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서 늘 장을 얻어 다 먹던 내가 직접 담궈 봐야 겠다는 생각을 한건 언니가 며느리를 본 다음 부터였나 보다..
그러기를 여러 해가 지나 드디어 이 봄엔 장담글 준비를 완료 했다.
언젠가는 나도 시어머니가 될텐 데 최소한 내집 장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아무리 우리 농이다 유기 농이다 해도 믿기 어려운 생각에 올핸 일찌감치 계획을 세웠다.
한달 전쯤엔 이런 내 맘을 비추니 순옥이가 국제 전화임에도 불구하고 장담그는 법을 친절히 알려 주어 자세히 적어 놓기도 했고, 지난 주엔 용인시 전통 장 담그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명인께 또 다시 배워 왔다.
그 댁에서 직접 재배한 콩으로 쑨 메주도 사오고, 숯과 고추도 얻어 왔다.
어젠 장에서 숨 쉬는 항아리와 유리 뚜껑까지 사다 놓고 드디어 낼 메주를 씻어 말릴 계획을 세웠다.물론 소금 물도 풀어 놓을 생각이다.
원래 조상들 풍속엔 말날(십이지간 중 말)에 장을 담근다지만 요즘 다시 추워 져서 조금 미루어 내 편한 대로 월욜에 담글 계획이다.
장을 귀하게 여겨 액귀를 물리친다고 붉은 기운을 담는 다는 의미에서 말날 담근다는 데 네발 달린 짐승 중에 말의 피가 가장 붉다고 말날 담근단다.
함께 띄우는 고추랑 대추도 그런 의미가 포함된다는 데 그것들은 간장의 맛도 좌우될 것 같다.
예전엔 병에 걸리거나 월경하는 여잔 얼씬도 못하게 할 정도로 큰 행사였건만 요즘은 어디서나 쉽게 장을 사먹을 수가 있어 그런 소중함과 정성이 우리 곁에서 멀어 지고 있었다.
난 요새 은근히 나이를 먹어 가는 걸 느끼고 있는 데, 음식 준비 하는 데서 가장 많이 그렇다. 제대로 격식에 맞추어 상 차림을 하고, 전통 음식을 마련하면서 이젠 나도 어른이 다 되었구나 하며 내 어머닐 회상한다.
아침이면 장독대에서 장독 뚜껑을 열어 주고 행주로 닦아 반들반들 빛이 나야 환히 웃으시던 어머니의 마음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아 나도 그렇게 웃고 싶어 어제 사다 놓은 작은 항아리를 마치 보물 단지인 양 식탁 위에 놓고 만지고 또 만져 봤다.
낼은 아침 부터 정갈한 몸과 맘으로 메주를 씻고, 소금 물도 풀어 놓고, 항아리를 깨끗이 씻어 숯을 태워 소독하는 건 남편 몫으로 넘기고, 그동안 계속 봐 온 햇빛 제일 잘드는 자리에 독을 놓은 뒤에 내 식 대로 기도도 할 생각이다.
이렇게 모든 준비를 했는데도 장이 맛없거나 가시(?)가 나면 그건 아마도 "말날" 담지 않은 탓일거란 핑곗거리도 준비하며 결혼 28년 된 내가 드디어 내 장을 맛 볼 꿈을 꾼다.
(넋두리 속의 넋두리)
언제나 장을 담궈 먹던 친구들은 날 보고 유별하다고 할테지만 이 나이에도 새로운 도전은 흥분된다는 걸 말하는거지...그래서 이렇게 떠벌이는거라 할까..
암튼 간장 가르고, 된장 담글때 다시 2탄 올릴테니 내 넋두리 결과를 함께 기대해 주렴. 그래서 인가 새벽 네신데 아직도 잠이 안오네.^ ^
첫댓글 친구야 또한번 나이를 먹는다는것을 일깨워주는글이구만 ....려가겠음 *****
좋은 생각 그래도 살아온 세월이 있는데 걱정할건없고
아마도 만난됀장이 탄생할거라고 믿는다 ....
