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30일 토요일 11월의 생활을 매듭짓는 일기.
10월 15일에 인천 소무의도를 여행하면서 빗길에 계단 길에서 미끄러져 다리에 약간의 상처를 입었는데, 어깨는 다치지 않은 것 같은데, 왼쪽 어깨에 조금씩 통증이 있어도 견딜 만해서 그냥 지나고 있었다. 그런데 통증이 계속되고 더 악화 되는 것 같아 11월 12일에야 정형외과에 가서 X레이를 찍어보니 목디스크로 목과 왼쪽 어깨가 아프다는 것을 알게 되어 2회에 걸처 병원에 다니면서 주사를 맞고 약을 복용 하면서 치료를 받았고, 17만원의 치료비를 부담했다. 한 달 동안 약간 견딜 만 하기에 하나님께 계속 기도하면서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했는데, 12일 양재시민의숲에가서 산책을 하면서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이, 아프다고 기도할 게 아니라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라는 성령님의 세미한 음성으로 여겨지는 생각이 떠오른 것이었다. 하나님이 의사들을 있게 해서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게 하셨고, 병원이 가까이에 있고, 치료 받을 수 있는 돈도 충분히 있는데, 네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고 하나님이 해달라고 하면 안 된다. 하나님이 네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도 다 해주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양재시민의숲에서 돌아와 바로 병원으로 가서 의사를 만났고 치료를 받았다.
15일은 만 85세가 된 내 생일이었다. 금년 8월말 우리나라 인구 통계에서 85세 인구는 52,099명이 생존해 있고 85세의 생존 확률은 15%라고 발표된 것을 보았다. 따라서 나는 52,099 명 중에 한 명이고 15% 생존 확률을 가진자가 되었다. 오래도록 잘살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건강하고 젊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 내 자신이 생각해도 건강한 편이고, 주로 당일치기 근거리 지하철 여행이지만, 여행을 계속하며 삶을 즐기고 있다. 아픈 곳이 있어서 병원에도 가끔 가지만 일상 활동을 잘 소화하고 있다. 장담은 할 수 없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장수할 조짐도 있다.
금년 생일에도 미국에서 아들 며느리 손녀 손자의 축하 전화를 받았고, 아들로부터 용돈도 송금받았다. 딸에게서도 용돈을 받았고, 14일 저녁 식사를 딸의 가족과 고급 식당에 가서 외식을 했다. 서울의 조카 용범이가 제수와 함께 15일 오후에 와서 저녁 식사를 집에서 함께했고, 제수가 주말농장에서 손수 농사지은 고구마 들깨 참깨 토란 등을 선물로 가지고 왔으며 용범이에게서도 용돈을 받았다. 교회 상록회에서 규정에 따라 3만원의 축하금도 받았다. 생일이 풍요롭고 행복하게 했다. 만 8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효도지원 수당으로 수원시에서 매월 2만 원씩 준다는 연락도 받았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크신 사랑이 나와 함께하심을 믿을 수 있는 믿음이 있어서 내 심령에 감사가 넘쳐남이 참 좋다.
30여년 동안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명절을 비롯해서 부모님들의 생신이 자주 돌아오는 것 같아 부담스러워 하며 살았던 것이 내 생일을 맞이 할 때마다 생각이 난다. 명절이면 부모님이 계셨기에 친척들의 방문이 있어서 그들을 대접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했다. 생신에는 지금 같이 고급 식당으로 모시고 가서 식사 대접을 하던 시절은 아니었고 집에서 평시와 다른 반찬 한 두 가지 더 첨부하는 수준이었는데도 부담스런 마음이 있었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친척이나 지인들을 초청해서 잔치를 하기도 했지만, 우리는 그런 수준이 못 되어서 가끔 아주 드물게 친구분들과 식사 자리를 마련해 드리는 정도였다. 부모를 모시고 살면서 부담스러워 하며 불효한 것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내 생일이 되면 내 자식들은 나와 같은 부담스런 생각을 하지나 않을 가 염려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생일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하지만 자식들은 내 시대와는 다르게 여유 있는 생활들을 하면서 고급 식당에서 밥도 먹게 해주고 용돈을 주고 있다. 이번 생일을 맞이하면서 자식들에게 내 생일을 부담이 아닌 기다려지는 날이 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딸 가족이 마련한 고급 식당 식사 자리에서, 생일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하면서, 딸과 사위, 손자 손녀에게 각각 충분한 만큼 용돈을 주었다. 아들 가족은 멀리 있어서 줄 수가 없었다.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부모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10월 28일에 얼굴 검버섯 레이저 치료를 받은 후 2주 동안 거의 외부 출입을 하지 않고 집에서 지내다가 10여 일이 지나면서 얼굴에 검게 딱지 진 것들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검버섯이 모두 사라지고 깨끗한 얼굴이 되어 외출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12일 양재시민의숲(매헌공원)으로 지하철 여행을 하기 시작하면서 즐거운 여행도 계속하게 되었다. 그동안 허리 시술을 받고 움직이기가 어려워 같이 여행을 하지 못하고 있던 아내와 함께 양재꽃축제장에도 다녀 왔고, 아내와 영흥수목원 산책도 했고, 혼자서 서달산자락길과 서울 명륜당과 와룡공원에도 다니며 가을의 정취를 즐겼 다.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 70대 이상의 남자 성도들의 모임으로 상록회가 있다. 11월 마지막 주일에 임원 선출 등을 위한 정기총회를 했다. 월 1회씩 월례회도 하는데, 월례회 때보다 많은 회원이 참석했다. 평소에 회원들에게 식사 대접을 한 번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 정기총회 때에 회원 참석이 많아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회의 후, 함께한 식사비를 내가 부담하며 회원들에게 식사 대접을 했다. 마침 기회 있는대로 착한 일, 선한 일을 많이 하고 많이 베플라고 당일 설교한 담임목사 부부도 참석해서,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붙잡고 식사 대접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같은 상록회원이면서 경로당에도 함께 다니는 신 집사가 사정이 있다고 상록회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기에 경로당에서 월요일 점심 식사를 함께 하고, 신집사와 최선생을 저녁 식사에 초대해서 보신탕으로 식사 대접도 했다. 최선생은 경로당에서 90이 넘은 최고령자이기에 평소 식사 대접을 한 번 하고 싶었던 분이기에 같이 했다. 옆에서 지켜본 아내가 생일에 용돈을 많이 받아서 그걸 쓰고 다니느냐고 했다. 나는 그런 생각을 안했는데, 아내의 말을 들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좋겠다고 했다. 상록회원들과 두 노인에게 식사대접을 한 마음이 약간 흥분이 될 정도로 즐거웠다. 대접받은 분들이 감사하다고 모두들 즐거운 표정으로 인사를 했다. 베푸는 것이 즐거운 일임을 다시 한 번 체험하는 기회였다. 베푸는 사람이나 베픎을 받는 사람 모두를 기쁘게 하는 것이 베픎의 진리임을 알게 했다. 베플 수 있는 여유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기회 있는대로 베푸는 삶을 계속 살 수 있도록 복을 주시라고 저녁 기도를 하며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