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가끔 주변의 비난이나 비판을 받거나 하기도 한다. 하지만 간혹 비난과 비판의 혼돈으로 오해를 불어와 감정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비난은 감정적이고 비판은 이성적이다. 비난은 상대방의 잘못된 점을 물고 늘어져 끄집어내는 것이고, 비판은 상대를 정확히 이해한 뒤 근거를 가지고 개선점을 찾으려 하는 것이다. 감정을 앞세워 공연히 트집을 잡으려는 것인가 냉정하게 객관적 사실을 들어 이야기하는 것인가에 따라 비판과 비난은 분명히 다르다.
올 3 월 KLPGA 집행부 임원을 선출하는 이사회가 열렸다. KLPGA 정관에 수석 부회장, 부회장, 그리고 전무이사 등 3명의 집행부 임원은 회장이 복수로 추천한 이사 가운데 이사회가 투표로 뽑고 선출된 임원을 회장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이사회에서 수석부회장과 부회장은 출석 이사의 과반수 찬성으로 선출되었지만 전무이사는 누구도 과반 표를 얻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사회 의장인 협회회장은 선출 이사와 더불어 전무 이사 후보 가운데 한명을 호명하며 선출되었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참석 이사들의 항의로 집행 임원 선출은 다시 무효화 되고 다음으로 미루며 회의를 끝냈다.
정관에 따르면 회장은 집행 임원 후보 추천과 선임 권한은 있지만 이사회가 선출한 집행 임원 후보에 대한 거부권은 없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사회에서 과반 이상의 표를 받은 수석 부회장과 부회장에 대한 선임은 했어야 함에도 전무 이사 선출을 이사들이 반대하자 모두를 선임하지 않고 다음으로 미루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이 연합뉴스를 통해 알려지자 이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에게 ‘사실이 아닌 기사를 내보내 부정적 분위기를 조장 하는 것에 대해 강력대응 하겠다.’며 ‘이사회 내용을 어떻게 전달을 받았는지에 대해 밝혀 달라. 그 경로를 밝힐 수 없다면 그 이유와 정정을 거부하는 이유를 유선이 아닌 이메일로 소명 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 메시지를 본 기자들은 반 협박을 받는 느낌이 들었고 KLPGA가 민주주의의 기둥인 언론의 자유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 부족 이외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전근대적이고 아마추어적인 집단인 걸 새삼 알게 되었다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이번 일은 골프담당 기자단의 항의를 받고 지난 5월 30일 KLPGA가 공식사과를 함으로써 일단락되었다. (중앙일보 기사 인용)
비슷한 현상은 우리주변이나 골프 계 여러 곳에서 종종 일어나곤 한다. 지난 5월호 골프저널에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는 필자의 칼럼을 보고 많은 골퍼들은 동조한다는 응원이 했지만 업계 일부에서는 골프장을 비난했다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필자의 글은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 몇 년 동안 다락같이 오른 그린피에 골퍼들이 떠나고 연 내장객도 줄고 있는 추세이니 골프장이 골퍼들과 같이 상생하고 정부도 이런 상황을 잘 살펴 지도 감독하며 함께 가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물론 그동안 골프장들의 계속된 비용인상에 대해 까칠한 지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감정을 앞세워 비난 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골퍼들 모두가 느끼는 불만이기에 이런 점을 참고해 상생하자는 제안이고 바람이었다.
‘비난은 남의 결점이나 잘못을 책 잡아서 나쁘게 말함’ 비판은 ‘현상이나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밝히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함’ 이라고 국어사전에 나와 있다. 비난은 자신의 도덕적 기준을 잣대로 삼아 대상에 대한 못 마땅 (disapproval) 을 표출하는 것이고, 비판은 대상에 대한 진지한 분석 (examination) 끝에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다. ‘비난에는 감정이 섞이지만 비판에는 감정이 섞이지 않는다. 내가 상대방의 발전을 바라면서 지적한다면 그것은 비판이지만 상대방이 나보다 못났음을 확인 하는 것을 좋아하면서 혹은 상대방이 내 마음대로 되기를 바라서 지적한다면 비난이다.’라고 철학 케뮤니케이터 박은미 교수의 ‘일상을 위한 철학 코너’에서도 말하고 있다. 개념이 흔들리면 의문과 의구심이 든다. 그래서 비판을 비난이라고 생각을 해 대응을 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필자는 ‘우리나라 인구의 11%, 경제활동인구의 20%인 550만 여명이 즐기는 골프의 발전을 위해, 비싼 국내 골프 비용 때문에 외국으로 나가는 사람들로 국내 골프산업의 위기가 오기 전에 골퍼와 골프장이 서로를 떠받치며 함께 가야만 멀리 갈 수 있다’는 말로 칼럼의 끝을 맺었다. 이 말이 비난인지 비판인지 아니면 발전적인 제안인지는 누구라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이를 감정 섞인 비난으로 받아들였다면 안타깝다. 이정도의 비판이나 제안은 골프저널리스트가 아니라 일반 골퍼들 누구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간 골프장 이용객 5천 만 명 내외, 시장 추산 금액이 10조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우리나라 골프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업계는 무엇을 할 것 인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해야 한다. 마음을 열어놓고 고객들이 원하는 바와 불만이 무엇인가에 대해 면밀히 파악하고 개선책이나 대안을 강구하는 것에서부터 방법을 찾아야 한다. 비판적이고 발전적인 제안을 하는 것은 그만큼 골프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니 가슴을 열어놓고 지금보다 나은 내일의 골프 계를 위해 모두 같이 노력했으면 한다. 고객만족을 다룬 모든 책자에 나오는 ‘불평하는 고객이 충성스런 고객이다.’ 라는 말을 되새겨 보고 발전적인 제언을 불평으로, 비판을 비난으로 잘못 받아들이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첫댓글 골퍼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박회장님을 응원합니다!
울 체육계 협회라는 협회는 죄다
개선해야 합니다.
먹고살만하니 전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