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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후이야기 제 1호 (창조호) (발행 - 얼후 이야기․http://cafe.daum.net/erhu)
1. 二胡物語
‘二胡物語’라는 타이틀은 ‘얼후’에 대한 여러 가지 개 요를 살펴보기 위한 자리로 마련되었다. 이번 첫 창간호에서는 얼후의 역사와 종 류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1) 호금(胡琴)의 역사
호금이라는 말은 원래 ‘야만인의 악기’라는 뜻이다. 그러 나 역사의 변천에 따라 ‘호(胡)’는 야만과 문명의 경계에 서 있었다. 실크로드 의 교역이 활발했던 어느 한 시기에 있어 ‘호(胡)’는 이국적 풍물이자 반드시 모방해야 할 고급 문화의 상징이었을 것이며, 새외 밖 민족의 침략에 허덕였던 여 타 수많은 중국의 왕조에 있어서 ‘호(胡)’는 타도의 대상이자 억압과 수탈, 동 경의 대상이자 주체로 애증이 엇갈리는 존재였다.
문명은 서로 교류한다. 하나의 높은 문명에서 하나의 낮은 문명으로, 하나의 존재하지 않는 문화가 타문화에 이식되고, 하나의 저급한 문화 가 대중의 지지를 등에 업고 대중화 될 수도 있는 것이 문화요 문명이다. 또한 새 외(塞外)의 오랑캐[胡]들은 중국의 변방을 약탈만 한 것이 아니라 그 땅에 나라를 세우기도 했고, 그들의 새로운 문화를 전파하고 꽃피우기도 했는 바, 얼후의 전 신인 호금(胡琴)은 중국 역사 속에서 이루어진 이민족과의 끊임없는 접촉을 통해 중국으로 전해졌으며 마침내 중국 땅에 굳건하게 터전을 잡은 악기가 되었다.
호금은 원나라 이전과 원나라 이후로 악기의 의미가 크게 다르다. 즉 원나라 이전(A. D. 1280 ~ 1368)에는 활이나 술대로 연주했던 찰현악 기 또는 발현악기의 성격이 강했던 반면, 원대 이후에는 오직 찰현악기만을 이르 는 말이 되었다. 특히 활로 긁어 연주하는 현악기를 이르는 말이 호금이다 .
원나라 시대의 역사를 살펴보면 호금이 찰현악기로 소개되 었으며, 줄은 2줄이며 목이 굽어져 있고 목의 끝에는 용의 머리가 있고, 말총으로 만든 활로 연주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18세기 무렵부터 호금은 경호(京胡)와 얼 후 등 2줄의 현악기를 지칭하게 되었으며 경극에서 많이 사용되는 이 악기의 특성 상 18세기 무렵에는 경호를 이르는 말이기도 하였다.
2) 호금의 종류: 얼후, 고호, 중호 , 판호, 혁호, 경호 등이 있다.
(1) 얼후(二胡): 얼후는 호금(胡琴: 일명 胡弓)의 일종으로 몸체(지름 9~10cm)는 대[竹] 또는 단단한 나무(홍목, 흑단, 자단 등등)로 만들 며 모양은 둥근 것, 6각․8각으로 된 것 등이 있다. 여기다 뱀가죽을 씌우고 길이 80cm 정도의 자루를 달아, 그 자루에 명주실을 꼬아 만든 줄 - 오늘날 널리 사용되는 개량 얼후는바이올린처럼 쇠로 된 현을 사용한다. - 을 두 가닥 쳤다. 말꼬리로 만든 활을 그 줄 사이에 끼워 찰주(擦奏)하는데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자 루를 쥐고 식지․중지․약지로 현을 누르는 중국의 찰현 악기이다 .
조현(調絃)은 5도, 음역은 1옥타브이다.이 악기의 기원은 분명하지 않으며 청조(淸朝)의 4호는 저음인 데 반해 2호는 고음이다. 그리고 이 것은 남방에서 많이 쓰인다 하여 난후[南胡]라 부르기도 하며, 전통 중국음악에 널리 사용되는 악기로써, 경극 등에서 배경음악 연주용 악기로도 많이 사용된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스틸 현의 얼후는 류티엔화(劉天華, Liu Tianhua)가 개량작업을 한 이후의 모습으로 서양의 바이올린이 갖고 있는 여러 요소들을 받아들였다. 류티엔화는 전통적으로 반주나 협연에 많이 사용하던 이 악기를 독주 악기로 위상을 강화하였으며, 이를 위해 많은 얼후 독주곡을 작 곡하였다.
