늠내길은 제주 올레길과 더불어 걷기문화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명소다.
늠내길은 염전에서 소금을 만들었던 염부 등 이곳에 뿌리를 내린 사람들의 다양한 삶과 그 속에서 피어난 문화가 공존하면서 새로운 걷기 문화의 명소가 됐다. '뻗어나가는 땅' 이라는 의미를 가진 늠내길은 숲속을 걸으며 다양한 식물과 문화를 만나는 '숲길(1코스)', 육지 깊숙이 바닷물이 들어오는 내만갯골을 끼고 펼쳐진 소금밭과 갈대밭을 따라서 소래포구로 가던 방죽길인 '갯골길(2코스)', 소래산을 넘으며 역사의 숨결과 조우하는 '옛길(3코스)', 도심을 가로질러 바다로 내달리는 바람의 끝에서 아름다운 낙조를 만나는 '바람길(4코스)' 등 4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지나간 2011년 10월 9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시흥 늠내길 1코스 숲길과 2코스 갯골길을 걸었었다.
그리곤 제3코스를 이어긷지 못하고 2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DMZ 평화누리길 12개 170km 구간과 지리산 둘레길 1구간 부터 13구간 까지 160여 km를 걷느라 뒤로 미뤄졌던 겄이다. 그래서 마음 한켠에 늘 남아있는 늠내길 나머지 코스중 추석연휴에 제3코스를 걷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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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기에는 초가을의 정취가 몸을 들썩이게 만든다.
손주 돌봄에서 해방된 추석연휴라 홀가분한 마음으로 2013년 9월 20일 시흥 늠내길 제3코스 옛길을 찾았다.
제3코스 시작점을 찾아가는 길은 다소 복잡했다.
지하철 6호선 합정역 환승-2호선 신도림역 환승-1호선 부천역 하차.
부천 남부역 출구로 나가 31번 버스 환승(길 건너가서 타야되는걸 방향을 잘못잡아 다시 되돌아 옴)하여 여우고개를 지나 상대야동에서 하차한다.
미리 공부해두었던 꼬꼬상회 발견.
길건너 맞은편 전통한옥 칼국수집 간판을 보고 걷기를 시작한다.
오랫만에 나홀로 걷기를 하니 걷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며 걷게된다.
<늠내길 제3코스 옛길>
▼상대야동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니 바로 '꼬꼬상회'가 보인다. (11:16)
가게 주인에세 물으니 길 건너 칼국수 간판을 찾아 가란다.
▼'한옥마을 칼국수' 간판이 보이고 멋진 한옥이 보인다.
▼한옥마을 간판에서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니 자그마한 늠내길 안내판이 보인다.
▼늠내길 제3코스 옛길 시작점이다(11:21)
▼약간 가파른 산길을 오르니 눈앞에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나타난다.
▼샛길도 만나고 도중 길이 좀 이상해서 내가 제대로 찾아가는게 맞나 싶더니 안내표시가 이런 곳으로 나있다.
▼묘지가 나타나고 그 옆으로 길이 뻗어있다.
▼이건 또 뭔가? 멧돼지 배설물이다.
▼그리고 마구 파헤쳐진 흔적. 나 홀로 걷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멧돼지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겠다.
산에서 멧돼지를 만나면 어떻게 행동하라고 했지? 순간 헷갈리며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행동 요령을 제대로 익혀둘걸. ㅠ ㅠ
▼어째 이런 날 이 코스를 걷는 사람이 나밖에 없지?
▼소래정이 나타나고 여인 두명이 앉아서 쉬고있다.(11:50). 잠시 쉬어갈까 했는데 그냥 지나쳤다.
내 시계는 아직 '남녀 칠십세 부동석'이다.
▼여우고개 이정표도 나오고...
▼길은 나밖에 걷는이 없는 외길인데....
여우고개 위를 지난다. 옛날부터 나무가 많고 후미진 곳이어서 여우가 많이 출현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혼자 걷다가 여인이라도 만나면 약간 겁날듯....
▼돌연 '부천 둘레길'이 나타난다. 여우고개 터널 방향에서 올라온 둘레꾼들로 약간 붐비기 시작한다.
