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
-.. 죽음을.. 맞이하는.. 나의.. 의견.. :.. 사전의료의향서(事前醫療意向書).. 쓰기 ..
○.. 일.. 시.. :.. 2010년.. 12월.. 15일.. (수).. 오후.. 2시.. -.. 6시
○.. 장.. 소.. :.. 신촌.. 세브란스.. 병원.. 본관.. 6층.. 은명대강당
○.. 주.. 최.. :.. 사단법인.. 한국골든에이지포럼,..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
○.. 주.. 관.. :.. 보건복지부.. 지정.. 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
○.. 후.. 원.. :..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국립암센터,.. 대한의사협회,
.. .. .. .. .. .. .. .. .. .. ..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이화여자대학교.. 생명의료법연구소,
.. .. .. .. .. .. .. .. .. .. .. 연세대학교.. 의료법윤리학연구원
▣.. 프로그램.. ▣
개회
14:00-14:20
인사말:.. 김일순(한국골든에이지포럼.. 공동대표회장)
.. 홍양희(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 회장)
격려사:.. 신상진(국회의원)..
기조연설
14:20-15:20
좌장:.. 박길준(연세의대.. 의료법윤리학과.. 석좌교수)
“죽음준비.. 왜.. 필요한가?”.. .. .. ..
기조연설1... 김일순.. 회장(한국골든에이지포럼)
기조연설2...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토의
15:20-15:40
박명희.. 수녀(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팀장)
지현..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쌍문동노인복지센터관장,BBS.. <거룩한.. 만남>.. 진행)
15:40-16:00 휴.. .. .. .. .. 식
전체토의
16:00-17:10
사회:.. 이성락(한국골든에이지포럼.. 공동대표)..
이윤성(서울의대.. 교수),.. 윤영호(국립암센터.. 암관리연구과장)
최철주(전.. 중앙일보.. 논설고문),.. 허대석(한국보건의료원.. 원장,.. 서울의대.. 교수)
강혜자(각당복지재단.. 웰다잉전문강사)
김충환(보건복지부.. 생명윤리안전과.. 과장)
17:10-17:20 휴.. .. .. .. .. 식
사전의료의향서..
서명.. 행사
17:20-17:50
좌장:.. 손명세(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 센터장)
사전의료의향서.. 해설.. .. .. .. .. .. .. .. .. .. .. .. 이일학(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
사전의료의향서.. 서명.. 행사.. .. .. .. .. .. .. 참가자.. 전원
폐회
17:50-18:00
폐회사.. :.. 손명세(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 센터장)
▣.. 글.. 순.. 서.. ▣
I...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 세미나.. 토의문............1
기조연설.. 1... 김일순.. 회장.. (한국골든에이지포럼)
기조연설.. 2... 박종화.. 목사.. (경동교회)
토의.. .. .. .. .. 1... 박명희.. 수녀..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팀장)
토의.. .. .. .. .. 2... 지현.. 스님.. .. .. (대한불교조계종쌍문동.. 노인복지센터.. 관장)
전체토의... .. .. 이윤성.. 교수..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 .. .. .. .. .. .. .. .. .. .. 윤영호.. 과장.. (국립암센터.. 암관리연구과)
.. .. .. .. .. .. .. .. .. .. .. 강혜자.. 강사.. (각당복지재단.. 웰다잉전문강사)
.. .. .. .. .. .. .. .. .. .. .. 허대석.. 원장.. (한국보건의료연구원)
.. .. .. .. .. .. .. .. .. .. .. 김충환.. 과장..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안전과)
II... 죽음준비와.. 전문가..........................................................26
1... 정진홍.. 석좌교수.. :.. 만남,.. 죽음과의.. 만남
2... 김기복.. 명예교수.. :.. 죽음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
3... 이강백.. 교수.. .. .. .. .. :.. 연극.. 속의.. 죽음,.. 죽음.. 속의.. 연극
4... 이승희.. 교수.. .. .. .. .. :.. 환자의.. 죽음을.. 대하는.. 의료진의.. 소통기법
5... 정영철.. 연구교수.. :.. 맞이하는 죽음에서의 ‘나의 의견’의 법적 실천과정
III... 아름다운.. 죽음의.. 사례들.................................................60
1... 산부인과.. 의사.. 노경병.. 박사..
2...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마지막.. 여행
3... 유진.. 오켈리.. :.. 인생이.. 내게.. 준.. 선물
4... 아름다운.. 마무리
5... 나는 자연사하는 것이 소원이에요
6. 스콧 니어링 :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IV... 사전의료의향서.. 사례.. 소개.............................................82
1. 세브란스.. 병원
2. 서울대학교.. 병원
3.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
4. 미국.. 보건의료결정통합법률.. 사전의료의향서.. 법정.. 양식
5. 미국의사협회.. 암.. 사전.. 유언.. (Cancer.. Living.. Will)
6. 대만.. 호스피스의료.. 사전.. 선택.. 신청서
7. 독일.. 함부르크.. 의사협회
8. 뉴질랜드.. 의사협회
V... 죽음준비.. 관련.. 책.. 소개.................................................108
I...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
세미나.. 토의
기조연설.. 1... 김일순.. 회장.. (한국골든에이지포럼)
기조연설.. 2... 박종화.. 목사.. (경동교회)
토의.. .. .. .. .. 1... 박명희.. 수녀..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팀장)
토의.. .. .. .. .. 2... 지현.. 스님.. .. .. (대한불교조계종쌍문동.. 노인복지센터.. 관장)
전체토의... .. .. 이윤성.. 교수..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 .. .. .. .. .. .. .. .. .. .. 윤영호.. 과장.. (국립암센터.. 암관리연구과)
.. .. .. .. .. .. .. .. .. .. .. 강혜자.. 강사.. (각당복지재단.. 웰다잉전문강사)
.. .. .. .. .. .. .. .. .. .. .. 허대석.. 원장.. (한국보건의료연구원)
.. .. .. .. .. .. .. .. .. .. .. 김충환.. 과장..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안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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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 1.
죽음을 대비하여 자기의 의사를 미리 밝혀야 하는 이유
김일순 회장 (사단법인 한국골든에이지포럼)
사회적으로 또는 문화적으로 죽음은 인간생활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 중에서 한
집 전체에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건이며 동시에
죽음을 정리하는 것과 관련된 일련의 행사는 많은 정력과 시간을 소모해야 하고 경
제적으로도 부담이 되는 큰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사람의 죽음은 그 가족과 친척 그리고 주위 지인들에게는 물론 종종 사회전체
에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이 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죽음 전후에 생기는 여러
문제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과 마찰 등으로 심하면 가족의 붕괴에 이르는 경우도
종종 보고 있습니다.
과거 대가족 시대에는 주로 장례절차와 관련된 문제, 효와 관련된 문제, 자녀들의
적서(嫡庶) 문제, 재산의 정리 등이 가족과 친인척간의 갈등과 분쟁의 주요 원인이
었습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사람의 죽음 전후에 일어날 문제에 대해 미리 이야기하는
것은 금기로 인식되어 왔기에 비록 사후에 발생할 것이 예상되는 문제를 알고 있어
도 미리 이야기를 할 수 없어 종종 문제가 크게 확대 및 확산되는 경우도 많았으리
라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의학이 별로 발전하지 않았고, 사람들은 대개 급성질환에 의하여 사망하
였기에 질병과 죽음사이의 기간이 지금처럼 길지 않았습니다. 또한 죽음을 예측하
기도 힘들었고 예측 가능한 기간도 극히 짧아 죽음에 임박해서 생기는 문제를 적절
하게 미리 해결하기에는 시간적으로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당시 대부분의 임종은 집에서 가족이 모여 있는 가운데서 이루어졌습니다.
자기 집 밖에서 죽는 것을 객사(客死)라고 하여 가장 불운한 죽음으로 인식하였습니
다. 따라서 죽음에 임박하여 일어나는 문제는 단순했을 뿐만 아니라 대개는 가족
내의 문제였음으로 제 삼자가 개입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을 것입니다.
최근 경제, 사회, 교육 및 과학의 발달로 사회현상은 물론 사람들의 생활방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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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변하였을 뿐만 아니라 죽음에 이르는 방식과 죽음을 처리하는 방식 등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고 또한 일어나고 있습니다.
죽음과 관련하여 가장 큰 사회현상과 생활방식의 변화들을 살펴보면 첫째는 대가
족에서 소가족으로 변화하였고, 둘째는 도시거주 양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동시
에 독립가옥보다는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서 거주하는 문화가 보편화되었으며,
셋째는 죽음이 평소에 살던 집에서 보다는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졌고,
넷째는 질병의 원인이 급성이 아닌 만성질환이어서 질병의 이환에서 사망에 이르는
기간이 대단히 길어졌을 뿐만 아니라 담당의사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죽음이 주로 병원에서 이루어지게 됨으로서 발전된 의학지식과 기술에 의하여 죽
음에 이르는 기간이 크게 영향을 받게 되었고, 죽음과 관련된 중요한 결정에서 진
료를 담당하는 주치의의 중요성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의사는 자기 환
자의 죽음과 관련된 결정에서 윤리적, 법적 이중 부담을 지게 되며 종종 죽음과 관
련하여 사망에 이른 본인을 제외하고 가장 큰 부담을 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비록 과거에 비해 죽음과 관련된 문제의 규모, 심각성, 다양성 그리고 내용에는
크게 차이가 있지만 과거로부터 내려온 문제에 더하여 죽음이 병원에서 이루어짐으
로서 당사자나 그 가족에게 전보다 더 복잡한 새로운 문제가 추가된 것입니다. 이
러한 추가된 새로운 문제는 이때까지 죽음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문제와는 그 질이
나 내용면에서 차원을 달리하는 아주 생소한 내용입니다.
추가된 새로운 문제에는 심각한 윤리문제와 법적인 문제가 개입되게 되고, 전보다
사회와 가족의 더 큰 경제적인 부담을 수반할 수 있으며 동시에 사망까지의 기간이
연장됨으로서 기족에게는 심리적인 면은 물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면에서 큰 부담
이 될 수 있습니다.
비록 그 동안 가족의 죽음에 대해 미리 이야기 하는 것은 문화적으로 금기사항이
기는 하지만 이를 금기사항으로만 치부하고 아무 논의도 하지 않은 상태로 묻어두
기에는 죽음에 임박한 사람 자신과 그 가족에게 주는 부담의 크기가 너무도 커졌습
니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죽음에 임박하여 발생 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가정하여
누구나 정신이 명료할 때 미리 자기의 의사를 밝혀 놓으면 많은 문제의 발생을 사
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작년에 세브란스 병원에서 문제로 대두
된 김 할머니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례에 의하여 더욱 분명해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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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학의 발전으로 특정 질병에 이환된 사람들의 향후 질병의 예후 그리고 경
과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이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사망 수개월 전부터 치료
로 회복이 가능한지, 가능하지 않다면 얼마나 생존 할 수 있을 것인지 등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의학지식, 기술의 발전으로 의
사들은 죽음에 임박한 사람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의사에게 요구되는 의료윤리의 기본원칙은 “사람의 생명은 이 세상에서 가장 소
중한 것임으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생명을 연장하거나 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사들은 그대로 두면 끝날 생명의 연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의료윤리의 기본 원칙에 따라 그 대로 두면 끝날 생명을
발전된 의학지식과 기술을 적용 수개월 또는 수년까지 연장하는 일을 우리는 종종
보아왔습니다.
생명의 가치는 항상 같은 것은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삶의 질에 따라, 인간으로
서의 존엄성 유지 여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회복이 불가능한 질환의 말기로 죽음이 임박한 사람의 생명을 연장한다는
것은 죽음에 임박한 생명 상태를 의학기술로 지속해 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
다. 이 연장 된 기간 동안의 생명의 위상은 생물학적으로나 법적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인간생명입니다만 사회학적으로 보아서는 자기의 의사도 표현하지 못하고, 다
른 사람과의 대화도 할 수 없으며, 웃거나 슬퍼한 능력도 없는 삶의 질이 0에 가까
운 불완전한 인간생명으로 간주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준의 생명이라도 그 생명의 가치에 대한 평가와 그 생명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 유지하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단지 그 생명의 주인인 당사자만이 결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그 동안 죽음에 임박했을 때 그 생명을 더 연장할 것인가 하지 않
을 것인가에 대해 당사자가 스스로 자기의 의사를 미리 표시해 놓는 분들은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죽음에 임박했을 때를 대비하여 자기 의사를 표시하는 사람의 수가 우리나라에
별로 많지 않은 것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에 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첫째는 죽음에 임박하여 자기에게 어떤 문제가 생길 것인가에 대한 예상과 이해가
평소에 부족하고, 둘째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금기시하는 문화가 아직 우리를 지
배하고 있으며, 셋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심한 공포 또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 죽음을 회피해 보려는 생각으로 죽음에 임박했을 때의 상황을 미리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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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이고 개인적인
환경은 차츰 변화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사항은 아직 사후에 생명이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공통적인
인식이 형성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죽음은 모든 것의 영원한 끝인가? 아니면 차
원을 달리하는 사후 세계가 있는 가?”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있는 종교인 불교나
기독교에서는 죽는 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의 생활이 끝나는 것일 뿐 사후에 또 다
른 생이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만 아직 관념적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이를
받아드리는 사람은 그렇게 많은 것 같지 않습니다. 죽음에 임박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에는 사후 세계에 대한 본인의 인식이나 신념이 대단히 중요
하게 작용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보편적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질병의 말기로 죽음에 임박했을 때에는 무의식상태
에 있거나, 고통이 극심하거나, 여러 가지 약물의 투여로 판단능력이 결여되는 어려
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상황에서 내린 결정은 법적
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죽음에 대한 자기의 의사를 표시하려면
죽음과는 거리가 멀고 정신이 명료할 때 합리적으로 그러한 상황에 당면 할 것을
가정하여 미리 하여야 합니다.
죽음에 임박하였을 때를 가정하여 본인의 의사를 미리 표시 및 결정하기 위해서
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참고할 사항이 있습니다. 첫째는 본인 자신이 받는 여러
가지 부담입니다. 비록 생명이 연장되어도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것, 그 연장된 생명
이 유지되는 기간 동안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 그리
고 그 생명의 연장을 위해서는 몸에 많은 기계장치가 부착되고 많은 전자 장비로
둘려 쌓여 있으며 주위 환경은 가족이 없는 아주 낯 설은 병원의 중환자실이라는
것 등입니다. 생명의 연장을 위한 기술의 사용에는 엄청난 비용이 수반된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둘째는 가족이 받는 정신적 시간적 물질적인 부담이 엄청나다는 것입니다. 모든
가족의 일상생활에서의 관심의 우선순위가 병원에서 인위적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가족의 일원에게 집중되어 있어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기 어려우며, 엄청
난 경제적인 부담을 안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족은 이러한 이해관계가 있
기 때문에 환자생명의 단축 내지는 연장여부의 결정에 참여 할 수 없다는 것이 윤
리적, 법적인 설명입니다.
셋째는 의사가 받는 부담입니다. 의사도 마음에 심각한 갈등으로 고통을 받으며
윤리적인 부담과 법적인 부담까지 진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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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는 고령사회의 진입으로 고령자의 수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인 부
담도 또한 간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본인, 가족, 의사 그리고 사회가 받는 이러한 모든 고통, 갈등, 부담, 윤리적 및
법적인 문제 등은 본인이 죽음에 임박했을 때를 대비하여 아무 의사표시를 하지 않
음으로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의식이 명료할 때 자기가 죽음에 임박했을 때를 대비하여 생각을 깊이한
후 미리 자기의 의사를 표시해 두자는 것입니다. 선진국에서는 70%가 넘는 국민들
이 죽음을 대비하여 미리 자기의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고 합니다만, 우리나라에서
는 이 비율이 불과 2-3%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죽음학회, 각당 복지재단, 아산 복지재단 그리고 여러 단체
등의 학술세미나에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었고 사전에 자기의 의사를 미리 밝
혀 둘 것을 강력하게 종용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압니다. 정부도 많은 관
심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제 남은 일은 바로 많은 국민들이 특히 고 연령층으로부터 시작하여 죽음에 임
박했을 때를 대비 미리 자기 의견을 표시하게 하도록 교육하고 설득하는 사회운동
을 하는 일입니다.
사람은 죽음에 가까이 있을 때와 멀리 있을 때의 생각이 얼마든지 바뀔 수도 있
습니다. 따라서 죽음을 대비하여 자기의 의사가 바뀔 때에는 언제나 이를 철회 또
는 변경할 수 있는 기회는 보장되어야 합니다.
김일순 회장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학 의과대학장, 보건대학원장,
연세의료원 의무부총장, 의료원장을 역임하시고, 현재 연세의대 명예교수이며 한국골든
에이지포럼 공동대표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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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 2.
“죽음준비 왜 필요한가?”
박종화 목사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는 1945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다. 1968년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연
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를 취득하였다. 1976년 독일 뷔르템베르크교회
총회 및 독일 선교국 협동선교사를 지냈다. 1994년까지 한신대학교 교수를 역임하였고
1986년에는 독일 튀빙엔대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1998년부터 2003년까
지 대통령 통일 고문을 지냈으며,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를 역임하였다.
현재는 경동교회 담임목사이며,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 대한기독교서회 이사장,
(재) 국민문화재단(국민일보) 이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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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의1.
죽음준비! 왜 필요한가?
박명희 (테레지아) 수녀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팀장)
1. 죽음준비의 필요성
인생의 말기에 있는 환자가 마지막까지 자신의 인생행로를 적극적으로 걷고 사랑
하는 사람과 작별인사와 감사의 인사를 하고 능동적으로 모든 것을 정리하고 미지
의 세계로 떠날 수 있다면 그것은 마침이요, 새로운 시작이다.
준비된 사람은 죽음을 기꺼이 맞이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죽음을 기꺼이
맞이하기가 어렵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죽음이 도둑처럼 덮쳐서 생명을 앗
아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준비된 사람에게는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죽음을 예약
된 손님이 찾아오듯이 기꺼이 맞이한다.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고 기다리던
사람은 예약된 손님을 환영한다.
마지막이 작품을 완성한다. 최후에 웃는 자가 가장 잘 웃는 자다. 인생의 마지막
아름다우면 인생 전부가 아름답다.
2. 죽음 준비
1) 죽음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2) 죽음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진지한 나눔을 통해서 죽음이 삶의 일부로 인식
되어져야 한다.
3) 순간순간 충실한 삶이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다.
4) 종교가 있으면 이 세상 삶이 끝이 아니라 사후세계에 대한 희망을 가지기 때
문에 좀 더 죽음을 잘 받아들인다.
5) 진실을 알아야 한다.
6)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외적인 정리, 내적 정리, 영적 준비가 필요하다.
* 임상에서의 사례
(1) 외적정리 - 세상적인 모든 욕심, 애착을 버린다.
(2) 내적정리 - 인간관계 회복
(3) 영적준비 - 절대자와의 만남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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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국가적 사회적 지원
1) 범국민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2) 호스피스완화의료가 필수적인 의료로 법제화 되어야 한다.
3) 누구나 자연스럽고 편안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사회적 제도가 필요하다.
박명희(테레지아) 수녀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원’ 소속이며, 현재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팀장으로 활동 중이다. 1996년부터 2002년까지 호스피스 관련
업무를 하였으며, 2010년 2월부터 현재까지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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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의 2.
불교에서 본 생사의 의미
지현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쌍문동노인복지센터 관장, BBS <거룩한 만남> 진행)
불교에서는 생사관을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있으며 윤회를 통해 과거의 나, 현재
의 나, 미래의 나, 모두 集(집)滅(멸)하는 과정에서의 역할극 즉 놀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고 본다.
生(생) 했으므로 滅(멸)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보고 늙고 병드는 것을 받
아들일 준비를 건강할때부터 시작한다면 죽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이별(죽음)을 멀리 하고 싶고 터부시 하는 사상과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도
리 문제 또 현재 의학의 의존정도의 문제가 복잡하여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불교경전의 하나인 금강반야바라밀다심경 내용 중에서 보면 아래 내용처럼 모든
것은 소멸하지만 다시 생하므로 생사가 하나의 과정임을 말해주고 있다. 또 화엄경
의 핵심적인 뜻을 의상대사가지으신 글 법성계중에도 生死涅槃相共和생과 사와 열
반 경계 그 바탕이 한몸이니 라는 부분이 나온다. 즉 모든 것은 하나의 과정 이라
는 것으로 불교에서는 가르치고 있다.
참고로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을 실어둔다.
摩訶般若波羅蜜多.經..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마하는.. 크다(대),.. 많다(다),.. 초월하다(승)의.. 뜻이고,.. 반야는.. 지혜,.. 깨달음의.. 뜻이며,.. 바라밀다는..
저.. 언덕에.. 이르다(도피안)는.. 뜻이다... 심경은.. 핵심되는.. 부처님의.. 말씀이란.. 뜻이다... 일체를.. 초월하
는.. 지혜로.. 피안에.. 도달하는.. 가장.. 핵심되는.. 부처님의.. 말씀...
觀.在菩薩.. .深般若波羅密多時.. 照.五蘊皆空.. 度.切苦厄..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관자재보살(관세음보살)이.. (삼계... 사생... 육도의..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깊은.. 반야바라
밀을.. 수행할.. 때에.. 오온(물질적.. 현상,.. 감각작용,.. 의지적.. 충동,.. 식별작용)이.. 모두.. 공함을.. (실체가..
없음을).. 확연히.. 알고.. 이.. 모든.. 고통(4고,.. 8고)1)에서.. 벗어.. 났느니라...
1) 생로병사(生老病死4고에, 사랑하는 것과 헤어지는 고통인 애별리고(愛別離苦), 싫어하는 것과 만나는 고통인
원증회고(怨憎會苦),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고통인 구불득고(求不得苦), 오음(五陰) 즉 오온(五蘊)에 대한 집착
에서 생기는 고통인 오음성고(五陰盛苦) 등 4고를 추가한 것이다. 뒤의 4고 중 3고는 외부관계에서 비롯되었
고, 오음성고는 자기 자신에게서 발생하는 고통으로서 육신과 정신에 대한 집착에서 기인한다. 8고 중 생로병
사의 4고를 하나로 묶어 5고로 분류하기도 한다. 8고는 결국 인간세계의 모든 고통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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舍利... .不異空.. 空不異... .卽是空.. 空卽是... 受想.識.. 亦復如是..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사리자여,.. 물질적.. 현상이.. 그.. 본질인.. 공과.. 다르지.. 않고,.. 공.. 또한.. 물질적.. 현상과.. 다르지.. 않으니,..
물질적.. 현상이.. 곧.. 본질인.. 공이며,.. 공이.. 곧.. 물질적.. 현상이니라... 감각작용,.. 지각작용,.. 의지적.. 충동,..
식별작용도.. 다.. 공이느니라...
舍利... 是諸法空相.. 不.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사리자여,.. (이.. 모든.. 존재들이.. 외관상으로는.. 생겨나는.. 것.. 같기도.. 하고.. 없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더러운.. 것.. 같기도.. 하고.. 깨끗한.. 것.. 같기도.. 하고.. 증가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감소하는.. 것.. 같기도.. 하
지만,).. 이.. 모든.. 현상계의.. 본질적.. 차원(관세음보살의.. 차원)에서는.. 생겨나는.. 일도.. 없고.. 없어지는..
일도.. 없으며,.. 깨끗한.. 것도.. 없고,.. 더러운.. 것도.. 없으며,.. 감소하는.. 일도.. 없고,.. 증가하는.. 일도.. 없느니
라...
是故.. 空中無... 無受想.識..
시고.. 공중무색.. 무수상행식
(그러므로,.. 사리자여).. 이.. 현상계의.. 본질의.. 차원인.. 공의.. 입장에서는.. 물질적.. 현상도.. 없고,.. 감각작
용과.. 지각작용.. 그리고.. 의지적.. 충동과.. 식별작용도.. 없느니라... 無眼....意.. 無.聲.味觸法.. 無
眼界.. 乃... 無意識界..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이.. 공의.. 세계에서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사유작용.. 등.. 감각작용도.. 없고,.. 빛깔과.. 형상.
소리.냄새.맛.감촉.비감각적.. 대상인.. 원리.. 등.. 객관대상도.. 없으며,.. 시각의.. 영역도(청각의.. 영역,.. 후각
의.. 영역).. 미각의.. 영역도(청각의.. 영역,.. 후각의.. 영역,.. 미각의.. 영역,.. 촉각의.. 영역).. 사유의.. 영역등.. 주
관작용도.. 없느니라...
無無明.. 亦無無明盡.. 乃... 無.死.. 亦無.死盡..
무무명.. 역무무명진.. 내지.. 무노사.. 역무노사진..
(이.. 공의.. 세계에서는).. 무명도.. 없고,.. 무명의.. 소멸도.. 없으며(행,.. 식,.. 명색,.. 6입,.. 촉,.. 수,.. 애,.. 취,.. 유,..
생도.. 없고.. 그.. 소멸도.. 없으며).. 늙고.. 죽음이.. 없고,.. 늙고.. 죽음의.. 소멸도.. 없느니라...
無苦集滅道.. 無智.. 亦無得.. 以無所得故..
무고집멸도.. 무지.. 역무득.. 이무소득고..
(이.. 공한.. 세계에서는)고통도.. 없고,.. 고통의.. 원인도.. 없고,.. 그.. 원인의.. 소멸도.. 없고.. 그.. 고통의.. 소멸
에.. 이르는.. 수행방법도.. 없느니라... (그럼므로.. 이.. 공의.. 세계에서는).. 깨달음도.. 없고,.. 깨달음을.. 얻은..
것도.. 없고,깨달음을.. 얻지.. 못한.. 것도.. 없느니라...
菩提薩陀.. 依般若波羅密多.. 故.無가碍.. 無가碍故.. 無有恐怖..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 고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그럼므로.. 사리자여)..
보리살타는..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므로..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느니라...
(보살은).. 뒤바뀐.. 잘못된.. 생각을.. 멀리.. 떠나.. 마침내는.. 열반에.. 이르렀느니라...
三世諸佛依般若波羅密多.. 故得阿.. .. 多羅三.. .. .. 三菩提..
삼세제불의반야바라밀다.. 고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도.. 이..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여.. 최상의.. 깨달음인.. 아뇩다라.. 삼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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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리(완전한.. 깨달음)를.. 얻었느니라...
故知般若波羅密多.. 是.神呪.. 是.明呪.. 是無上呪.. 是無等等呪..
고지반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등주..
그러므로,.. 이.. 반야바라밀다는.. 이.. 큰.. 신비한.. 주문이며,.. 큰.. 밝은.. 주문이며,.. 큰.. 최상의.. 주문이며,.. 이..
얼마나.. 비교할.. 수.. 없이.. 뛰어난.. 주문인가를.. 알아야.. 하느니라...
能除.切苦.. 眞實不虛.. 故說般若波羅密多呪.. 卽說呪...
능제일체고.. 진실불허.. 고설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이.. 반야바라밀다의.. 주문은.. 능히.. 일체의.. 고액을.. 소멸시키며.. 진실하여.. 거짓이.. 없나니,.. 그러므로(부
처님께서).. 말씀하시길.. 이.. 반야바라밀다의.. 주문을.. 일러.. 가로되...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가자,.. 가자,.. 피안으로.. 가자,.. 우리.. 함께.. 피안으로.. 가자... 피안에.. 도달하였네... 아!.. 깨달음이여.. 영원
하리라."
지현 스님은 동국대학교에서 “불교적 호스피스 활성 방안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현재 동 대학원 선학과 박사 수료하였다. 고려대의료원 구로의료원과 안
암의료원과 중앙대 흑석동병원 내 불교법당을 창설하였다. 한국완화의료학회 부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고려대 안암의료원과 중앙대병원에서 호스피스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으며, 불교라디오방송(BBS)에서 ‘거룩한 만남’의 진행자이며 쌍문동 노인복지센터 관
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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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토의 1.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유호종... 살아.. 있는.. 날의.. 선택... 사피엔스21
죽을 때에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도록 애쓰고,
죽은 뒤의 ‘나’를 위한 준비
죽은 뒤에 남을 사람들을 위한 준비
더 나은 죽음의 과정을 위한 준비
죽음은 어떤 순간에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일정한 기간에 일어나는 과정이다.
(중환자의료로 더욱 그러하다.)
소설가.. 이문구.. 선생의.. 죽음.. 준비
위암 말기 상태임을 통보 받고, 3년 전에 1백만원에 계약한 동시집 원고를 완성하
고,
“혼수 상태가 되거든 이틀을 넘기지 마라. 소생하지 않으면 엄마, 동생 손 잡고
산소호흡기를 떼라. 절대 연장하지 마라.”
“화장 후 보령 관촌에 뿌려라. 이문구문학상 같은 것은 만들지 마라. 기일에는 제
사 대신 가족이 모여 식사나 해라. 여한 없이 살다 간다.”
고고미술사학자.. 김원룡.. 교수의.. 유언
“수의를 입히지 마라. 평소에 입던 옷 가운데 한 벌 입혀, 화장하라.”
연명치료를 중지하시겠습니까?
고통이 있는 말기 환자 지속적 식물 상태
자신 가족 자신 가족
일반인 21% 12% 33% 15%
의사 34% 19% 39% 17%
간호사 25% 13% 30% 9%
간병인 21% 11% 29% 9%
(일본 후생성. 말기 의료 조사 및 검토회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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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
누구나 자신의 죽음 과정과 죽은 뒤의 처리를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뜻
을 밝혀둘 필요가 있다. 남은 (남을) 사람들은 그 뜻을 존중하여야 한다.
추신
치매인 부모를 요양병원에 모시기; 병이 심한 정도 vs 모실 수 있는 정도
이윤성 교수는 2002년 9월 임종환자의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대한의학회 의료료윤리
지침제1보. 작성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였다. 2009년 9월 연명치료 중지에 관한 지침
제정 특별위원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대한병원협회 공동) 위원장을 역임하였으
며, 현재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이며 대한의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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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토의 2.
죽음과 의학적 돌봄
윤영호 (국립암센터 암관리연구과 과장)
1. 죽음의 현실
여전히 감염성 질환, 전쟁이나 사고, 자살 등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일들이 있
기는 하지만, 90%이상이 암,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으로 사망한다. 이들
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수개월전에 사망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와 가족들에게 미리 죽음을 준비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생애를 마
칠 때 인간적 품위를 갖춘다는 것은 매우 중요함에도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
조차 얻지 않고 있다. 죽음이 임박한 시점에서 연명치료를 계속하는 것은 죽음을
단순히 진단과 치료의 실패로 보는 것으로 환자, 가족 그리고 의료진 스스로에게
죽음의 자연성과 삶의 완성이라는 비의료적인 의미를 빼앗는 것이다.
2. 의학적 돌봄
적극적인 의학적 치료가 더 이상 삶의 기간이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
는 말기 상황이 되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정리하고 가족들과 사랑과 감사를 나
누면서 고통 없이 편안한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
1) 말기라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리기
어느 날 질병이 악화되어 현대의학으로도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여 삶이 몇 개월
밖에 남지 않을 경우 누구나 삶을 마무리할 시간을 갖고자 할 것이다. 대국민 조사
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중 9명은 자신에게 찾아 올 죽음의 진실을 알고자 한다.
환자들은 인생의 남은 문제들을 정리하기 위해, 환자가 진실을 알 권리가 있기 때
문에, 치료에 협조하기 위해서 혹은 불필요한 치료로 인한 가족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서 알고 싶어 한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에게 오래 살 것이라는 거짓된
희망을 주는 것보다는 가족들과 함께 아름다웠던 추억들을 조명하고 그 동안의 삶
을 의미 있는 삶으로 완성하는 중요한 시간이 필요하다.