(2) 중호(中胡): 얼후 보다 음역이 4~5도 정도 낮으며 금 축(琴筒)이 얼후 보다 크고, 음색이 맑고 깊다. 악단에서는 중간 음역 부분 반주 에 주로 사용되며 기타 연주에서도 얼후와 차별화 되는 음색을 지녔다.
(3) 판호(板胡): 중국계 바이올린 중 하나로써, 얼후와 친 척 악기이다. 고음 판호와 중간음 판호로 나뉘며, 음색이 높다. 공명통에 가죽을 씌우지 않고 나무를 씌웠으며 야자열매, 대나무 등 그 지역 특산 재료를 공명통에 사용한다.
(4) 혁호(革胡): 중국 국악 협주에서 저음역을 담당하는 악기이다.
(5) 고호(高胡): 얼후를 개량하기 전까지 가장 고음역(高音域)의 호금 종류였다.
(6) 경호(京胡): 경극 공연시 배경음악으로 많이 사용되는 악기이며, 합주에서 선율을 연주하는 선율 악기이다. 목 부분과 공명통을 대나무 로 만들고, 공명통을 뱀가죽으로 덮었다. 최근에는 쇠줄을 많이 사용하며, 줄과 입죽(立竹) 사이에 움직일 수 있는 걸개가 있어, 이 원산을 입죽을 따라 움직이면 연주자의 손 크기에 따라 줄과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악기를 연주할 때는 공 명통을 연주자의 무릎 위에 수직으로 세워 놓으며, 활을 오른손으로 잡고 약손가 락으로 말총을 필요한 만큼 밀어 탄력을 준다.
나무로 된 주아(周兒)를 제외하고는 대나무로 만들며, 길이 는 45cm정도, 공명통의 직경은 약 8cm정도이며, 한쪽은 뱀가죽을 붙이고 한 쪽은 열려 있다. 송진을 녹여서 공명통 윗 부분에 붙여 두어 연주하는 동안 저절로 송 진이 묻도록 하는데, 이는 경극 반주에서 경호가 주도적 악기로 사용되며 약 4시 간 동안 계속해서 연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2. 꿈 속의 얼후(夢中二胡) - 민혜분(閔惠芬)
‘꿈속의 얼후(夢中二胡)’라는 타이틀은 취미로 얼후를 시 작했지만, 얼후의 활대를 잡는 매순간마다 화려한 기교와 유려한 선율을 연주하기 를 꿈꾸는 동호인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더불어 이미지 모델이 되고 있는 유명 ‘얼후 연주가’를 소개하는 자리이다. 꿈속의 얼후(夢中二胡)에서 소개하는 첫 번째 연주자는 중화권에서 얼후의 국보(國寶)라 일컬어지는 민혜분이다.
민혜분은 1945년 중국 남부의 강소성(江蘇省)에서 태어났으 며 8살 무렵에 아버지를 따라 얼후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녀의 나이 12살에 상해 음악대학 부속중학교에 입학했으며 이후 상해 음악대학에 진학해 많은 얼후 대가 들로부터 사사를 받았다. 졸업후 그녀는 상해악단, 중국예술단, 상해예술단 등 예 술 단체에서 얼후독주자로 활약하였으며, 1984년부터는 상해민악단에서 얼후연주 자로 활약했다.
본격적으로 중국에서 그녀의 예술적 재능을 떨치기 시작한 것은 1963년 그녀의 나이 18살에 제 4회 <상해의 봄> 전국 얼후경연에서 1 등을 수상하면서부터였다. 죽의 장막이 걷힌 1979년 이후부터는 미국, 캐나다, 프 랑스 등 서구 약 10여개국에서 중국의 대표음색인 얼후 공연을 펼쳤으며, 이때 평 론가들로부터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현악연주가의 한 사람”, “휴지부(休止部)마저 음악으로 충만”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녀는 또한 얼후 독주곡의 창작 과 개편에도 참여하였다. 활발한 음악활동 도중 발병한 암을 극복하고 다시 우리 에게 돌아온 그녀는 최근 중국의 민속음악을 적극 보급하기 위해 대학교와 중학교 에서 자주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는 바, 이러한 활동은 사회적으로 널리 호평 받고 있다.
※ 싸이마(塞馬): 黃海怀가 작곡한 얼후의 고전으로 민혜분의 연주가 유명하다. 짧은 소품이지만 연주자의 기량과 성취도가 잘 드러나 는 곡이며, 끊임없는 쾌속연주로써 새외 밖 초원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말의 모 습을 묘사한 곡이다.
