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정원과 억새
康村 정 태준
비록 입동이 지났건만 가을의 끝자락인 단풍의 진면목을
몸으로 체득하기 위하여
토요일 오전 동대구역에 도착, 오전 9시 7분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밀양역에 내렸다.
대기한 친구들의 차를 타고(2대-10명), 시골길을 누벼 삼랑진에
도착하여 여러 곳을 관광하였다.
특히 옷깃을 여미고 작원관(鵲院關)과 한남문(남쪽에서 왜구가
처들어왔을 때 용감하게 싸우다 전사한 선조들의 영혼을 추모한
기념비와 출입문)을 관광하였다.
매달 둘째, 넷째 주 토요일, 일요일에 한우를 잡고 직접 판매하는
'여물통'(임시로 만든 비닐 하우스)에서 맛있는 양질의 고기로
정담과 행복한 시간을 맞이하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든든한 충만감을 관광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하늘과 맞닿는 곳, 천황산 '하늘 정원'을 이어주는
'영남 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에 도착하였다.
하부승강장에서 2시간 대기하였다가
바람이 흐르는 곳, 만산홍엽인 단풍의극치를 만끽할 수 있는 케이블카를
15분간 타고 하늘 정원인 상부승강장에 도착하였다.
춥고 세찬 바람을 맞이한 우리들은 덜덜 떨면서도 억새밭을 가로질러
'샘물산장'에 도착, 오뎅과 막걸리로 추위와 낭만을 삼켰다.
다시 하늘 정원으로 돌아와 상부승강장 관망대에서
백운산(호랑이 바위산), 능동산, 재약산, 천황산 등, 병풍처럼 둘러싼
산봉우리를 처다보면서 조물주의 비범한 재주와
자연의 오묘함을 절감하였다.
하부승강장으로 내려오는 15분 동안, 구수한 경상도 아가씨의
맛깔스러운 해설과 사투리 억양으로 케이블카 관광객들이 쏟아내는
흐드러진 웃음과 차창에 비친 만산홍엽의 단풍들이 함께 녹아
붉은 빛이 되었다.
몸은 피로했지만 진리탐구로 체득한 에너지로 즐거움이 가득했다.
밀양 '주막' 에서 푸짐한 환담을 나눈 후
귀로에 올라 10시 27분 밤열차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