2) 사전의료계획(Advance care planing) 수립
말기 진단이 확정되고 환자와 가족에게 적절한 정보의 제공과 설명이 이루어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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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본인에 의한 결정과 가족의 동의를 기본으로 사전의료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말기 환자의 자기 결정권 능력을 상실할 때를 대비하여 사전의료의향서가 필요하
다. 사전의료계획은 모든 환자에게 평가된 요구를 바탕으로 총체적이며 개별적인
돌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3) 임종과정의 의학적 돌봄
환자와 가족이 삶의 마지막 과정과 죽음을 준비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의학적인
돌봄이 필수적이다. 임종 직전의 증상과 죽음과 관련된 증상 및 신체적 변화에 대
해 환자와 가족과 함께 예측하고, 의논하여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불필요한 치료를
중단한다.
3. 삶을 마무리하는 환자의 의학적 돌봄을 위한 여건 조성
첫째, 죽음이 가지는 의학적 그리고 사회적 의미를 고려할 때 회피할 수 없는 죽음
이 임박할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료계와 다양한 사회저 적
공감대와 합의를 도출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바람직한 삶의 마무리’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의료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임종환자관리를 위한 사전의료계획의 절차 및 지침, 그리고
통증 등 증상 관리와 함께 포괄적-신체적.정서적.사회적.영적- 돌봄을 통해 인생
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사전의료계획의
수립과 사전의료의향서의 적용에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연명치료중단의
대상환자를 말기암환자에 제한하고, 중단의 시기는 죽음이 임박한 임종시기로 하며,
중단할 수 있는 치료의 범위를 심폐소생술 또는 인공호흡기 사용으로 제한한다. 먼
저 이 제한에 따라 제도를 시행하고, 그 시행 결과를 분석하고 사회적 수용성을 넓
힌 다음에 다른 말기질환, 다른 연명치료로 그리고 그 질환 대상도 논의를 통해 점
차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사전의료계획의 수립과 사전의료의향서는 장기
이식의 절차처럼 작성 전 상담후 2주이상 제 3의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통증, 우울,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인한 치료 중단을 요구했을 가능성에 대해 진정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셋째, 죽음의 과정에서 겪게 되는 사회경제적 부담을 경감시켜 줄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캐나다의 경우 '모든 캐나다인의 권리'라는 상원의원보
고서를 통해 연방정부로 하여금 말기케어를 위한 국가전략의 개발하고 말기케어를
위한 국가전략의 5개년 실행계획을 수립하며 매년 연방정부로 하여금 매년 국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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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하도록 했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기로 했으나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신체적, 사회적, 경제적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호스피스·완화의료 제
도화, 경제적으로 취약한 말기환자의 진료비를 국가가 우선 대납하는 지원제도나
공적 간호 등의 사회적 안전장치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줄 필요가 있다.
넷째, 범국민적 ‘아름다운삶의마무리’문화운동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리더십과 공동
체 의식이 필요하다. 죽음을 삶의 일부이며 삶의 중요한 완성이다. 사회지도층이 솔
선수범하여 ‘아름다운삶의마무리' 문화운동에 나서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전환
시켜야 한다. 여기에는 의료계뿐만 아니라 종교, 예술문화, 학자, 언론, 시민단체, 정
부, 국회 등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 이번 한국골든에이지포럼과 삶과죽음을 생각하
는 회 그리고 보건복지부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가 주관하는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
하는 죽음으로'라는 행사도 그러한 의미를 가진 출발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노력들은,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는 죽음이 임박했을 때
죽음을 삶의 완성으로 긍정적으로 수용하며 헌법에 보장된 국민들의 존엄한 죽음을
공동체가 반드시 책임진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것이다.
윤영호 과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서울대병원에서 전공의 및 전임의를 거쳐 2005년부터 국립암센터에서 업무를 시작하였
다. 2005년 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MD Anderson Cancer Center에서 연수를 마치고
국림암센터로 돌아와 암관리정책연구부 부장을 역임하였다. 2007년 10월부터 2009년 7
월까지 국립암센터 기획조정실 실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국립암센터 암관리연구과 책
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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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주 논설고문은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 논설위원 실장, 논설고문을 역임하고,
2008년 웰 다잉에 관한 저서, “Happy Ending: 우리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
를 집필한 바 있다.
전체토의 3.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도 교육통해 배워야 한다
최철주 (전. 중앙일보 논설고문)
- 지난주 오마바 미국 대통령 등의 특별 애도성명에 나타난 ‘우아한 인간’의 모습에
서 우리들은 무엇을 배울 것인가?
- 아름다운 마무리에 대한 토론은 보람 있는 삶에 대한 토론이다.
- 좋은 삶과 죽음에 관한 교육은 자연교육에서부터 시작 한다.
-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도 우리들의 인권이다.
-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는 사회적 자산, 교육 통해 축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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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토의 4.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할 환자의 권리
허대석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원장, 서울의대 교수)
1. 현황
1-1. 방어진료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협조를 받아 실시한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의 연명치료 실태 조사 결과, 2007년 사망자중 건강보험
심사청구기록에 근거하여 만성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182,307명이었다 (표
1). 임종 직전에 의료기관에서 심폐소생술 혹은 인공호흡기를 적용했었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인공호흡기는 16.5%에서 적용되었고 심폐소생술은 17.6%에서 이루어
졌다.
표 1. 만성질환사망자 연명치료실태 (2007년 기준, 182,307명 대상)
시행 중단(유보)
인공호흡기 16.5% 83.5%
심폐소생술 17.6% 82.4%
우리나라에서는 장기이식에 관한 상황에서만 뇌사가 사망으로 인정되고 있다. 장
기이식이외의 상황에서 발생된 뇌사상태 환자에서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합법
적이지 못하다. 죽음의 정의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는 것은 모순이다.
뇌사 환자에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하지 않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
현행 우리나라의 법체계에 의하면 임종과정에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았다면,
환자를 소생시키기 위해 의료진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법적 문제를 제
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진료현장에서는 의료진과 환자 가족간의 협의로 관행적으
로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고 있다. 법과 진료현장사이에 큰 간극이 있다.
1-2. : 의료집착
우리나라 병원에서 환자들이 수액주사를 맞고 있는 것은 흔히 보게 되는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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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도 조사 진료현장의 실제 상황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대한
환자의 사전의료지시서 존중
국민 대상
(71-90% 찬성)
사전의료지시서 서명하는 환자
(0.002% = 1/479)
다. 이에 반하여 미국이나 유럽의 호스피스에서 말기 암 환자임에도 대부분의 경우
수액주사를 맞지 않고 있다. 2004년도 17개 대형병원에서 암으로 사망한 3,7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0%에서 임종 1개월 전 시점에 항암제를 투약 받고
있었다. 비슷한 조사에서 10%에서 항암제를 투약 받고 있는 미국과 대비되는 결과
이다.
1-3. 대리결정
거의 대부분의 경우, 사전의료지시서 작성 및 연명치료 중단과 관련된 의사결정은
가족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본인이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해
야 한다는 밝히고 있지만, 479명의 심폐소생술하지 않기 (DNR) 문서중 환자 본인
이 작성한 경우는 1예에 불과했다. (표 2)
표 2. 사전의료지시서에 대한 여론과 진료현장의 실제상황
2007년도에 국내에서 만성질환으로 사망한 환자중 82.4%는 임종과정에서 심폐소
생술을 시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인공호흡기도 83.5%에서 적용되지 않았다.
2. 개선책
2-1. 방어진료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대한 명확한 기준제시가 필요하다. 자율적으로 의사가 하도
록 하는 상황에서는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아울러, ‘의료분쟁’에 대한 입
법도 마무리되어야 한다.
2-2. 의료집착
이 문제는 사회운동을 통하여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사망=치료실패‘로
임종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끝없이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미덕처럼
보인다. 임종에 임박한 말기 환자에서는 의료 기술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to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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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e의 시각이 필요하고 특히 영적인 보살핌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2-3. 대리결정
우리나라에서 연명치료와 관련된 제도화 논의가 벽에 부딪힌 이유는 자기결정권
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자가 병식
이 있고 가족 간에 대화가 가능한 경우, 환자가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하고, 이에
근거한 의학적 결정이 이루어지면 된다. 그런데, 말기환자의 대부분 (70-80% 이상)
에서 환자가 병식이 없거나 가족 간에 대화가 불가능하여, 사전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처럼 의사에게 설명의무를 부과하거나, 대만처
럼 대리결정을 인정하거나, 일본처럼 추정적 의사를 인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의사
의 설명의무부과에 대하여는 미온적이며, 대리결정이나 추정적 의사에 의한 결정은
악용가능성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
만약, 본인이 작성한 사전의료지시서에 근거한 결정만 합법적이고, 대리 혹은 추
정적 의사를 불법으로 규정하면, 이제까지 관행적으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행하지
않던 83%의 임종 환자의 의료진이나 가족들은 범법자가 되게 된다.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최대의 과제이다.
그림 1. 말기 환자에서 advance care plan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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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외국의 입법 사례
환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을 때,
대리결정의 법적 효력
결정에 참여하는
대리인
미국 인정 가족 혹은 친지
벨기에 인정 가족
덴마크 인정 가족 혹은 친지
영국
불인정
(가족의 의견을 참작하여 의사가 결정)
프랑스 불인정
(가족이 의견을 피력할 수 있음)
독일 불인정
(가족이나 의사가 의견을 피력할 수 있음)
네덜란드 인정 가족
스페인 인정 가족 혹은 친지
스위스 인정 가족 혹은 친지
대만 인정 가족
일본 인정 (정부 가이드라인) 가족 및 의료진
표 4. 가톨릭교회 및 기독교 교리서에서의 연명치료 관련 부분
가톨릭교회 교리서
2278항
Catechism of the
Catholic Church
The decisions should be made by the patient if he is
competent and able or, if not, by those legally entitled to
act for the patient, whose reasonable will and legitimate
interests must always be respected.
환자가 자격과 능력을 가졌을 경우에는 환자 본인이 (중단)
결정을 내려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법적 보호자들이 결정해야
하는데 언제나 환자의 타당한 소원과 정당한 이익을 존중하는
가운데 결정해야 한다
Evangelical
Lutheran Church in
America (ELCA):
1992
Because competent patients are the prime
decision-makers, they may refuse treatment
recommended by health care professionals when they do
not believe the benefits outweigh the risks and burdens.
This is also the case for patients who are incompetent,
but who have identified their wishes through advance
directives, living wills, and/or conversation with family or
designated surrog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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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Lautrette A, Peigne V, et al. Surrogate decision makers for incompetent ICU
patients: a European perspective. Current Opinion in Critical Care 2008; 14:
714-9.
2) Silveira MJ, Kim SYH, et al. Advance direcitves and outcomes of surrogate
decision making before death. New England J Medicine 362: 2010: 1211-8
3) 가톨릭 교회 교리서 (Catechism of the Catholic Church, 2003)
4) Evangelical Lutheran Church: ‘End of Life Decisions'. 1992.11.9.
5) 대만의 입법사례 (安寧緩和醫療條例, 2000년)
6) 일본정부의 가이드라인 (종말기의료의 결정프로세스에 관한 가이드라인), 2007
7)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에 대한 사회적 합의. 2009
8) Economist Intelligence Unit. The quality of death. Ranking end-of-life care
across the world. Lien Foundation. 2010
허대석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종
양내과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미국 University of Pittsburgh, Pittsburgh
Cancer Institute연구원 , 미국 University of Michigan 교환교수, Chairman, Scientific
Committee, 6th Asia-Pacific Hospice Conference, Chairman, Scientific Committee,
18th Asia-Pacific Cancer Conference, 서울의대 의료정책연구실장, 서울대학교병원
암센터 소장, 서울대학교병원 첨단 세포-유전자치료센터장, 서울대학교병원 호스피스실
실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서울의대 내과학교실 교수이며,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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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토의 5.
죽음교육 강사로서 강의 현장에서 느끼는 점 (2가지)
강혜자 (각당복지재단 웰다잉전문강사)
우리 사회는 죽음에 대한 금기가 강하다.
죽음주제(사전의료지시서등)의 강의는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해야 한다.
1. 건강할 때 준비해야 한다.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에서는 50대~90대 의 대체로 폭 넓은 연령층을 대상으
로 죽음교육 강의하고 있다. young과 old로 구분되는 비교적 젊고 건강한 연령층에
서 더 진지하고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
반면에, 90대 연로한 연령층으로 갈수록 <사전의료의향서>등에 덜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 (일반적 예상과 다소 다르다)
따라서 건강할 때 맑은 정신으로 준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얻는다.
더구나, 병원에서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서는 더욱 어렵다.
건강할 때 본인의 의사를 밝혀놓는 것이 가족에게도 의료진에게도 부담을 덜어주
는 최선의 방법이다.
2. 불확실성의 문제
연명치료중단의 시점에 대해 불안감을 가진다.
(질문) 의료진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인지를 정확히 판단하는 기준이 있는가?
→ 의료진으로부터 의학적 criteria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 범사회적 활성화의 방안-(각당복지재단의 오랜 숙원사업)
1) 죽음교육 program 확산 (학교교육, 사회교육)
2) (미국의 경우) 병원 접수처(admission office)에서 living will과 advance
medical directive를 접할 수 있다.
-입원 환자뿐 아니라 검사 받으러 오는 경우에도 접수처에서 항상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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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자 웰다잉 전문강사는 1962년에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였다. 부스러기선교
회 창립회원(1987),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 창립회원(1991)을 지냈다.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 Hospice 교육 2기를 수료 하였으며, 삶과죽음을생각하는
회 죽음준비교육을 1기로 수료하였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1994년부터 1998년까지 봉사활동을 하였으며, 현재는 각당복지재
단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 웰다잉 전문강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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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환 과장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스웨덴 쇠델턴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국제협력담당관실, 보건의료정보과장, 의약품정책과장을 역임하
였으며, 현재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안전과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전체토의 7.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세미나
김충환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안전과 과장)
□ 연명치료중단 관련 법 제정 진행상황
○ 신상진 의원의 ‘존엄사법’과 김세연 의원의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자연스
러운 죽음을 맞이할 권리에 관한 법률’ 국회에 상정
○ 올해 2월, 6월에 이어 지난 12월 1일 법안심사소위원회(3차)에 상정되었으
나 통과되지는 못함
○ 하지만 국회에서 꾸준히 거론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법안이므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
□ 정부의 입장
○ 제도 도입 이전에 사전의료의향서 쓰기 운동을 통한 문화 확산으로 국민들
의 마인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며 이는 법 통과에도 긍정적인 영
향 미칠 것
○ 이번 행사는 문화 확산을 위한 역사적인 첫걸음으로써 보건복지부도 적극
적으로 환영하는 바임
○ 앞으로 보건복지부도 한국골든에이지포럼과 각당복지재단 등 여러 단체들
과 함께 이러한 문화 확산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음
II... 죽음준비와.. 전문가
1... 정진홍.. 석좌교수.. :.. 만남,.. 죽음과의.. 만남
2... 김기복.. 명예교수.. :.. 죽음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
3... 이강백.. 교수.. .. .. .. .. :.. 연극.. 속의.. 죽음,.. 죽음.. 속의.. 연극
4... 이승희.. 교수.. .. .. .. .. :.. 환자의.. 죽음을.. 대하는.. 의료진의.. 소통기법
5... 정영철.. 연구교수.. :.. 맞이하는 죽음에서의 ‘나의 의견’의 법적 실천과정
※ “죽음준비와 전문가”는 지난 9월부터 사단법인 한국골든에이지포럼과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이 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진행한 세
미나에 초청된 전문가들의 글과 세미나의 논의내용을 실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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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죽음과의 만남
정진홍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정진홍 교수:
교육 프로그램을 보니까 죽음에 관한 여러 전문가들이 오셔서 말씀을 하시도록
되어 있군요. 그런데 저는 죽음에 관한 전문가가 아닙니다. 저는 종교학을 공부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살다보니 죽음을 가까이서 겪으면서, 또 나이를 먹으면서
죽음이 가까워지니까 자연히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제 생각을 다듬어 이런저런 자리에서 죽음을 주제로 말씀을 드리게
된 것이 저도 모르게 ‘죽음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린 대로 저는 절대
로 전문가가 아닙니다.
제가 죽음을 주제로 하여 이야기를 하곤 하던 1990년대만 해도 죽음을 전문적
으로 공부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종교나 철학이나 사회학이
나 사회복지학이나 의학이나 법학 등에서조차 우리가 겪는 죽음에 대한 관심을 가
지고 진지하게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또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죽음에 대
하여 관심을 가지고 이러한 강좌를 수강하곤 하는 현상도 부쩍 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현상이 우리 사회의 죽음문화를 건강하게 성숙하도록 하는 귀한 바탕이 될
것이고, 또 그렇게 되기를 기원해마지 않습니다.
죽음 이야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저에게 주신 제목이 <죽음
을 맞는 다양한 모습>입니다. 마땅히 여러 임종의 경우들을 모아 통계적인 처리를
하면서 전형적인 어떤 현상의 양태론을 정리해야 이 주제에 대한 말씀을 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한 연구를 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얼마동안
호스피스 봉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죽음을 겪었었는데 그 때 죽는 모습도 사는 모습
처럼 참 다양하고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바람직한 죽음모습’과 그
렇지 못한 죽음모습이 보여 이를 조금 제 나름의 인상을 바탕으로 좀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그러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린다면 삶의 모
습을 우리가 늘 다듬고 가꾸듯이 죽음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죽음이라고 하는 것도 살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살다가 죽
는 것’이 삶이 아니라 ‘죽음마저 살아야 하는 것’이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삶이 행복해야 하듯이 죽음도 행복할 수 있어야 하고, 삶이 맑고
따듯해야 하듯이 죽음도 그래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죽음은 그렇게 할 겨를도 없이
닥칩니다. 그래서 죽음은 자기가 예상할 수 없는, 자기가 바라지 않는, 그런 모습으
로 죽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현대의학은 죽음을 충분히 유예시킬 만큼 발전되어 있습니다. 죽음을 거의 관리
한다고 해도 좋을 만큼 그렇게 발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죽음의 유예가 곧 인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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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건전한 지속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격한 고통 속에서, 아니면 의식이 없는 상태
에서, 그리고 자기가 의도하지 않는데도 기계적으로 다만 생명만 지속할 수가 있습
니다. 그러다 죽습니다. ‘인간의 존엄’을 드러낼 기회를 얻지 못한 채 갑니다. 그러
므로 우리는 미리미리 죽음을 예상한 죽음준비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러한 임종단계 이전에 충분히 건강하고 바람직한 자기죽음의 모습을 스스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제 경험에 의하면 죽음모습을 몇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
나는 ‘지레 돌아가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죽음에 직면하면서 사람이 한꺼번에 무너
져버립니다. 체념도 절망도 아닌 무기력한 침잠, 그렇게 묘사할 수 있는 깊은 수렁
에 자신의 삶이 모두 빠져버립니다. 넋이 나간 모습입니다. 뵙기가 참 가슴이 아픕
니다. 그런데 이와 달리 ‘절망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그러한 죽음모습도 있
습니다. 거의 자학이라고 할 정도로 스스로 희망의 무용함을 절감하면서 자신을 놓
아버리는 그러한 태도인데 무척 비극적입니다. 죽기는 죽는데, 굉장히 죽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하는 아주 아프게 슬픈 모습. 그러면
서도 저항을 하진 않습니다. 또 다른 모습의 죽음도 있습니다. 당당한 태도라고 해
야 할는지요. 죽음을 적극적으로 맞습니다. ‘한번 죽지, 두 번 죽나?’ 하는 식으로
자신의 죽음을 대합니다. 의연한 모습이 영웅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분
들의 진심은 대체로 극도의 죽음불안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러한 모습
은 실은 죽음에 대한 저항입니다. 그래서 따듯하게 다가가면 그러한 태도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이제는 죽음을 저항 없이 순하게 죽음을 맞는 경우를 자주 보았습니다.
자칫 경멸을 받아야 할 것 같은 이러한 죽음모습은 의외로 도움의 효과가 가장 높
은 경우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죽음모습이 대체로 염려스러운 죽음인데 반해 그렇지 않은 죽음모습도
있습니다. 자연스럽게라고 말해야 좋을 것 같은 담담한 태도가 있는 것입니다. 두려
움보다는 순응이, 저항보다는 승인이 잔잔하게 흐르면서 고요하게 죽음을 맞습니다.
저는 이러한 죽음모습이 죽음을 자연이라고 여긴 한국적인 정서의 전형적인 모습이
라고 생각합니다. 대체로 우리의 조상들이 그렇게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이와 또 다른 죽음모습도 있습니다. 자연스럽고 담담한 것을 넘어 환하
고 희망에 찬 그런 죽음도 있습니다. 자신의 존엄을 고이 간직한 채 평화롭게 죽음
을 맞는 모습이 그러합니다. 그러한 모습의 임종은 나도 모르게 존경심을 일게 할
뿐만 아니라 부럽기도 합니다. 흔히 종교인의 죽음은 그렇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꼭 종교인이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종교가 그러한 평안하고 따
듯하고 행복한 죽음을 맞게 하는데 크게 기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종교인이 모두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마치
또 다른 삶의 세계로 가는 것 같은 인상을 남겨주며 가시는 분들이 하시는 마지막
말씀은 대체로 자신이 행복했다는 고백이나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맙다’는 인사입
니다. 이러한 환한 죽음모습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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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리 다양한 죽음모습이 있게 될까요. 까닭은 분명합니다. 비록 미루어 짐작
하는 것이기는 해도, 살아온 모습이 죽음 모습에 그대로 담기는 것 같습니다. 마치
게걸스럽게 욕심을 내면서 사는 사람도 있고,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끊임없이 양보
하며 사는 사람도 있으며, 화려하게 자기를 과시해야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촐하게 소박하게 살아야 마음이 편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삶의 태도
를 결정하는 것은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하는 이른바 인생관입니다. 무엇이 가
치있고, 무엇이 무의미한 것인가를 구분하면서 삶을 다스리는 태도가 바로 그러한
인생관을 형성하는 내용입니다.
저는 그러한 인생관이 결국 죽음에 대한 이해에도 그대로 직접적인 영향을 주
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삶과 죽음은 분리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죽
음에 대한 어떤 이해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죽음관’이 결국 죽음태도를 결정하는
것인데, 그 죽음관은 커다랗게 보면 인생관에 포함되어 있어야 하는 기본적인 것입
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삶은 생각하면서도 죽음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갑자
기 죽음을 당해 아무런 죽음준비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나기도 하고, 겨우 나이 먹고
병들어야 그제서 죽음을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너무 늦는 경우
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죽음도 삶을 살아가면서 삶을 준비하듯이 그렇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죽음이 무언지 스스로 생각을 다듬어 자신의 죽음관을 마련해야 하고,
죽음 이전에 이러저러한 일들을 모두 정리하는 일들을 ‘공부해야’한다고 생각합니
다. 사랑하는 가족들 가슴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 죽은 다음에 나 아닌 다른 사람
이 나 때문에 고생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의 존엄을 위해 ‘마지막 마무리’
를 아름답고 귀하게 가꿀 필요가 있습니다. 노인이 되면 더욱 이러한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죽음을 늘 되뇌면서 살자고 하는 말씀이 아닙니다. 죽음을 향해 가
는 존재에서 죽음자리에서 삶을 관조하는 그러한 자리에 서는 훈련을 자신을 위해
하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박길준 교수:
죽음을 잘 정리해 주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가지고 계신 생각이나 질문을
자유롭게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 자리에는 ‘골든에이지포럼’이라든가 ‘각당’에서
오신 호스피스 봉사자들도 많이 계십니다. 여러분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든가 뭐든
가 가리지 마시고 정 선생님은 전문가가 아니라고 자꾸 그러셨지만 이만한 전문가
가 사실 없습니다. 여러분 들어보시면 아시지 않습니까? 죽음까지도 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말씀을 자유스럽게 나눠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질: 치매 환자의 경우에 이렇게 ‘사전지시서’라는 걸 작성할 수 없는데 그럴 땐
어떻게 도움을 줘야되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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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잘 모르겠습니다. 치매환자가 사전지시서를 작성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치매 이전에 우리가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치매 이후에
연명치료를 거부해야 하는 사정에 직면한다면 지금 법률로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
루지만 가족을 비롯한 보호자와 의사와 변호사와 필요하다면 성직자들이 모여 결정
을 하여 의사에게 부탁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박길준 교수: 치매 환자 자신이 살고 있다는 건 자각하고 있는가?
답: 의학적으로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는 치매를 병리현
상으로만 보지 말고 한 인격의 삶의 모습, 비로 일그러졌지만 살아있는 인격으로
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삶을 의식하든 하지 않든.
박길준 교수: 또 다른 말씀 있으시면 ㅇㅇㅇ
질: 종교인이나 비종교인이나 죽음태도가 별로 큰 차이가 없다고 하셨는데, 이를
조금 더 설명해 주시지요.
답: 실제의 경우들을 통계적으로 살펴 연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 인상적인
판단에 근거한 발언이어서 무척 조심스러워집니다. 또 종교인과 비종교인의 죽음태
도가 다르지 않다고 한다면 그것은 종교에 대한 기대나 종교의 귀함을 훼손하는 거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대체로 종교인이 더 건강하고 바
람직한 죽음태도를 지닐거라고 믿고 싶습니다만. 한 가지 걱정은 요즘 인성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제시하는 이른바 ‘종교적 인성’에 대한 부정적 평가입니다. 신념은
때로 인성을 상식적인 건강에서 일탈하게 만든다는 거죠. 종교가 더 제 몫을 잘 해
서 신앙으로 인한 유치한 인성형성이 되지 않도록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실제에서 보면 종교인도, 표현이 좀 결례가 됩니다만, 살고 싶어 안달을
하면서 임종을 맞는 경우도 있고, 비종교인인데도 너그럽게 곱게 감사의 인사를 하
면서 편하게 세상을 떠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종교인이 되어야 반드시 죽음이 편하
고 의연해진다는 ‘종교의 발언’은 너무 독선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질: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저희들이 지금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
하는 죽음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갖고 이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2월에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세미나를 열 준비하고 있거든요. 선생님께서는 죽음교육을 어
떻게 해야 할지, 각급 학교에서 죽음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좋으리라는 생각도 있는
데, 의견이 있으시면, 또 외국에서의 죽음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말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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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서양에서는 죽음교육(death educagtion)이 상당히
확산되어 있습니다. 학교는 물론 사회교육기관이나 종교기관에서요. 일본에서도 사
생학이라고 해서 죽음교육의 커리큐럼을 개발하는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
리나라에서도 은퇴하신 초등학교 교장선생님께서 아이들을 위한 죽음교육 커리큐럼
을 만들어 시행해보시는 분이 계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광법위한 영역에서
모든 연령계층을 위한 죽음교육이 더 확산되기를 저는 바랍니다. 하지만 어떤 사회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꼭 학교 커리큐럼으로 만들어 학교에서 교육을 해야 효과적
이라고 하는 기대는 너무 상투적인 해결방법인 것 같습니다.
이와 아울러 죽음자체만이 아니라 죽음문화일반, 그러니까 노인을 요양원에 ‘보
내는’ 문제, 그것을 ‘당해야 하는’ 문제들도 현실적으로 가르치고 배워 그것으로 인
한 부작용을 없애야 하고, 장례문제도 주검을 위생처리의 기준으로 다루지 않고 존
귀하게 여길 수 있는 그러한 방향에서 다루었으면 좋겠습니다.
질: 강의하신 내용 중에 죽음의 자리에서 삶을 관조하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하
셨습니다. 다양한 죽음의 태도 중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환한 죽음이고, 환한 죽
음은 감사하는 삶에서 시작된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죽음은 새로운 삶
의 시작이라고 하시면서 모든 것을 감사하는 삶이 바로 존엄한 죽음으로 유도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종교를 가진 사람과 안 가진 사람이 차이가 없다고
했는데 그 새로운 삶의 시작이 곧 종교적인 것은 아닌지요.
답: 신앙을 가지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만 과연 종교적인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
이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종교들은 죽음 이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묘사한
교리들이 있습니다. 천당이 그렇고 극락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비종교인은 그러한
교리적인 서술을 받아드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에게는 어떤 죽음이후도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교리로 정리한 것은 아니어도
인간은 무릇 자기 나름의 ‘종교적 상상력’을 지닐 수있습니다. 굳이 그것을 종교적
상상력이라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죽음이후에 대한 상상력’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을 영원한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여기는 것은 종교
인들만이 전유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더구나 종교에 따
라 내세를 달리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같은 종교에서도 시대에 따라 학자에 따라
내세의 공간개념이 달라지는 것을 유념하면 어떤 종교가 주장하는 내세만이 진정한
내세라고 말하기도 힘듭니다. 중요한 것은 참 존엄한 죽음은 대체로 죽음을 새로운
생명의 시작으로 여긴다는 ‘사실’을 죽음자리에서 임종환자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
다고 하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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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죽음의 자리에서 삶을 관조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는
목회를 하면서 미망인이 남편이 죽은 거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껴가지고 자기도 자
식들한테 할 말을 하고 따라 죽겠다고 하는 경우를 만났습니다. 그때 어떻게 할까?
죽음의 현장에서 옆에 있어주는 것만 해도 위로가 되기는 하지만 적절한 말 한마디
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라는
책을 통해서 얻은 지식을 활용했어요. 그래서 그 미망인한테 남편의 죽음을 비극으
로만 볼 게 아니라 사랑하는 남편, 죄책감에 시달리지 말고 50평생 자식 낳고, 사업
에 성공하고, 잘 살고 한 그 모든 행복에 감사할 수도 있어야 되지 않느냐. 그래서
불행으로만 죽음을 보지 말고, 50 평생에 죽음은 한 부분이고, 그동안 행복하게 살
았던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도 생각하라. 김수진 박사님이 소개한 그 책을 통해 그
분을 위로했어요. 근데 미망인의 충격은 한 3년은 간답니다. 그 충격이, 죄책감이.
그 후에 많이 좋아지는 걸 봤습니다만. 그래서 저는 이 상담경험을 참고로 우리 이
제 자신의 죽음과 직접 관련이 없지만 주변에 있는 죽음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을 위
해 젊은 사람에게도 죽음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답: 아주 옳은 접근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런 경우에 유념할 것은 죽음을 설명
하려 하지 말자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위로하려고 하면 자연히 설명을 하게 됩
니다. 그런데 설명은 해답이 아닙니다. 설명보다 공감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말 그렇죠. 정말 정말 가슴 아프죠. 그래 정말 잘못하신 거네요. 그런 공감을 해
야 합니다. 진정으로요. 그래서 감정이입을 해줘야 되는 거에요. 내가 그 사람 안에
들어가야 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던가, 자식이 죽었다던가, 아내가 죽었을 때
와가지고 “세상 다 그런거야. 죽음이란 게 다 그런거란다 더 힘내고 살아라” 그렇
게 위로하고 설명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하지만 이런 말로는 아무런 위로도 받
지 못합니다. ‘어쩌면 좋으냐, 너 어떻게 하면 좋으냐, 네 자식이 죽었으니, 네 남편
이 돌아갔으니’ 하면서 통곡을 하는 친구한테서 더 깊은 위로를 받습니다. 사랑은
공감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한 친구와는 자신의 외로움을 언제나 털
어놓고 살 수 있고, 그래서 외롭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친구 때문에.*
정진홍 교수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학술원 석좌교수로 역
임하고 있으며, 한국종교문화연구소의 이사장이다. <만남, 죽음과의 만남>이라는 죽음관
련 저술을 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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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
김기복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많은 경우 기독교인들은 사람은 영혼과 육체로 구성되어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
고로 사람이 죽으면 육체는 흙으로 돌아가고 영혼은 천국이나 지옥으로 가는 것으
로 소박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희랍 철학의 이원론에 기초한 인간 이해의 설명일 뿐 실제로 그
렇게 믿기에는 인간 존재 자체가 대단히 복잡한 복합체인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에게 영적인 요소와 육체적인 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두 가지
요소만으로 이분되는 단순한 존재는 아닌 것이다.