늠내길과 부천 둘레길이 합쳐지면서 약간 머릿속이 혼란해 진다. 시흥 늠내길도 여우고개로 향하고 부천 둘레길도 여우고개로 향한다.
▼지금까지의 늠내길은 좁은 오솔길 이었는데 여긴 두 길이 합쳐지다 보니 길도 약간 넓어지고 잘 닦여진 신작로 같다.
▼이렇게 비슷한 두 종류의 안내판이 나로 하여금 헷갈리게 했다.
<시흥 늠내길> <부천 둘레길>
▼하우고개로 향하는 숲길
▼내려가는 가파른 계단
▼하우고개 육교(12:38)
옛날에 뱀내장터(현 시흥시 신천동)에서 황해장터(현 김포시 계양면)를 오가는 장꾼들이 이 하우고개를 주로 이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고개 주위에는 도둑들이 많아, 장꾼들은 산밑 주막집에 모였다가 무리를 지어 고갯길를 넘어야만 했는데, 가파른 고갯길을 서둘러 오르다가 고갯마루에서 안도와 함께 "하우- 하우"하는 거친 숨소리를 내쉬었다는 대서 이런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근데 내 생각엔 숨소리 '하우하우'가 어째 좀 억지스럽게 느껴진다. 요즘 같으면 숨이 넘어간다고 해서 '깔딱고개'라고 부렀을 텐데....
▼이 가파른 계단은 뭔고?
소래산으로 오르는 길이라서 그렇다.
▼다행이 늠내길은 이 가파른 길을 피해서 왼쪽으로 우회하더니 소래산 아래 등산로 입구와 만난다.
이후에도 늠내길은 소래산 등산로와 여러차례 만나게 된다.
▼소래산 등산로 입구라서 여기저기 포장마차가 많다.
▼늠내길은 잠시 차도를 끼고 걷는다. 길 가운데에는 벗나무가 심어져서 봄 벚꽃이 만발하면 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큰 길 옆으로 늠내길 방향이 틀어진다. 하마트면 지나칠뻔 했다. 갈림길에 늠내길 방향표지판이 왜 없지?
▼산길이 이어지는데 바닥엔 야자 매트를 깔아놨다.
▼길따라 가다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냥 오르면 소래산 등산로다.
▼계란마을 중간 약수터(14:15)에서 목을 축인다.
▼계란마을로 향하는 호젓한 길. 갑자기 인적이 끊긴다.
▼계란마을 약수터
▼계란마을은, 조선 세종 재위시 영의정을 지낸 '하연'의 묘가 있는 곳이다.
▼지관이 명당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계란을 갖다 놓았더니 다음날 새벽에 병아리 울음소리가 들려 이곳이 명당임을 확인하고 묘를 썼다고 전해진다.
▼소산서원
하연이 세상을 따난뒤 재실로 소산재를 지었으나 소실된 뒤 후손들이 소산재를 중건하였고 현재의 건물을 세우면서 소산서원이라 이름했다.
▼하제명, 하중호 묘
▼늠내길은 묘지석 바로 뒤로 이어져 있다.
▼길이 점점 산으로 올라가서 질을 잘못 들었나 의아해 했다. 안내판도 없다.
조금 더 가니 소래산 등산로가 나타난다.
▼소래산 등산객들이 많이 오르내리고, 비로서 청용약수 이정표와 늠내길 안내표지가 나타난다.
▼이 계단을 올라가니 청용약수가 나타난다.
▼이 청용약수로 갈증을 달래고 수통에 물을 가득 채운다.(15:30)
▼다시 20분 정도 오르니 마애보살입상이 나타난다.(15:50)
소래산 마애상은 소래산 동쪽 중턱에 자리 잡고 있으며 병풍바위에 선각되어 있다. 전체 높이 약 14미터, 국내 최재규모에 속하는 마애상으로 보물 제1324호. 선각이 얕아 현재는 뚜렸하게 구분하기 어려우나 1988년 탁본을 근거로 하여 그 형태를 알아볼 수 있다.
▼머리에는 당초문으로 장식한 원통형 보관을 쓰고 양쪽의 관대가 위로 향하고 있으며 둥근 얼굴에 눈, 코와 입술 등을 뚜렸하게 표현하여 근엄함과 온화함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늠내길 하산길
▼드디어 출발점인 꼬꼬상회 도착.(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