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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즐거움 42 - 우주의 내 작은 모퉁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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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짜리 소녀의 눈으로 본 ‘남들과는 다른’ 삼촌의 이야기 |
자폐증은 완치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환자를 뒷바라지해야 하는 가족들에게 더욱이 잔인한 병이다. 더구나 자폐아를 바라보는 주변의 차가운 시선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환자 본인보다 오히려 더 지치고 큰 상처를 받기도 한다. 자폐증에 대한 영화나 책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자폐아에 대한 세상의 시선은 냉담하기만 하다. 2003년 뉴베리 상 영예 도서로 선정된 《우주의 내 작은 모퉁이》 역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자폐증을 소재로 했지만, 자폐아의 시점이 아닌 열두 살짜리 어린 가족의 눈으로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 나간 이야기라서 독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간다. 열두 살짜리 소녀 해티는 틀에 박힌 일상을 사랑하는 지극히 평범한 소녀이다. 그런데 어느 날 존재조차도 몰랐던 자폐증에 걸린 애덤 삼촌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해티의 일상이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해티는 낯설기만 했던 남들과는 다른 삼촌에게서 조금씩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처음에는 보통 사람들과는 무언가 다르게 행동하는 삼촌을 보고 당황하지만, 어린애처럼 순수한 모습에 이내 삼촌을 연민하게 된다. 동네의 또래 아이들이 삼촌에게 괴물이라고 놀릴 때에는 보호자 역할을 하고, 삼촌을 부끄러워하는 가족들에게 조금씩 반발심을 갖는다. 또 삼촌이 하숙인들 중 젊고 예쁜 아가씨 에인절에게 한눈에 반하는 모습을 보고 질투심 어린 서운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해티는 시간이 갈수록 삼촌이 어딘가 자신과 닮았다고 느낀다. 그리고 누구보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친구가 된다. 그렇게 해티는 삼촌과 함께 즐거운 여름날을 보내며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삼촌의 행동을 조금씩 이해하고, 다른 누구보다 삼촌에 대해 잘 안다고 믿는다. 하지만 때때로 삼촌은 열두 살짜리 해티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전혀 낯선 사람이 되었다. 삼촌을 잘 아는 해티였지만, 그럴 때는 삼촌이 순식간에 공포의 존재로 느껴졌다. 연이은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고 결국 애덤 삼촌은 해티의 곁을 떠난다. 하지만 애덤 삼촌이 떠나면서 해티는 그동안 애덤 삼촌을 부끄러워하고 숨기고 싶어 하는 줄로만 알았던 가족들이 사실은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애덤 삼촌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애덤 삼촌은 불꽃같이 나타나 홀연히 사라져 버렸지만, 해티는 애덤 삼촌을 만난 뒤로 자신의 인생이 영원히 ‘애덤 삼촌 이전’과 ‘애덤 삼촌 이후’로 나뉜다고 말한다. 자폐증에 걸린, 그래서 남들과는 다른 애덤 삼촌이 열두 살짜리 해티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은 것이다. “나는 네가 우주의 모퉁이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사람 중 하나라고 믿어.” 삼촌이 툭 내던진 이 말이 무슨 뜻인지 해티는 나중에야 깨닫는다. 그리고 애덤 삼촌을 괴물이라고 불렀던 사람들 앞에서 삼촌은 우리 우주의 모퉁이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우주의 내 작은 모퉁이》에서 자폐증에 걸린 애덤은 마치 시한폭탄 같다. 늘 불안하고, 감정의 변화가 크고, 언제 화를 터뜨릴지 모른다. 애덤이 그런 모습을 보일 때마다 애덤을 보는 사람들의 눈빛은 마치 괴물을 보는 듯하다. 하지만 해티가 느끼는 애덤 삼촌은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잃지 않은 어른, 피터 팬과 같다. 작가 앤 M. 마틴은 자폐아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을 열두 살짜리 해티의 눈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세상의 편견 앞에서 상처받고, 맞서고, 또 극복해 내는 애덤과 해티의 운명적인 우정에 대해 섬세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독자들은 평범한 열두 살짜리 소녀 해티를 통해 애덤의 ‘다름’을 이해하고, 자폐아에 대한 인식을 되짚어 보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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