그래서 인간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의 영역들이 고려되어
야 한다는 것이 신학자들의 주장이다.
첫째는 지성과 이성(Reason)의 능력이다. 이는 선악을 구별하며 학문을 연구할
수 있는 날카로운 판단력과 창의적인 사고를 가능케 하는 이성의 영역이다.
둘째는 감정(Feeling)의 영역이다. 감정이란 인간의 삶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기쁨과 슬픔, 만족과 분노 등 다양한 경험 모두는 감정을 통
해 경험되고 표현되는 것이다. 감정의 영역은 대단히 넓고 깊으며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가장 강력하게 인간을 지배하는 힘인 것이다. 사회의 구조나 움직임을
보아도 감저의 요소가 매우 강력하게 움직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셋째는 물질적(Material)인 요소이다. 좋은 것을 갖고 싶고 향락을 추구하고 싶은
욕망이 인간 내부에 상존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갖고 싶
고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해보고 싶은 욕구가 바로 그것이다. 성욕, 지배욕, 식욕,
명예욕, 성취욕 등의 거의 본능적인 욕구ㅏ 잠시도 인간 곁을 떠나지 않고 있는 것
이다.
넷째는 영적(Spiritual)인 요소이다. 인간에게는 상대적인 지상의 생할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보다 높은 차원을 추구하는 종교적 욕구가 있는 것이다. 즉, 하나
님을 찾는 근원적인 의미의 세계를 추구하는 욕구가 바로 그것이다.
이상의 각이한 영역과 요소들이 인간 속에 얽혀져 복합적이며 역동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삶이 엮어져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인간이 죽는 순간 우리의 몸이 분해
되거나 해체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기독교에서는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말한다. 하나님께서 인간 속에
오셔서 함께 사시는 것을 기독교에서는 믿는다(Incarnation). 그 분이 예수 그리스도
시다.
그 분이 십자가에서 인간의 죄를 대신해서 피흘려 죽으시고 다시 부활하심으로
새로운 삶의 차원을 인간에게 확증해 주신 것이다. 예수의 부활을 목격하고 예수를
대면한 사람의 수는 매우 적다. 성서에 기록된 부활에 관계된 기사도 많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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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내용도 모든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공식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
려 이는 신앙으로 믿고 받아드리고 고백해야 할 내용인 것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
의 불활 사건을 보고 인간들도 이를 신앙으로 받아들일 때 그런 모습으로 변화될
것을 믿는 신앙의 대상인 것이다.
현대의 진보적인 신학자 중의 한 분이며 저명한 고고학자인 불란서 예수회의 신
부인 데아르데 샤르댕(Teilhard de Chardin)은 부활의 문제를 자연과학과 진화론적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는 1950년 자연과학의 진리와 신학의 문제를 어떻게 상
호 연결시켜 설명할 수 없을까 하는 문제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논문
이 발표되었을 때 가톨릭 교회의 반발은 대단한 것이었지만, 점차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의 학설의 신빙성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의 생각에 의하면 죽음과 부활은
차원의 변화 ˙ ˙ ˙ ˙ ˙ 라고 하는 것이다. 뽕잎을 먹고 사는 누에가 고치 속에 들어가 죽은 것
처럼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고치를 뚫고 나비가 되어 나오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모기가 알을 낳으면 처음에는 장구벌레라는 형태로 물위에 떠다니다가 어느날 갑자
기 껍질을 벗고 모기라는 형태로 날아 오르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인간의 죽음도 이런 차원의 변화 ˙ ˙ ˙ ˙ ˙ 의 과정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인간은 죽음이라는 가장 비참한 상태에서 허무한 모습으로 분해되는 듯 싶지만
사실은 새로운 삶의 차원으로 변화되어 옮겨 가는 것이다. 이 사실을 역사속에서
보여주신 분이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런데 인간들은 그 부활의 모습을 직접 보지
못했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인간의 죽음은 종말이 아니라 불완전한 상
태에서 완전하신 하나님의 상태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샤르댕은 우주 역사의 변화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우주의 역사는 창조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진화를 계속하고 있는데 이 진화
가 어떤 단계에서는 갑작스럽게 전연 상상할 수 없는 차원으로 변화된다는 것이다.
그 첫 번째 것이 무기적인 물질만의 세계에서 생명이 창조되어 생명권이 형성된
것이다. 그 다음이 생명권 안에서의 혁명적인 사건인 사고(思考)를 할 수 있는 인간
이 태어난 것이다. 인간은 두뇌를 움직이는 특징을 지닌 동물로 이상적인 꿈과 도
구의 발명과 그 사용을 가능케 함으로 정신권과 함께 문화권이 형성되게 된 것이
다.
이 정신권 안에 또 다시 두 개의 돌발적인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 하나가 공동
사고(共同思考)의 출현이고 다른 하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이다. 이 공동
사고의 능력으로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구별되게 사회를 구성해서 비약적인 속도로
완전을 향해 변화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사회화 현상(Socialization)이라고 한
다.
그럼 그 다음에 오는 변화는 무엇인가? 샤르댕의 주장에 의하면 결론적으로 모
든 인간은 죽음을 통해서 부활하신 주님께로 간다는 것이다. 이를 그리스도화라고
한다.
이렇게 볼 때 죽음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고통스럽고 두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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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넘어 부활하신 주님께로 간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이는 가장 큰 희망이 되
는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적인 죽음의 이해는 낙관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예수 그
리스도가 변화하여 부활하신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 것처럼 인간에게도 꼭 같은
변화가 올 것이다. 죽음을 통해 궁극적으로 하나님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믿는 것이 기독교 신앙의 내용이고 희망인 것이다.
성서에서도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으라”(마가복음 4:23)고 한 것을 보면
부활의 선물은 누구에게나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죽음은 결코 공포의 대상으로 피하려고 하거나 잊어버리려고 할 것이 아니라, 이
는 인간이 피할 수 없이 당면하게 되는 존재론적인 과정임을 인식하고 오히려 신앙
적으로 대면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기독교는 죽음을 넘어서는 영원한 세계에
대한 희망을 갖는 부활의 종교이기 때문이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스위스 취리히대학 법학부 교수로서 부족한 것 없이 명성
을 얻고 살던 피터 놀(Peter Noll)박사가 어느날 갑자기 암이라는 선고를 받게 되었
다. 예고 없이 다가온 죽음이라는 현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또 한 번의
정밀 진단을 거쳐 그는 의사로부터 수술만 하면 얼마간의 생명 연장이 가능하다는
소식도 접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죽음을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동료
들의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죽음과 함께 살다가 죽음을 맞이했다. 그는
생명이 있는 동안 자신의 장례식에서 읽혀질 글을 준비해 놓고 갔다. 그는 위대한
철인도 성인도 아니었다. 평범한 목사의아들로 태어나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성실
하게 공부하며 살다 간 사람이기에 그의 삶과 죽음은 깊은 의미를 주고 있다. 그가
남긴 마지막 글은 이렇게 끝나고 있다.
“1981년 12월 19일. 나는 내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수없이
권고되었던 수술을 나는 끝내 거부했다. 이것은 어떤 영웅주의적 심리에서 나온 것
도 아니고 다만 이런 수술로 얼마간의 생명을 연장한다는 것이 나 자신의 사생관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다만 나에게 주어진 그 상황을 있는 그
대로 철저하게 거짓 없이 받아들이는 최선의 삶을 살고자 했던 것뿐이다. 얼마간의
생명 연장이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세상의 모든 것은 결코 영
원과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래 살려고 하는 나의 어떤 노력도 거부하려는 것이
나의 확신이었다. 이런 생각 속에서 내가 얻은 가장 분명한 확신은 사람이 자신의
삶 속에서 죽음을 깊이 생각하며 사는 것이 죽음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자기에게는
죽음이 없을 것처럼 살아가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은 뜻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진정으로 죽음과 사귀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이전에 생각했던 것
보다 시간이 짧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생각하면 슬픈 것이 사실이었지만 결코 절망
에 빠지지는 않았다. 실상 우리 모두는 죽게 된다는 사실을 깊이 생각하며 살아가
게 된다면 우리의 삶 속에서 보다 깊은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자유롭게 되는 것이다. 죽은 후에 영원한 세계가 있다는 것 때문만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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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우리 모두는 각기 홀로 죽는 것이고 누구도 나와 함께 죽을 수는 없다는 것이
다. 이런 죽음에 대한 생각도 비록 지난 한 달 동안의 고통과 아픔 속에서 배운 것
이기는 하지만 나의 삶을 더욱 풍요하게 만들어 준 계기가 된 것을 깨달았다. 이것
이 바로 예수께서 죽으시고 다시 부활하신 부활의 생명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죽음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와 함께 죽음에 직면한 사람들과 그 가족들을 돕는 일
을 위해 평생을 연구와 봉사에 바치고 간 퀴둘러 로스 박사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들만이 치명적인 병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아무런 이
유도 갖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가족들이 죽음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일깨워
주어야 한다. 우리가 함께 가정에서 모여 사는 매순간을 최서의 시간이 되도록 매
일 매일을 진실하게 살아야 한다. 주어진 우리의 삶을 성실하게 살았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추억이야 말로 우리가 자녀들에게 남겨 줄 최상의 선물이 되는 것이다.”
죽음의 현실적 이해와 함께 죽음에 대한 기독교적인 이해에 근거한 부활의 생명
을 나의 것으로 삼고 매일매일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정직한 삶이야 말로 죽음을 극
복하는 기독교인의 바람직한 삶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나의 삶이 이웃과 사회와 세계를 향한 봉사와 헌신의 삶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나만이 아닌 나와 너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영원한 삶을
지금 이 현실 속에서 체험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죽어야만 산다는 기독교의 역설적 진리를 인간 모두에게 주어지는 변할 수 없는
교훈인 것이다.
성서는 이렇게 증언하고 있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
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이르기까지
그 목숨을 보존할 것이다.” (요한복음 12:24~25)
결국 죽음을 오늘의 삶 속에서 살아가는 삶이야 말로 기독교인이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삶이며 이런 삶은 바로 죽음에 대한 기독교적인 바른 이해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삶과 죽음을 통해 인간의 죽음의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
결해 주셨다. 그는 하나님의 크신 뜻을 위해 자신을 십자가 위에서 희생하심으로
죽음을 극복한 부활의 생명으로 이 역사속에 영원히 살아 계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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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어도 살고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네가 이것을 믿느냐?” (요한복음 11:25~26)
시인 로버트 테스트는 이 역설적 진리를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있다.
언젠가 나의몸이 들것에 실려
삶과 죽음이 교차되고있는 병원 응급실에
도착될 때가 있을 것입니다.
나의 주치의가 마침내 나의 뇌는 기능을 정지했고
나의 생명은 끝났다고 선언할것입니다.
그때 나를 인공적인 방법으로 생명을 연장시키려고 하지말고
부디 나의 침상이 죽은 사람의 것이 되지말고
다른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풍성한 생명의 침상이
되게 해 주십시오.
한평생 한번도 통트는 아침을 보지 못하고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미소를 보지 못하고
사랑하는이의 빛나는 눈동자를 보지 못한 사람에게
나의 눈을 주십시오.
나의 피는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매는 젊은이에게 주어
그가 먼 훗날 손자들의 재롱을 볼 수 있게 해주시고
매주 혈액정화기에 의존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이에게
나의 신장을 주십시오.
나의 뼈와 근육과 신경은
다리가 불편한 아이를 걷게할 수 있는데
써 주십시오.
그리고 필요하다면 나의 뇌의 전체세포를 주어
한평생 한번도 말해보지못한 소년이
함성을 지를 수 있게 해 주고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던 소녀가
창가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남은 것은 모두 불태워 재가되게하여
들꽃이 무성하게 자라도록
바람에 날려보내 주십시오.
만일 당신이 꼭 매장할것이 있어야 한다면
나의 실수와 연약함, 그리고 동료들에게 가졌던
편견들을 묻어 주십시오.
나의 죄는 악마에게 보내고 나의 영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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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돌려보내 주십시오.
혹시 나를 기억하고 싶으시면
내가 했던 친절한 말과 행동만을
생각해주십시오.
이상의 모든 것들을 지켜주신다면
나는 영원히 살것입니다.
김기복 목사는 감리교 신학대학(학사), 미 워싱턴웨슬리 신학대학원(종교교육석사), 미
샌프란시스코 신학대학원(목회학박사)을 졸업하고, 1975년부터 1995년까지 20년 동안
연세의료원 원목실장과 그 후 4년 동안 연세대학교 교목실장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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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속의 죽음 죽음 속의 연극
이강백 (서울예술대학 교수)
연극은 죽음을 가장 많이 다룬 예술이다. 「오이디프스 왕」처럼 고귀한 영웅의
죽음을 다룬 연극도 있고, 「햄릿」처럼 번민과 회의에 가득찬 죽음의 연극도 있으
며, 「맥베드」처럼 권력의 욕망에 제물이 되는 연극이 있는가 하면, 「세일즈맨의
죽음」처럼 현대 사회를 살아보려고 애쓰다가 결국은 자살하는 연극도 있다.
연극 속의 죽음 형태는 너무나 다양하다. 마치 그것은 인간의 삶이 다양한 것과
같다. 이렇게 많고 많은 형태 중에 4가지를 골라 그 의미를 살펴보겠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최후의 유혹」
헨리크 솅키예비치 「쿠오 바디스」
판소리 「심청전」
최인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그리스 태생의 유명한 소설가이다. 「최후의 유혹」은 소설
인데, 영화로 만들어졌고 연극으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한국에도 상영되었다.
헨리크 솅키예비치는 폴란드 소설가로서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다. 「쿠오 바디스」
는 오페라, 연극, 영화로 만들어졌고, 영화는 한국에도 상영된 바 있다.
판소리 「심청전」은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친숙한 작품이
다.
최인훈의 희곡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는 바로 온달과 평강공주 설화를
소재로 쓴 것인데 극단 자유극장(김정옥 연출)이 1970년대 초 공연하였으며, 그후에
도 여러차례 공연된 연극이다.
이 4개 작품을 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인간은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자기가 살았던 삶이 옮았는
가. 아니면 다른 삶을 살았어야 낫지 않을까. 「최후의 유혹」은 십자가에 매달려
죽게 된 예수를 통해서 죽음이란 무엇인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즉, 인간의 죽음은
인간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인간에게 죽음이 없다면, 삶을 되돌아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여러 가지 가능성이 열려 있는 어린 시절로 되돌아
갈 수 있다면, 혹은 청년시절로 되돌아 가는 기회가 있다면, 더 나은 삶, 행복한 인
생을 살고 싶은 유혹이 엄청날 것이다. 단 한 번의 삶을 살고 죽어야 하는 인간에
게 죽음은 그 삶에 대한 긍정이냐 부정이냐 판가름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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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유혹」이 죽음에서 삶을 향해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이라면, 「심청전」
은 죽음 저 너머를 향한 인간의 시선이다. 심청은 눈 먼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제물로 팔려가서 인당수에 빠져 죽는다. 용왕이 심청은 눈 먼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제물로 팔려가서 인당수에 빠져 죽는다. 용왕이 심청을 되살려서
연꽃에 담아 떠오르게 하고, 바다의 연꽃을 기이하게 여긴 뱃사람들이 임금님께 그
연꽃을 바쳤고, 그래서 심청은 왕비가 되었으며, 대궐에서 큰 잔치를 벌려 전국의
맹인들을 초청하고, 심청은 아버지를 만났는데, 그때 아버지는 반가워하다가 눈을
뜬다 …… 이러한 「심청전」의 뒷부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이것은 죽
음을 맞이한 심청의 시선이 죽음 너머를 바라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죽음 저 너머에 천국이 있는지 없는지는 현실적 문제가 아니다. 즉 그것은 사실의
영역이 아니며, 객관적 증명의 세계도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죽음이 분명하
듯이, 죽음을 맞이한 인간의 시선이 죽음 저 너머를 바라본다는 것이다.
「쿠오바디스」는 인간이 어디에서 죽어야 하는가, 죽는 자리를 다루고 있다. 이
죽는 자리는 병원에서 죽느냐, 집에서 죽느냐, 공간의 의미가 아니다.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곳에서, 어느 때에, 어떻게 죽는 것이 가장 죽음답게 죽는 것이냐
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인간에게는 그런 포괄적 의미의 죽는 자리가 있다.
그런데 인간은 망설임, 두려움, 생에 대한 애착 등 여러 가지 이류로 그 죽는 자리
를 피하려고 한다. 그래서 엉뚱한 자리에서 죽는 인간이 많고 많다. 제대로 죽을 자
리에서 죽는다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쿠오바디스」의 베드로는 네로가 자행하는 기독교인 학살을 피해 로마로 떠난
다. 그런데 길에서 예수를 만난다. 베드로는 예수에게 묻는다. “쿠오 바디스 도미
네?”(주여, 어디로 가십니까?) 그러자 예수는 다시 한번 십자가를 지고 죽기 위하여
로마로 간다고 대답한다. 베드로가 그때 깨닫는 것은, 자신의 죽을 자리가 어디인지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이 자신의 죽을 자리를 알고 죽는 것과 모르고 죽는 것
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 죽을 자리에서의 죽음은 고통이 아니며 절망도 아니다. 오
히려 죽을 자리에서의 죽음은 기쁨과 희망으로 빛난다.
최인훈의 희곡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는 죽음에 대한 이해를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이 작품의 소재는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이다. 많은 극작가들이 이
흥미로운 설화를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었지만, 설화의 내용을 충실히 옮겼을 뿐 새
로운 해석을 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최인훈의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에 대한 새
로운 해석은 독특하면서도 탁월하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평강공주는 바보 온달을 남편으로 삼아 글도 가르치고 무술
도 가르친다. 바보 온달은 육체적 힘만 강했던 존재였는데, 정신적인 지식과 군인으
로서의 전략을 겸비하게 된다. 고구려의 장군이 된 온달은 신라군과 싸워 백전백승
한다. 그러다가 아깝게도 적군의 화살을 맞아 죽는다. 온달의 시체를 담은 관은 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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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달싹도 하지 않아서 평강공주의 치마를 덮어준 다음에야 움직일 수 있다.
최인훈은 온달의 죽음을 이렇게 해석한다. 즉, 온달은 죽음으로서 장군의 역할을
끝낸다. 그 역할은 온달 스스로 원했던 것이 아니다. 평강공주가 원해서 했던 역할
이다. 산과 들을 다니며 사냥꾼으로 자유롭게 살았던 온달로서는 그 역할이 부담스
러웠다. 하지만 온달은 사랑하는 평강공주를 위해서 그 역할을 감수했던 것이다.
온달의 죽음은 온달을 그 부담스러운 역할로부터 벗어나게 하며, 그 답답한 역할
때문에 하지 못했던 말 - 평강공주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
다. 그 사랑은 사냥꾼으로 처음 평강공주를 보았던 순간, 그 어떤 이유와 조건없이
생긴 순수한 사랑이다. 평강공주는 자신이 온달을 지극히 사랑한다고 믿었다. 그래
서 남편으로 맞이하였고, 글과 무술을 가르쳤으며, 장군으로 출세토록 온갖 정성과
노력을 했다. 하지만 그것은 온달을 사랑해서라기보다 온달의 역할을 사랑했기 때
문이다. 그것은 온달이 평강공주를 사랑한 것과 다른 사랑이다. 즉, 온달을 도구로
써 사랑한 것이다.
평강공주는 온달이 죽고서야 이 사실을 깨닫는다. 즉, 온달의 죽음을 통해서 온달
을 어떻게 사랑해야 올바른지 이해하게 된 것이다.
죽음은 인간에 대한 참된 이해를 하게 만든다. 자신의 사랑이 조건과 이유없는 사
랑이 아니라 욕망의 도구로써 역할을 부여하고, 그 역할을 사랑한 것이라는 뒤늦은
깨달음은 아버지의 장례식, 어머니의 장례식, 자식의 장례식에서 우리도 경험한다.
연극 속의 죽음은 클라이막스이다. 연극의 최정점인 것이다. 그 최정점에서 대전
환이 일어난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이 허위이며, 선인줄 알았던 것이 악이
라는 엄청난 역전이 일어나는 것이다. 진실과 허위가 뒤바뀌고, 선과 악이 그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 슬픔이 기쁨이 되고, 순간이 영원으로 바뀐다. 이러한 파라독스는
죽음에 의해 일어난다. 죽음이 없는 연극은 클라이막스가 없는 연극, 다시 말해 연
극이 아닌 것이다.
이것을 또 다시 말하면, 죽음 속에 연극이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인간은 누구
나 죽는다. 죽지 않는 인간은 없다. 죽는 순간, 그 짧은 순간에 자신의 인생이 눈
앞에 펼쳐진다. 마치 스크린에 영화가 비춰지듯이, 죽음에 삶이 비춰지는 것이다.
인간은 죽으면서, 스크린 너머로 시선을 보낸다. 죽음 저쪽을 보는 것은 인간 뿐이
다. 자기가 죽을 자리에 죽는 인간은 행복하다. 그 죽음은 아무리 비참해도 영광스
럽다. 죽음은 오해를 불식시키고 이해하게 한다. 살아있을 때 오해받던 인간이 죽고
나서 이해 받는다.
이러한 죽음의 파라독스는 그 어떤 평범한 인간도 매우 주목할 극적인 존재가 되
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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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니코스 카잔차키스 「최후의 유혹」
그리스도의 생애에서는 모든 순간이 갈등이요 승리이다. 그는 단순한 인간적 쾌
락들이 지닌 저항할 수 없는 유혹을 정복했고, 그는 끊임없이 육체를 영혼으로 성
변(星變)시키는 유혹들의 정복을 통해 승화했다. 골고다의 정상에 오름으로써 그는
십자가에 올랐다.
하지만 거기에서도 그의 투쟁은 끝나지를 않았다. 유혹이, 최후의 유혹이 십자
가 꼭대기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십자가에 매달린 이의 희미해진 눈앞에 순간
적인 섬광을 타고 악한 자의 혼령이 평화롭고 행복한 삶의 거짓된 환상을 펼쳐 보
여 주었다. 그리스도는 그가 사람들이 걷는 평탄하고도 편한 길을 따라왔다는 상상
을 했다. 그는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두었었다. 사람들은 그를 사랑하고 존경했다.
이제 노인이 된 그는 집의 문간에 나와 앉아서, 젊은 시절에 그가 품었던 열망들을
회상하고는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인간들의 길을 선택했다는 것이 그에게는
얼마나 현명하고 화려한 행동이었던가! 세상 사람들을 구원하려고 했다니, 그 얼마
나 미친 짓이었나! 고난과 아픔과 십자가를 면했다는 이 벅찬 기쁨!
마지막 몇 순간에 섬광처럼 짤막한 순간에 찾아와서 구세주를 괴롭혔던 최후의
유혹은 이것이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리스도는 세차게 머리를 저었고 눈을 떴고, 그리고 깨달았
다. 아니다, 그는 배반하지 않았으니, 신에게 영광 있을지어다! 그는 낙오자가 아니
었다. 그는 주님이 그에게 맡긴 사명을 완수했다. 그는 결혼하지 않았고 행복한 삶
도 살지 않았다. 그는 희생의 정상에 이르렀으니, 그는 십자가에 못박힌 것이다.
판소리 「심청전」
등잔불 밝혀놓고 아비 얼굴 바라보며 아비 신세 생각하니 내일부터 촌중걸인(村
中乞人) 저정경이 어찌될꼬.
내가 처음 없었더면 다니기에 길이 익고, 얻어먹기 투(套)가 나서 아무 염려 없
을 것을 근래 6,7년에 출입이 없었으니, 다리에 힘이 없고 길 겨누기 가늠 놓아 평
지낙상(落傷)종종할 재 자식 없는 저 봉사를 누가 일으키어 줄꼬.
아비가 천명으로 세상을 버린대도 오내분붕(五內分崩) 이 설움이 측량이 없을
텐데, 눈 못 보고 산 아비를 버리고 가자느냐, 웬 년이 팔자로서 날 낳은 어미 얼굴
보아도 모를 테요, 날 기른 아비 덕을 못 갚고 죽자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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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움이 탱중(撑中)하여 울기나 하자 한들 아비가 잠을 깰까 울지도 못하고 눈물
만 흘리더니 멀리 새벽닭 울어 날이 점점 새는구나.
문을 열고 급히 나가 물을 긷고 쌀을 씻어 아칩밥 정히 지어 반찬을 장만하여
아비 앞에 상드리고, 상머리에 마주 앉아 반찬을 가리키며,
“이것이 고기요, 이것은 자반이요, 반찬 있사오니 진지 많이 잡수시오.”
심봉사는 아무 명색도 모르고,
“얘, 오늘 아침 반찬이 매우 좋다. 저 건너 장 승상댁 제사를 지냈느냐.”
“아니오. 집에서 장만하였소.”
“야, 과타. 빌어먹던 사람이 이렇게 잘 먹으면 손복(損福)하여 죽으리오. 웬놈의
팔자로서 너의 모친 살았을 제는 그 바느질품 판 것으로 잘 먹고 지내더니 이번은
네 바느질품 판 것으로 이렇게 잘먹으니 부끄러워하겠느냐. 이번은 이리 말고, 바느
질 삯을 모아 신혼 의복 장만하라. 사위 꼴 어서 보자.”
헨리크 솅키예비치 「쿠오바디스」
이튿날 동이 틀 무렵에 캄파니아 들판을 향해 두 명의 검은 그림자가 아피아가
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한 사람은 나자루스이고 다른 한 사람은 사도 베드로였다.
그는 로마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같은 신자들을 남겨 두고 떠나가고 있는 중이었
다.
동쪽 하늘은 지평선 위에서 연한 푸른빛을 띠고 있었는데, 점차 밝은 사프란빛
으로 짙어져가고 있었다. 은빛의 나뭇잎과 흰 대리석의 별장과 들판을 가르질러 로
마 쪽으로 뻗어 있는 아치 모양의 수로가 어둠 속에서 어렴풋이 드러나 보였다. 하
늘은 황금빛으로 물들면서 점파 밝아 오고 있었다. 이윽고 동쪽이 장밋빛으로 물들
며 알바누스의 산들은 마치 빛 그 자체처럼 말 할 수 없이 신비스러운 백합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아침 햇빛을 받아 나뭇잎의 이슬이 반짝였다. 안개가 걷히면서 들판 위에 산재
해 있는 집과 무덤과 마을과 숲 그리고 그 사이에 희게 보이는 신전의 기둥들이 뚜
렷하게 보였다. 길에는 통행인이 없었다. 도시로 채소를 운반하는 농부들도 아직 마
차에 말을 메지 않는 듯싶었다. 깊은 산기슭에까지 돌로 깔려 있었다. 두 사람의 순
례지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닥이 나무로 된 신발이 돌에 부딪쳐서 주위의 고요를
깨뜨리고 또닥또닥 소리를 냈다. 드디어 태양이 언덕 위로 떠올랐다. 그러자 이상스
러운 광경이 사도의 눈에 비쳤다. 커다란 황금빛 테두리가 하늘 위로 떠올랐다. 그
러자 이상스러운 광경이 사도의 눈에 비쳤다. 커다란 황금빛 테두리가 하늘 위로
오르지 않고 언덕 꼭대기에서 내려오며 이 쪽으로 다가오는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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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는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저 밝은 빛이 보이는가?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 같은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하고 나자루스는 대답했다.
그러자 사도는 한 손으로 눈을 가리며 말했다.
“누군가가 햇빛을 등지고 이 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귀에는 희미한 발소리조차도 들려 오지 않았다. 주위는 물을 끼
얹은 듯이 조용했다. 나자루스에게 보인 것은 마치 멀리서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흔들리고 있는 듯이 떨고 있는 나뭇잎뿐이었다. 햇빛은 들판 위로 차
츰 퍼져나갔다.
베드로의 손에서 지팡이가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입을 벌린 채 앞을 바라
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놀람과 희열과 황홀한 빛이 떠올랐다.
갑자기 그는 두 손을 쳐들고 무릎을 꿇었다. 그의 입에서는 쥐어짜는 듯한 외침
소리가 터져나왔다.
“오, 그리스도여, 그리스도여!”
그는 누군가의 발에 입을 맞추기라도 하듯 땅에 엎드렸다. 긴 침묵이 계속되었
다. 이윽고 늙은 사도가 흐느끼는 소리로 말했다.
“쿠오 바디스, 도미네(라틴 어,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의 뜻)?”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나자루스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베드로의 귀에는
온화하고 슬픈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나의 어린양들을 버린다면 나는 로마로 가서 다시 한번 십자가에 못 박
히리라.”
사도는 꼼짝도 하지 않고 한마디 말도 없이 얼굴을 먼지 속에 묻은 채 땅바닥
에 엎드려 있었다. 나자루스는 사도가 기절했거나 죽은 사람처럼 보였다. 드디어 몸
을 일으킨 베드로는 떨리는 손으로 순례의 지팡이를 집어들고 아무 말 없이 일곱
언덕이 있는 로마 쪽으로 되돌아섰다.
소년은 이것을 보자 메아리처럼 사도의 말을 되풀이했다.
“쿠오 바디스, 도미네?”
“로마로 가자.”하고 사도는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그리하여 그는 로마로 되돌아
왔다.
최인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
공주 이번 싸움에 이기고 돌아오시면 대장군이 되셔야지. 벌써 됐어야 할 것을……
그때마다 이러쿵저러쿵하던 무리들도 이번 승전에는 반대할 구실이 없을 테지.
장군을 멀리 보내려고 하지만 그건 안 돼. 장군은 이 몸 가까이, 늘 이 몸 가
까이서 이 몸을 지켜주어야지. 내가 그날 장군을 뵈었던 그날부터 장군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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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방패쵸, 이 몸의 울타리였지. 비록 용맹하다고는 하나 산속에서 짐승들의
왕으로 평생을 마치었을 장군을 대고구려의 장군까지 밀어온 것이 이 몸인
데…… 아니, 나도 할 만큼 한 것이지. 어느 여염집 아낙네가 나만큼 일을 했
으랴. 장군과 함께 걸어온 이 길에서 나는 어떤 반대자들이건 사정없이 물리쳐
왔다. 앞으로도 내 길을 막는 자는 용서치 않으리라. 그런데 (귀를 기울이며)
아직 날은 밝지 않고, 싸움터에서 오는 파발마도 이르지 않았겠고…… 이상스
럽게 마음이 설레는군
온달의 등장. 갑옷을 입고 투구는 벗었다. 온몸에 낭자한 피.(적절한 조명과 분
장으로 유명을 달리한 온달의 모습을 강조)
공주 오, 장군(달려간다)
온달 (손을 들어 막으며) 가까이 오지 마시오
공주 (멈춰 선다) 장군
온달 가까이 오지 마시오
공주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온달 나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오
공주 (경악하며) 오!
온달 공주, 이번 싸움에 나는 기필코 이기려 하였소. 나는 싸웠소. 그리고 이겼소
공주 그러나 장군께서……
온달 나를 죽인 것은 신라 군사가 아니오
공주 그것이 웬 말입니까?
