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타고 다음 수업 포인트로 이동하다가
MBC FM 배한성 배칠수의 고전 열전을 들었다.
오랫동안 라디오드라마 격동50년을 하다가
폐지되고
다시 젊은 감각의 라디오드라마를 한다고 듣긴 들었는데
오늘 편이 재미있었다. 아니, 웃겼다.
오나라 손권은 형주의 유비를 치려하지만
여동생 손상향이 유비의 세번째 부인이었기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주저하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손부인은 좀 모자라다고 알려진 유선, 곧 유비의 장남 교육 때문에 속썩이고 있었다.
전과목 빵점 유선
그러기도 쉽지 않은데..
그런데 그 이유가 좀 천재적이다.
제갈량은 그의 답안지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도덕(바른생활) 1번 문제: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해야할 예절바른 행동은?
A: 자꾸(지퍼)를 확인한다. (화장실에서 지퍼내려간 거 발견하면 너무 놀라서 간떨어진다.)
슬기로운 생활 2번 문제: 북극에 사는 생물 3마리를 쓰시오
A: 아빠 북극곰, 엄마 북극금, 애기 북극곰 (노래 부르며...)
역사 3번 문제: 한글을 창제한 이는?
A: 완전 멋있는 한석규 (SBS 뿌리 깊은 나무)
받아쓰기 문제: 모닥불을 소리나는 대로 쓰시오.
A: 파다닥, 파다닥, 파다닥 (모닥불을 태우면 이런 소리가 난다.)
제갈량조차도 그가 천재인지 바보인지 확신할 수 없었기에
촉나라의 미래를 위하여 그가 직접 유선을 교육하기에 이른다.
유선은 수학을 어려워했다.
제갈량이 문제를 냈다.
"갑돌이가 은행에 어제는 천만원을, 오늘은 이천만원을 입금했사옵니다. 그리하면, 지금 통장에는 얼마가 들어있겠삽나이까?"
유선이 대답했다.
"0원!"
"왜 그렇사옵니까?"
"그 은행이 부산저축은행이다. 이히히. 회장이랑 경영진이 돈다먹고 날랐다."
"음, 그,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제갈량이 당황하며 다음 문제를 이어갔다.
"이번에는 곱셉과 나눗셈 문제이옵니다. 갑순이가 사과를 먹고 싶었사옵니다. 3개 5000원한다는 과일가게에서 10,000원치를 지불하였다 하옵니다. 갑순이는 몇개의 사과를 먹었겠나이까?"
"한개도 못먹는다!"
"왜 그렇사옵니까?"
"요즘 물가가 너무 올랐다. 만원짜리 한장 들고 나가면 살게 아무것도 없다 이히히. 아빠(유비)한테 돈달라고 해야겠다."
"아, 이런, 틀렸다고 할 수가..." 제갈량이 크게 당황하며 마지막 문제를 이어갔다.
"마지막 문제이옵니다. 철수는 한 달 월급이 백만원이옵니다. 그런데, 연말이라고 보너스가 50% 나왔다고 하옵니다. 이번 달 받은 실수령액을 얼마이겠사옵니까"
"백만원!"
"왜 그렇사옵니까?"
"철수는 비정규직이다. 이히히 안짤리고 회사 다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한다."
유선은 바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