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암제다원
위치
경남 하동군 악양면 악양서로 346-1 매암다원문화박물관
하동은 명실상부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녹차 생산지이다.
어렸을 때, 교과서에서만 보던 곳이었는데 직접 가보니
생각보다 더 이색적이고 마치 동남아 베트남의 어떤 외국마을 같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소엽종의 차나무는 연평균 기온이 약 10도 이상으로,
온난하고 연평균 강수량이 약 1,500mm 이상의 다습한 지역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는 대륙성 기후로 겨울에는 혹한이 심하고 하루동안의 기온차가 커서,
차나무가 자연상태로 자랄 수 있는 북방한계 위도는 북위 약 33.35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차 생산이 경남과 전남, 제주도에서 생산되고 있다.
물론 제주의 녹차밭도 여럿 가보았지만
일대 산지가 전부 녹차밭으로 덮여 산과 경관을 이루는
하동의 녹차밭과는 전혀 다른 맛이라고 생각한다.
찻잎은 여름에 따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4월 하순부터 5월 하순까지 딴다고 한다.
따는 시기에 따라 우전, 세작, 중작, 대작으로 분류하여 홍차나 티백은 그 이후 시기로 넘어간다.
신기한게 찻잎은 새순이 돋아나는 여린잎 한두마디를 따는데
밤이슬을 흠뻑 머금은 오전에 따는 것이 최고고, 한 낮에 따는 것이 그 다음으로 좋다고 한다.
마치 동화 같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흐린 날씨나 비가 올 때는 따지 않는다고.
차의 잎은 햇살과 그늘이 잘 조화된 산골에서 자란 잎이 가장 좋고,
대숲에서 찬 이슬을 먹으면 자란 잎을 둘째로 치며,
물이 잘 빠지는 자갈밭에서 자란 것을 셋째로, 사질토에서 자란 것을 그 다음으로.
이렇게 차잎 따기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듯이
정말 매장에서 판매하는 차는 4월 중순 찻잎이란 이름으로 부드러운 맛을 낸다는 우전 녹차와
4월말 찻잎으로 깊은 맛을 낸다는 세작 녹차로 나누어져 있었다.
들어오자마자 안쪽의 주황색 건물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된다.
1인 1음료로 주문해야 한다.
매암제다원은 박물관 뷰 사진이 워낙 유명하고 가장 사진이 잘나와서
다원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 그래서 사람이 엄청 많고 줄이 길 줄 알았는데
8월말 주말 오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5분 정도 기다리면 충분히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정도 였다.
더 사람이 많을 줄 알았다. 30분 정도는 기본 웨이팅이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사람이 조금 있었는데 음료를 시키고 오후에 접어들수록
오히려 줄이 사라져서 많이 기다리지 않을 수 있었다.
원래 이곳은 사진을 찍을 생각이 없었는데
옆테이블에서 커플분이 너무 열심히 찍으시길래 옆에서 삼각대를 펼치게 되었다.
음료는 홍차도 많이 팔았는데 그래도 녹차밭을 방문했으니 녹차를 마셔보기로 했다.
아이스 녹차라서 생각하는 다도의 여유로움은 아니었지만 여름이라 날씨가 더웠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따뜻한 차로 마시는 다도는 숙소에서 마실 수 있었다.
확실한 건, 하동의 녹차는 굉장히 깔끔하고 깊은 맛이 나서 맛이 너무 좋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녹차밭을 눈 앞에 두고 있었는데
갑자기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져서 골머리를 앓았다.
지금 가면 오기 힘들 곳이라서 어떻게 어떻게 버티긴 했는데
초반에는 너무 힘들어서 식은땀을 흘리며 책상에 엎드려 있었을 정도다.
그래서 매암제다원은 아쉽게도 길게 머물지는 못했다.
박물관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기 때문에 화장실을 오가거나
녹차밭을 둘러볼 때 틈틈이 줄 길이를 체크하다
앞에 한팀밖에 없을 때 가서 줄을 섰다.
사진을 빨리 찍기 위해 찍기 전에 포즈와 구도를 미리 생각해두었다.
인스타와 블로그에 올라온 다른 사진들을 보니 문에 기대서 찍은 사진이나
뒷모습 사진이 제일 잘나오는 거 같았다.
그 두 포즈를 가장 추천하기도 한다.
만약 두명이서 왔다면 양쪽에서 걸터앉아 찍으면 예쁜 그림이 나오는 것 같다.
특히 이 포즈는 커플들이 함께했을 때 정말 예쁘다.
하지만 뒷모습으로 찍는 것도 옆모습과 만만만치 않게
그림처럼 나온다. 문과 녹차밭 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사진이 이쁘게 나오는지 신기했다.
여러 여행지를 많이 다녔는데
포토존이 사진이 잘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진 찍는데 오래 걸리고 웨이팅도 길어지는데
메암제다원은 딱 구도대로만 찍어도 사진이 너무 잘나와서
그대로 찍기만 하면 된다. 이게 바로 대기가 빨리 줄어들었던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을까 한다.
빠른 속도지만 사진은 실패없이 너무 멋진 뷰를 담아준다.
그리고 또 좋은 점이 줄은 오른쪽 옆편에서 서기 때문에
찍는 동안에는 옆에서 들여다봐야지만 볼 수 있다.
오픈된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뒤의 줄이 길더라도 그들의 시선을 덜 받으며 사진 찍을 수 있다는 점.
박물관이 가장 큰 포토존이긴 하지만 녹차밭 곳곳 역시 사진 찍는 곳이다.
박물관 줄 옆에는 주전자가 매달려 있는데
주전자와 함께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키가 맞다면 더 귀여운 사진이 가능할 듯 하다.
녹차밭을 배경으로 한 사진도 놓질 수 없다.
물론 녹차밭 안쪽에서 찍은 사진이 가장 예쁘겠지만
안쪽은 사진 경쟁이 치열하므로 이렇게
나무데크 발코니에서 녹차밭이 다 보이게 찍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잠시 흐렸다가 멋진 적란운이 멋지게 나와주면서
녹차밭과 그림같은 조화를 이루었다.
여기서 사진 찍을 때 주의할 점은 녹차밭이 잘 보이게 찍으려면
위에서 아래로 하이앵글로 찍어야 한다는 거
하지만 발코니가 그렇게 높은 게 아니라 하이앵글이 잘 안나올 수도 있다.
그러면 앉아서 사진 찍어주는 걸 추천한다.
또 녹차밭은 역시 하얀 옷이 가장 잘 어울리긴 한다.
녹차밭 안까지 들어가서 사진 찍기에는 컨디션이 안 따라줘서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하고 숙소로 곧장 향했다.
하지만 짧았음에도 하동의 녹차밭 중에서 손꼽힐만 했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