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세상 살기
[제1독서]
<여러분 자신의 구원을 위하여 힘쓰십시오. 하느님은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시어 의지를 일으키시고 그것을 실천하게도 하시는 분이십니다.>
12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늘 순종하였습니다.
내가 함께 있을 때만이 아니라 지금처럼 떨어져 있을 때에는
더욱더 그러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 자신의 구원을 위하여 힘쓰십시오.
13 하느님은 당신 호의에 따라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시어,
의지를 일으키시고 그것을 실천하게도 하시는 분이십니다.
14 무슨 일이든 투덜거리거나 따지지 말고 하십시오.
15 그리하여 비뚤어지고 뒤틀린 이 세대에서
허물 없는 사람, 순결한 사람, 하느님의 흠 없는 자녀가 되어,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하십시오.
16 생명의 말씀을 굳게 지니십시오.
그러면 내가 헛되이 달음질하거나 헛되이 애쓴 것이 되지 않아,
그리스도의 날에 자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17 내가 설령 하느님께 올리는 포도주가 되어
여러분이 봉헌하는 믿음의 제물 위에 부어진다 하여도,
나는 기뻐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와 함께 기뻐할 것입니다.
18 여러분도 마찬가지로 기뻐하십시오. 나와 함께 기뻐하십시오.
(필리피서 2,12-18)
- 매일미사 2024.11.6(수) https://missa.cbck.or.kr/
제1독서에서 바오로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려 주고 있습니다. “비뚤어지고 뒤틀린 이 세대에서 허물 없는 사람, 순결한 사람, 하느님의 흠 없는 자녀가 되어,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하십시오”(필리 2,15). ‘비뚤어지고 뒤틀린 이 세대’는 윤리적으로 왜곡되고 뒤틀린 이 세상을 뜻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러한 세상에 동화되지 않고, 그리스도를 세상에 드러내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나는 것’은 마치 동방 박사를 그리스도에게 안내한 별처럼, 어두운 밤하늘을 비추며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역할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지만,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며(요한 17,15-16 참조), 세상을 변화시키는 빛과 소금의 구실을 해야 합니다(마태 5,13-16 참조).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그리스도인이 세상의 빛이 되는 방법을 알려 주십니다. ‘시류를 거슬러 가십시오.’ 세상 논리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고, 세상의 편협한 관점에서 자유로워져 사회의 비판적인 양심이 되라는 말씀이십니다(프란치스코, 제36차 세계 젊은이의 날 담화, 2021.11.21. 참조). 부의 분배, 공무 절차, 사회 갈등, 낙태, 환경, 기후, 전쟁, 난민 등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하여 비인간적이고 물신 주의적인 관점들이 주류를 이룹니다. 보통 이러한 시류 안에는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이 숨어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세상과 맺는 모호한 타협을 거부하고, 시류를 거스르며, 어두운 세상에서 밝게 빛나는 별이 되어야 합니다.
- 최정훈 바오로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매일미사(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24.11.6 오늘의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