德과 業은 인간으로 태어나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숙명적인 것으로 내적 심리와 외적 사업이다. 德이 성분(性分)이라면 業은 직분(職分)이다. 심성(心性)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후천적인 수양에 의한 증진이 가능하고, 사업이나 직업도 어느 정도 자기와 맞는 천직이 있지만 후천적인 수련에 의한 정립이 가능하다. 내적인 심성이나 외적인 사업은 윤리와 경제의 문제이기도 하다. 심성이 증진되지 않으면 사회윤리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사업이 정립되지 않으면 국민의 생업이 곤란해진다.
맹자는 이런 문제를 항산(恒産)과 항심(恒心)으로 이야기하였다. 항산이란 생계를 위협하지 않을 정도의 경제력을 뜻하고, 항심은 사회윤리를 무너뜨리지 않을 정도의 윤리관을 뜻한다. 진덕이 항심의 문제라면 수업은 항산의 문제이다. 이 중에 현실적으로 더 기본적인 문제는 항산의 문제이다. 항산이 갖추어지지 못하면 항심은 정립되기 힘들다. 항심이 정립되지 못하면 사회는 점점 퇴폐해진다. 그래서 德과 業은 상호영향을 주며 병진한다. 덕을 증진시킬 정도의 사업이 모든 이들에게 갖추어지면 이를 大業이라 하는데, 진덕과 수업은 大業을 성취하기 위한 전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