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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아버지는 군 제대이후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걸을 수도 없는 중증지체 장애인입니다. 사고 전 결혼을 약속한 어머니는 남편의 전신마비에도 불구하고 자청해 15년을 넘게 병간호를 하고 힘겨운 인공수정을 통해 이들 쌍둥이형제를 낳았습니다.
아버지는 장애를 극복하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시도했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일을 시작했다가 5천만원이 넘는 부채만 떠안고 신용불량자가 되버리고 말았습니다. 오랜기간 아이들의 양육과 간병을 혼자 책임지던 엄마는 쌓여가는 의료비 청구서와 생활비 등을 감당하지 못해 집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엄마가 떠난 빈 자리를 대신해 정범이는 아버지를 안마하고 식사를 챙기는 등 어느새 점잖고 든든한 맏이가 됐습니다. 30초 차이로 동생이 된 정민이는 형이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따라합니다. 형이 아버지를 안마하면 자기도 같이 하겠다고 아우성치고 형이 책을 보면 자기도 같이 보자며 보챕니다. 시샘 많은 정민이는 공부에도 열성을 보입니다. 장차 커서 경찰이 되기를 희망해 경찰대학 진학이라는 목표를 벌써 세워둘 정도입니다. 쌍둥이 형제는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지원금으로 생활하는 빠듯한 살림살이에 책 한권 마음 편하게 살 수 없는 형편입니다. 서점 앞을 서성이는 형제를 볼 때마다 아빠는 이런 모든 상황이 꼭 무능한 자기 탓인 것만 같아 한숨소리가 그칠 줄 모르고 하루하루가 초조히 흘러갈 뿐입니다.
학교수업 후 또래 친구들과 마음껏 놀고 싶지만 정범이와 정민이는 오늘도 곧장 집으로 향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손으로 밥을 챙겨먹고 집안 청소도 해야 하지만 집에서 기다리는 아버지를 생각하면 기쁘기만 합니다. 이런 쌍둥이 형제를 생각하며 아버지는 다시 한번 새로운 희망을 찾습니다. 부모 품에서 어리광 부리며 해맑은 꿈을 꾸어야 할 나이의 쌍둥이 형제는 현재 생활이 풍족하지는 못하지만 언젠가는 엄마가 돌아와 사랑 가득한 집이 될 거라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쌍둥이 형제의 꿈은 이뤄질까요?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과 손길이 있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양순홰·금정구 구서1동사무소 사회복지사 051-519-4916. △지난주 김남순씨 이야기 36명의 후원자 98만1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