온달 나를 죽인 것은 고구려 사람이오
공주 내 편이……
온달 그렇소. 우리 사람이 나를 죽였소
공주 그놈이. 으흐. 누굽니까?
온달 그 일은 급하지 않소. 공주, 내가 여기 온 것은 당신에게 작별을 고하기 위함
이요
공주 하느님, 이것이 꿈입니까?
온달 꿈이 아니오. 공주 내 말을 잘 들으시오. 장수가 싸움에서 죽는 것은 마땅한
일. 비록 내 편의 흉계에 죽음을 당했을망정 나는 상관없소. 공주, 당신을 이
세상에 두고 가는 것이 내 한이오. 내가 없는 궁성에 의지 없을 당신을 생각하
면 차마 내 어찌 저승길의 걸음을 옮기리까. 공주, 이 몸에게 베푸신 크낙한
은혜 티끌만큼도 갚지 못하고 가는 이 사람은 죽어도 죽지 못하겠습니다. 십
년전 그날, 이 몸이 하늘을 보던 그날, 당신이 내 오막살이에 오신 날, 이 몸은
당신의 꽃다운 얼굴에 눈멀고 당신의 목소리에 눈멀었습니다. 당신은 그 전 날
밤에 내게 오셨습니다. 산에서 동굴에서 지낸 하룻밤에 당신은 나와 더불어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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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을 맹세하셨습니다. 그날, 당신께서 내 앞에서 갓을 벗어보이셨을 때 나는
알아보았습니다. 당신이 내 하늘인 것을 알아 보았습니다. 벙어리된 이 몸은
당신의 망극한 말씀을 들으면서도 벙어리된 입을 놀릴 수 없었습니다. 당신은
이후 내 하늘이었습니다. 산짐승과 더불어 살던 이 몸에게 사람 세상의 온갖
지혜를 가르치신 당신, 창으로 곰을 잡듯, 덫으로 이리를 잡듯, 적의 군사를 잡
는 것은 쉬운 일이었습니다. 당신을 위해서 나는 싸웠습니다. 당신의 기쁨을
위해서 신라와 백제의 성과 장수들을 나는 취하였습니다. 싸움터의 길은 내가
짐승들을 쫓던 그 길보다 더는 험하지 않았습니다. 설사 천배나 그 길이 험하
였기로서니 나에게 그것이 무슨 두려움이었겠습니까. 이 천한 몸에게 주어진
영광도 오직 공주를 위한 방패라 생각하고 나는 두려운 줄도 몰랐습니다. 공
주, 고구려 평양성의 인심은 무섭더이다. 이 몸은 산에서 활을 쏘고 창으로 끼
니를 얻던 그때처럼 편한 마음을 한시를 가지지 못하였습니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인 평양성에서 나는 눈멀고 귀먹은 짐승이었습니다. 나는
보지도 듣지도 않았습니다. 무엇을 들어야 할 이치가 있었을까요? 숱한 사람들
이 나에게 말했습니다. 공주 당신께서 하시는 이야기를 다 들어서는 안 된다
고. 온달은 나라의 부마이고 나라의 장군이라고…… 그러나 다 이 몸에게는 부
질없는 말들. 공주, 당신이 나의 고구려였습니다. 고구려, 그것은 당신이었습니
다. 덕이 높으신 왕자의 말씀도 내 귀는 듣지 못하였습니다. 그분들은 모두 다
른 고구려를 섬기는 어른들인 것을 나는 알게 되었지만 지금까지도 이 몸과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지금 나는 당신에게서 떠납니다. 나는 두렵습니다. 당신 말
고 다른 고구려를 섬기는 사람들이 당신을 해칠 일이, 공주……
공주 장군(가까이 다가선다)
온달 (다가서다가) 안 됩니다 (손을 들어 막으면서 한 발 물러선다)
공주 가지 마시오. 장군
온달 이윽고 새벽이 되겠으니, 죽은 자는 제 몸이 있는 곳을 찾아가야지요 (이때
새벽 종소리)
공주 장군. 장군을 해친 자가 누구입니까?
온달 머리에, 머리에 상처가 있는 장수. 잠든 나를 찌른 그 자를 내가 칼로 쳤소.(뒷
걸음질로 물러간다)
공주 장군 이름을, 그자의 이름을……
온달 (고개를 젓는다)공주, 어머니를 어머니를 (사라진다)
공주 아아 장군……
공주 (허공을 보면서) 장군께서, 장군께서……
시녀1 공주님
시녀2 꿈을 꾸셨습니까?
시녀3 공주님
공주 (정신을 차리고) 오, 너희들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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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백 교수는 극작가로서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다섯”이 당선됨으
로써 등단하였다. 1982년에서 1990년까지 크리스찬아카데미 문화부장을 지냈고, 1990
년에서 1997년까지는 동아연극상 심사위원을 맡았다. 한편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강
사, 중앙대학교 대학원 강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강사, 객원교수 등을 지내고,
2003년부터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교수로 재임 중이다. 또한 1983년 한국희곡문학상,
1985년 베네수엘라 제3세계 희곡경연대회 특별상, 1986년 대한민국문학상, 1996년 대
산문학상 수상, 1998년 우경문화상과 서울연극제 희곡상을 수상하였고, 2009년 옥관문
화훈장을 받았다. 이강백 극작가는 우화와 비유로 충만한 비사실주의 작품을 주로 써서
‘알레고리의 작가’라는 별명이 붙었으며, 작품 세계는 인간의 실존적 고뇌를 정교한 논
리로 구성한 것이 특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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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죽음을 대하는 의료진의 소통기법
이승희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최근 들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의료진과 환자간의 소통의 중요성이 심
도 있게 강조되고 있다. 의료를 행함에 있어서 환자 중심의 소통과 진료를 해야 한
다는 움직임이 생기면서, 환자들이 자신의 질병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는 감정이나
의견을 의료진에게 잘 표현하면 할수록 환자의 만족도뿐만 아니라 치료과정의 순응
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과 더불어 의료진이 환자
의 생각과 의견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고, 또 환자의 말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소통의 중요성은 일반 진료에서뿐만 아니라, 죽음을 앞두고 있거나 죽
음을 생각해야만 하는 환자와 환자가족을 대하는 경우에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의료
진이 환자와 환자가족을 대할 때 어떠한 말로 죽음에 임박해 있음을 알리는지, 어
떠한 소통과정을 통해 여러 가지 치료방법의 선택을 보다 갈등 없이 이루어낼 수
있는지, 또 상황에 따라서는 연명 치료와 관련된 이야기를 어떻게 접근하고 시작하
는지 등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말기 암환자처럼 중대한 질병으
로 죽음에 이르게 되는 환자에게는 의료진의 소통방법과 기술이 환자의 얼마 남지
않은 고통스러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효과적인 소통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은 의료진과 환자
및 환자가족 상호간의 이해와 신뢰라 할 수 있다. 환자가 죽음에 임박해 있다는 것
은, 직접 그 현실을 경험하는 환자와 옆에서 그 과정을 지켜보며 돌보아야 하는 환
자가족뿐만 아니라, 죽음과 관련된 전문적 의견과 진단을 내려야만 하는 의료진에
게 있어서도 극히 민감하고 괴로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환자가 자신의 질병과 죽
음에 대해 어떤 생각과 감정을 지니고 있는지, 환자가족들 사이에서 환자의 생각에
대한 갈등이나 어려움은 없는지 등의 여러 문제에 대해 의료진이 한 인간으로서 이
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의사소통에 있어서 일차적인 측면이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의료진이 환자와 환자가족의 심경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공
감한다 하더라도, 이는 실제 환자와 환자가족을 대할 때 생기는 소통의 과정과는
별개일 수 있다. 질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 등의 여러 복잡한 감정, 생존해
가는 동안 발생되는 간단치 않은 문제들, 그리고 여러 이해관계가 얽힐 수 있는 환
자와 환자가족의 상황 등을 고려한다면, 의사가 죽음에 대한 전문적 소견을 이야기
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도 상호간에 괴로움을 더할 수 있으며, 또한 그러한 소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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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에서 직간접적으로 표출되는 여러 문제에 대해 의료진이 곧바로 대응한다는 것이
때로는 불가능할 수도 있다. 모두가 회피하고 싶고 겉으로 드러내놓고 말하기 어려
운 죽음에 관해 대화한다는 것은 단순한 이해의 문제를 넘어서는 일이다. 결국 의
료진은 환자나 환자가족을 대할 때에 환자에게 남아있는 선택의 여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연명치료를 논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이에 대한 결정을 어떠
한 말을 통해 이끌어내야 할지 등을 순간순간 생각해야 하며, 동시에 그 즉시 말로
써 대응해야만 하는 현실적 문제에 부닥치게 되는 것이다.
환자의 죽음을 대하는 의료진의 소통기법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적지 않게 이
루어져왔다. 죽음에 임박한 환자의 감정이나 생각, 남아있는 삶과 죽음의 과정 및
진료와의 관련성에 대하여는 대부분 설문지나 인터뷰의 형식을 통해 환자 자신의
인식체계를 밝혀왔다. 이러한 연구는 환자들이 겪어나가야만 하는 죽음이라는 과정
과 환자가족간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을 지니지만, 이는 의료진
이 실제 환자들과 소통하는 순간에 어떤 말을 하는 것이 더 좋은지, 그 문제에 대
한 현실적인 해결책이나 소통방법을 이해하는 것과는 구별되고 있다.
실제로 이루어지는 대화를 분석해보면, 그 대화에 참여했던 의사나 환자라 할지라
도 상호간의 실제적 대화내용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대화하면서 상대방에게서 받은 인상이나 생각이 실제로 이루어진
소통방법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게 되며, 왜 자신
들이 대화하면서 그런 생각을 하였는지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의료진과 환자의 소통과정이나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서 그들의 생각이나 경험을 이
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진행된 의료 대화를 심도 있게 분석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상의 소통을 연구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대화분석이라는 방법론을 이용
한 연구에서는 실시간 발생하는 의료진과 환자와의 대화를 있는 그대로 분석한다.
진료를 직접 오디오나 비디오로 녹음하여 분석하는데, 이는 특정 대화에서 나타나
는 의료진이나 환자의 상호 이해와 갈등, 그리고 그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여러 대화에 걸쳐 이런 문제를 분석 연구함으로써 반복적으로 사용되
는 보편적인 소통방법을 파악하며, 보다 효과적인 소통기법을 찾아낸다. 이를 통해
의료진이 환자와 환자가족을 대하면서 순간순간 발생하는 소통상의 문제나 어려움
을 해결할 수 있는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대화분석이라는 방법론이 그리 널리 사용되지 않지만, 그 인지도와 가치에 대
한 긍정적 반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환자가 죽음에 임박하여 치료가 더 이상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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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은 환자 측과의 실제 대화에서 어떠한 말을 통해 이런 사실에 접근하고 소통
의 어려움을 완화시킬 수 있는가? 또 보다 효과적인 소통방법으로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우리나라에서는 의료진과 환자의 대화를 직접 녹음하여 분석한 체계적 연
구는 별로 많지 않다. 죽음에 임박한 환자와의 소통에 대화분석을 이용한 연구는
현재까지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유럽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대부분 말기 암환
자나 에이즈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연구는 특히 통증
완화치료로 전환하려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의료진과 환자의 대화를 주된 자료로 삼
고 있는데, 많은 경우 진료실에 함께 있던 환자가족들도 의료진과의 대화에 참여하
고 있다.
말기환자 진료에서 의료진이 사용하는 여러 소통기법을 종합해보면, 우선 의사가
먼저 환자에게 죽음이 임박해있다는 사실을 직접 알리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 방법
이다. 대부분의 경우 환자나 환자가족이 의사의 견해를 재차 물어보며 반박하거나,
또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으면서 그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하는 거부감을 표
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통상의 문제는 죽음을 앞둔 환자의 심리반응과도 연관
된다. 자신의 임박한 죽음을 알게 된 환자는 보통 처음에는 그 사실을 부정하고 다
가오는 죽음에 대해 분노하게 된다. 그 다음에는 의사에게 살려달라는 타협을 시도
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함을 인지하고 우울의 시기를 거치기도 한다. 임박한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기까지 이렇게 여러 과정을 거치게 되는 환자의 심리반응을
염두에 둔다면, 환자의 죽음에 대해 의사가 단도직입적으로 접근하는 소통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의료진이 말하기에 앞서 환자와 환자가족의 입장에 대해 묻고,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환자 측으로부터 먼저 이끌어내어 그 맥락에서 죽음이나 연명치료
에 대한 대화가 형성되도록 하면, 상호 소통상의 문제가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즉,
환자 측에서 먼저 죽음에 대한 이해와 생각을 말하도록 하고, 이에 대한 이야기가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진행된 상황에서 의사가 죽음이 임박한 사실이나 연명치료
등에 대한 설명을 하면 환자 측의 거부감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환자나 환자가족 측으로부터 먼저 죽음에 관련된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단계적 질문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즉, 환자 측에 한 두 번의 질문을 통
해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아주 일반적인 질문으로부터 시작하여 한 단계 한 단계
씩 점차적으로 죽음과 관련된 질문으로 좁혀가면서 환자나 환자가족의 생각과 감정
및 의견 등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처음에는 의사가 극히 일반적인 질문을 하여 환자나 환자가
족이 말하고 싶은 것을 아무것이나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아픈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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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어떤지, 기분은 어떤지에 대해 묻는 등 일상적인 질문을 한다. 이에 대해 환자나
환자가족은 피상적으로 대답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언급하기
도 한다. 이러한 질문을 한 후에는 질병이나 두려움, 죽음과 관련된 주제에 대한 일
반적인 이야기를 환자나 그 가족으로부터 이끌어내도록 한다. 예를 들어 입원한 환
자였다면 퇴원하는 것이 어떠할지, 집에서 갑자기 아프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물어볼 수 있는데, 이즈음에서는 보통 환자나 환자가족이 질병의 심각성이나 죽음
과 관련된 이야기를 어느 정도 진지하게 개진하게 된다.
그리고 나면, 보다 구체적으로 환자의 두려움이나 죽음의 임박과 관련된 사실에
대해 특정한 질문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환자나 환자가족들이 병이 어떤 상태인
지를 아는지, 어떻게 그 질병이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를 예측
할 수 있는지 등의 질문을 한다. 이런 질문을 하는 경우 환자 측에서는 보통 연명
치료나 죽음의 임박함에 관련된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필
요에 따라 이러한 상황에서 무의미한 치료를 중단한다면 어떨 것인지를 가정하면서
질문할 수 있다. 이때 치료를 중단하겠다고 말하며 단정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아니
라,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어떨 것인지를 가정적으로 물어보아 그런 상황에 대한 환
자와 환자가족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염두에 둘 것은 이러
한 서너 단계를 거치는 동안 각 단계마다 하나의 질문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별
로 두 서너 개의 여러 질문을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단계적인 질문을 사용하면 점차적으로 환자 측의 구체적인 생각과 감정을
이끌어내게 되며, 의사가 전문적 소견을 전달하거나 환자의 상태를 설명할 때에 큰
무리 없이 소통할 수 있다. 환자와 환자가족의 입장에서 본다면, 대화의 맥락이 임
박한 죽음이나 연명치료와 같은 주제로 점차 좁혀져 나가기 때문에, 대화하는 동안
그 문제에 대한 준비가 서서히 이루어지는 것이다. 단계적인 대화의 과정을 거쳐
환자와 환자가족은 임박한 죽음을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알고 생각할 수 있게 되
며, 따라서 의사가 이와 관련된 설명과 이야기를 진행하더라도 그에 대한 거부감이
나 충격이 줄어든다. 그리고 의사의 말을 보다 잘 이해하고 무리 없이 수용하게 된
다.
의료진의 입장에서 본다면, 단계적 질문을 사용할 경우 죽음이나 연명치료에 대한
사실을 알리기에 앞서 환자 측의 관점이나 생각, 감정, 갈등 관계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후에 환자와 환자가족의 상황에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다. 이때 환
자나 환자가족이 먼저 했던 말을 이용하거나 의사가 이해한 부분을 언급하면서 이
야기하면, 환자의 말을 듣고 이해하였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환자와 환자가족과
보다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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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단계적 질문을 사용하는 의료진의 소통기법은 죽음에 임박한 환자를 대하
는 여러 상황에 걸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데, 대부분 소통상의 긍정적인 효과를 지
닌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진료자료
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또한 실
제 우리 상황에 적용하는 데에도 무리가 따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
진이 환자 본인보다는 환자가족과 대화하여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문화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환자 본인과 대화할 때와 환자가족과 대화할 때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
지도 파악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죽음이 임박한 환자와 환자가족과 대화를 함에 있어서는 감정표현
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므로 의료진은 환자 측의 감정을 파악하고 적
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환자나 환자가족의 감정표현은 직접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말로 나타나기보다는, 감기에 자주 걸린다거나 하는 등의 말을 통
해 간접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화중에 눈을 감는다든지, 말을 자주
끊었다가 다시 한다든지, 의사를 쳐다보다가 쳐다보지 않는다든지 등의 비언어적인
행동을 통해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의료진이 이를 재빨리 이해하고 파
악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다. 이와 같은 환자의 감정표현 역시 문화적 특성이 그
대로 반영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실제 진료대화를 바탕으로 한 연구가 진행
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본다면, 외국의 사례와 소통기법만을 아
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외국, 특히 서구 여러 나라에서 나타
나는 의료진의 소통방법은 우리에게 그러한 연구의 중요성과 효용성을 일깨워주는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지금껏 행해진 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실제 진료대화를 자료
로 이용한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특히 요즘과 같은 고
령화, 세계화 시대에 있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에서만 죽음을 맞는 것이 아니
라 미국을 포함한 여러 다른 나라에서도 죽음을 맞는다. 우리나라 의료진과 환자
및 환자가족이 죽음이나 연명치료에 대해 실제로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 또 그러
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소통상의 어려움은 어떠한 것이 있는
지, 그리고 이와 관련된 제반 갈등은 어떻게 완화할 수 있는지 등의 문제를 연구하
는 것은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매우 시급하고 필요한 과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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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교수는 미국 UCLA에서 대화분석을 전공하여 응용언어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
고, 그 후 미국 UCSF 의대 소속인 Center for AIDS Presentation Srudies에서
Associate Specialist로 있으면서 HIV/AIDS 상담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 관행 및 구
조를 연구하였다. 현재는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된 연
구 분야는 보건 및 의료대화로써, 3차 의료기관에서의 커뮤니케이션과 HIV 테스트 및
상담에 있어서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 논문이 여러 국제저널에 출판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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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이하는 죽음에서의 ‘나의 의견’의 법적 실천과정
정영철 (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교수)
Ⅰ. 들어가며
현대의학의 비약적인 발전은 우리의 삶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놓았다.
이로 인해 기대수명은 예전보다 훨씬 늘어났으며, 비약적인 삶의 질의 향상도 아울
러 찾아왔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이른바 ‘죽음유예현상’이라는 재앙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죽음유예현상은 ‘죽음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이전에는 ‘어떻
게 해야 잘 사나?’라는 물음에 이어 ‘어떻게 하면 죽지 않을까?’하는 것이 삶 및 죽
음과 관련한 자연스러운 문제였다. 그러나 이제는 ‘어떻게 해야 잘 사나?’에 ‘어떻게
해야 잘 죽나’하는 문제가 스며들었다. ‘어떻게 해야 잘 죽나?’하는 것이 삶을 살면
서 직면해야 하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삶의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미리 죽음을 대비해 놓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불행하게도 ‘어떻
게 해야 잘 죽나?’라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리 바람직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삶의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결국 본인 자신이
어야 하고 사전에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소위 ‘세브란스 김할머니 사건’에서 대법원도 노화로 인해 장기들이 더 이
상 기능하지 못하거나,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한 질병의 말기에 이르렀을 때, 치료
여부 및 치료 내용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사람은 바로 “죽음에 임박한 본인”이라
고 판결하였다.
그러나 사람이 죽음에 임박한 상태에서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또는 약물치료 등
으로 의식이 없거나 명료하지 않아 대개는 자신의 의사를 충분하게 표시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당하는 죽
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사전에 죽음을 앞두고 발생하는
많은 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다.
지금 의학적 결정에 관한 의사결정능력이 있을 때 자신의 의사표시를 미리 해
두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한 자기의 의사를 가족들에게도 알려 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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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이렇게 죽음에 임박한
상황을 대비하여 생명의 연장 및 특정치료여부에 대해 자신의 의사를 서면으로 미
리 표시한 공적 문서를 “사전의료의향서(事前醫療意向書, Advance Medical
Directives)”라고 한다. 이러한 사전의료의향서 내지는 사전의료지시서는 선진외국에
서는 "사전의료계획(Advance Care Plans)“의 한 부분으로 건강할 때 미리 작성하도
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관련 법률이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하여 사전의료의향서가 법의 영역이 아닌 개인의 도덕이나 윤리의 영
역에만 머문다면 그것은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별로 유용한 해결책이 되지
못할 것이다. 사전의료의향서도 결국은 법의 테두리 내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
므로 법적인 실천과정에 편입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Ⅱ. 사전의료의향서의 법적 구체화문제
1. 작성주체와 작성시기의 문제
사전의료의향서는 사람이 죽음에 임박하여 자기 자신에 대한 의료인의 치료여부
및 방법에 대해 자신의 합리적 의사결정과 이의 표현이 불가능할 때를 대비하여 본
인이 미리 작성한 서면진술서를 말한다. 이러한 개념정의에서 사전의료의향서는 본
인이 자기의사에 기초하여 작성하여야 한다는 것이 도출된다.
민법상 법률행위 중 재산상의 행위에는 일반적으로 대리가 허용되지만 혼인이나
유언과 같은 본인의 의사결정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법률행위나 의사표시에서
는 대리는 허용되지 않는다. 사전의료의향서도 결국은 일종의 유언과 유사한 행위2)
이므로 대리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본인이 의식이 명료하나 서면진술서를
작성할 수 없는 신체적 장애사유가 있는 경우에 구술하여 대신 작성하는 경우에도
대리로 볼 것이 아니라 사자(使者)로 보아야 할 것이다.
사전의료의향서도 민법상 법률행위의 일종이므로 원칙적으로 이의 작성에는 의
사능력과 행위능력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사전의료의향서를 유언과 동일시할 수는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유언에 관한 의사능력의 규정(민법 제1061조)은 적용되지 않는
다. 따라서 유언은 의사능력이 있는 17세 이상이면 누구나 단독으로 유언할 수 있
2) 물론 이것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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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나 사전의료의향서는 원칙적으로 의사능력과 행위능력을 가진 20세 이상 성인만
이 작성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관련 법률이나 판례가
없는 관계로 민법상의 일반원칙만을 언급하고 있으나 사전의료의향서도 유언의 규
정을 준용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향후 입법과정에서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사전의료의향서의 효력발생이 사망의 시기에 임박했을 때이므로 이 시기 전까지
는 본인의 의견에 따라 언제든지 사전의료의향서를 변경 또는 철회할 수 있다. 그
러므로 사전의료의향서의 내용과 다른 사항을 본인이 의료인에게 직접 요구할 수
있다. 또한 본인이 아예 사전의료의향서의 내용을 완전히 무효 또는 취소할 수도
있다.
2. 범위의 문제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했다면 원칙적으로 기재된 내용대로 효력이 발생한다. 의
료인과 가족은 사전의료의향서에 나타난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여 치료하여야 하며,
이를 변경 또는 왜곡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문제는 사전의료의향서를 통해 생명유지 장치 및 특정 치료를 거부한다
면, 다른 치료들도 모두 받지 못하는가이다. 사전의료의향서를 통해 특정 치료에 대
한 거부의사를 표시하더라도 청결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각종 서비스는 물론,
수분 및 영양 공급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만약 의사가 완화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완화치료도 받을 수 있다.
3. 효력의 문제
사전의료의향서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보다도 법적 효력의 문제일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현재 사전의료의향서를 규율하는 관련 법률은 없는 실정이다.
다만 이와 관련하여 하나의 시사점을 주는 판례가 있는데 이른바 ‘세브란스 김할머
니 사건’에서 대법원이 판시한 내용이 그것이다.
2009년에 대법원은 의학적 치료에 관한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환자의 연명치료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합리적인 치료중단 의사(意思)”가 사전에 있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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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하였다(대판 2009. 5. 21, 2009다17417). 다시 말해 자기 자신에 대한 치료여부에
관해 미리 의견을 밝혀두면 그 효력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우리 민법을 관통하는
사적자치(私的自治)의 원칙상 자기 자신의 의사는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
다.
이것은 우리 헌법 제10조에서 파생되는 자기결정권의 법리와도 부합한다. 인간
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은 자기의 문제에 대하여 자신의 고유한 가치
관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을 때만이 실현될 수 있다. 따라서 자기결정권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의 실현을 위한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으로서 최
대한 보장되어야 함은 자명하다. 자신이 생전에 의료인의 치료여부 및 치료방법 등
에 관하여 명확하게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 이것은 자기결정권의 행사로서 보장되는
것이 우리 헌법상의 해석이며 판례의 기본입장이다(광주지법 2009. 12. 2, 2009노
1622 판결 참조). 현재 사전의료의향서를 규율하는 법률이 없다 하더라도 헌법상의
이러한 자기결정권의 법리에 비추어 충분히 그 법적 효력이 보장된다고 할 수 있
다.
법률행위에서 그 효과의 발생을 원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효과의 소멸
을 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법률행위의 부관(附款)이라고 한다. 부관에는 조건,
기한, 부담이 있는데 사전의료의향서는 이러한 부관 중에서 조건을 붙일 수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치료비가 없어 후에 자식들에게 경제적인 부
담을 주기 싫어 사전에 연명치료중단을 허락하는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면서 ‘치
료비를 감당할 수 없다면 사전의료의향서대로 치료를 행하라’는 조건을 붙인다면
이는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사전의료의향서는 죽음에 대비하는 자신의 의
사를 자유롭게 표시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주변의 상황으로 인해 자신의 의사가 제
약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며, 이는 우리 법질서의 이념에도 부합한다.
다만 사적자치의 원칙상 사전의료의향서의 기한을 자신이 직접 결정할 수는 있
다. 그러므로 이미 작성한 의향서는 변경 또는 철회되지 않는 한 계속 유효하다. 그
러나 특정기간, 예를 들어 ‘이 의향서는 작성 후 1년까지만 유효하다든지 ○○○○
년 ○월 ○일까지 유효하다’는 기한을 설정하였다면 그 기한까지 유효하며, 의향서
의 효력을 지속하려면 유효기간을 지속적으로 갱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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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용의 문제
사전의료의향서는 죽음에 임박해 본인의 의사를 알 수 없는 경우에만 적용되어
야 하므로 반드시 의료현장이나 기타 이에 준하는 상황에서 본인에게 행해지는 치
료 방법 및 치료 내용을 결정하는 데에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
황에서는 먼저 가족과 의료인은 미리 작성한 사전의료의향서를 확인하여 환자를 위
해 치료 방법 및 치료 내용을 결정할 의무를 진다고 해석된다.
5. 유언으로서의 효력문제
사전의료의향서가 사기(死期)에 임박하였을 때 발효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민법상의 유언과 비슷한 구조를 지닌다. 그러나 민법상의 유언의 효력이 사망한 때
로부터 발생하나 사전의료의향서는 그 효력이 사기에 임박하였을 때이므로 그 본질
적인 차이가 있다. 유언이 법률행위의 일종인 단독행위이나 사전의료의향서의 작성
은 이를 법률행위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또한 유언이 일정한 방식을 요구하는
요식성(要式性)을 원칙으로 하나 사전의료의향서는 단지 서면방식을 요구할 뿐이다.
사전의료의향서를 유언처럼 엄격한 요식성을 요구하여 민법이 정한 5가지의 방
식3)에 따라 작성할 필요는 없다. 본질적으로 양자간에는 효력발생의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의향서를 유언으로 대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단지 의향서는 의료행위
에 관하여 본인이 의료인과 가족에게 주는 지침의 성격이 있으므로 유언으로서의
효력을 부여하기는 현행법상 어려움이 뒤따른다.
예를 들어 ‘만일 뇌사상태에 빠진다면 생명을 인위적으로 연장하는 모든 치료를
금지할 것이며, 이 경우 장기를 이식할 것이며, 사후에는 시신을 ○○의과대학에 해
부용으로 기증하라’는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였다면 이것은 사실상 유언에 해당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민법상의 5가지 방식에 의하지 않는 이상 유언의 효력을 부
여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앞의 내용(치료금지와 장기이식4))은 사전의료의향서의
내용으로 보아야 할 것이나 뒤의 것(시신기증)은 유언의 내용으로 보아야 할 것이
3) 민법 제1065조는 자필증서유언.녹음유언.공정증서유언.비밀증서유언.구수증서유언의 5가지 방식을 규정하고 있
다.
4) 현행법상 뇌사는 인정되지 않으나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서는 뇌사를 사망으로 보아 장기이식을 허용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는 장기이식은 사망시에 효력이 발생하는 유언의 내용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장기기증
의 동의방식에는 민법상 유언의 방식이나 동의서면을 요구하므로 방식에 따라서 사전의료의향서나 유언으로
할 수 있는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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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여기서 뒤의 것을 5가지 방식으로 하지 않더라도 시신기증은 당연히 사망시에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유언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의과
대학과 상속인간에 시신기증을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유언을 집행하라는
○○의과대학의 요구는 수용되기 어렵다고 본다.
이와 관련하여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은 “장기등의 기증에 관
한 이 법에 의한 장기등 기증자 본인 및 가족ㆍ유족의 동의는 다음 각호에 의한 것
이어야 한다”라고 하면서 본인의 동의방식으로 본인이 서명한 문서에 의한 동의 또
는 민법의 유언에 관한 규정에 의한 유언의 방식에 의한 동의를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을 사전의료의향서에 유추적용한다면, (물론 이 법이 장기기증에만 적용되는 것
이기는 하지만) 사전의료의향서를 민법의 유언에 관한 규정에 의한 유언방식에 의
한 동의로 볼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본다.
Ⅲ. 마치며
현실적으로 죽음의 문제와 관련하여 서술된 언어의 애매모호성이 자주 지적되고
있지만 결국 환자의 권리는 자기결정권으로 구체화되어야 하고, 그와 더불어 의료
인의 의료행위도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임상현장에서의 문제가 관념적인
차원을 벗어나 명징한 규범의 영역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공허하다고 할 수 있기 때
문이다. 아울러 임종환자의 자기결정권이라는 구체화된 규범이 마침내 인간의 ‘삶의
질’의 문제로 귀착되는 것이라면 이제 그것은 개개인의 문제일 수만은 없는 이유이
기도 하다.
사전의료의향서가 의료인이나 가족의 이해관계만을 대변하는 편의주의적 발상이
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는 않지만 그래도 규정을 만들고 법률을 제정하여 이에 대
한 대비를 하는 것이 현실적인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는다. 아울러 이것이 무규범상
태에서의 ‘죽음관리의 자의성(恣意性)’을 억제하기 위한 진지한 책임의식에서 유래
한다고 본다면 더더욱 사전의료의향서의 법적인 실현과정은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관련 법률이 전무하다는 사실은 또 한번 유감이지만
그래도 멀지 않은 장래에 이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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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철 연구교수는 연세대 법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의료법윤리학협동과정에서 의
료법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독일 예나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2010년
12월부터 보건대학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III... 아름다운.. 죽음의.. 사례들
1... 산부인과.. 의사.. 노경병.. 박사.. (김일순.. 연세의대.. 명예교수)
2...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마지막.. 여행.. (허숭실.. 수필가)
3... 인생이.. 내게.. 준.. 선물.. :.. 유진오켈리.. (홍양희.. 회장)
4... 아름다운.. 마무리.. (전영란.. 웰다잉전문강사)
5... 나는 자연사하는 것이 소원이에요 (정상기.. 웰다잉전문강사)
6.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 스콧 니어링 (박인경 연구원)
※ “아름다운 죽음의 사례들”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아름다운 죽
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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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준비하고 죽음을 맞이하신 분
- 산부인과의사 樂世 盧庚昞 박사 -
김일순 연세의대 명예교수
노경병 박사는 산부인과 의사다. 그는 1948년에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세브란스
병원 산부인과에서 수련을 받고 6.25 사변 직후 가장 어렵던 시절인 1954년에 미국
에 가서 4년간 산부인과 전문의 수련을 받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1958년에 금
의환향하였다. 당시에 모든 의사들의 소원이 미국에 가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외국어 능력 등 여러 가지 장애로 극소수만이 이 소원을 실현시
킬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었다. 따라서 노경병 박사님은 이미 젊었을 때부터
의사로서의 성공이 예견되는 분이었다.
