 바깥을 주시했다. 그러나 강풍을 타고 넘어오는 불길을 막지 못했다.
결국 바람을 탄 불씨는 원통보전 등 법당 주변을 가만두지 않았다. 심지어 경내 수백m를 가로지른 불씨는 동해안에 맞닿아 있는 홍련암 주변 숲과 요사채를 잿더미로 만들기도 했다. 소방헬기 14대와 수십대의 소방차가 동원됐지만 불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과정에서 속초소방서 소속 소방차 한 대가 불길에 전소됐다.
이날 저녁 폐허로 변하다시피 한 낙산사에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이웃 절 스님 등의 방문이 잇따랐다. 소방대원과 군인 등도 마지막 잔불 진화 작업을 벌였다. 낙산사 주지 정념 스님은 “절에 불이 붙은 뒤 30~40여분이 지난 뒤에야 헬기가 출동했다”며 “절 주변에 미리 물만 뿌려 줬어도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김동현 연구사는 “봄철 양양과 간성 사이에 부는 바람인 ‘양간지풍’을 타고 불이 급속하게 번졌다”며 “바람이 잠시 소강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잔불을 잡지 못한 것이 2차 발화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양양/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