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퇴임사
훌륭한 교사가 되고 싶다는 푸른 꿈으로 교직계에 첫발을 디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30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학생들과 울고 웃으며 지나온 나날들이 이젠 아득한 추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을 걸었던 교사로서의 인생을 이제는 그만 접어 버리게 되었습니다
참 생각해보면 열심히 가르쳤고 열과 성을 다 기울였습니다 산간벽지에서 보충수업 지도를 하고 11시가 넘어서 아이들을 집까지 바래다 주느라고 젊은 여선생이 랜튼 하나만 들고 공동묘지를 무서움도 없이 지나다니던 일, 학생이 숨이 멎어 인공호흡을 하며 가슴 졸이던 일, 열심히 학습지도를 하여 유래없는 합격률을 보여 축하를 받으며 즐거워했던 일, 방황하는 학생을 찾아다니며 선도를 한 결과 다시 학교로 돌아 와 기뻤던 일. 이런 모든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갑니다 그러나 잘했던 일보다는 부족하고 모자랐던 일들이 훨씬 많았던 것 같아 이 자리에 서 보니 후회만 남는 것 같습니다
이제 교단을 떠나면 다시는 되돌아 올 수 없는 이 길을 앞으로 하나씩 되새김질하면서 남은 인생 동안 거듭 태어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못했던 일들도 하나씩 해보고자 합니다
이 자리에서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요즈음 학생들은 너무 나약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 유학을 하고 있는 여러 나라 학생들의 실력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10년전만해도 우리나라 유학생들이 일등을 하였습니다 그다음은 인도, 중국이 꼴등을 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판이하게 달라졌습니다 중국이 1등, 인도가 2등, 우리나라가 꼴등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요즈음 우리나라 학생들이 경쟁사회에서 이겨나가는 힘이 약해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경쟁사회에서 경쟁을 하면서 노력을 해나가야 자신이 발전하고 이 사회가 발전합니다
부탁할 것이 있다면 21C 글로벌 경쟁시대에 이 나라를 이끌어나갈 많은 인재들을 양성해주시고 아울러 부적응 학생들을 무한한 사랑으로 이끌어 주십시오 그리하여 교직생활에 늘 보람과 기쁨이 함께 하시고 학생들과 즐거운 나날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소중한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존경하는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 사랑하는 여러 선생님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여기에 참석해준 사랑하는 제자들과 이 자리를 빛내주기 위해 멀리서 오신 지인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내내 행복하십시오
2009년 8월 28일 명예퇴임교사 이나열
첫댓글 인생에서 겪는 가장 심오한 체험들이 모두 제자들과 연관되어 있네요. 어머니와 같은 사랑이 감지됩니다. 그 사랑을 더욱 깊고 넓게 발전시켜 나가시어. 님의 깊은 영혼의 비젼을 완성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