귀국 즉시 연세의대 산부인과에서 조교수로 근무를 시작하다 약 5년 후에 뜻한
바 있어 중구 묵정동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여성전문 병원인 제일병원을 직접
설립하고 동 병원 원장으로서 무려 30여 년간 봉직하였다. 그 이후로 연세의대 동
창회회장, 연세대 재단 감사 및 이사, 한국 병원협회회장 그리고 대우재단 이사장
등의 여러 공직을 역임하심으로서 우리나라 의학계에 큰 공헌을 한 분이다.
노경병 박사는 키가 후리후리하게 크고 날씬하며 인상이 대단히 좋은 분으로 탈
렌트로도 손색이 없는 외모를 가지신 분이었다. 항상 명랑하고 웃는 모습을 보였
으며, 농담을 잘 해 주위사람들을 항상 즐겁게 해준 분이다. 또한 남을 비방하는 일
이 없어 다른 사람들과 척을 짓지 않으면서 맡겨진 중요한 일들을 원만하게 능력
있게 처리하는 큰 장점을 가진 분이었다.
연세의대 산부인과에서 교수로서 근무할 때에는 명 강의와 해박한 지식으로 학
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교수의 한 분이었으며 특히 환자에게 파격적으로 친절하
게 대하는 모습은 당시의 병원 분위기로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노경병 교수는 자
기 전공분야를 진심으로 사랑한 분이었다. 실습을 나오는 많은 의과대학생들에게
산부인과는 새 생명을 탄생하는데 기여하는 전문분야로 참으로 즐겁고 보람 있는
분야라고 하면서 앞으로 졸업 후 산부인과를 전공할 것을 권고하곤 했다.
제일병원 원장으로 근무할 때 제일병원은 다른 어떤 병원의 경영과는 차원이 다
른 우리나라에서 가장 현대적인 병원경영을 도입하여 운영한 모범적인 병원으로 우
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출산을 담당한 병원이었다.
연세대 100주년 기념을 준비하는 어려운 책임을 맡은 동창회 회장으로서 아무도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모금액을 초과 달성하여 의과대학 설립 100주년 기념 알
렌 관을 건립 모교에 기증했다. 연세대학교 재단 감사 및 이사를 하는 동안 다른
이사들과의 원만한 인관관계를 형성함으로서 자칫 갈등을 빚기 쉬운 본교와 의료원
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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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병 박사님은 우리나라에서는 중소병원의 원장으로는 처음으로 병원협회회장
이 되신 분이다. 병원협회 회장으로서도 우리나라 병원계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분
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병원 계는 관립과 사립, 대학병원과 일반 종합병원 그리고
종합병원과 중소규모 병원 등 상호 이해가 상충되는 일이 허다하여 항상 갈등의 소
지가 있었지만 이를 특유의 원만함과 성실로 잘 이끌어가셨다. 대우재단의 이사장
으로서 당시 거제 병원의 확대 발전에도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환자를 위한 수술과정에서 가장 예후가 나쁜 C형 간염에
감염되었고 돌아가시기 10년 전부터 병세가 심화되어 가고 있었다. 특히 간암의
발생과 치료 불가능한 간 경화 증으로 건강이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담당의사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몇몇 친지들 이외에는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게
하였다. 거의 죽음을 선고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도 전혀 내색을 하지 않
고 전과 같이 농담하고 웃음을 띠고 주위 사람들과 즐겁게 일을 하였고 운동도 하
였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경병 회장님이 간질환으로 서서히 건강을
상실해 간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바로 죽음을 받아들이고 그리
고 극복한 분의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돌아가시기 약 3개월 전부터 눈에 띠게 건강이 악화되었고 누가 보아도 병세가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얼굴과 몸이 부었고, 창백했으며 호흡을 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노경병 박사는 죽음을 준비하고 계셨다.
노경병 회장은 가족에게 죽음에 임박하여 생명의 연장을 위해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의 부착을 원하지 않는 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어 생명연장을 위
한 모든 치료를 중단하고, 그 동안 가까이 지냈던 많은 분들을 병실로 초청하거나
아니면 전화로 함께 지내는 동안 여러 가지로 감사했음을 표현하였고, 마음에 불편
함을 가졌던 분들에게는 미안했다는 것과 용서를 빌고 작별 인사를 함으로서 모든
인간관계를 정리하셨다. 멀리 미국에 있는 지인들에게도 전화로 같은 뜻을 전달하
였다.
노경병 박사님은 생존 시 가까이 지내던 분들과의 인관관계를 완전하게 정리하
셨을 뿐만 아니라 사후에 묻힐 장지 그리고 장례식 행사의 순서에 이르기 까지 돌
아가시기 전에 미리 유언으로 남기셨다. 호상(護喪)은 누구에게, 조사(弔辭)는 누구
에게 부탁할 것을 미리 결정하였고, 장례식에 소요되는 비용은 따로 마련하였으니
일체 조의금이나 조화도 받지 말라고 했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을 다 정리한 후 “아 나는 행복하다.” 라는 마지막 말씀을 남
기고 79세를 일기로 모든 가족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눈을 감으셨다.
노경병 박사는 오래전부터 죽음을 받아들이시고 죽음을 극복하셨으며, 수명연장
을 위한 어떤 의학적인 조치도 거절하셨고,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얽혔던 모
든 인간관계를 잘 정리하셨으며, 사후의 장례절차에 이르기 까지 모든 준비를 가장
완벽하게 하심으로서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맞이하는 죽음의 모범을 보이신 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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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앞으로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김일순 연세의대 명예교수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학 의과대학장,
보건대학원장, 연세의료원 의무부총장, 의료원장을 역임하시고, 현재 한국골든에이지포
럼 공동대표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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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마지막 여행
허숭실 수필가
인간이 평등하게 통과할 수 있는 유일한 문은 죽음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여자는 80세가 넘었고, 구순을 넘은 분들의 장례식에 참석하
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고령화 시대에 대한 기대와 아울러 염려가 요즈음 우리사
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하게 장수하기를 원하지만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없다면 행복한 노년이라 할 수 있을까? 또한 인간이기에 느낄 수밖에 없는 절대고
독은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노화와 질병, 그리고 죽음은 피하고 싶어도 굳이 찾아
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황혼기에 접어든 사람들의 한결같은 소망은 ‘어떻게 잘
죽느냐’이다. 안락사가 법으로 허용되었지만 진정한 존엄사의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까? 죽음이란 명제를 대할 때면 아버지의 임종을 회상하게 된다.
아버지는 소양증으로 한 달이나 약을 복용해도 차도가 없어 종합검진을 받다가
담도에 종양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종양제거 수술을 받고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되
자, 아버지는 한사코 항암치료를 거부하셨다. “아버지가 치료를 안 받으시면 나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우리가족 모두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간곡히 말씀드렸지만
아버지의 뜻은 단호했다. 담도암의 예후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아셨던 것이다.
퇴원 후 산책을 다니며 혼자 외출할 수 있을 만큼 회복되자 아버지는 회사 일을
정리하고 여행을 떠나셨다. 사방이 꽉 막혀 탈출구가 보이지 않았을 때 손을 내밀
어 주었던 분들과 고락을 함께했던 동료와 친구들을 만나 고마움을 전했고, 함께
사업하다가 배신하고 도망간 사람들까지 찾아가 오히려 위로금까지 주셨다. 달포
만에 돌아오신 아버지는 살아오는 동안에 진 마음의 빚을 조금 덜었노라 하셨다.
여행을 다녀온 아버지는 손·자녀들까지 다 불러 목사님을 청해 고별예배를 드렸
다. 당신의 장례를 위한 준비 절차도 적어 목사님께 부탁했다.
아버지는 오남매를 기르며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느라 고생 끝에 먼저 가신 어머
니를 그리워하며 미안하다고 하셨다. 사 남매는 모두 성가(成家)하여 제몫을 하고
있어서, 아버지는 당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장남의 아들들을 걱정하셨다. 그 손자
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매월 일정액을 받을 수 있도록 회사 지분을 공증했다.
손자들의 공부가 끝나고 나서도 여유가 있으면 학비가 필요한 이웃 학생들을 도우
라고 하셨다. 오 남매를 공부시키고 나니 노년에는 조그만 사업체를 운영하실 뿐
아버지 명의로 된 집도 한 칸 없었다. 손·자녀들에게 “너희들이 하고 싶은 일을 다
시켜주지 못한 게 지금도 미안하다”고 하시며 “베풀어야 할 때는 절대 놓치지 말고
사랑을 나누라”는 말씀을 유언으로 주셨다.
아버지는 효와 언어에 대해 특히 강조하셨다. 참된 효행은 호사스런 의복에 맛있
는 음식의 공궤와 여행을 보내드리는 등, 가시적인 것보다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
진정 원하는 바를 이루어 드리는 일이라 하셨다. 외손자에게 ‘선행(善行)’이라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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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써주시고 낙관을 찍으며 당신의 호를 ‘소세화(小說話)’로 지은 뜻을 풀이해 주셨
다. 말이 많으면 실수가 따르기 마련이니, 될수록 말을 적게 해야 한다고 자손들에
게 이르셨다.
항암치료를 포기한 아버지는 여섯 달쯤 지나면서 고통스러워 하셨다. 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됐다는 의사의 진단이었다. 아버지는 병원을 다녀오신 뒤 음식을 잡숫
지 않으셨다. 뿐만 아니라 진통제도 먹으면 의식이 몽롱해진다며 거부하셨다. 물 한
모금조차 넘기지 않으려고 하셨다. 어떻게든지 치료를 받도록 아버지께 애원했지만
뜻을 굽히지 않으셨다.
어머니가 뇌일혈로 몸도 마음도 스스로 가눌 수 없이 6년을 누워 지내다 돌아가
셨다. 뒤이어 시어머님이 노환으로 배변조절을 못하시며 3년이나 고생하다 떠나셨
다. 병든 어머니를 수발드는 자녀들을 곁에서 지켜보신 아버지는 “오래 앓는 것은
가족뿐만 아니라 환자에게도 큰 고역이다. 내가 병들면 생명연장을 위해 애쓰지 말
라”고 당부하셨다. 아버지는 회복불능인 상태로 생명줄에 매달려 인간의 존엄성을
잃게 될까 두려워하셨다. 그리고 무엇보다 집안의 어른으로서 가족들을 아끼고 배
려하는 마음으로 거듭 당부하셨다. 어머니를 간병하는 자녀들도 아름답던 삶의 모
습이 참혹하게 망가져가는 것을 보면서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곱씹으며 회의에 빠
지곤 했다.
결국 이제껏 부모님의 말씀을 제대로 따르지 못하고 살아왔던 자손들은 청개구리
처럼 아버지와의 마지막 배웅만은 아버지의 뜻을 따르기로 마음을 모을 수밖에 없
었다.
아버지는 창을 열라 하시고 조용히 누워 계셨다. ‘욥의 부스럼’ 같은 세상에서 75
년을 살아오면서 겪었던 기쁨, 그보다 훨씬 더 많았던 슬픔과 고난, 우리민족의 수
난사를 회상하셨다. 아버지는 일제강점기에 조국을 등지고 만주 벌판으로 유랑의
길을 떠나야했던 디아스포라의 후손이었다. 8.15 해방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터전도 인척도 없는 무주공처에서 오직 정직과 성실을 밑천으로 평생을 살았다. 내
몽골까지 전전하다 조국으로 돌아와 독립된 국가의 공무원으로 일하시던 시절, 일
가친척 하나 없이 외롭게 살며 명절 때면 눈물짓던 날들. 그동안 생사를 알 수 없
던 형제와 친척들을 40년 만에 중국에서 재회했을 때가 가장 기뻤다고 하셨다. 이
산의 아픔을 겪지 않은 사람들은 어찌 그런 재회의 기쁨을 실감할 수 있으랴. 아버
지는 칠순기념으로 그 이야기를 담아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아버지는 삶에 대한 애착과 희망을 미련 없이 버리고, 저승사자가 먼저 덤벼들기
전에 저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아버지의 안색은 점차 노랗게 변하고 눈자
위는 깊어만 갔다. 엷은 미소가 어린 아버지의 얼굴은 더없이 평화로워 보였다. 아
마도 영원의 본향으로 가는 길을 꿈꾸는 듯했다. 본향으로 가는 길엔 내몽골에서
말을 타고 달리던 메마른 사막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목이 탄다, 어디에서 생수 한
모금을 마실 수 있을까. 향기로운 들꽃이 무리지어 피어있는 푸른 들판이 보인다.
휘파람 소리 같은 새소리가 들려온다. 금빛 햇살이 바람에 실려 퍼진다. 하늘도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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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고요함과 아늑함이 깃들여 있는 곳, 이런 평화를 언제 느
껴보았던가. 더 이상 시간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영원의 입구에 서 있다. 감긴 눈
을 뜰 수 없는데 세상의 끝이 보인다. 멀리서 귀에 익은 목소리들이 아득하게 들려
온다. “아버지 ―, 할아버지 ―.” 이렇게 아버지는 천국에 가셨을 것이다.
보름 동안 곡기를 끊으신 아버지의 몸은 어린아이같이 가볍고 조그마해졌다. 아
버지는 고이 잠든 아기처럼 우리들의 팔에 안겨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
나셨다. 수의를 준비하지 말라고 하신 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중국에서 가져온 베로
온몸을 정성스레 감싸 드렸다. 아버지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디아스포라의 삶을
내려놓고 영원한 안식처로 돌아가셨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버지를 더 모시지 못
한 것이 돌이킬 수 없는 한으로 남아 청개구리처럼 회한의 울음을 울고 또 울었다.
죽음 앞에서 자신의 생을 정리하고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는 결단은 숭고한
모습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 ‘일생을 잘 살았다’는 것은 죽음의 모
습까지 아우르는 뜻이니 어떻게 죽는 것이 잘 죽는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
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 모습일 뿐 삶과 죽음은 한 폭의 그림이다. 죽
음은 살아있는 자들에게 남겨주는 마지막 교훈이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선물이다.
허숭실(본명 : 허윤정) 수필가는 1940년 내몽골 우란호트에서 태어나 8.15 해방 뒤
에 고국으로 돌아오다. 경기여고와 이화여대 불문학과를 졸업하였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이며 이대문인회 회원이다. 수필집 「꽃은 흔들리며 사랑한다」를 발표하였다.
이메일 : soong4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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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내게 준 선물 유진 오켈리 / 꽃삽
정리 : 홍양희 회장
.. .. 유진.. 오켈리는.. 2만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KPMG.. 미국.. 법인의.. 최고경영자였다... 20
대에.. 이.. 회사.. 회계사로.. 출발하여.. 50세에..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오르기까지.. 젊고.. 유능
하여.. 그.. 가능성을.. 무한하게.. 인정받는.. 전문경영인이었으며.. 가정에서는.. 아내와.. 두.. 딸..
그리고.. 우정을.. 쌓은.. 좋은.. 친구들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았다... 그가.. 53세에.. .. 뇌암..
말기.. 판정을.. 받고.. 90일.. 만에..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죽음을.. 준비하는.. 아름다운.. 이별..
기록.. “인생이.. 내게.. 준.. 선물”은.. 남아있는.. 우리들이.. 죽어가는.. 사람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최고의.. 귀한.. 선물이다.
시간의 선물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다. 앞으로 내게 남은 생이 3개월이라고 한다.
이 두 문장만 보면 내 삶이 너무 비참하고 무의미해서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사
람처럼 여겨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삶을 사랑한다. 나의 일에 자
부심을 갖고 있으며 가족을 사랑하고 친구와의 우정을 소중히 여긴다.
나는 2005년 5월 마지막 주 뇌암 판정을 받고 9월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
리라는 선고를 받았다. 비록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나는 내가 인생의 마지막 시기
에 있음을 인정해야 했고 남은 100일을 어떻게 보낼지 결정해야 했으며, 그 결정을
실천에 옮겨야 했다.
나는 내게 두 개의 질문을 던졌다.
“죽음이 인생에서 최악의 부분이어야 하는가”, “그것을 최상의 경험으로 끌어 올
릴 수는 없는가”.
물론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자신의 죽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 하면서도 대개 생의 마지막 날
들을 어떻게 잘 보낼 것인지, 그리고 나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지 못한다. 죽어가는 사람도 그러할진대 건강한 사람
은 더 더욱 그럴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대비 없이 이른 나이에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기도 한
다. 그런데 53세에 암 선고를 받은 나는 조금 이르다고는 하나, 갑작스럽지는 않다.
내가 올해를 넘기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앞서도 말했지만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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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받은 것이다. 또 다행스럽게도 마지막 순간까지 고통이나 통증이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의사가 안됐다는 표정으로 내 얼굴을 바라보기 한 주 전까지만 해도 내게는 많은
목표가 있었다. 그러나 이젠 더 이상 이룰 수 없게 되었다. 있지도 않을 미래를 위
한 목표들은 빨리 포기할수록 좋았다. 나는 새로운 목표를 세워야했다. 그것도 빨
리.
병원에서 검사와 진단, 치료방법 선택 등 암울한 순간이 지나고 수 일 내에 나는
내 인생의 시간표가 다른 사람과 같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사실 죽음을 이런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생의 마지막이 어떻
게 혼란스럽지 않겠는가, 어떻게 절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떻게 죽음을 거부하고
기적을 바라지 않을 수 있을까. 더욱이 이 악몽 같은 시간을 생애 최고의 시간으로
만든다니....
친구들과 직장 동료들은 내가 택한 치료법과 나의 태도에 마치 내가 기적을 거부
하기라도 한 것처럼 속상해 했다. 물론 내 삶을 연장시켜 줄 신약이 기적처럼 나오
기를 바라는 마음이 왜 없겠는가. 그러나 그러한 가능성 때문에 기력을 조금이라도
소진할 수는 없다.
나는 마지막 몇 주 동안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
생의 이 마지막 시기가 경험할 만한 가치가 있는 그 무엇임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
나는 친한 한 친구와 산책하며 이런 말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기회를 놓치고 만다네. 병 때문에 심신이 쇠약해져 있거나
,아니면 죽음이 임박한 사실을 모르고 있지. 하지만 내게는 죽음을 준비할 특별한
기회가 생겼네. 다만 아쉽다면 아직 인생의 본질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거지”.
어떻게 죽느냐 하는 것이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중 하나라면
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책임을 회피하려 하는지, 그래서 자신과 그 뒤에 남
겨질 가족 친지들을 위해 유익하게 할 수있는 시간을 허비하는지 모르겠다.
언젠가 때가 되면 자신의 마지막 날을 계획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더 일찍 생각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자신의 유한성에 직면하는 것의 가치를 일
찍 생각한 만큼 더 나은 오늘의 삶과 더 나은 죽음을 준비할 수 있을 터이다.
돌아올 수 없는 여행
CEO로 일한다는 것은 대단한 특권이었지만, 나는 늘 시속 100마일의 속도로 움
직였고 일에 파묻혀 살았다. 결혼 후 10년은 휴가를 가본 적이 없다.
어느 날 가끔 뺨에 경련이 일고 근육이 처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인터넷에 찾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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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가장 보편적인 신경계 질환으로 안면 신경마비라는데 피로가 쌓여서 그런 것으
로 생각했다.
다른 특별한 징조는 없었지만, 검진을 받아보기로 한 것이 검진, 재검진 후 “ 뇌
종양 말기이며 수술시기도 놓쳐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죽음이 나에
게 왔다.
세 가지 일을 결정했다
1. 직장에 사표를 낸다
2.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한다
3. 남은 기간을 내 생애 최고의 날들로 만들고 가능한 한 가족들에게도 좋은
시간이 되도록 한다.
회장직을 내놓았다. 그리고 치료법을 선택하는데 화학요법은 생명은 두 세달 연장
되나 약의 중독성으로 의식을 흐리게 한다니 명료한 의식으로 남은 생을 살고 싶은
나의 소망을 이룰수 없다. 나는 방사선 치료를 택했다.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맑은 정신과 밝은 눈으로 해내고 싶었다.
암환자들 중에는 나보다 젊은 사람도 많고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받는 이들도 많
았다. 병원에 다니는 것은 힘들었지만, 그들을 만나면서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한 인
내심을 키웠다. 그리고 “받아들임”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이제 남은 날 동안 해야 할 일의 목록을 적어보았다.
- 법적인 문제와 재정적인 문제를 정리
- 사람들에게 작별인사
- 단순한 생활을 즐기기
- 매 순간을 산다
- ‘완벽한 순간’을 음미하고 만들어낸다
- 다음 세상으로의 이행을 시작
- 장례식 계획을 세움
현재를 산다는 것
행복한 삶을 살다가 그보다 더 나은 죽음을 맞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나는 올
바른 죽음으로 죽음에 성공하려 한다. 이 일을 나의 완전한 파트너인 아내와 내가
CEO로 있을 때 함께한 컨설턴트가 도울 것이다.
나는 아직 예전의 생활 습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일과 은퇴
이전의 생활이 너무 많이 생각났다. 신부님을 면담했다. “해결하지 못한 일이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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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많은데 어떻게 살아갈 수 있으며 어떻게 죽을 수 있을지,어떻게 현재의 순간에
머무를 수 있을지”를 물었다. “지난 일보다는 앞으로의 선택이 중요하다. 많이 가진
사람에게는 기대하는 것도 많다.스스로를 최고의 의식수준으로 들어올리라” 고 말
씀하셨다. 이제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기위해 노력하며 현재에 머무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내 안에 있는 참된 의식을 일깨우고 마음이 올바른 방향으로 들어서고 있음
을 느낀다.
현재에 살고자 노력하면서 해야 할 중요한 일은 친지들과의 작별인사이다.
작별의식은 그들을 떠올리며 그들을 사랑한 이유를 생각하게 되고 내가 그들에게
어떤 존재였으며 그들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그들이 내 삶에 들어와
재능과 선한 인격을 나눠 준 것을 감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작별의식으로 행복한
기억을 되새기게 되었을 뿐 아니라 죽음이 아닌 삶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다. 작별
의식을 통해 나는 각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찾게 되었다.
나는 아래 동심원 그림에서 바깥쪽에서 점차 안쪽으로 옮겨 작별인사를 계획했다.
가장 중요한 가족과 마지막 순간을 보내야 함이다.
작별의식이 마치 상대방에게 내가 그들에 대한 책을 덮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슬픈 이별을 보상할, 맛있는 음식과 와인, 아름다운 장소를 택했다. 가장 바깥
쪽의 친구 동료 지인들과의 작별의식은 내게 커다란 선물이 되었다. 나는 내가 아
마도 암선고를 받지 않았다면 다시 생각지 않았을 즐거운 기억을 떠올렸고 내가 얼
마나 풍요로운 삶을 살아왔는지 놀랐다. 이들을 다 만날 수는 없어 편지나 전화로
작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수가 1천명이라니..... 1천명이라는 사실은 내가 “일과
가족의 균형”을 강조했다고 말할 수 없겠다. 그리고 이들과의 작별에 들인 3주는 3
개월 시한부 생에 너무 길었다.
이제 스스로를 놓아보내고 내 앞에 펼쳐진 것들을 즐김으로 나는 완벽한 시간들
을 보내고 있다. 완벽한 순간에는 시간이 정지한 듯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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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최고의 날
몇 주에 걸쳐 장례식 계획을 세운다.
장례식장은 성 야고보 성당이며, 관을 운구할 여섯 사람도 정해두었다. 장례식에
는 친척과 친구들, 동료들과 사업상 알게 된 지인들이 참석할 것이다. 추도사는 나
의 후임자와 나를 잘 아는 친구와 동생에게 부탁했다. 동생은 내가 아내와 아이들
에게 주는 글도 낭독할 것이다.
막내딸이 내 장례식에서 낭송할 시를 한 편 써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친구 2명에
게는 아일랜드식 밤샘을 부탁했다. 사랑하는 많은 사람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들며
안부를 묻고 삶을 회고하며 즐기는 축제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나는 화장을 원한
다.
계획을 세우니 그날이 가까이 온 듯 느낀다. 완벽한 날이 되리라 믿는다. 비록 그
자리에 내가 함께 하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이다.
내게 현재는 선물 같다.
아마 처음으로 현재에 사는 2주 동안 나는 지난 5년간 경험했던 것보다 더 ‘완벽
한 날’들을 경험했다
.여러분도각자자신의미래를내다보기를바란다.
완벽한 날들이 보이는가. 아니면 완벽한 날들이 숨어 있어서 여러분이 그것을 찾
아내야하는가.
나는 지금 하루에 일주일을 살고, 한 주에 한 달을 살고, 한 달에 일년을 살고 있
는 느낌이다.
6주간의 방사선 치료가 끝나자 우리 가족은 여름별장이 있는 타호 호수로 갔다.
나는 새삼 자연의 변화에 감탄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뜨게 된 것이다.
병원에서 좋은 소식이 왔다. 종양의 크기가 줄어든 것 같다고 한다. 노먼 빈센트
필(20c미국의 목사)이 “마음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라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내
겐 아직 스스로를 제어할 힘이 남아있다. 그리고 갑작스런 변화와 불편함을 마음에
서 내려놓음으로써 나는 현재의 순간에 들어가 그 안에 머무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
다.
마지막 작별의식을 위해 어머니와 동생 윌리엄, 큰딸 내외와 조카가 별장으로 왔
다. 조카와 신앙에 대한 대화를 했다.“사람이 하나님을 꼭 믿어야 할 필요는 없겠
지. 그러나 하나님을 믿지 못한다면 네 삶에 사랑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겠다는 것
이나 다름없지”. 어떤 사람은 하나님이 곧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카는 내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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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했다.
호수에서 평화롭게 보트놀이를 하면서 난 어머니의 손을 잡고 단둘이 대화를 나
눴다. 지금 마음 상태가 아주 편안하며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씀드
렸다. 신앙심 깊은 어머니는 그 말에 안도하셨다.
완벽한 하루였다. 나는 모든 것을 이룬 것 같았다.기력은 소진되었지만 마음은 충
만하다.
빛을 향해서
- 아내 코린 오켈리의 글 -
남편 유진은 늦여름이 되어서야 친지들과 작별인사를 끝냈다. 병세는 꾸준히 악화
되었고 진행속도도 빨라졌다. 그는 내면의 힘과 용기덕분에 아직 맑은 정신을 유지
하고 있었지만, 그가 하는 말을 갈수록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와 함께 침대에 누워 그의 ‘심리적 공백상태’를 말하자, “이제 모든 것을 당신
이 맡아야 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했으니”라고 말했다. 나는 숨이 막혔다. 다
음날 남편은 큰 발작을 일으켜 병원 응급실에서 3시간을 보냈다. 다음 세상으로의
이행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남편은 큰딸과 대화에 몰두했다. 부녀는 서로 끈적거리는 치즈를 얼마나 좋아하는
지를 30분이나 이야기하며 웃었다. 그닥 중요하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좋았다. 부녀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딸은 아버지가 죽음을 맞이하는 일, 중요
한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안도했다.
우리는 다음날 뉴욕으로 돌아와 병원에 입원했으나 주말이 낀 긴 연휴로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악몽같은 주말이었다.
남편은 폐렴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눈에 띄게 약해졌다. 의사들은 복부초음파
검사를 하자고 했으나, 남편은 더 이상의 검사는 강력하게 거부했다. 치료를 받느라
기운을 빼앗기는 것을 원치않았다. 스스로 죽음을 받아들이는 시기로 옮아가고 있
었다.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받아들
여야한다.
좁은 병원침대에 함께 누워 남편은 내게 “나는 멋진 인생을 살았어”라고 말했다.
결혼하기 전 간호사로 일했던 나는 많은 죽음을 접하면서 두려움을 극복하면 죽
음을 극복할수 있음을 알았다. 지난 석달동안 남편에게 이것을 전달하려고 가장 애
썼다.
.9월6일 화요일, 그가 식사를 중단했다. 그리고 “나는 오늘 밤에 죽을거야”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날 세상을 뜨지 않았다. 비록 마음의 준비는 돼있으나 몸이
기력을 다할 때까지 기다려야했다. 병원안의 호스피스들은 남편의 평온한 모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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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평온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해주려는 우리 가족의 태도에 놀라워했다.
.수요일에는 집에 몹시 가고 싶어 하는 남편을 집으로 옮겼다.
.목요일에는 호스피스 의사가 방문했다. 의사는 남편이 작별의식을 계획하고 실
천한 것은 아주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죽음을 포용함으로 그리고 다행히 고통스럽지 않아 그
의 마지막 모습은 참으로 평화로왔다. 오후에는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물을 마시지 않아 탈수로 부기가 빠져 잠시 상태가 호전된 듯이 보인다고
의사가 설명했다.
두딸과 내가 침대곁에 앉아있는 것을 바라보며 남편은“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경이로군”이라고 말했다.
.금요일 아침
남편은 암진단을 받은 순간부터 내 걱정을 많이 했다. 상실을 어떻게 겪어낼지
를. 나의 오빠에게 나에 대한 염려를 하여, 오빠는 잘 견뎌낼 것이며 자기가 지켜주
겠노라고 안심시켰다고 했다. 오후에 남편은 자신의 다리를 20도 각도로 들어올리
고 머리는 40도 쯤으로 올려달라고 했다. 왜 그러냐고 묻자,“우리 몸은 태어날 때
엄마 뱃속에서 이런 자세로 있었으니까 죽을 때도 이런 자세가 좋을 것 같다”는 것
이다.
.토요일에는 친구들과 후임자인 플린이 찾아왔다. 그에게 이제 사람 응대가 힘에
부친 듯 했다.
오후에 나는 남편에게 떠날 준비가 되어있느냐고 물었다.“그런 것 같아”라고 말하
는 그에게 내 걱정은 하지 말라고, 괜찮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그로부터 3시간 후,저녁 8시,그는 눈을 감았다.의사는 폐색전증으로 뇌에 산소공급
이 중단되고 의식이 끊기며 고통없이 세상을 떠난 것이라고 했다.
남편 유진의 여행이 끝나자 나는 맥이 풀렸다. 다음날 아침, 나는 말할 수 없는
평안을 느꼈다. 상실의 고통은 시간이 더 지난 뒤에 찾아오리라.
지금은 그가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한 것을 축하할 때다. 완벽한 순간이다.
남편은 생애의 마지막 며칠 동안 죽는 일에 몰두했다. 나는 그의 용기에 새로운
차원의 존경심을 갖게 되었다.
물론 모든 일에는 후회와 아쉬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우리는 방사선 치료를 선택
했지만, 이것이 잘한 일이었을까, 증상을 억제하면서도 신체기능을 유지할 더 나은
방법은 없었을까, 그러나 남편은 방사선치료를 위해 매일 도보로 병원을 오가며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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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암환자들을 만났다. 자기보다 훨씬 불행한 그들을 안타까워하며 그는 상당액을
오켈리 암환자 기금으로 남겼다.