그래서 장은담궜는가 아님 21루가 말날인데 그날 목욕제기하고 담으라우
이사를자주하는친구 이샀집이 하나또생겼구만 ***
낭중에 됀장완성돼면 자그마한 통들고
네 답글을 보며 생각하니 말날 담글까 망설여지네..친구~ 나도 그날을 잡았다가 넘 늦어지는 것 같애서...글구 말날 담궜다가 맛없으면 핑곗거리가 없어질텐데...쩝
염려 고마우이.^ ^가까이 살면 옆에 앉혀 놓고 담글텐데...연구 수업 하는 교생 샘 처럼...ㅎ
숙림아 된장 많이 담궈야겠다....현녀도 그렇구 이 글 보는사람들 된장 달라고 다 찾아가면 너 먹을것두 없겠는걸....ㅎㅎㅎ
사실 너한테만 쏙새기 하는 데, 우리 집 아파트 4층 이라서 햇빛이 부족해 잘안될까 봐 아주 조금 담그거든? ㅋ 동네방네 소문내서 큰 변났네.^ ^네가 미국에서 갖고 날아 오려므나 ㅎ ㅎ
ㅎㅎㅎ 숙림아 정말 미국에서 살짝 보내야겠나보다.... 너 큰일났어야 동네방네 다 소문내서 입들은 떡허니 벌리고 있을거구 정말 난차하네......ㅠㅠㅠ...이젠 승춘이까정 달라하면 진짜진짜 변났어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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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동천으로 들어 올거니? 자주 들어 와 네가 사는 얘기 재밌게 풀어 놓으렴.^ ^반가워~ 여기서 18회 소모임 하자구...
우째 어르신이라고하니 팍 아니거든
암튼 이공간에서 많은이야기가 오고갈수있기를친구
도봉산 믿에 산다고 따뜿해지면 우리 함 산에서 18회모임 함 하자고
북한산에서 하든지 ****
숙림아 찬양이 너무좋다 내가 좋아하는 찬양이야...우리모두 찬양의 가사를 생각하며 힘들어도 우리위해 기도로 빌고계시는 주님이 계시기에 모두들 힘내어 세상에서 승리하자구....
그렇지? 나도 넘 좋아서 올려 봤어.^ ^ 우리에게 늘 축복주시는 그분이 계셔 언제나 든든하단다.ㄱ ㅅ ㄱ ㅅ
언니! 오늘 집안에 아주 큰 행사를 하셨군요. 저희도 장 담궜습니다 화욜날, 우린 메주를 서리태 한 말 노란 콩 한 말 두말 쑤었어요 진짜루 곰팡이 꽃이 엄청 핀 메주로요
어이...동생두 된장을 담그구 이쁘데이...직접 콩을 삶아 띄워 담그는 그 맛...햐.............너무 맛나겠는데.......신옥아 미국좀 보내라우...........ㅎㅎ
잘지내지? ㅋ 난 언니란 말 듣기도 무색하게 초자라서...영 불안하지만 참 대견한 일이야..^.^
언니! 고 미국 된장 좀 먹어보자구요 몇 달이 걸려도 좋우니까니... ㅎ ㅎ ㅎㅎ 언니 삐뚜리 젖은 구했수 난 못 구하가서 미안해 언니! 글구 숙림언니 된장 잘 담궈졌을꺼야 첫마음!!! 얼마나 정성이 들어갔을건데 기대 되요
허~어...
이동넨 장땜시 정말 오그땅치듯 하누만...ㅋ
됐어 ! 그라믄 맛은 그만일꺼야... 친구야 걱정말구 마니 담그구 부산까지 냄새 풍겨라 알갔지 ?
친구야 잘 있는감? 부산에 눈이내려 동심으로 돌아갔다 왔을것 같구...근데 어찌 들어오셨나요? 많이 바쁜가보우 몸 잘 챙기며 일하시길....
난 너무 솔직한게 단점이야.^ ^부산은 더운 곳이라 염도가 세야 한다던 데... 거기 장은 그래서 좀 짤거야...청주 너희 집에서 먹는 맛은 우리 맛과 비슷할테지? ㅎ
아구 됀장땜시 난리구만유
인끼상승해서리 만나겠다 숙림아
용봉산산행갔다 왔는디 그기보다 우리 18회방이 넘 재미있군요
그래서 장은 오늘 담궜는가 담궜다면 큰일했네그려 ****
숙림아..이젠제법.어른티가나네,,
항상소녀같드니.ㅎ
아 이러케 태그도 안하고 무성의하게 맨글을 올리다니......시대에 뒤떨어지게...순옥이한테 태그 좀배워서 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