3. 얼후통신(二胡通信)
얼후 통신은 유명 연주가의 연주 및 음반활동, 국내에서 얼 후를 배울 수 있는 곳 또는 얼후 교재를 구입할 수 있는 곳 등, 얼후에 관련한 크 고 국내외 작은 뉴스들을 알리는 장이다.
1) 국보급 연주자 민혜분 신죽시에서 공연
지난 8월 20일 대만 신죽(新竹) 시 시립 청소년 국악단이 국보급 연주자 민혜분을 초청하였다. 이날 민혜분은 그녀가 이끌고 있는 응해 국 악단(應該國樂團)과 함께 참석하였으며, 장성수상(長城隨想), 강하수(江河水) 등 의 곡을 연주하였다.
2) 국립극장 가을학기 얼후반 개강
얼후를 배우고자 하는 동호인들을 위해 국립극장 문화학교 에서 9월 5일 단기 얼후 강좌를 개강한다. 강의 시간은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 분부터 9시 30분까지며, 총 15주에 걸쳐 강의가 이루어진다. 수강료는 3개월 과정 20만원. 자세한 사항은 국립극장 문화학교(02-2277-3431, http://www.artedu21.or.kr/)로 문의바란다.
3) 얼후강습 이야기
한국에 제일 처음 얼후강습을 열었던 소녀님이 강습재개한다. 평일단위로 저녁 7:30~9:30분 시간대로 초보자나 기존 배웠던분들을 모집한다고 한다. 얼후이야기 강습게시판이나 메일주소로 신청하시기 바란다. kse00123@hanmail.net">kse00123@hanmail.net 얼후에 좀 더 내실을 기할수있는 강습내용을 오랜 동안 지도한 경험으로 여타 다른 과정하고 차별성을 띠고있다.
4) 중국뉴스에 나온 얼후 공방
4. 나의 얼후 이야기(我的二胡小事) - 심영수
솔솔 바람이 불어, 가을이 코끝으로 시큰하게 훑어 옵니다 .
가을만 되면 ‘얼후 이야기(http://cafe.daum.net/erhu)’ 에는 참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십니다. 호연지기를 따라, 음색을 따라, 중국 여행 을 다녀온 뒤 등등, 각양각색의 사연을 안고 여러 경로를 따라 찾아오시며 많은 궁금증과 이야기들을 게시판에 풀어놓고 가십니다.
이러한 분들을 위해 게시판에서 정보를 알려줄 때 저는 약 3초 가량 망설이다, ‘브랜든’ 님에게 바톤을 슬쩍 넘긴다음, “안녕하세요”를 외치며 게시판을 묵묵히 지킵니다.
제가 처음 들은 얼후 연주곡은 ‘화비화(花非花)’입니다. 아마 그때의 계절도 가을의 언저리였던 것 같은데, 처음 들었던 화비화는 참 애잔 하고 비장하고 슬픈 곡이었습니다. 그 후 나름대로의 인연과 치기로 얼후도 배우 게 되었지만, ‘얼후’라는 악기는 배우면 배울수록, 연습하면 연습할수록 한없이 미숙하고 미진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따금 얼후연주를 연습하다 보면, 본인의 실 력이 ‘화비화’가 아닌 ‘인비인(人非人)’을 절감하기도 합니다.
늘, 열심히 하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 지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잡히지 않는 것이 얼후 실력인 것 같습니다. 그리 쉽지 않은 일입니다. 연주를 잘하고 싶을수록 발버둥칠수록 한발한발 무겁게 푹푹 꺼지는 어떠한 것이 제 발아래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러 님들이 계시기에 가시밭길이 아니라 다행입니다. 제 발 아래에서 저를 무겁게 끌어당기는 이 힘들은 저를 얼후의 매력 으로 이끌어 주는 인력(引力)과 같기 때문입니다.
또 얼마전에 있었던 12악방 내한공연을 가까운 지인들과 표 를 함께 구입해서 관람했습니다. 12악방의 공연이 비록 여러 중국 민속 악기가 어 우러진 공연이지만, 저는 12악방의 제일 중심에 서 있는 악기가 얼후라 느껴졌습 니다. 여러분 모두 그때, 얼후의 매력에 흠씬 취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얼후 소리가 끌리는 가을입니다.
이 가을, 산야(山野)의 단풍이 붉어지듯, 여러분 마음 또한 얼후에 일편단심(一片丹心) 붉게 취하기를 바라면서….
행복하세요.
첫댓글 동영상이 나오지 않아 아쉽네요...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