남편이 작별의식을 한 것은 중요하고 옳은 일이었다.
바깥쪽 원의 사람들과 완벽한 시간을 보냈지만 중심 원으로 올수록 굳이 작별인
사가 필요 없을 만큼 우리는 하나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관계는 복잡하게 얽혀
상대방을 놓아 보내기가 힘들다. 이는 매우 힘들고 고통스럽다. 내가 남편을 기꺼이
떠나보낼 수 있었던 것은 그를 한없이 깊이 사랑하기 때문이다.
5월 말에서 9월 초까지 믿을 수 없을 만큼 길고 또 믿을 수 없을 만큼 짧은 시간
을 보낸 우리 가족처럼 특별한 삶을 겪다보면 삶의 경이를 이해할 수 있다. 내적인
힘과 헌신, 사랑을 알게 되고, 무엇보다 삶 앞에서 겸손해진다 .이것이 그가 가족들
에게 남긴 선물이다.
남편은 이 책을 구상하면서 잘 죽는 법을 탐색하고자 했다. 기력을 잃을 때까지
원고에 매달 렸다.이 책이 나올 무렵에 그는 이미 존재하지 않으리라 는 근본적인
한계를 알고 있었고 나 역시 이 작업의 일부를 내가 담당해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작업은 우리 부부가 평생 함께해온 가장 의미 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큰 딸은 아버지가 마지막에 보여준 내면의 힘을 통해 명료한 의식으로 살지 않는
한 진정으로 산다고 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둘째 딸에게는 지금 당장 어떤 위로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애쓰며 죽어감의 의
미를 새롭게 인식하려고 노력한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깊은 확신은 딸에게 준 가장
큰 선물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아내인 나는 어떤 가! 아직 그 기억이 생생한 심오한 통찰과 감정들-그
리고 그가 좋아하는 비유대로 우리가 함께 빛을 좇던 골프장에 나만 홀로 남겨 두
었지만, 내가 라운드를 잘 끝마칠 수 있도록 멋진 티샷을 날려주고 떠났다.
홍양희 회장은 전남 광주여자 고등학교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하고 성균관대학교 사서교육원 정사서 과정과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언론홍보과정 수
료하였다.
전남 일보사 편집국 기자, 제11대·제12대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냈다. 사회복지법인
한국자원봉사능력개발연구회 초대총무, 강북여성인력개발센타 관장을 역임하였다. 현
재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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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무리
전영란 웰다잉 전문강사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하지만 우린 그 손님을 잘 맞이해야한다
우리가 여행을 떠날 때 그곳을 쉽게 찾아가기 위해선 지도책을 보고 차편도 알아본
다. 그런데 우린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이 세상을 떠나면서 준비를 하지 않고 떠나
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쉬움이 남는다‘.
저는 가정 호스피를 하는 간호사로서 여러 유형의 죽음을 경험한다. 나쁜 죽음과
좋은 죽음을 보면서 우리는 좋은 죽음, 즉 인생 마무리를 잘 할 수 있도록 웰-다잉
교육을 받은 사람들 아닌가
제 기억에 아름다운 마무리를 잘 하고 떠난 환자분이 계신다. 저가 그 환자 집을
찾아갔을 땐 췌장암 말기로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50중반의 나이인데도 초췌함 때문에 나이가 더 들어 보였고 체구는 왜소하여 불쌍
한 느낌이 들었다. 천주교 신자였고 결혼 연령기에 찬 아들과 딸이 있었다 그리고
가내공업을 하고 있는 남편이 있지만 사업이 잘 되지 않아 생활이 어려웠으며 환자
를 위해 시간을 보내 줄 가족들이 없었다. 어쩌면 치료를 받고 있는 엄마가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첫 방문 하는 날 환자분은 집밖 계단에 앉아 햇빛을 쪼이며 웅크리고 앉아 생각
에 잠겨 있었다 “여기가 ㅇㅇ댁 맞으세요?” 앞으로 돌봐 드릴 호스피스 간호사라고
인사를 드렸다 그녀는 날 집안으로 안내를 했고 자신의 병력에 대해 자세히 알려줬
다 남편 일을 도우며 조금 아파도 병원을 잘 가지않는 성격이라서 병을 더 키웠는
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야기 도중에도 오심과 구토증이 심해서 앉아 있는 것도
힘들어하여 등을 두드려 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3차병원에서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았는데 이제는 집에서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쉬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환자분은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주님께 매달리
고 있었고 황달이 눈과 얼굴, 몸에 심하게 나타나고 있는데도 몸 안의 독소 성분이
몸 밖으로 나와 이제는 나으려고 그런다며 희망을 걸고 있었다.
생명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환자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이 되었다 먼저
가족들에게 환자분의 상황을 이야기 하고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지만 사랑과 관심
으로 대하는 게 좋겠다고 했더니 남편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리고 그
녀에겐 무엇이 제일 하고 싶은지를 물어 보았다 가족들과 여행을 가고 싶고 그곳에
서 맛있는 것도 딸에게 사주고 싶고 고향도 한번 다녀오고 싶다고 했다. 우리센터
에서 소원 들어주기 프로그램으로 무료로 소원을 들어줄려고 준비를 하다가 체력이
저하되어 한 시간 이상 차를 탈 수가 없어서 그 계획은 포기 하고 대신 가족사진을
찍어드리는 것과 가족들과 분위기 있는 곳에서 외식을 하도록 계획을 잡았다.
사진을 찍는 날에도 환자분은 상태가 안 좋았고 앉아있기가 힘들다고 했으나 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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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해드리며 우린 한복집에 가서 한복도 빌리고 미용실에 가서 머리도 손질하여 멋
진 모습으로 가족사진과 부부 사진을 찍어 드렸다. 그리고 한정식 집으로 가서 식
사를 했으나 환자분은 구토증으로 따뜻한 국물만 조금 먹었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환자분은 힘들어 했으며 식사량도 서너 숟가락 정도밖에 먹
지 못했다 그녀는 아이들이 걱정이라고 했으며 "애미 없이 어떻하지?" 고민도 했다
큰아들은 27세인데 여자 친구가 있다고 했으며 결혼식도 못 올려주고 가게 되어 미
안하다고 했다 난 아들과 면담을 하였고 서둘러서 상견례라도 한다면 엄마가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더니 아들은 아빠와 상의를 한 후 상견례 자리를 마련하
였다
다음날 찾아갔더니 환자분은 속이 후련하다고 했다 "내가 우리아들 잘 부탁한다
고 사돈어른들께 인사를 했으니 안심이 된다"며 내 손을 꼬옥 잡아 주셨다
며칠사이 이것저것 정리하고 심적 부담 때문인지 상견례를 한 이틀 뒤 병원에 입
원을 하게 되었다 우리센터에서 임종지원 사업으로 지정된 병원에 입원을 하였고
본인도 이제 소중한 사람들과 이별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는 것 같았다
죽음을 거부하더니 이제 수용하면서 유언장을 쓰자며 작은 책자를 내밀었더니 거부
하지 않았다 남편에게 아들에게 딸에게 하고 싶은 말 한마디씩을 가물가물한 정신
이지만 적어 나갔다
일주일간 입원을 한 후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들 곁을 떠나 영면의 시간속으로
들어갔다 아직도 할 일이 많은데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았고. 간호사로서 좀 더 영
적으로 채워주지 못함이 아쉬웠다. 임종실에서 신부님을 초대하여 기도를 부탁 드
렸더니 두려움 없이 하늘 나라로 가게 되었다
삼오제가 지나고 난 사별가족을 만나기 위해 방문을 했더니 딸이 날 반겨 주었고
혼자 집에 있다고 했다. 아직은 엄마에게 투정을 부릴 20세 나이지만 혼자서 세상
을 살아가야함에 눈물이 울컥 나왔다. 사람은 떠났지만 벽에 걸린 가족사진 속에서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날 반겨 주었다.
"유품정리 해야지?" 했더니 엄마가 장롱정리 다하고 버릴 것들을 다 버리고 가셔
서 할 것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편지 한통과 약간의 용돈까지 남겨 두고 떠나셨고
엄마가 울지 말고 잘 살아야한다고 유언을 남겨서 이제부터 씩씩하게 살아갈 거라
며 환한 미소를 보여 주었다.
전영란 웰다잉 전문강사는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 웰다잉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분당구 보건소 호스피스센터 가정 호스피스 간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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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사하는 것이 소원이에요
정상기 웰다잉 전문강사
“정 선생이요?”
“예”
“지금 나한테 오실 수 있겠어요?”
3년 전에 처음 뵐 때만 해도 노인은 참 건강했다. 89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
로 꼿꼿한 자세로 앉아 성경을 읽고, 계통의 잡지와 신문을 읽고, 정해진 기도시간
이면 성모상 앞에 무릎 꿇고 앉아 기도를 드렸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방 밖에서
불러도 대답이 없는 경우 부득이 방문을 열어 볼 수밖에 없는데 그러다 보니 노인
의 내밀한(?) 생활을 본의 아니나 많이 엿봤다.
기도시간이 끝나면 노인은 텃밭으로 나가 채소를 가꾸었다. 혼자 살림에 무슨 그리
많은 야채가 필요하랴만 시골에서 혼자 사시는 노인들은 깨알 같이 작은 한 톨 씨
앗으로부터 싹이 나서 자라는 생명의 경이로움을 보는 맛(사실 이 맛은 노인들의
나이가 한 해 한 해 해가 더해갈 수록 더욱 새롭다.)과 찾아오는 자손들에게 그 결
실을 싸서 손에 들려주는 보람에 농사를 지으신다.
90 노인이 혼자 사는 집이 그렇게 깔끔할 수가 없다. 방바닥을 손으로 훑어 도 먼
지 하나 안 잡힐 정도다. 그런 성품이니 텃밭 농사도 마찬가지다. 골이 바르고 간격
도 일정하다. 거름도 실하고, 쭈그려 앉아 젓가락으로 벌레도 잡아 주니 세상에 복
받은 채소는 항상 탐스럽고 싱싱하다.
그런 노인이 언제부턴가 정기 방문을 기다리지 못하고 전화를 해 오기 시작했다.
사실 노인은 이 마을에 어떤 연고도 없다. 노후를 보낼 요량으로 찾아 든 곳이다.
그런데다가 노인의 성품도 그렇고, 세상 일로 이웃과 이야기를 즐기는 편도 아니다
보니 노인은 이웃과 왕래가 거의 없다. 3년을 찾아뵈어도 이웃 사람 누가 방문해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노인은 1주일에 한 번 있는 독거노인봉사자의 방
문을 무척 기다린다. 게다가 그 관리사와는 비록 천주교와 개신교로 나뉘어 있을
망정 함께 하나님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그에게 이 시간은 더할 수 없이 기다려지는
반가운 시간이다.
이런 만남의 시간이면 하나님과 예수님을 화중(話中)에 놓고 이야기가 길게 이어지
는데 중간 중간에 노인의 개인사가 빠질 수는 없다. 노인이 함경도에서 피난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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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와서부터 겪은 갖은 어려움, 그리고 그 속의 가족사 이야기 등 한 번 들은 이야
기도 듣고 또 듣다 보면 마치 내가 살아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훤해지는
데... 노인은 자신의 부끄러웠던 지난 삶의 고백도 숨기지 않으셨다. 8년 전에 먼저
이 세상을 떠나신 부인께 잘못한 이야기, 자손들 특히 장남과 얽힌 이야기 등 등
주로 노인이 그분들에게 행한 잘못한 일, 부끄러운 일, 세상살이에 저지른 참회의
일 등인데, 이런 이야기의 마무리는 거의 대부분 이렇게 끝마무리가 되었다.
“정 선생, 나는 죄 지은 게 이렇게 많아요. 그런데도 하나님은 나의 죄 고백을 받아
주시고, 나를 사랑하시어서 내게 이런 장수의 복을 주셔요. 그래서 나는 하나님이
언제 나를 불러 가시든, 예,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달려 갈 거예요”
“정 선생, 내게는 오래 전부터 두 가지 소원이 있어요. 하나는 주일미사를 빠트리지
않는 그 어간에 하나님께 불리어 가는 것이고요, 두 번 째는 내가 각막기증을 했는
데, 내 마지막 때에 형편이 닿아 반드시 그렇게 하는 것이에요.”
사람이 그립거나 또는 내게 하실 이야기가 있으면 노인은 나의 다음 방문을 참지
못하고 전화를 했다. 때로는 몸이 불편하실 때도 있다. 사실 2년 여 세월이 지나고
보니 노인의 기력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무릎관절에 힘이 없어 방 밖 출입도 어렵
다며 텃밭농사도 시들해 지기 시작했고, 숨이 가빠져서 움직이지도 못하겠다고 했
다. 그러면서 병원에 가 보시도록 권유하면 한사코 거부하셨다. 직접 모시고 가겠다
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정 선생, 내가 정 선생과 함께 병원 다녀왔다면 내 아들이 알고 뭐라겠어요. 그리
고 그보다도 말이에요, 정 선생, 나는 정 선생에게 수차 이야기했지만 나는 자연사
하는 것이 소원이에요. 김수환 추기경님도 그렇게 가셨잖아요!”
“어르신, 그 부분에 대해 저는 어르신과 견해가 조금 다릅니다. 추기경님은 일반적
인 치료까지 거부하신 것이 아니에요. 치료를 해서 개선이 되거나 더 악화되지 않
을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는 의당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에요. 추기경님도 그렇게
치료를 받으시다가 의학적으로 더 이상의 치료로도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에 대해
치료를 받지 않기를 소원하셨고, 그리고 그리 하시다가 돌아가신 것이에요.”
이즈음 노인을 방문하고 돌아서는 발걸음은 무척 무거웠다. 당신의 마지막 소원중
하나는 이미 지켜지지 않아 서울에서 내려온 큰아들의 간병을 받고 있었다. 방안
에 앉아 꼼작하지 않다가 드디어는 이불을 벽 사이에 두고 그 위에 비스듬히 누워
계셨다. 그리고 한 동안이 지나서는 자리보전을 하며 누우셨다. 자리보전을 하시고
부턴 전혀 식음을 전폐하셨다. 떠나올 때엔 무거운 마음이나 웃는 얼굴로,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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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 뵐게요.”라며 인사를 드리지만 마음 속으로는 과연 다음 주까지 살아
계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인사를 드렸던 날, 노인이 힘겹게 이야기했다. “정 선생, 나 하나님께 불려
가는 거, 그거 영광이에요.”
그 주간에 노인이 돌아가신 것은 일주일 후에 알았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돌
아가셨다고 했다. 나중에 큰 며느리와 전화통화를 했다. 편안하게 돌아가셨다고 했
으나 그래도 궁금했다, 노인의 마지막 한 가지소원이 어떻게 되었는지...
“아, 예, 아버님 소원대로 각막은 잘 기증할 수 있었어요.”
노인은 2010년 3월에 향년 92세를 일기로 돌아가셨다.
정상기 웰다잉전문강사는 1950년에 태어났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8년동
안 기업 근무 후 은퇴하였다.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에서 죽음공부를 하였다.
현재 독거노인돌보미 자원봉사 활동과 웰다잉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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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 스콧 니어링
(Scott Nearing, 1883.8.6.-1983.8.24)
정리 : 박인경 연구원
. 1883년 미국 펜실베니아주 출생
. 1902년 - 1905년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워튼 스쿨 졸업, 경제학/수사학
. 1905년 - 1915년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워튼 스쿨 교수
. 1915년 - 1917년 미국 털리도대학교 사회학 교수
. 1932년 미국 버몬트의 시골 농가로 이주
. 1952년 미국 메인으로 이주
. 1983년 100세의 나이로 죽음
『우리가 언제 어디서 죽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과 어떻게 맞이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죽음이 오리라는 것을 알았고
기다리고 있었다. 』
-‘헬렌 니어링’의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중에서-
20세기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회주의자이자 근본주의자의 한 사람으로 손꼽히
는 스콧 니어링은 더 이상 자신을 돌볼 수 없을 때, 죽음을 준비하기 시작하여 스
스로 곡기를 끊고 지극히 평화로운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유명하다.
스콧 니어링은 오랫동안 ‘스스로 의도하는 목적이 있는 죽음’에 대해 고민하고 준
비하였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무능력자가 되어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짐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고, 요양소에서 두려움에 떨며 오랜 시간에 걸쳐 죽어가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와는 달리, 떠날 때만큼은
적어도 어느 정도 우리의 목표를 이룬 가운데 위엄과 완전함을 지닌 채 갈 수 있다
고 믿었다. 그는 자기 힘이 아주 사라지기 전에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 의식을 갖
고 또 의도한 대로, 죽음을 선택하고 그 과정에 협조하면서 죽음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한 자신의 신념에 따라 니어링은 자신의 마지막 순간에
서부터 장례 방법에 이르기까지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해 나갔고 또 그것을 실천하
였다.
그의 나이 70살에 이르던 해인 1952년, 메인으로 이사온 니어링은 그 이후로부터
장의사에게 돈을 주고 미리 자신의 화장에 대비해 나가기 시작했고, 1963년에는 ‘주
위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죽음을 대비하는 지침을 남겼
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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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지막 죽을 병이 걸리면 나는 죽음의 과정이 다음과 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
지기를 바란다.
. 나는 병원이 아니고 집에 있기를 바란다.
. 나는 어떤 의사도 곁에 없기를 바란다. 의학은 삶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며, 죽음에 대해서도 무지한 것처럼 보인다.
. 그럴 수 있다면 나는 죽음이 가까이 왔을 무렵에 지붕이 없는 열린 곳에 있기를
바란다.
. 나는 단식을 하다 죽고 싶다. 그러므로 죽음이 다가오면 나는 음식을 끊고, 할
수 있으면 마찬가지로 마시는 것도 끊기를 바란다.
2. 나는 죽음의 과정을 예민하게 느끼고 싶다. 그러므로 어떤 진정제, 진통제, 마
취제도 필요 없다.
3. 나는 되도록 빠르고 조용하게 가고 싶다. 따라서,
. 주사, 심장충격, 강제 급식, 산소 주입 또는 수혈을 바라지 않는다.
. 회한에 젖거나 슬픔에 잠길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리를 함께 할 지 모르는 사
람들은 마음과 행동에 조용함, 위엄, 이해, 기쁨과 평화로움을 갖춰 죽음의 경험을
나누기 바란다.
. 죽음은 광대한 경험의 영역이다. 나는 힘이 닿는 한 열심히, 충만하게 살아왔으
므로 기쁘고 희망에 차서 간다. 죽음은 옮겨감이거나 깨어남이다. 모든 삶의 다른
국면에서처럼 어느 경우든 환영해야 한다.
4. 장례 절차와 부수적인 일들.
. 법이 요구하지 않는 한, 어떤 장의업자나 그 밖에 직업으로 시체를 다루는 사람
의 조언을 받거나 불러들여서는 안 되며, 어떤 식으로든 이들이 내 몸을 처리하는
데 관여해서는 안 된다.
. 내가 죽은 뒤 되도록 빨리 내 친구들이 내 몸에 작업복을 입혀 침낭 속에 넣은
다음, 스프루스 나무나 소나무 판자로 만든 보통의 나무 상자에 뉘기를 바란다. 상
자 안이나 위에 어떤 장식도 치장도 해서는 안 된다.
. 그렇게 옷을 입힌 몸은 내가 요금을 내고 회원이 된 메인 주 오범의 화장터로
보내어 조용히 화장되기를 바란다.
. 어떤 장례식도 열려서는 안 된다. 어떤 상황에서든 죽음과 재의 처분 사이에 언
제, 어떤 식으로든 설교사나 목사, 그 밖에 직업 종교인이 주관해서는 안 된다.
. 화장이 끝난 뒤 되도록 빨리 나의 아내 헬렌 니어링이, 만약 헬렌이 나보다 먼
저 가거나 그렇게 할 수 없을 때는 누군가 다른 친구가 재를 거두어 스피릿 만을
바라보는 우리 땅의 나무 아래 뿌려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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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는 맑은 의식으로 이 모든 요청을 하는 바이며, 이러한 요청들이 내 뒤에 계
속 살아가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존중되기를 바란다.
스콧 니어링은 1963년, 100세 생일을 한 달 앞둔 어느 날 여러 사람들 앞에서, 단
식을 통해 죽음을 맞이할 것을 선언한다. 그는 의식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 신중하게 떠날 시간과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단식에 의한
죽음을 자살과 같은 난폭한 형식이 아니며, 느리고 품위있는 에너지의 고갈이고, 평
화롭게 떠나는 방법이라고 선택한 것이다.
그 후, 스콧 니어링의 아내인 헬렌 니어링은 사람이 죽는 방법은 그 사람이 살아
온 삶의 방식을 반영해야 하는 것이라고 믿고 그의 선택을 조용히 받아들여, 그가
조용히 숨을 거두기까지 그를 내조한다. 처음 한 달 동안 그는 헬렌이 여러 가지
과일로 만들어 주는 쥬스 만을 먹었고, 드디어는 물만을 마시며 조용히 죽음을 기
다렸다. 마침내 스콧 니어링의 100세 생일이 지난 후 채 3주일이 안 되는 1983년 8
월 24일 아침, 그는 사랑하는 아내 헬렌 니어링이 자리를 함께 한 가운데 평온하고
조용하게 숨을 거두게 된다.
그의 몸은 수분이 빠져나가 시들어가고 있었으나, 그가 생전에 그렇게 바라던 대
로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 의식을 갖고, 의도한 대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에도 그는 어떠한 장애도 없이 그냥 그렇게 모든 것이 순
조로운 상태에서 아름답고 편안한 임종을 맞았다고 한다.
박인경 연구원은 이화여자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개인의
료정보호에 관한 법적연구’로 의료법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박사 학위 논문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지정 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
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IV... 사전의료의향서.. 사례.. 소개
1. 세브란스.. 병원
2. 서울대학교.. 병원
3.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
4. 한국죽음학회
5. 미국.. 보건의료결정통합법률.. 사전의료의향서.. 법정.. 양식
6. 미국의사협회.. 암.. 사전.. 유언.. (Cancer.. Living.. Will)
7. 미국.. 오레곤.. 주..
8.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9. 대만.. 호스피스의료.. 사전.. 선택.. 신청서
10. 독일.. 함부르크.. 의사협회
11. 뉴질랜드.. 의사협회
※ “사전의료의향서 사례 소개”는 국내외 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사전의
료의향서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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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브란스 병원
□ 중환자실 이실
□ 기도삽관
□ 인공호흡기 적용
□ 제세동술을 포함한 일체의 전기적 심장 자극
□ 인공심박조율기의 삽입
□ 승압제, 강심제 사용
□ 이미 승압제, 강심제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 용량 증가
□ 항부정맥약 사용
□ 항생제 사용
□ 수혈
□ 정맥 영양 주사(TPN)
□ 경장 영양(Tube Feeding)
□ 혈액 검사
□ 투석
□ 기타
□ 이상 모두
(참고) 자세한 용어는 뒷면을 참조해 주십시오.
연명치료 포기 요청서
진 단 명 :
주치의사 :
날 짜 : 년 월 일 시
1. 본인(환자 본인, 보호자 대표 )은 의식이 명료한 만 20세 이상의
성인으로서, 다음과 같이 의료진에게 위 환자에 대한 연명치료 포기를 요청합니다.
위 환자가 소생 불가능하거나, 죽음이 임박한 말기 상황이거나, 생명 연장을 위한 인
위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일지라도 다음의 치료, 검사 및 심폐소생술 등의 의료적 처치를
시행하지 않도록 요청합니다.
2. 다음에 선택한 치료와 검사의 포기를 요청합니다.
3. 위의 사항에 대하여 의사의 충분한 설명 하에 연명치료 포기에 대한 목적과 결과를
이해하였습니다. 단,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도 증상 완화 치료는 지속되기를 원합니다.
환 자 (서명 또는 인)
보호자 대표 (서명 또는 인)
관 계 주민등록번호
전 화 휴대폰
주 소
설 명 의 사 (서명 또는 인)
확인 간호사 (서명 또는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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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참고
1. 기도 삽관 : 호흡이 곤란한 환자의 기도 내 이물질 제거와 인공호흡과 기도 유지가
가능하도록 입이나 코를 통하여 관을 삽입하는 것입니다.
2. 인공호흡기 : 환자 스스로 호흡이 곤란한 경우 기도 삽관을 하고, 기계적 환기 장치
를 이용하여 환자의 호흡을 도와주는 방법입니다.
3. 전기적 심장자극 : 심장정지 등이 발생하였을 때 인위적으로 전기자극을 주어 심장이
뛸 수 있도록 합니다.
4. 인공 심박조율기 삽입 : 심장정지, 부정맥 발생 시 전기 자극을 주어 심장이 규칙적
으로 뛸 수 있도록 혈관을 통하여 인공 심박조율기를 삽입하는 치료법입니다.
5. 승압제 : 혈압을 높이기 위하여 투여하는 약물입니다.
6. 강심제 : 심장기능이 약하거나 불완전할 때 정상 쪽으로 되돌리기 위해 투여하는 약
물입니다.
7. 정맥영양주사 : 영양소가 배합된 주사약(수액)을 정맥혈관을 통해 투입하는 방법입니
다.
8. 경장 영양 : 입으로 음식물을 먹지 못하는 경우, 코를 통하여 위나 소장까지 줄을 넣
고 영양을 공급합니다.
9. 투석 : 콩팥기능이 나쁠 때(신부전), 체내에 추적된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법을 말합니
다.
1) 혈액 투석 : 혈액을 몸 밖으로 인공신장기로 순환시킴으로써 혈액 속의 노폐물이
여과되고, 제거되는 방법입니다.
2) 복막 투석 : 복강 내 투석관을 삽입한 후, 투석 용액을 주입하여 노폐물을 제거하
는 방법입니다.
3) 지속적 정맥-정맥 혈액 여과법 : 복막 투석이나 혈액 투석을 시행할 수 없는 경우
에 수분 및 요독을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 84 -
심폐소생술 포기 요청서
(Consent for DNR)
진 단 명 :
주치의사 :
날 짜 : 년 월 일 시
본인(환자 본인, 보호자 대표) 은 의식이 명료한 만 20세 이상의
성인으로서 다음의 설명을 담당 의료진으로부터 들었습니다.
위 환자가 입원 치료 중, 소생이 불가능 하거나 소생하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심
장박동만의 연장으로 판단되는 상태에서, 호흡부전, 부정맥, 저혈압 등의 전신상태 악화
혹은 심폐정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심폐소생술, 즉 인공호흡과 심장맛사지를
시행하지 않는 결과로서 환자의 신체적 혹은 정신적인 기능장애 또는 사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본인은 이상의 충분한 설명을 충분히 이해하며, 심폐소생술 포기에 따른 결과에 대해
최선을 다한 병원이나 의사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그 의학적 결정을 주치의 판단에 위
임합니다.
이에 본인은 심폐소생술을 포기할 것에 대해 자의로 요청하는 바입니다.
환 자 (서명 또는 인)
보호자 대표 (서명 또는 인)
관 계 주민등록번호
전 화 휴대폰
주 소
설 명 의 사 (서명 또는 인)
확인 간호사 (서명 또는 인)
- 85 -
말기 환자의 심폐소생술 및 연명치료 거부에 대한
사전의료지시서
환자분은 현재 기존의 질환인 의 진행 및 합병증으로 인해 생명
연장 및 증상완화 등을 위하여 조만간 다음과 같은 치료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으며, 의
식이 악화되어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현명하게 판단하고 치료에 대한 올바른 결정을 내
리기 힘든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환자에게 시행되는 치료 중 일부는 큰 고통이나 부작용없이 생명연장 및 증상완화의
목적을 이룰 수 있으나, 아래의 치료 중 일부 침습적인 시술의 경우 생명연장 및 증상완
화의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거의 없이 고통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심폐소생술은 환자의 심장박동과 호흡이 급격히 저하되어 정지할 것이 예상되거나 정
지된 상태에서 강심제와, 심장마사지, 제세동술, 기관 삽관 및 인공호흡을 통해 인위적으
로 심장 박동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시술이며, 심폐소생술을 통해 말기 질환이 치료되지
는 않습니다. 심폐소생술에 의해 정지된 심장 박동이 다시 회복될 수도 있으나, 심장 박
동이 회복되어 회생하는 경우는 대개 건강하고 다른 질병이 없는 상태에서 심장기능이
갑자기 정지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환자분의 상태처럼, 기존 질병의 진행과 이에 따른
합병증으로 인하여 신체의 기본적인 생명 유지 기능이 손상되어 있는 경우에는 심장 박
동이 정지할 정도로 악화되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더라도 회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폐소생술이 시행되는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있을 수 있습
니다. 심폐소생술의 결과로 심장박동은 회복되었으나 심장박동이 정지된 기간 동안 뇌의
산소공급이 차단되면서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되어 의식이 회복되지 않거나 호흡기능이
유지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심장박동은 유지되고 있으므로 사망으로 판정할 수
없으며 생명유지를 위해 중환자실 등의 집중관리실에서 인공호흡기 및 약물 등의 생명유
지장치에 의존해서 지내야 합니다.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호흡을 유지하기 위해 기관삽관
을 해야 하며 심장마사지를 시행하는 도중에 갈비뼈가 부러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
중 극심한 고통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심폐소생술 및 다른 연명치료 시행여부는 환자분의 생명에 대한 가치관을 반영하여 결
정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따라서, 원하지 않는 경우, 이 같은 시술은 거부할 수 있습니
다.
이에 앞으로 행해질 치료에 대해 미리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이 서실을 작성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원하는 치료의 수준에 해당하는 곳에 서명해 주십시오.
(“결정하지 못했습니다”에서 명하시는 항목은 상황에 따라 평소 환자의 생명에 대한
가치관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는 가족과 상의하여 치료의 수준을 결정하게 됩니다. 각
2. 서울대학교 병원
- 86 -
세부항목에 대해 서명란과 다른 결정을 하였을 경우 해당란에 추가 서명해 주십시오.)
작성된 사전의료지시서와 관련하여 환자분이 변경 혹은 철회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원합니다.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원하지
않습니다.
중환자실 입원이 필요한 침습
(侵襲)적, 적극적 연명치료
서명: 서명: 서명:
1. 심폐소생술
(심장마사지, 강심제, 제세동,
인공호흡 등)
(심폐소생술 후에는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합니다)
2. 인공호흡기
(인공호흡기는 중환자실 치료
가 필요합니다)
3. 혈액투석
(신기능 저하 시 필요한 혈액
투석은 일부 환자의 경우 중
환자실 치료가 필요합니다)
큰 고통이 따르지 않으나, 침
습적인 검사 및 처치
서명: 서명: 서명: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한 완화
처치
서명: 서명: 서명:
본인 (서명: )은 현재 환자의 의학적인 상태와 예후, 그리고 이 서
식에 포함된 치료들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 )의사로부터 충분히 설명을
들었으며, 이상의 내용이 타인에 의해 변경되지 않고 표기한 상태로 법적인 효력을 유지
하기를 희망합니다.
만약, 환자 본인이 의사를 결정할 수 없는 상태에서는, 의료행위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평소 환자의 생명에 대한 가치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 )가 환자의 결정을 대신합니다.
