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덕유지맥의 무주 적상산(1,034.0m)
조선실록을 보관했던 붉은 치마를 두른 요염한 여인의 형상
새만금일보 ㅣ 기사입력 2016/12/09 [00:05]
▲ 치목에서 본 적상산 © 새만금일보
▶개요와 자연경관
만산홍엽 가을이 오면 적상산은 바위와 땅마저도 검붉어지고 마치 붉은 치마를 입은 요염한 여인의 모습으로 등산객을 유혹한다. 오죽하면 이름마저도 붉을 적赤, 치마 상裳을 쓸까. 또 높고 푸른 하늘과 도로변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산 주변 마을마다 붉게 익은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풍광도 잊지 못할 추억거리다.
덕유산 국립공원 구역에 포함돼 있는 적상산은 무주구천동을 비롯한 덕유산 33경의 유명세에 가려있지만, 산세 좋고 멋진 암봉과 운해가 산허리를 휘감는 풍경과 봄의 진달래도 볼거리다. 북쪽의 향로봉(1,025m)과 남쪽의 기봉(1,034m)이 마주하고 있는데, 정상 일대는 흙으로 덮인 토산이라 원시림을 방불케 할 정도로 수림이 울창하다. 반면, 표고 800~900m대는 층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바위산에 적상산성을 축조한 천혜의 요새지다.
▲ 적상산성 © 새만금일보
정상의 기봉과 향로봉을 잇는 능선 오른쪽으로 넓은 분지는 항상 사방에서 흘러드는 샘이 마르지 않아 토질이 비옥하여, 산성과 사고를 지키는 승병을 뽑고 성안에 산성사, 보경사, 상원사, 호국사, 안국사 등 많은 사찰을 세워 이곳에 밭을 일구며 기거하도록 하였으나 대부분의 사찰은 없어지고 지금은 호국사 터만 남아있다. 안국사는 사고지와 함께 무주 양수발전소 상부댐 수몰지역에 묶여 1988년에 6km 밖에 있는 호국사터 옆으로 이전했다.
▲ 향로봉에서 본 조항산 © 새만금일보
<<산경표>>의 우리전통지리로 고찰해 본 적상산의 산줄기는 이렇다. 백두대간 민주지산 삼도봉에서 시작되어 대덕산, 삼봉산을 지나면 덕유산 백암봉에서 북쪽 향적봉으로 지맥 하나를 갈라놓고 육십령, 지리산으로 산줄기를 이어간다. 백암봉에서 나뉜 지맥은 덕유산 향적봉을 지나 북서쪽 10km쯤 뻗어나간 곳에 적상산을 솟구쳐 놓았다. 물줄기는 금강에 합수되어 군산 하구둑에서 서해로 흘러든다. 행정구역은 전북 무주군 적상면이다.
▲ 안렴대서 본 덕유산 © 새만금일보
적상산은 험한 암벽인 탓에 등산로는 서창리 지소 방향이나 조금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안국사로 오르는 적상교가 좋다. 안국사로 오르는 길은 돌비탈을 지나야하고 길도 애매하여 산행은 지소쪽이 좋다. 안사내나 바깥사내에서 오르는 길도 있는데, 공원관리사무소에서 등산로가 아니라고 표시해놓아 혼선이 온다. 안사내에서 장수 방향으로 1.2km쯤 가면 LG주유소가 나오는데, 그 건너편에 등산로 푯말이 있는 임도를 따라 오를 수도 있다.
산행목적이 아닌 드라이브 코스는 무주에서 괴목으로 가는 군내버스를 타고 남대천을 건너 당산리 앞을 지나 북창 마을 입구에서 하차한다. 덕유산 국립공원을 알리는 입간판이 보이는 길로 들어서면 포장도로가 보인다. 이 도로는 800~900m대의 층층암반으로 된 기암절벽에 적상호수를 끼고 나선형으로 나 있는데, 전체의 길이가 약 15km다.
▲ 적상산 표비석 © 새만금일보
▶산행안내
o 제1코스 :적상면~지소땀~서창~산촌 주차장~장도바위~서문~산성터~능선 삼거리~향로봉~기봉(정상)~안렴대~안부~안국사~포장도로~상부댐 위(부도)~송대~치목<10km, 4시간30분 소요>
o 제2코스: 바깥사내~LG주유소~안부~북릉~삼거리~구멍바위~안렴대~기봉~향로봉~기봉~안렴대~삼거리~안사내~19번 국도 <12km, 5시간 소요>
o 제3코스:적상면 서창주차장~장도바위~서문~산성터~향로봉~기봉(정상)~안렴대~안부~안국사~포장도로~상부댐~부도~적상터널~천일폭포~매표소~산성교 <13.5km, 6시간 소요>
o4코스:적상면~적상교~안사내~바깥사내~동북계곡~안렴대~정상~댐~아랫중리<11.5km, 5시간>
o제5코스 바깥사내~LG주유소~안부~북릉~삼거리~구멍바위~안렴대~기봉~향로봉~기봉~안렴대~삼거리~안사내~19번 국도 <12km, 5시간 소요>
▲ 적상산 들머리 © 새만금일보
산행등기점은 주로 서창 주차장이 등기점이 된다. 느티나무 단풍이 멋들어진 서창 마을 너머로 만산홍엽을 이룬 적상산 모습이 마치 붉은 치마를 입은 요염한 여인 같다. 매표소를 지나면 이정표가 안국사(3,2km)를 알려주고 ‘천하 만민에 보배로운 산’이라 쓰인 석장승이 마중나온다. 돌계단을 오르면 가을 옷으로 갈아입은 억새, 산벚, 소나무 숲이 무척 곱다.
