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듣고 싶은 곡은 제가 좋아하는 미국 12인조 재즈밴드 핑크마티니의 "splendor in the grass ( 초원의 빛)" 이라는 곡입니다. 노래도 좋지만 읽던 책에서 가사를 봤는데 가사가 좋았어요.
"세상이 너무 빨리 움직여
사는 속도를 좀 늦춰야 할 것 같아
우리 머리를 잔디 위에 쉬게 하면서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보지 않을래?"
라고 노래하고 있구요.
잔디가 자라는 속도라는 건 상상이 되지 않으시죠.
그 소리를 들어보자고 하면서 새소리와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들려주고 있는데,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보자며 이런 음악을 들려준다는 책 저자의 설명이 재밌었습니다.
연휴에 남도에 다녀왔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의 갈대밭이었어요.
남도 가실 일 있으시면 한번 들러보시라고요.
바람이 불기시작하니 쏴아아아~ 쏴아아아 좌우로 흔들리며 소리를 내기 시작하는데
소리라는게 이렇게 멋질 수 있구나 했습니다.. 그 순간 만큼은 무념무상.. 진짜 시원하니 좋더라구요.
그리고 갯벌에서 내 세상이다 하며 배를 하늘로 뒤집고 햇빛 아래서 뒹구는 망둥이요.
이 녀석들 보구 있으니 시간가는 줄 모르겠는게. 다음 생애에는 순천만 망둥이로 태어나도 좋겠다 ㅋㅋ
어찌나 편해보이는지..대도시의 치열함과 까칠함에 지쳐 있었던 마음에 여유와 틈새를 주더랍니다.
집을 사고 팔때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말이 있죠.
발바닥에서 사고 머리 꼭대기에서 팔고자 하는 욕심을 누르고 상대도 생각하란 얘기일텐데요..
서로 윈윈하도록 사는 게 참 힘들다는 생각을 한 한주였구요.
이렇게 마음에 여유를 주는 노래, 책, 여행 그리고 날방은 삶을 한층 즐겁게 해 줍니다.
좋아하실지 싫어하실지 날방 카페에 빽빽히 사연 올리구요..
(갈대밭에서 소리를 녹음했는데 그자리에서는 들을만 하더니 mp3 화일로 옮겨 들었더니 영 별루 쫌 섭섭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