설명의사
과 (서명)
설명에 참여한 의료인
과 (서명)
과 (서명)
설명 받은 환자 가족
(서명) (서명) (서명)
(서명) (서명) (서명)
설명시간
- 87 -
년 월 일 AM/PM : ~ AM/PM :
설명장소
환자 또는 환자 대리인
환자 명: 의 관계 : (서명)
주민등록번호 :
주 소:
전 화:
보호자
환자 명: 의 관계 : (서명)
주민등록번호 :
주 소:
전 화:
환자가 직접 서명하지 못하는 사유
의사 기입 :
의사 : (서명)
- 88 -
존엄사 선언서(living will)
내가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나, 사망의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경우를 대비해
서 나의 가족과 친척 및 나를 치료하고 있는 의료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희망을
남기며 반드시 내 요구에 따라줄 것을 요청 합니다.
이 선언서는 나의 정신이 건강한 상태에 있을 때에 작성했음을 밝힙니다.
또한, 나의 정신이 건강한 상태에 있을 때에 내 스스로가 이것을 파기하든지,
또는 철회하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하지 않는 한 유효함을 밝힙니다.
1. 나의 병이 현재의 의학으로는 불치의 상태이고, 이미 사망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된 경우에는 헛되게 사망 시기를 연장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거
부합니다.
2. 단, 이 경우 나의 고통을 완화시킬 수 있는 조치는 최대한으로 실시하십시오.
그 때문에 (예: 마취 등의 부작용 등) 사망 시기가 빨라져도 나는 전혀 상
관없습니다.
3. 내가 수개월에 걸쳐, 이른바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경우에는, 일체의 생명유
지 조치를 취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이상 나의 존엄사 선언이 충실하게 실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신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그 분들이 나의 희망에 따라 행하신 모든 일들의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밝힙니다.
년 월 일
성 명 : 서명
주민등록번호 : -
3. 각당복지재단
- 89 -
사 전 의 료 의 향 서
나 (이름 주소 )는 지금 맑은 정신으로 나의 자의적인
의사표시가 불가능해질 경우를 대비, 내 몸이 회복가능성이 없는 말기상태이거나 지
속적 식물인간상태일 때, 나를 치료하는 담당의사와 나의 가족들에게 다음과 같은
사전의료 지시를 남기니 나의 소망대로 실천해 주기를 바랍니다.
1) 나의 죽음의 과정이 중환자실이나 응급실과 같은 장소에서 이뤄지기보다
나의 집에서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할 수 있다면 호스피스를 선택하겠습니다.
2) 나의 죽음의 과정이 기계적이 아닌 자연적인 과정이기를 바랍니다.
3) 나의 죽음의 과정에서 겪어야 할 모든 통증은 조절 및 완화 치료를 바랍니다.
4) 인위적으로 나의 죽음을 지연시키는 모든 종류의 의료적 처치를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① 의식이 없어지고 자발적인 호흡곤란 상태가 되더라도 기도삽관, 기관지
절개 및 인공기계 호흡기 치료를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② 죽음의 과정에서 인위적인 혈압 상승제 사용이나 항암제 투여, 심폐소생술
을 하지 않기 바랍니다.
③ 다만 탈수와 혈압유지를 위한 수액요법, 영양공급은 담당의사와 상의, 처치해
주기를
희망합니다.
이상, 나는 인간적이고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기를 소망합니다.
나의 희망을 존중해 주기를 바라며,
이 선언이 법적 효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가족 ( )에게 위임하는
바이며,
아울러 저의 요청에 따라 진행된 모든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그리고 담당 의료진의 법적 보호에 도움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작 성 자
성 명 :
서명(또는 인)
주민등록번호 :
가 족 증 인
성 명 :
서명(또는 인)
관계( 의 )
보 증 인 성 명 : 서명 (또는 인)
- 90 -
사전 보건 의료 의향서
설명
당신은 보건의료에 대해 지시할 수 있는 권리를 자기고 있습니다. 또한 당신은 당신을
위해 보건의료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을 지명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양식은 보건의료지시 권리 혹은 대리인 지명 권리를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이 양식은 장기 기증 및 1차진료 의사 지명에 대한 당신의 바람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합
니다. 만약 당신이 이 양식을 사용한다면, 이 양식 중 전부 혹은 일부를 작성하거나 수
정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다른 양식을 사용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Part 1은 보건의료 대리인 권한에 관한 것입니다. Part 1 은 당신이 만약 의사결정능
력이 상실되었거나 의사결정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당신을 위해 의사결정
을 해줄 것을 원한다면, 당신을 위해 보건의료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대리인으로서 다른
개인을 지명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당신은 만약 당신의 첫 번째 선택이 자발적이지
않고,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졌거나, 당신을 위해 의사결정을 할 만큼 상
당한 능력이 없을 경우, 당신을 위해 행위 하는 대체 대리인을 지명할 수 있습니다. 당
신과 관계되지 않는 한, 당신이 진료를 받고 있는 기관의 소유자, 중개인, [오랜 기간 보
건의료 시설에 상주하는]직원은 대리인이 될 수 없습니다.
이 양식에 당신의 대리인 권한을 제한하는 서명을 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대리인은 당
신을 위해 모든 보건의료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양식은 당신의 대리인 권한을
제한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합니다. 만약 당신이 모든 보건의료의사결정에 대하여 대리
인에게 의존할 경우 당신은 당신의 대리인 권한을 제한할 필요가 없습니다. 만약 당신이
대리인의 권한을 제한하지 않는다면, 대리인은 다음과 같은 권리를 가지게 됩니다.
(a) 진료, 처치, 서비스 혹은 유지 절차, 진단 혹은 신체적 혹은 그 외 정신적 상태에 영
향을 끼치는 데 대한 동의 혹은 거절
(b) 보건의료제공자 및 기관의 선택 혹은 퇴원
(c) 진단 검사, 수술 절차, 약물치료 프로그램 및 소생금지 지시에 대한 결정
(d) 인공영양 및 수분공급 및 보건의료의 모든 다른 형태의 공급, 보류 혹은 철회에 대
한 지시
4. 미국 UNIFORM HEALTH-CARE DECISIONS ACT
- 91 -
Part 2는 당신의 보건의료에 특정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지시를 할 수 있도록 도와
줍니다. 선택들은 인공영양 및 수분공급의 제공을 포함하여 당신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
한 치료, 고통 완화 조치 제공, 보류 혹은 철회에 대한 당신의 바람을 표현하도록 도와
줍니다. 또한 공란에는 당신이 원하는 혹은 적고 싶은 다른 부가적인 바람에 대한 선택
을 기입하시면 됩니다.
Part 3은 당신이 사망한 후에 당신의 신체 장기 및 조직 기증에 대한 의도를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Part 4는 당신의 보건의료에 대해 1차 책임을 가지는 의사를 지명할 수 있도록 도와
줍니다.
이 양식에 모두 기입한 후에, 마지막 부분에 서명 및 날짜를 기입하시면 됩니다. 당신
은 입회인으로서 다른 2명의 개인을 요청하도록 요구하지는 않지만, 권고사항입니다. 당
신의 의사,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다른 보건의료기관 및 보건의료대리인에게 서명하여 완
성된 양식 사본을 드리십시오. 당신은 반드시 그(녀)가 당신의 바람을 이해하고 책임감
을 가지는 대리인으로서 지명한 사람에게 이야기를 해야만 합니다.
당신은 언제라도 해당 사전보건의료의향서 혹은 이 양식의 대체물을 철회할 수 있습
니다.
Part 1. 보건의료 대리인의 권한
(1) 대리인 지명
나는 본인을 위해 보건의료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대리인으로서 다음의 사람을 지명
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전화번호)
선택사항 : 내가 대리인 권한을 철회하거나, 대리인이 보건의료의사결정을 하는데 상당
한 능력 혹은 의지가 없을 경우, 나의 첫 번째 대체 대리인으로 다음 사람을 지명합니
다.
- 92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첫 번째 대체 대리인 이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전화번호)
선택사항: 내가 대리인 권한을 철회하거나 첫 번째 대체 대리인이 보건의료의사결정을
하는데 상당한 능력 혹은 의지가 없을 경우, 나는 두 번째 대체 대리인으로 다음 사람을
지명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두 번째 대체 대리인 이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전화번호)
(2) 대리인의 권한
나는 대리인에게 인공영양 및 수분제공 및 나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보건의료의 모
든 다른 양식 에 대한 의사결정 제공, 보류 혹은 철회를 포함하여 나를 위해 모든 보건
의료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합니다. 단, 다음 내용은 제외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필요한 경우, 여분의 종이를 더 쓰셔도 됩니다)
(3) 대리인의 권한이 유효한 시기
대리인의 권한은 내가 아래 [ ]에 기입하지 않는 한 나의 모든 보건의료의사결정 능
력이 손실되었다고 1차 진료 의사가 결정한 경우 유효해진다. 만약 내가 이 [ ]에 기입
한다면, 보건의료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대리인의 권한은 즉시 효력을 가집니다.
- 93 -
(4) 대리인의 의무
대리인은 대리인이 알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나의 다른 바람에 부합하고, 내가 part2에
제시한 지시인 보건의료 대리인 권한에 따라서 보건의료의사결정을 해야만 합니다. 나의
바람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대리인은 나의 최선의 이익이 되도록 대리인이 결정하는 데
따라서 나를 위해 보건의료의사결정을 해야만 합니다. 나의 최선의 이익을 결정할 경우,
대리인은 아는 범위 내에서 나의 개인적인 가치를 고려해야만 합니다.
(5) 후견인의 지명
만약 법원이 지명한 후견인이 필요할 경우, 나는 여기에서 지명한 대리인을 후견인으
로 지명합니다. 만약 해당 대리인이 후견인으로서 활동하는 데 상당한 능력 혹은 의지가
없을 경우, 나는 앞서 지명한 대체 대리인을 후견인으로 지명합니다.
Part 2. 보건의료 지시
만약 생의 말 의사결정 시 대리인이 당신의 최선을 위해 결정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당신은 이 양식을 작성할 필요가 없습니다. 만약 당신이 이 양식을 작성한다면, 원하지
않는 부분은 작성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6) 생의 말 의사결정
나는 진료 제공, 보류 혹은 철회에 대해 아래 기입한 선택에 따라 보건의료제공자 및
다른 사람들이 따라주기를 바랍니다.
[ ] (a)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다음의 경우
(i) 만약 내가 비교적 단기간에 사망을 초래할 비가역적이고 불치의 상태에 있다면, (ii)
내가 의학적 확실성의 합리적인 정도에 따라 의식이 없고, 내가 의식을 회복할 수 없다
면, 혹은
(iii) 치료의 위험 및 부담이 기대되는 이익보다 클 경우
나의 생이 연명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 ] (b) 연명치료를 원합니다.
나는 내 생명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보건의료기준에서 가능한 오랫동안 연명되기
를 원합니다.
(7) 인공영양 및 수분 공급
인공영양 및 수분공급은 위의 표(6)의 선택에 따라 제공, 보류 혹은 철회되어야만 합
니다. 만약 내가 이 [ ]에 기입한다면, 나의 상태와 관계없이 인공영양 및 수분공급은
제공되어야만 합니다.
- 94 -
(8) 고통 완화
고통 경감 행위가 죽음을 재촉할지라도, 고통 혹은 불편함 완화 치료를 언제라도 제공
받기를 원합니다. 단, 내가 아래에 작성한 내용을 제외하길 원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9) 다른 바람들
(만약 당신이 위에 작성한 바람 및 선택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면, 혹은 당신이 위에
기입한 지시에 추가할 바람이 있다면, 적으십시오.)
나는 다음과 같이 지시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필요한 경우, 여분의 종이를 더 쓰셔도 됩니다)
Part 3. 사망 시 장기 기능
(선택 사항)
(1) 내가 사망한다면 (체크하시오)
[ ] (a) 나는 필요한 장기, 조직 혹은 신체 일부분을 기증합니다, 혹은
[ ] (b) 나는 아래의 장기, 조직, 혹은 신체일부분만을 기증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c) 내가 기증한 장기는 다음 목적으로 사용되기를 희망합니다. (원하지 않는다면, 기입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 (i) 이식
[ ] (ii) 치료
[ ] (iii) 연구
[ ] (iv)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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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1차 진료의사
(선택사항)
(11) 나는 1차 진료의사로 다음 의사를 지명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전화번호)
선택사항 : 만약 내가 위에서 지명한 의사가 1차 진료의사로서 활동하는 데 상당한 능력
혹은 의지가 없다면, 나는 아래 의사를 1차 진료의사로 지명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전화번호)
* * * * * * * * * * * * * * * * * * * *
(12) 사본의 효력 : 이 양식의 사본은 원본과 동일한 효력을 가집니다.
(13) 서명 : 서명과 일자는 여기에 기입하시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일자) (서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소) (이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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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선택사항) 입회인의 서명
첫 번째 입회인
_____________________
(이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첫 번째 입회인 서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일자)
두 번째 입회인
_____________________
(이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첫 번째 입회인 서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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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사전유언(Cancer Living Will)
보건의료대리인지시서
본인은,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없을 경우, 본인을 대신해 보건의료 및 다른 사적 의사결
정 내릴 수 있는 권한을 아래 사람(들)에게 위임한다.
대리인 1
성명: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관계: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전화번호: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한 명 이상의 대리인을 원하는 경우, 이름을 기입하세요 :
대리인 2
성명: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관계: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전화번호: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대리인 3
성명: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관계: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전화번호: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대리인 4
성명: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관계: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전화번호: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5.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Cancer Living 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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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대리인들이 개별적으로 결정을 내리기 것을 원하십니까?
(예, 대리인 1이 가능할 경우 결정을 내리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리인 2가 결정을 내리는 형식)
아니면 집단으로 함께 결정을 내리기 것을 원하십니까?
[ ] 개별적 [ ] 집단으로
만약 집단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을 원하는 경우, 의견 불일치 시 어떤 해결 방법을 원하
십니까?
[ ] 대리인 1의 지시를 따른다.
[ ] 대리인 대다수의 지시를 따른다.
만약 특정 대리인들이 보건의료 결정을 내리고, 그 외 대리인들이 다른 사적 의사결정을
내리기를 원하는 경우, 구체적으로 명시하십시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당신은 원하는 바를 설명할 경우 대리인에게 얼마만큼의 재량을 부여하겠습니까?
구체적으로 명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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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사전의료의향서 지침
사전의료의향서 지침의 첫 단계는 치료표(Treatment Table)입니다. 당신이 표에 기록된
특정 건강 상태(표의 첫 번째 행에 표시)에 있으며, 연속적으로 특정한 연명치료(표의 상
단에 표시)가 필요한 매우 심각한 건강 상태에 이른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연명치료를 받
지 않는다면 당신은 사망할 것입니다. 만일 치료를 받는 경우, 생존 확률은 당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만일 당신이 건강상 문제에서 완치된다 하더라도, 당신은 연명치
료를 필요로 하는 더 심각한 상태로 악화되기 전 상황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예를 들어, 중증 장애를 동반하는 뇌질환으로 고통 받을 순간을 상상해 보십시오. 뇌질환
발병 후, 당신은 구명항생제가 필요한 폐렴을 앓게 될 것 입니다. 항생제가 없다면, 당신
은 사망할 것입니다. 항생제를 투여할 경우, 당신의 생존 가능성은 폐렴의 상태와 심각한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항생제로 폐렴을 완치하였다 하더라도, 당신은 중증 장애를 동
반한 뇌질환을 앓게 될 것입니다.
이제 당신은 이 상태(중증 장애를 동반하는 뇌질환)에서 특정 치료(항생제) 여부를 결정
해야 합니다.
- 99 -
CPR
산소
호흡기
방사선
치료
화학
요법
외과술 수혈 항생제 관급식
현건강상태/
잠재적으로
재발 가능한
질환
경미한
장애를
동반하는
뇌질환
중도의
장애를
동반하는
뇌질환
심각한
장애를
동반하는
뇌질환
통증
증후군
표 작성 요령
건강 상태와 처치에 관한 모든 칸에 치료 결정을 기입하시오 (“예”, “아니오”, “미정”,
또는 “임상시험”)
사례를 참고하여 당신이 중증 장애를 동반하는 뇌질환을 앓고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만일 연명치료 항생제 투여를 원하고, 항생제 투여만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희
망일 경우, “항생제”라고 씌어있는 행과 “중도의 장애를 동반하는 뇌질환”이라고 씌어있
는 열이 만나는 칸에 “예”라고 기입하시면 됩니다. 항생제 투여를 원하지 않는 경우, 그
칸에 “아니오”라고 기입하십시오.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경우, “미정”이라고 기입하십시오.
한 가지 다른 선택권이 존재합니다. 일부 사례에서, 주어진 치료방법의 유익 여부가 근본
적으로 명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당신은 보통 며칠에서 1-2주까지 걸리는
기간 동안 치료를 원할 수 있습니다. 치료 기간 동안, 주치의는 치료의 효과를 관찰하고
평가하여, 치료의 유익 여부를 판단할 것입니다. 해당 치료가 유익하다고 증명될 경우,
치료는 지속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치료는 중단될 것입니다. 당신이 임상시험
참여를 원할 경우, 그 칸에 “임상시험”이라고 기입하십시오. 단 시간 내에 이루어지는
CPR과 수술은 임상시험으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나머지 칸들은 건강 상태에 따라, 당신이 열거된 연명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기입
하실 수 있습니다.
보건 의료 결정에 관한 추가 지침
사전의료의향서 지침의 두 번째 단계는 보건의료 결정에 관한 원하는 바를 표명하는 것
입니다. 모든 형식의 의료 결정을 미리 예견하는 것은 보통 불가능 합니다.
- 100 -
이곳에 대리 결정인 또는 의료서비스제공자들이 당신이 원하는 바를 이해하고 따르는 것
을 쉽게 할 수 있는 개인적 신념이나 가치관을 표명하십시오. 또한, 만약 당신을 위한
의사결정 시 참여하여서는 안 되는 특정인이 있다면, 여기에 기록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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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의료 결정에 관한 지침
사전의료의향서 지침의 세 번째 단계는 거주지, 영양, 위생, 의복, 그리고 안전과 같은
사적 의료결정 관한 원하는 바를 희망사항을 표명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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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전유언을 작성하는 개인의 선언문
본인은 본 사전유언의 모든 부분을 읽고 이해하였다.
본인이 작성한 모든 사전유전들은 철회가 가능하며, 이 지침은 지켜져야 한다.
본인이 지명한 대리인(들)은 본인을 대신해 본 사전유언에 명시되어 있는 바와 같이 사
적 의료에 관한 지시와 결정을 내리며, 치료에 대해 동의 또는 부동의 할 권리를 갖는다.
개인정보 및 서명
(본 사전유언를 작성한 개인)
성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서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101 -
일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두 명의 증인 앞에서 서명하였음.
증인 지침
각 선언문마다 요건은 다르지만, 확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두 명의 증인을 인정합니다.
두 명의 증인은 대리인 또는 대리인의 배우자가 될 수 없습니다.
증인 1
성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서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일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증인 2
성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서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일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대리인으로서 행위에 관한 동의
본인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이 의사결정능력을 상실
할 경우, 그(녀)의 대리인으로서 활동할 것임을 동의합니다.
대리인 1: 성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서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일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대리인 2: 성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서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일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대리인 3: 성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서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일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102 -
대리인 4: 성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서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일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103 -
6. 대만 사전의료의향서
호스피스 의료 사전 선택 신청서
본인 은/는 만약 심한 부상이나 병으로 인하여 의사의 진단에 의해
치유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질 뿐 아니라 병세가 이미 사망이 불가피할 정도까지 진
전될 경우 호스피스의료 조항 제4조, 제5조와 제7조 1항 2열의 규정에 의하여 아래와
같이 선택하길 희망합니다.
1. 완화성, 지지성 의료 보호를 받기 희망합니다.
2. 임종 혹은 무생명 증상 시 심폐소생술을 시행 거부합니다.
(기관 내 관삽입, 체외 심장 압박, 응급 약물 투여, 심장 전기 쇼크, 심장 인공 주파
수 변조, 인공 호흡 혹은 기타 응급 치료 행위 포함)
신청자
서 명 : 주민등록번호 :
주 소 :
증인 1.
서 명 : 주민등록번호 :
주 소 :
증인 2.
서 명 : 주민등록번호 :
주 소 :
중 화 민 국 년 월 일
- 104 -
Patientenverf gung
사전의료의향서
성 명
출생년월
주 소
본인은 생명의 마지막 시기를 위하여 지금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미리 밝혀둔다:
본인은 의료진에게 의료 조치에 관한 결정 시점에 본인이 거처하고 있는 양로원이나
요양원에, 또한 그 밖에 본인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 모두에게 다음과 같이
요청한다.
본인은 인간 존엄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죽음을 맞이하기 원하며,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본인을 진료하는 의사, 가족, 간호사에게 부탁하는 바이다.
생명유지에 불가결한 기관, 특히 뇌에 중증의 불가역적인 손상이 와서 진료하는 의사
들의 일치된 확신에 따라 본인에게 의식이 있는 생명이 불가능할 것이라 판단이 서는
경우, 본인은 생명을 연장시키는 더 이상의 집중 의료 조치를 원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급식 튜브나 생명을 유지하는 약물 투여도 포함된다.
본인은 최소한 두 명의 전문의가 독자적으로 본인에게 회복이나 건강상태의 호전가능
성이 전혀 없다는 판단을 하였으며, 진료하는 의사의 다른 진단이 없다면, 그러한 상황
을 받아들일 수 있다.
만일 본인이 피할 길이 없이 죽음에 이를 중병으로 고통 받으며, 강한 통증이 유발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비록 통증 완화 약물의 사용으로 인해 죽음이 보다 일찍 찾아올지라
도 의사의 판단에 따라 통증이나 커다란 부담을 덜어 줄 약물을 투여해 줄 것을 요청한
다.
본인은 세심한 숙고 후 스스로 완전한 책임을 지겠다는 결의 하에서 이러한 해명서를
제출한다. 의식을 잃거나 다른 신체적 손상으로 인해 더 이상 개인적으로 중요한 일에
관해 결정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이 해명이 본인의 분명한 의지의 표현으로서 유효하
여야 한다.
이 지시를 본인을 진료하는 의사에게 알리도록 요청하는 바이다. 이 지시에 상반되는
조치에 대해 본인은 분명히 동의를 거부한다.
7. 독일 함부르크 의사협회
- 105 -
본인의 주치의가 결정되면, 이 해명이 모든 조치를 결정함에 있어서 유효하여야 하며,
여기 정해진 조치들을 담당자에게 청원하여야 한다.
본인을 진료하는 의사는 아래에 기입된 사람들에게 본인의 건강 상태에 관한 설명을
하여야 하며, 그러한 범위 내에서 비밀유지의 의무로부터 벗어난다.
성 명
주 소
(필요한 경우, 아래 지명된 사람이 본인으로부터 이 사전의료의향서의 변경을 맡아 할
수 있는 특별한 예비조치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았다.
성 명
주 소
이 해명은 본인에 의해 서명되었다. 본인이 신뢰하는 사람이 함께 서명함으로써 본인
의 의사표명을 확인한다.
성 명
날 짜
증인의 성명 및 주소
서명 및 날짜
후기 반복 확인 승인을 위해 :
본인의 사전의료의향서의 내용을 검토하였고, 본인의 의지가 변하지 않았음을 서명으
로서 확인하는 바이다.
성 명
날 짜
성 명
날 짜
성 명
날 짜
성 명
날 짜
- 106 -
보건의료 사전의료의향서
성 명
주 소
병원등록 번호
다음과 같은 상태가 되었을 경우, 본인의 바람을 표현합니다.
a) 치매, 심각한 퇴행성 뇌 질환 (알츠하이머 질환, 동맥 질환, 에이즈로 인한 질환) 혹은
b) 사고 또는 다른 상해 또는 질환으로 인한 심각한 뇌 손상 혹은
c) 질병 상태 말기 혹은 악성 종양 말기
d) 심각한 불구 및 신경 또는 근육의 진행성 퇴행성 질환
그리고 정신적으로 생명 유지 처치 수락 혹은 거절에 대해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의사
결정능력이 손실되었을 경우, 그리고 당시 의학 지식으로 다른 2명의 의사가 본인의 의사
결정능력 손실을 인정할 경우, 다음과 같이 요청합니다.
. 원인 없이 심박 정지가 된 경우, 심폐소생술을 거절합니다.
.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폐렴 또는 심장 또는 신장 상태와는 관련 없는 질병이 지나친
신체적 고통을 유발하지 않는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 말기 질환으로 음식, 수분 또는 약을 삼킬 수 없게 된 경우, 확실하게 고통을 완화시
키는 것을 제외한 그 어떤 인공적인 장치를 사용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 되돌릴 수 없는 원인 없이 약화되고 있는 질환이 있다면, 그 질환으로 인해 행동이 폭
력적이고, 산만하고, 혹은 다른 방법으로 저하된다면, 또는 심각한 고통을 호소한다면,
합법적인 범위에서 신체 건강 및 생존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런 증상은 적절한 약물
치료로 관리해주기를 바랍니다.
. 그 외 다른 요청들
해당 의향서의 목적은 내가 비가역적인 질환에 시달리며 겪는 고통 혹은 치욕을 줄이
며, 의학적 조언자 혹은 관계자, 혹은 둘 다에게 나의 이익을 결정하는 과정 상 그들의
부담을 줄이는데 있습니다.
서명 일자
증인 1.
증인 2.
증인 중 1인의 진술
나는 (이름) 자발적으로 서명함으로써, 이 의향서의 의미와 함의에
대해 건전한 정신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선언합니다.
서명 일자
8. 뉴질랜드 의사협회 사전의료의향서
V... 죽음준비.. 관련.. 책.. 소개
※ “죽음준비 관련 책 소개”는 죽음을 이해하고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들을 죽음의 모습, 죽음 이해, 죽음준비하기라는 세 가지 주제로 정
리하였다.
- 108 -
I. 죽음의 모습들
. THE WHEEL OF LIFE(삶과 죽음에 대한 기억)
(엘리자베스 큐블러 로스/박충구, 가치창조, 2001, 9,000원)
삶과 죽음에 대한 기억을 담고 있는 색다른 자서전. 삶과 죽음, 그리고 사후세계. 엘리자베
스 큐블러 로스는 현재 74살의 나이로 스스로의 죽음에 직면해있다. 죽음에 직면한 저자가
전하는 삶의 교훈과 지금까지 걸어온 특별한 인생이야기.
. 마지막 사진 한장 - 사랑하는 나의 가족, 친구에게 보내는 작별인사
(베아테라코타/장혜경, 웅진지식하우스, 2008, 11,000원)
삶의 마지막 순간, 나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예정된 이별의 시간 앞에 선 23인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기록
『마지막 사진 한 장: 사랑하는 나의 가족, 친구에게 보내는 작별인사』.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과의 영원한 이별을 준비하게 된다면, 그때의 우리 모습은 어떠할까? 낯익고 익숙한
이들과의 헤어짐 그리고 기약 없는 내일을 알면서도 오늘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어떤 느
낌일까? 여기 삶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는 이들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사람들이 있다.
〈마지막 사진 한 장〉은 독일의 전문 사진작가 발터 셸스와 저널리스트 베아테 라코타가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23인의 환자들을 만난 기록이다. 환자들이 죽음의 두려
움에서 벗어나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는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17개월된 아기부터 83
세의 노인까지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감동어린 사진과
함께 담았다.
. 가장 소중한 만남
(강남성모병원 호스피스센터, 우리글, 2007, 9,000원)
강남성모병원 호스피스 사람들의 20년간 이야기를 담은 책. 죽음으로 가는 길에 동참한 호
스피스 병동의 봉사자들의 경험을 토대로 삶과 죽음, 사랑과 인생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남
아 있는 삶에 최선을 다하고 얼마나 충실해질 수 있는가와 더불어 죽음이란 결코 고통스러
운 것만이 아님을 인생에 있어서 가장 커다란 축복은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면서 죽음을 맞
이하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 마지막 인사
(이건영, 휴먼앤북스, 2009, 10,000원)
모든 인간은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
존엄사와 안락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소설『마지막 인사』. 최근 국내 첫 존엄사 시행으
로, 안락사와 존엄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소설은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많은
그 사안을 소재로, 시한부 환자들의 다양한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
을 잃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야 하는 사람들의 심경을 섬세하게 묘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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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미치 앨봄/공경희, 살림, 2010, 10,800원)
화요일의 특별한 인생 수업『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죽음을 앞둔 노교수와 그의 제자가
나눈 열네 번의 대화를 담은 이 책은 1997년에 처음 출간되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고,
휴머니즘이 담긴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영혼의 결핍을 느끼던 저자는
루게릭병을 앓으며 죽음을 앞두고 있는 대학 시절의 은사 모리 교수와 재회하게 된다. 모리
교수와 저자는 세상, 가족, 죽음, 자기 연민, 사랑 등을 대화 주제로 삼아 매주 화요일마다
함께 인생을 이야기한다. 모리 교수가 들려주는 삶과 죽음에 관한 수업은 치열한 삶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찾으러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 묘비명-세상에 건네는 마지막 인사
(박경남, 포럼, 2007, 18,000원)
죽음을 기억하라, 그리고 현재를 살아라!
<묘비명: 세상에 건네는 마지막 인사>는 동서고금의 묘비명을 통해 인물의 삶과 가치관을
조명하는 책이다. 묘비명은 말 그대로 고인을 기념하기 위해 묘비에 명문이나 시문을 새긴
것으로, 단지 슬픔만을 담는 것이 아니라 재미와 냉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고인을 기린다. 묘비명에는 인생, 사랑, 행복, 자유, 정의, 예술, 명예, 성공. 수신, 희망 등
그 사람의 삶과 추구했던 가치관이 담겨 있다.
이 책에는 버나드 쇼, 천상병, 카잔차키스, 링컨, 볼테르 등 다양한 인물들의 묘비명, 비문,
제문을 모았다. 묘비명 주인의 소개, 묘비명에 얽힌 해설, 각 장에 어울리는 명언을 곁들여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해 우리보다 먼저 고민했던 사람들이 남긴 다양한
묘비명은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지혜를 전해준다.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들의 중간 지점
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 빛 색깔 공기 - 우리가 죽음을 대할 때
(김동건, 홍성사, 2006, 9,000원)
죽음이 다가오는 아버지와 나눈 대화!
김동건 목사가 자신의 아버지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신학자인 김치영 목사의 투병을 지켜보
면서 쓴 일기를 모은 책. 개정증보판. 투병 중인 가족을 간호하고 있거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겪고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실제적인 위로와 공감을 준다. 아울러 자신의 신앙과 일
상을 점검하고 되돌아보게 해주는 것은 물론, 죽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계기를 제시한다.
준비 없이 자신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맞닥뜨리게 된다면, 우리는 당황스러워하고 허
무해 할 것이다. 이 책은 암으로 인한 극심한 고통을 고스란히 겪으면서 삶의 마지막 시간
을 보내고 있는 사람의 고백으로, 우리에게 친숙하고 낯선 주제이며, 피할 수 없는 존재인
죽음의 문제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건네고 있다. 그리고 삶의 정체를 새롭게 들여다보는 지
극히 경험적인 통찰을 선사한다.
. 생의 모든 순간을 사랑하라
(윌리엄 하블리첼/유영, 브리즈, 2007, 9,800원)
생의 마지막 순간을 앞둔 사람들의 따뜻하고도 감동적인 실화를 담은『생의 모든 순간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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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하라』. 이 책은 세계적인 심장 권위자이자 휴머니스트인 윌리엄 하블리체 박사가 임종을
맞이한 환자들을 통해 발견한 삶의 가치와 빛나는 메시지를 전한다.
《생의 모든 순간을 사랑하라》에서는 2차 대전에 참가했던 늙은 군인이 전쟁의 상처와 화
해하는 방법을 백인경찰이 쏜 총에 맞아 하반신이 불구가 된 흑인 청년이 분노를 다스리는
용서의 힘을, 평생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왔던 여성의 봉사가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가를
통해 삶의 진실함을 보여준다.
