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의 사랑 "물김치"
장모님의 물김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시(詩)였다.
맑은 국물 속에 담긴 것은
유기농 열무와 알배추의 푸르름만이 아니라,
세월을 살아낸 손길의 온기와 가족을 향한 끝없는 사랑이었다.
찹쌀을 곱게 후려내어 풀을 쑤고,
달콤한 배를 갈아 체에 걸러낸 맑은 물은
마치 장모님의 마음처럼 투명했다.
붉은 고추의 빛깔은 사랑의 열정을 닮아 있었고,
어린 알배추의 여린 잎은 외손주들의 맑은 웃음을 닮아 있었다.
그 모든 재료가 모여 하나의 물김치가 되었을 때,
그것은 단순한 발효 음식이 아니라
가족을 향한 기도문이자 편지가 되었다.
김장비닐에 담아 이중으로 봉하고,
가는 길에 상하지 말고 오래도록 신선하라고
아이스팩 네 개를 넣어 흔들림 없게 고정하는 손길은
마치 귀한 보물을 지켜내는 의식 같았다.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 카스타드 두 묶음을 넣은 세심한 배려는,
심심한 간식으로 단순히 음식만이 아니라
달콤한 위로와 따뜻한 마음까지 함께 보내려는 뜻이었다.
서울로 향하는 그 물김치 속에는
튼튼한 진영이네 가족을 향한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었다.
사위 김승헌, 외손주 김하율과 김하준—이름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장모님은 늘 건강을 기원했다.
물김치의 시원한 맛은 발효의 결과가 아니라,
오랜 시간 정성과 애정이 숙성되어 만들어낸 깊은 향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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