▲ 서창에서 본 적상산 단풍 ©새만금일보
너덜길이 시작되면 바위와 단풍이 어우러진 길에서 가을정취가 완연하다. 비탈길을 지나면 전망대바위에서 황금물결이 넘실대는 적상들녘과 차량이 줄지어 달리는 도로가 한눈에 잡힌다. 산행 1시간쯤이면 최영 장군이 장검으로 갈랐다는 장도바위 틈으로 오르게 된다.
▲ 장도바위 © 새만금일보
곧이어 최영 장군이 임금에게 상소해서 쌓았다는 적상산성 길을 지나 주능선 사거리에 닿으면 북쪽은 향로봉(0.5km), 남쪽은 정상인 기봉과 안국사(1.1km) 코스고, 기봉 바로 눈앞에는 적상호수가 바라보인다. 갈림길에서 주봉인 기봉에 오른 뒤 향로봉을 거쳐 북쪽 망원대 방향으로 하산하는 코스는 너무 단조롭다. 따라서 안국사나 안렴대를 보려면 향로봉에 올랐다가 기봉을 거쳐 하산하는 것이 좋다.
▲ 향로봉 © 새만금일보
향로봉에서 망원대쪽을 바라보면 무주시내와 금강 상류가 길게 펼쳐지고, 왼쪽으로는 운장산과 마이산이 눈앞에 다가온다. 향로봉에 닿으면 표지판(1,034m)이 서 있고 조망이 좋아 가슴이 탁 트인다. 송신탑이 윙윙거리는 고스락을 우회해서 기봉에 닿는다(서창에서 2시간 거리). 삼각점이 있는 기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안렴대다. 주변 경치가 수려하여 최적의 조망대다.
▲ 안렴대 © 새만금일보
안렴대 옆에는 임진왜란 때 이조실록을 보관했던 천연동굴이 있다.
이곳에서 바위굴을 내려서면 안사내 하산코스다. 동쪽의 안국사에 닿으면 국중제일정토대왕國中第一淨土大王이란 현판이 눈길을 잡는다. 아스팔트길을 내려가면 적상호수(상부댐) 위의 안국사 부도를 만난다. 부도 옆에서 남쪽으로 내려서면 빨간 옷으로 갈아입은 신갈나무숲이 이어진다.
▲ 안국사 부도 ©새만금일보
쉼터와 측백나무 수목이 우거진 송대에 닿으면 울창한 송림 사이 층층바위 암반위로 쏟아지는 물보라가 아름답다. 위험한 절벽을 내려오면 송림이 이어진다. 안렴대에서 2시간이면 적상면 치목 마을 도로에 닿는다.
▲ 송대 ©새만금일보
▶문화유적 및 명소
▲ 안국사 일주문 © 새만금일보
[안국사]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의 말사로 1277년(충렬왕)에 월인이 창건하였다는 설과 조선 태조 때 무학대사가 적성산에 성을 쌓고 절을 지었다는 설이 있다.
그 뒤 1613년과 1864년에 중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에는 승병의 병사로 사용되었다. 주변에 조선실록을 봉안하였던 사고史庫의 옛터가 남아 있다. 지금 절이 자리한 곳은 옛날 호국사護國寺가 있던 곳이다. 1989년 적상산에 무주 양수발전소 건설로 안국사가 수몰되어 호국사지로 옮겼다.
▲ 치목 위 조망대 © 새만금일보
▶교통안내
<대중교통>
o 전주~장계~무주 직행버스 수시 운행.
o 장계~적상~무주~안사내·바깥사내~ LG주유소 군내버스 운행.
o 무주~북창리~괴목리 군내버스 운행.
<드라이브 코스>
o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무주 IC~19번 국도~적상(서창)~무주~727번 지방도~북창~안국사
o 전주~26번 국도~진안~30번 국도~안천~적상(서창)~19번 국도~무주~727번 지방도~북창
/김정길<전북산악연맹 부회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