또한 인생 곳곳에 존재하는 생명력들이 전하는 가르침과 인생을 단 하루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서 살아간다면 죽음 또한 두려움이 아니라 축복임을 알게 된다고 전한다.
. 스물 둘에 별이 된 테리
(레슬리 스크리브너/ 용호숙, 동아일보사, 2005, 9,500원)
암으로 한쪽 다리를 잃고 5374km 대륙을 횡당한 캐나다의 국민적 영웅 테리 폭스 평전. 테
리 폭스는 암에 걸려 한쪽 다리를 잃었지만 이에 좌절하지 않고 암연구 기금모금이라는 공
공선을 위해 캐나다 대륙횡단에 나선다. 저자 레슬리 스크리브너는 테리 폭스의 대륙 횡단
'희망의 마라톤'을 취재한 뒤 테리의 일기, 테리의 생전 인터뷰, 테리 가족과 지인들의 인터
뷰 등을 재구성해 이 평전을 완성했다. 테리 폭스가 왜 달려야 했으며, 달리는 과정에서 무
엇을 보았고, 무엇을 얻었는지 등을 생생한 언어로 그려냈다.
.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보리, 1997, 6,800원)
세계적 지성인 스코트 니어링과의 만남을 그린 자전적에세이. 26에 스코트 니어링을 만난
저자가 미국의 산업주의 체제와 그 문화의 야만성에 도전했던 스코티 니어링과 함께 나눈
53년 동안의 삶을 진솔하게 회고 했다.
. 은혜의 죽음학교
(리처드 휄릭스/ 김광석, 베다니출판사, 2007, 9,500원)
미국 최고 지성이 쓴 암환자 아내의 믿음과 사랑 이야기, 『은혜의 죽음 학교』. 죽음을 향
해 나아가는 암환자 아내의 영적 여정을 통해 저자가 새롭게 깨달은 은혜의 교훈을 나눈다.
이 책은 죽음에 다가가면서도 영웅적인 믿음을 잃지 않은 암환자 아내가 하나님과 친밀하게
만난 놀라운 여정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아울러 남은 자인 저자의 삶에 새로운 은혜의
깨달음으로 나타난 기적을 통해 생의 가치와 의미를 부활시켜준다. 죽음에 대한 성경적인
가르침도 제시하고 있다.
. 인생이 내게 준 선물
(유진 오 켈리/박상은, 꽃삽, 2006, 10,000원)
세계 최고의 회계법인 중 하나인 KPMG그룹의 CEO인 유진 오켈리. 촉망받는 비즈니스맨이
었던 그가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암선고를 받는다. 뇌종양에 걸려 앞으로 몇 개월밖에 살
지 못한다는 것. 한발 한발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그는 너무도 또렷하게 현실의
삶을 응시한다. 죽음의 고통과 공포 속에서도 현재의 삶을 충실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존재의 눈물겨운 사투를 엿볼 수 있다.
- 111 -
오켈리는 암진단을 받은 지 채 4개월이 되지 않아서 사망했다. 책의 마지막 장은 오켈리 부
인이 마무리했다. 그녀는 남편이 어떻게 죽을지,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남기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유진 오켈리는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고, 죽음의 긍정적
인 면을 볼 수 있도록 우리를 안내한다.
. 조화로운 삶
(헬렌 니어링 , 스코트 니어링/ 류시화, 보리, 2000, 7,500원)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은, 미국이 일차 대전을 치르고 대공황의 늪으로 빠져들면서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1930년대 뉴욕을 떠나 버몬트의 작은 시골로 들어간다. 자연 속에
서 서로 돕고 기대며, 자유로운 시간을 실컷 누리면서 저마다 좋은 것을 생산하고 창조하는
삶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이 책은 이러한 원칙대로 산 두 사람이 버몬트에서 지낸 스무 해를 낱낱이 기록한 책이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에서는 다 못 본 두 사람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두 사람이 집을 짓고, 곡식을 가꾸고, 이웃과 함께 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
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를 읽고 오랫동안 이 책을 기다려 온 수많은 독자
들에게 다시 한 번 큰 감동과 깨달음을 줄 것이다
. 죽는 순간 사람들이 바라는 것
(트루디 해리스/ 정경란, 브렌즈, 2010, 11,000원)
죽음 직전 평화를 얻은 30명 말기암 환자들의 실제 이야기『죽는 순간, 사람들이 바라는
것』. 이 책은 죽음을 준비하고 세상과 이별할 시간을 가진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다. 오랜
세월 동안 호스피스 간호사로 일한 저자가 죽어가는 병자들의 남은 삶을 편안하게 돌봐주면
서 겪게 된 사연들을 들려준다.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들이 서로 바라는 것은 조금씩 다르지
만, 이들은 모두 저자인 호스피스 간호사의 돌봄과 따뜻한 가족들의 사랑 속에서 편안히 세
상을 마감한다. 말기질환자를 둔 가족들에게는 죽음을 앞둔 환자가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
인지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죽음을 어떻게 살 것인가
(히노하라 세케야키/김옥라, 궁리, 2005, 9,800원)
진실하게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의 마지막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책. 일본의 저명한 의
사 히노하라 시게아키는 죽음을 맞는 수많은 환자들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열여덟 명과
자신의 부모님, 그리고 은사를 포함한 지인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고결한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죽음이란 말조차 입밖에 내기를 꺼려하는 우리의 삶 속에 죽음은 가까이 다가올 수가 없다.
삶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르기에 죽음을 미리 알 수 없으며, 먼저 간 사람들의 경험을 들
어볼 수도 없다. 저자는 결국 죽음의 문제를 사색하고 탐구하는 참된 죽음준비교육이 진실
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 담긴 환자들의 이야기는 죽는다는 것이야말로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보여주는 마지
막 기회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들을 통해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이며, 의학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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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죽음을 이해하기
. 마지막 선물
(오진탁, 세종서적, 2007, 10,000 원)
죽음은 우리 영혼이 성장하는 마지막 기회!
한림대학교 철학과 교수 오진탁의 죽음이 가르쳐주는 삶의 지혜, 『마지막 선물』. '잘 사는
법'을 논하는 '웰빙(well-being)'을 넘어 '잘 죽는 법'을 논하는 '웰다잉(well-dying)'을 철학
적으로 다루고 있다.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죽음이라는 말을 입에 담는 것도 싫어하고 있다. 그러
한 우리에게 저자는 묻는다. 죽음을 우리 영혼이 성장하는 마지막 기회로 여길 수는 없는
것인가?
이 책은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울러 죽음이
끝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호스피스 봉사자의 증언 등을 근거 자료로 내놓고 있다. 그외
죽음의 가르침을 배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 삶에 대한 자세를 긍
정적으로 바꾸는 일과 다름 없음을 보여준다. 부록에서는 6단계로 구성된 <웰다잉을 위한
명상>을 담아내고 있다.
. 만남, 죽음과의 만남
(정진홍, 궁리, 2003, 13,000원)
사랑의 진술을 바탕으로 하여 죽음을 맞으면, 죽음은 그대로 삶의 완성이다. 마침내 죽음은
사람이 짐작하지도 못한 위로이고 평화이다. 우리는 사랑하면서 사랑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한 위로와 평화를 경험하면서 살았다. 죽음도 그러할 것이다. 죽음은 모든 것이 끝나고
새로움이 비롯하는 처음 순간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죽음에 대한 작기의 생각을 담은 책.
.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김열규, 궁리, 2001, 10,000원)
한국인의 죽음론 고찰서. 죽음의 의미를 끈기 있게 고찰하는 한편, 고조선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죽음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태도를 심도있게 서술했다. 이를 통해 우리네 삶과
죽음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하고, 죽음의 공포를 덜어내고 정을 붙이려면 죽음과 절
실하게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후생 - 죽음 이후의 삶의 이야기
(엘리자베스 큐블러 로스/최준식, 대화문화아카데미, 2009, 10,000원)
웰다잉 시대를 여는 위로와 희망의 편지
『사후생 | 죽음 이후의 삶의 이야기』. 당신은 한 번 죽어 보았는가? 당신이 죽는 그 순간
부터 시작되는 전혀 새로운 세계.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자 죽음학의 대가인 엘리베스
퀴블러 로스가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말한다. 그가 남긴 우리 시대의 고전,
새로운 삶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해 그리고 죽음을 수용하는 태도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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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선사하고 있다. 저자는 세계 곳곳에서 임종 환자들이 겪는 근사체험(육체이탈 체험)의
사례 2만 가지를 연구하여 죽음의 실체 혹은 죽음의 진실에 접근하고자 노력해 온 세계적
인 죽음학자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죽음 이후의 삶은 실재하며 그렇기에 우리는 바로 지금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그 사랑은 죽음 이후에도 지속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
이 얼마나 짧은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반추하게 할 책이다.
. 삶 죽음에게 길을 묻다
(오진탁, 종이거울, 2010, 12,000원)
삶의 길을 죽음에게 묻다!
삶과 죽음에 대한 이치를 담아낸 안내서 『삶, 죽음에게 길을 묻다』. 10여 년이 넘게 죽음
에 대해서 고민해 온 철학자 오진탁은 자살률 1위인 우리나라가 죽음문화에 대해 진지하게
탐색하고, 개인적 사회적 노력을 모색할 수 있도록 삶의 문제를 제기한다. 삶과 죽음이 하
나라는 입장에서 죽음을 바르게 이해하고 준비하도록 하며, 자살에 대한 오해와 해결책을
제시한다. 또한 아름다운 죽음 웰다잉이 의미하는 바와 관련 자료를 하나로 엮어 소개해 행
복한 삶과 행복한 죽음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전한다.
. 삶과 죽음에 대하여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정채현, 고요아침, 2008, 10,000원)
탐스럽게 활짝 피어났다가 죽는 꽃처럼 매일 자연스럽게 죽어야 한다. 마치 꽃이 죽는 것처
럼, 탐스럽게 활짝 피어났다가 사라지는 그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느끼면서, 죽어야 한다.
사랑, 경험, 지식을 버려야 한다. 매일매일 그것을 버리면 다시 태어나며, 그러면 그대는 신
선한 마음을 가진다. 이 책에서는 '삶과 죽음'에 속한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저자는 그 문제들을 제시하고 설명하고, 문제를 발견한 ‘우리’들을 향하여 이렇게 말
한다.
"문제가 발견되었는가? 스스로 그것을 들여다보고, 나를 청중을 향해 연설하고 있는 연사라
고만 생각하지 말아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이 문제를 그대와 함께 생각해보고 싶다. 그대와
내가 이 문제를 탐험하면 우리 둘 다 뭔가 진실한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그 이
해로부터 그대의 것도 아니고 내 것도 아닌 행위가 나올 것이며, 우리가 끝없이 싸우도록
빌미를 제공하는 생각들은 마침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대는 죽음을 두려워한
다, 그럼 그대는 그 두려움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작정인가? 죽음이란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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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티베트의 지혜
(소샬 린포체/오진탁, 민음사, 1999, 20,000원)
티베트 불교의 전통속에서 태어난 저자가 죽음의 의미와 죽어가는 과정을 저자의 체험을 바
탕으로 이론적으로 들려주는 책. 죽음이라는 거울 앞에서, 마음을 고향으로 이끌기, 죽어가
는 사람을 돕는 마음의 충고, 평화의 봉사자 등 22개 장으로 엮었다.
.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불교죽음학
(송암, 부다가야, 2006, 12,000원)
불교 최초의 죽음학 해설서. 불교만큼 인간의 죽음과 영혼의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접근하
고 있는 종교도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적 입장에서의 죽음에 대한 현대적 저술이
드문 이유는 불교가 죽음을 삶과 동일하게 바라보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과 관련된 국내외의 인문학 서적의 대부분이 서양의 유일신의 관점에서 죽음을 바라보
고 있는데 반하여 이 책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는 불교적 사상에서 죽음을 바라본다. 죽
음을 삶과 독립된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삶의 현상 속에 존재하는 한 부분으로 인식하게 하
고, 죽음의 비밀을 통해 삶의 구도를 분석할 수 있는 출발점을 제시한다. 또한 죽음을 삶과
별개의 세계로 바라보기 쉬운 사람들의 오류를 바로잡아 삶 속에서 죽음을 발견하고 현재의
삶을 보다 진지하게 살아가도록 이끈다. 죽음과 관련된 저자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죽음
의 정의와 사상, 죽음과 법의 관계, 다양한 죽음이야기, 죽음과 관련한 영가봉송의 제반 불
교의식 등을 소개하는 책이다.
. 우아한 노년
(데이비드 스노던, 사이언스북스, 2003, 11,000원)
역학을 전공하고 현재 켄터키 대학교 의료원과 샌더슨-브라운 노화 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1987년부터 시작한 노화 관련 대규모 학제간 프로젝트 <수녀 연구>에 관해
쓴 글. 수녀들을 대상으로 한 수명과 성공적인 노화에 관한 이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이
모든 노인들이 걸리는 병은 아니며, 알츠하이머병을 피해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도 발견
하게 된다.
. 웰다잉
(데이비드 쿨/권복규, 바다출판사, 2005, 12,000원)
현직 완화의학 전문가인 저자가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말기 암환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
들이 죽음을 대면하고 임종에 이르기까지의 시간과 삶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잘 죽기 위
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또 타인의 죽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죽음의 과정은 어떤 것인지, 충분히 살고 잘 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를 임종
을 눈앞에 둔 환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웰다잉과 웰빙은 분
리될 수 없는 동전의 양면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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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수업
(엘리자베스 큐블러 로스,데이비드 케슬러/ 류시화, 이레, 2006, 9,800원)
20세기 최고의 정신의학자이자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그녀의
제자 데이비드 케슬러가 죽음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인터뷰해, 삶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을
정리한 책. 2004년에 사망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마지막 책으로, 그녀가 살아가는 동
안 얻은 삶의 진실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죽음과 마주한 사람들이 삶이라는 학교의 교사들이며, 삶이라는 학교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정체성, 사랑, 인간관계, 시간, 두려움, 인내, 놀이, 용서, 받아들임, 상실,
행복이라고 말한다. 때로는 부조리하고, 하찮고, 무의미한 삶 속에서 즐겁지 않은데도 웃고,
마음이 맞닿지 않는데도 관계를 맺고, 절망적이지만 밥을 먹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
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이 있다면, 지금 당장 그것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 죽음 가장 큰 선물
(헨리 나웬/홍석현, 홍성사, 1998, 7,500원)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죽음에 처한 사람을 잘돌보는 일을 큰 주제로 하여 예고없이
다가오는 죽음 을 가장 큰 선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죽음에 대한 명상을 담은 가톨릭 심
리학자의 저술.
. 죽음, 그 마지막 성장
(부위훈/전병술, 청계, 2001, 12,000원)
사망학과 사망 교육에서 자살과 안락사 및 죽음 앞에서의 심리적 변화와 죽음의 존엄의 유
지를 강조했다. 아울러 기독교, 힌두교, 불교 및 유가와 도가의 삶과 죽음에 대한 관점과 죽
음의 극복에 대한 각각의 방법을 상세히 서술했다. 전통적인 사망학과 임종 정신의학의 부
족한 점을 지적하고, 저자의 현대 생사학 이론을 다루었다. 부제는 임파선암과의 투쟁을 통
한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
. 죽음, 삶이 존재하는 방식
(오진탁, 청림출판, 2004, 10,000원)
안락사, 낙태, 자살, 사형, 에이즈,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 등 죽음과 관련한 문
제들을 다양한 방면에서 다루었다.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이 책에서 모두 아홉 개의 테마로
설정해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죽음과 삶의 문제를 깊이 있게 살피고 있다. 또한 삶과
죽음 혹은 생성과 소멸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으며, 결코 독립적으로 일어나지 않
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 죽음과 죽어감
(엘리자베스 큐블러 로스/이진, 이레, 2008, 18,000원)
죽음을 통해 알려주는 삶의 의미!
「인생수업」으로 삶과 죽음에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대표작
『죽음과 죽어감』. 죽음을 앞둔 환자들과 지내며 인터뷰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세미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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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 얻은 결과를 정리했다. 호스피스 운동가이자 정신의학자인 저자가 죽어가는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어떻게 죽는가가 삶을 의미있게 완성하기 위한 과제임을 알려준다.
《죽음과 죽어감》에서는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겪는 심경의 변화를 솔직하게 담았다. 가족
이나 친구들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생각들을 저자와 병원목사 앞에서 솔직하게 펼쳐 보이고,
저자는 이 인터뷰를 삭제 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인 죽음에 다가올수록
느껴지는 불안과 공포, 죽음에 대한 여러 자세를 수록했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비인간적인 죽음', '죽음의 5단계', '환자의 가족', '시한부
환자들과의 인터뷰', '평화로운 죽음'등 12가지 주제로 나눠 죽음에 대한 의미를 생각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알폰스 디켄/ 오진탁, 궁리, 2002, 9,000원)
생사학'이라는 생소한 용어는 죽음과 관계 있는 테마를 학제적으로 다루는 학문. 40여년간
생사학을 연구한 저자가 철학, 의학, 심리학, 민속학, 문화인류학, 종교, 예술 등 인류 문화
의 모든 면을 통해 안내하는 죽음의 의미와 역사적 변천과정. 안락사, 호스피스, 시한부 환
자 등 민감한 이슈들 속에서 죽음의 터부시하는 관습 대신 사람다운 생명의 마지막을 위한
새로운 죽음의 문화를 제안하고 있다.
. 죽음의 벽
(요로 다케시/ 김난주, 재인, 2004, 10,500원)
우리 모두는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두렵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
가 애써 외면해온 죽음의 문제를 석학 요로 다케시는 삶의 한 가운데로 끌어들여 솔직하고
도 경쾌하게 풀이한다.
삶이 의미있는 것은 죽음 때문이며, 죽음을 삶과 자연에서 격리시킨 것이 현재의 도시 문명
이라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사형은 과연 계속 유지되어야 할 제도인지, 뇌사
를 죽음으로 볼 수 있는지, 안락사를 허용할 것인지, 자살은 왜 하면 안되는 건지, 죽음은
정말 두려운 것인지 등의 문제에 대한 해답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 춤추는 죽음 1,2
(진중권, 세종서적, 2005, 15,000원)
서양미술에 나타난 죽음의 이미지를 파헤치는 미학서. 서양미술이 표현하는 죽음의 관념 변
화를 추적하며, 각 시대의 예술 작품이 죽음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서양
미술사를 빛낸 천재 화가들에게 죽음은 어떤 의미였고, 그 예술가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어떻게 예술로 승화시켰는지 폭넓게 살펴보고 있다. 1권에서는 그리스 시대부터 르네상스
시대까지의 서양미술에 나타난 죽음의 미학을 다루었다.
. 티베트 사자의 서 - 그림으로 풀어낸 삶과 죽음의 안내서
(파드마삼바바/장순용, 김영사, 2008, 18,000)
8세기 티베트 불교의 대성인 파드마삼바바의 『티베트 사자의 서』. 티베트 사람들로부터
제2의 붓다로 불리는 저자가, 죽음과 환생의 중간 지역인 '바르도'를 여행하고 돌아와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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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사후에 대해 기록한 경전 '티베트 사자의 서'를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풀어낸다.
이 책은 <티베트 사자의 서>를 통해 죽음과 사후를 둘러싼 모든 비밀을 밝히고 있다. 그림
을 풍부하게 운용했을 뿐 아니라, 은밀하고 혼란스러운 서술은 도표의 방식으로 의미를 명
확히 드러내 이해를 도와준다. 아울러 호기심 박사 '자비'와 '지혜'를 등장시켜 우리가 올바
르게 이해해나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티베트 사람들은 사람이 죽은 후 49일간 바르도에서의 시험을 거쳐 해탈과 윤회의 갈림길
에 선다고 생각한다. 망자의 영은 바르도에서는 무서운 형상을 한 붓다를 만나게 되는 데,
그것이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낸 환영임을 깨닫는다면 해탈을 하고, 깨닫지 못하면 윤회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가 망자의 영이 바르도를 맬 때, <티베트 사자의
서>를 읽어준다면 그가 깨달음을 얻어 해탈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III. 죽음을 준비하기
. 노인의 죽음과 내세준비
(최병현, 솔로몬, 2006, 7,000원)
본 연구에서는 노인의 죽음 불안과 죽음 후 내세 준비 교육에 대한 이론적 배경과 선행 연
구를 고찰하고, 교회가 앞으로 노인 문제를 보다 더 잘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추구해야 할
내세 준비 교육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
(최재천, 삼성경제연구소, 2005, 5,000원)
생물학자가 울리는 남다른 고령화 경보가 발령되었다. 이 책을 읽게 될 사람들 거의 모두가
직접 맞닥뜨릴 시간인 2020년, 고령 사회의 대한민국을 알리는 적색경보에 불이 켜진 지
이미 한참이 지났다. 더불어 고령화 추세를 진단하고 처방을 모색한 책만 해도 불과 몇 년
새 스무 권 가까이 출간되었다. 하지만 경보와 훈련에 익숙한 사회여선지 아니면 뾰족한 수
가 없어서인지 마치 양치기 소년의 거짓 외침을 들은 양 우리는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
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이 책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SERI 연구에세이 018)이 갖
는 의미는 각별하다. 책의 저자 최재천 교수는 생물학자답게 생물학적 접근법으로 고령화를
바라본다. 이 책은 “고령 사회에 대한 진화생물학적 분석과 대책”이란 무거운 주제를 신선
한, 때론 가히 혁명적인 발상으로 풀어내고 있다.
. 더 좋은 삶-삶을 강화하는 죽음 이야기
(조계화, 이윤주, 이현지, 양서원, 2006, 8,000원)
청소년을 위한 죽음 교육 교재 <더 좋은 삶>. 아동과 청소년에게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
를 쉽고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 핵심적인 내용만을 간추려 구성하였다. 죽
음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을 간략히 소개하면서, 각 장의 끝에 '생각해 봅시다'와 '토론해
봅시다'를 제시함으로써 각 장의 내용을 다시 검토하고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한다. 또한 참고할 만한 서적과 영상매체를 소개하여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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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여행
(매기 캘러넌/ 이기동, 프리뷰, 2009, 16,000원)
이 책은 말기 환자와 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에게 존엄한 죽음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안내해 주는 실천 지침서라 할 수 있다. 심폐소생술 시행 문제,사전의료지시서 작성의 필요
성과 연명 치료 등 존엄사와 관련된 주요 개념들을 노련한 호스피스인 저자가 20여년간 현
장에서 겪은 감동적인 사례들을 통해 명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말기 환자 본인을 위한 장도
있고 간병인과 가족,친지들을 위해 쓴 장도 있다. 여러 다양하고 감동적인 사례들을 통해
죽음과 임종의 시간에 우리가 직면하게 되는 의학적,정서적,정신적,현실적,법적,윤리적인 각
종 문제들에 대한 현명한 카운슬링을 제공해 준다.
.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
(야마자키 후미오/김대환, 상상미디어, 2005, 11,000원)
과연 병원은 죽음을 맞이하는 장소로 적당한가'에 대한 현직 의사의 문제 제기를 다룬 책.
죽음을 눈앞에 둔 환자들이 의료 현장에서 어떻게 대우받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한 현직 의사로서 그가 의료 현장에서 직접 목격하고 체험한 12명 환자들의 이야기를 짤
막한 소설처럼 재구성한다.
책의 전반부는 현대 의학의 미명 아래 버려지듯이 죽어가는 환자들의 실상을 전한다. 고칼
로리 수액과 진정제를 투여 받으며 인간으로서 그 어떤 의사도 표시하지 못한 채 죽어간
<한 남자의 죽음>, 의료진으로부터 ‘고통만 호소하는 귀찮은 존재’로 취급받으며 죽어간 어
느 간암 환자의 이야기를 다룬 <시베리아> 등 현대 의학의 문제점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후반부에서는 임종 환자에 대한 바람직한 의료 행위가 어떠해야 하는지, 환자와 가족들이
어떻게 마지막 삶을 준비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가장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한다. 죽음을 앞
두고 일분일초를 소중히 여기며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환자의 태도, 가족 간의 뜨거운 사랑
과 안타까운 이별, 의사와 환자의 인간적인 신뢰와 우정 등을 그려내고 있다.
. 아름다운 마침표
(불교여성개발원 웰다잉운동본부, 김애주 등, 민족사, 2010, 12,000원)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아름다운 죽음 ‘웰다잉’을 주제로 인간의 죽음과 잘 사는 방법을 살펴보는 안내서 『아름다
운 마침표』. 불교라는 종교적 틀을 벗어나 ‘아름다운 죽음이란 무엇인지’ 살펴보는 책으로,
탐욕과 이기심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스님, 의사,
교수, 수필가, 전직 국회의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각자가 체험한 죽음
을 전하면서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다. 웰다잉에 대한 진지한 탐색과 불교
적 고찰, 임사체험과 증언, 죽음 수행법과 웰다잉의 권리와 과정까지 상세하게 알아보고 있
다.
.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
(아이라 바이오크/ 곽명단, 물푸레, 2010, 12,000원)
단 한번 뿐인 특별한 ‘죽음’의 순간을 준비하는 아름다운 자세!
30년 동안 수천 명의 죽음을 지켜본 세계적인 호스피스 전문의가 전하는 『아름다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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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조건』. 오늘 죽는다면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호스피스 전문의로 임종을
앞둔 사람들을 바라봐 온 저자는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서로를 용서
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깨달은 삶의 지혜를 전하고 있다. 뜻밖에 죽음을 당하거나 갑자
기 병마가 덮칠 수도 있는 삶을 후회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 웰 다잉을 위한 죽음의 이해
(차미영, 상상커뮤니케이션, 2006, 25,000원)
아름다운 죽음에 관한 내용을 담은『웰 다잉을 위한 죽음의 이해』. 이 책은 사람이 태어나
서 살다 인생의 종착역에 이르러 죽음이란 완성의 순간에 닿았을 때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
하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담았다. 죽음에 대한 각종 정의와 장례문화의 변화, 그리
고 수목장 해양장 등 요즘 새롭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장법, 죽음교육과 호스피스 제도에
대한 제언까지, '삶을 완성하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필수적인 부분을 정리해
놓았다.
. 웰다잉 노트
(이병찬, 이철영, 최청자, 효사랑, 2009, 22,000원)
『웰다잉노트』는 자신이 살아온 삶의 회고를 통해, 다가올 죽음에 있어 자신의 뜻을 반영
하고, 품위 있는 죽음을 맞기 위한 기록입니다.
. 웰다잉 영원한 소망
(안도현, 헤븐, 2006, 8,000원)
어떻게 하면 잘 죽을 수 있을까?'에 중점을 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책. 죽음을 올바
르게 이해하고, 준비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죽음이 두려움과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다정한 친구이며, 우리의 삶에 무한한 용기와 힘을 공급해주는 원동력임을 강조한다.
. 유경의 죽음 준비 학교
(유경, 궁리, 2008, 12,000원)
그의 죽음, 너의 죽음, 나의 죽음! 죽음의 세 가지 얼굴!
내 인생을 시원하게 설거지하다! 따뜻하고 행복한 죽음준비학교~
저자는 죽음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본다. 캠프를 갔다가 화재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 소방안
전교육을 받다가 자신의 부모가 죽는 모습을 본 초등학생들, 범죄의 피해를 입은 가족들,
자살자들, 존엄사와 장기기증, 그리고 저자가 사랑했던 조카의 죽음까지. 이런 모습을 통해
‘그’와 ‘너’의 죽음을 지켜본 ‘나’는 어떤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죽음의 모습을 통해 머지않아 만날 죽음이 우리 삶과 함께 자리 잡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3년간 죽음준비교육을 하며 이 분야를 개척해온 저자가 죽음준비학교 수업자료 및 수업정
경을 함께 정리하여 소개한다. 누구나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죽음에 대한 준비서를 준비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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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가지
(오츠 슈비치, 21세기북스, 2009, 12,000원)
인생을 재점검하게 하는 스물다섯가지 후회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는 실제로 죽음 앞에 선 1000명의 말기 환자들이 남기
는 마지막 후회들을 모았다. 인간이 죽음이라는 커다란 마침표에 섰을 때 하게 되는 후회들
은 어떤 것일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
더라면, 조금만 더 겸손했더라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더라면, 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
면……. 호스피스 전문의인 저자는 약으로도 처방할 수 없는 환자들의 마음에 귀를 기울인
다.
. 죽음을 준비합시다
(현장스님, 우리출판사, 1999, 7,000원)
중국과 티벳의 불교책 가운데서 정토신앙의 왕생 해탈법과 밀교의 중음신 해탈법을 정리해
엮은 책. 불교와 다른 종교에서 말하는 구제법의 다른 점을 비롯해 죽음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가,49일 동안의 중음신의 감응과 자기구제법,제8식과 중음신 등을 11장에 담았다
. 죽음준비교육과 삶
(이병찬, 이철영, 최청자, 효사랑, 2007, 17,000원)
이 책에서 논의되고 있는 죽음준비교육은 죽음을 통해 삶을 노래하며, 삶을 통해 평안한 인
식을 추구한다. 죽음과 삶은 둘이 아닌 하나로 그 진지함을, 죽음과 삶의 영원함을 배우게
한다. 무엇보다도 죽음학에 관계된 이론적 배경을 기반으로 해 죽음준비교육의 학문적 토대
를 마련했다.
. 한국인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7가지
(염창환, 21세기북스, 2010, 12,000원)
한국인,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7가지’(염창환 지음, 21세기북스)는 가족에 목숨을 걸고, 정
에 약한 한국인들의 슬프지만 ‘여한 없는 마지막’을 담담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
다.
. 한국인의 웰다잉 가이드라인
(한국죽음학회, 대화문화아카데미, 2010, 23,000원)
나는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한국죽음학회의 『한국인의 웰다잉 가이드라인』. 한국인 대부분은 죽음을 애써 외면하면서
부인하거나 혐오하기도 한다. 죽음을 억지로 당하는 사건으로 생각하여 자연스럽게 맞이하
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그래서 준비하지 못한 채 급작스럽게 죽음과 직면하게 된다. 이 책
은 임종자가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면서 편안하게 마지막 순간을 보내도록 이끄는 웰다
잉 가이드라인을 담고 있다. 인간의 죽음과 죽어감을 단계별로 구분하여 임종자와 그의 가
족은 물론, 의료진이 취해야 할 태도와 알아야 할 지식을 활용하기 쉽게 일목요연하게 정리
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한 마지막 삶인 죽음을 가치있게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데 도움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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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 엔딩 우리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
(최철주, 궁리, 2008, 12,000원)
누구나 품위 있게 죽을 권리가 있다.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가?
인간적인 시각에서 삶과 죽음을 들여다본 책. 26년 동안 정치, 사회, 국제 분야 기자로 활
동한 저자가 미국, 일본, 한국의 삶과 죽음의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죽음의 다양한 표정
을 담아내고 있다. 저널리스트 특유의 현장 취재, 인터뷰, 연구조사라는 글쓰기 방식을 통해
접근하기 어려운 죽음을 알기 쉽게 전달한다.
저자는 '치료'를 넘어 사회적 '돌봄'으로서 죽음을 삶의 일부로 다함께 살아가자고 제안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에서는 호스피스 케어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을 방문하며 삶과
죽음이 동거하는 미국 사회의 모습이 그려진다. 2부에서는 현재 존엄사 운동이 활발하게 펼
쳐지고 있는 일본 사회의 단면을, 3부에서는 생전 죽지 않을 것처럼 살아가는, 죽음 부재의
한국 사회를 꼬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