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동백꽃" 특징과 구성
'동백꽃'은 1936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김유정 소설의 예술성을 대표한다. 토속적인 배경을 통하여 일제 강점기 우리 고향의 또 다른 한 모습과 인간의 강박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단편소설이다. 소작인과 마름이라는 신분 관계에 약간의 갈등은 내포되어 있으나, 그것은 부차적이고 강조점은 향토성과 토속적 미학에 있다.
'동백꽃'은, 인생의 봄을 맞아서 이성에 눈떠 가는 사춘기 남녀의 애정이 풍속도로 보는 관점과, 사회 계층간의 관계에 강조점을 두는 관점이 있다.
그러나 작품 전체의 줄거리로 볼 때, 계층 문제보다는 순박한 시골 청소년의 사랑이 주제로 다루어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김유정 소설 일반이 그렇듯이, 이 작품에서도 현실에 대한 대결 정신보다는 익살스럽고 유쾌한 현실 파악 태도를 엿볼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웃음을 머금을 수 있다. 즉, 토속적 어휘의 숨김 없는 구사로 나타나는 인물의 희화(戱畵)에 의해, 우직하면서도 애련(愛憐)을 지닌 인물을 제시하고 있다.
농촌만이 가지는 독특한 풍속이나 풍물, 방언 또는 속어의 구사, 향토적 배경 등은 앞서 든 해학적 어조와 더불어 이 작품의 토속성을 한층 두드러지게 하고 있다.
김유정의 작품 세계는 향토성, 해학성, 풍자성을 특징으로 한다. 이 작품은 일제 강점하의 농촌의 궁핍성을 정면으로 다루기보다는 순수한 토속적 농촌 사회를 서정적으로 표현하였다. 나와 점순이는 소작농의 아들과 마름의 딸이라는 관계에 있지만, 이들 사이의 계층적 갈등보다는 사춘기 남녀의 순박하면서 미묘한 사랑의 감정과 심리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작품에서 '나'는 순박하고 천진하면서도 우직한 데 비해 점순이는 활달하고 앙큼하면서 도전적이다. 이 작품은 이러한 성격적 차이에서 오는 사춘기 남녀의 미묘한 사랑의 감정을 해학적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산골의 동백꽃을 배경으로 구수한 토착어를 사용함으로써 흙 냄새 물씬 풍기는 향토적 서정성을 느끼게 해 주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의 구성은, 시간적인 계기성을 엄겨기 지키기보다는, 현재와 과거가 인과적인 결속을 위해서 역전 교체되는 구성을 특징을 보인다. 작품의 시간적 구조는 현재, 과거, 현재의 순으로 구성되는데 이것은 닭의 싸움을 매개로 한 갈등 구조를 중심으로 연결된 것이며, 인물 행위의 동기를 해명하는 유기적 구성이다. 시간적인 관계에 해당하는 부분들이 갈등과 분규에 해당하고 시간적인 현재가 갈등의 정점을 이루었다가 다시 화해의 대단원으로서 종결되어 있는데, 시간적인 현재, 즉 갈등의 심화를 먼저 제시하면서 시작되는 이 작품은 그 갈등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서 절반 가량을 과거를 서술하고 있다. 또 여기서 닭싸움은 '나'와 점순의 심리를 매개하는 구성적 장치이며, 동백꽃에 쓰러져 뒹구는 결말은 일종의 경악법으로 마무리하는 구성상 특징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