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훈 단국대 교수
“과장된 상고사서 한민족 자부심? 이젠 달라져야”
동북아역사재단 지원으로 2007년부터 진행됐던 미국 하버드대 한국고대사 연구사업(EKP·Early Korea Project)이 2014년 사실상 중단됐다. 6년여간 한국 고대사를 다룬 연구서 6권이 나왔지만 2014년 1월 이후로는 사업 진전이 전혀 없는 상태다. 2014년 나온 EKP 신간에서 한사군 중 하나인 낙랑군 위치를 평양으로 둔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낙랑군 위치 문제는 지금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 고대사의 ‘뜨거운 감자’다.
중국 고대사를 전공한 심재훈 단국대 교수(54)는 지난해 12월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EKP 지원 중단 문제를 비판해왔다. 지난 1월에는 EKP 책임자인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마크 바잉턴 박사와 주고받은 e메일을 토대로 “동북아역사재단과 계약 연장을 얘기하고 있었으나, 국회의 개입으로 모든 게 무산되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EKP가 이른바 ‘식민사학’을 대변하는 사업으로 오도되면서, 일부 국회의원들이 영향력을 행사해 사업을 중단시켰다는 얘기다. 심 교수는 EKP 중단 사태를 “조급함과 냄비 근성, 역사 왜소콤플렉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왜곡된 여론을 형성했던 것 같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심 교수의 신간 <고대 중국에 빠져 한국사를 바라보다>(푸른역사·사진)가 최근 출간됐다. ‘나의 중국 고대사 연구 편력’이란 제목으로 지난 1년 동안 심 교수가 페이스북에 연재한 글을 묶은 책이다. EKP를 다룬 글들도 고스란히 책에 실렸다.
단국대 연구실에서 최근 만난 심 교수는 EKP의 의미, 중단 사태 등에 대해 “EKP가 계속 진행이 됐다면 선순환 효과를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나온 EKP 연구서 6권은 국내 고대사 전문가들의 논문을 영문 번역한 것을 중심으로 해외 학자들의 글로 구성됐다. 서구에 한국 학계의 고대사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한국 고대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이 주된 목적 중 하나다.
심 교수는 2013년부터 서구의 동아시아학 연구성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진행, 완성을 앞두고 있다. 영어·프랑스어·독일어로 된 논문 6500여건과 단행본 3000여건을 정리했다. 비중으로 치면 중국학이 70%, 일본학이 25% 정도다. 한국은 5%가 채 되지 않는다. 심 교수는 “최근 들어 미국 몇몇 대학을 중심으로 한국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학이나 일본학에 비하면 초라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EKP 중단이 더욱 아쉽다는 것이다.
EKP에서 국내 연구논문을 번역하는 작업에는 미국 대학원생들이 많이 참여했다. 사업이 계속 진행됐다면 이들이 한국학을 연구하는 학문 후속 세대로 성장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됐을 것이다.
심 교수는 “해외 학자들은 기본적으로 한국과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이고, 한국 내부의 민족주의 정서도 없는 사람들”이라며 “그런 사람들이 한국학 연구에 폭넓게 참여할수록 국내 연구에도 큰 자극이 되고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시각의 연구가 많이 나올수록 역사를 비롯한 한국학 전반이 풍성해진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서 중국 고대사를 공부한 그는 “나 역시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나 한국에서 공부를 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KP에서 낙랑군 위치 비정이 문제가 됐던 것처럼, 재야 ‘민족사학’의 힘은 종종 현실에도 영향을 미친다. 뜨겁게 호응하는 일반 대중도 적지 않다. 심 교수는 “과학 분야에서는 학문적 논쟁이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두루 인정되고 있는데, 왜 역사학은 그렇지 않은지 의문”이라며 “역사학 또한 전문성이 강조돼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심 교수는 980년대 ‘거대한 상고사’ 바람을 주도한 윤내현 단국대 교수의 직계 제자다. “나 자신이 누구보다 ‘확대된 고조선사’ 연구에 환호했던 사람”이라며 그 역시 당시 학계 전반의 민족주의적 정서에서 자유롭지 않았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사학은 경향의 학문이다. 1980년대의 논리가 30년 넘게 통용되고, 1900년대 초 단재 신채호가 주도한 민족주의 사관이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심 교수는 과거의 민족주의적 사관 또한 나름의 당위가 있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20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민족주의 사학은 한국인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최소한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어낸 21세기 한국에서까지 과장된 상고사에서 한민족의 자부심을 느낄 필요가 있겠습니까.”
-출처: 경향신문 2016. 8. 17.
진국한
16.08.18 11:31
첫댓글 ㄱㄴㅇㅈㅅ ㄱㅎㄹㅈㅅ!
心濟
16.08.18 12:25
마지막 발언이 논리에 맞지않네요.
나고달
16.08.18 13:56
도대체 1938년 조선사편수회에서 발행한서적 조선사'에 처음으로 등장하고 그후 해방되기까지 불과 8년동안 주장되어 온 '단군신화론'을 아직까지도 주장하는 강단사학이 언제 민족주의사학을 한번이라도 했었다는 것인지, 괘변 이군요
남제
16.08.19 06:28
과장된 상고사....
영어공부말고 라틴어나 희랍어 공부해보면
심선비의 왜곡된 역사관이 바로서려나.....
뿌리기
16.08.19 14:49
민족주의는 내조상발자취를 찾아가는 현실이지 머리속으로 상상하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현실을 부정하고 아비를부정하는 저자는 어디서 온 사람인가 역사가 유행하는 옷 처럼 변하는것이란말인가?
한 눌
작성자 16.08.22 14:41
“아비의 등에 칼을 꽂은 폐륜아”
<우리는 남이다> 동이님의 글을 같이 봅니다.
史穿
16.08.22 15:36
누구든 자신이 아는만큼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심씨는 "청출어남 벽어남"에 한참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화무십일홍
16.08.24 17:32
과장된 상고사는 무엇을 말함인지 그러면 유라시아를 포함한 삼한의 영역의 내 주장은 앞으로 미친 넘, 개 같은 소리로 들리겠네. 에혀... 쯧,,,해도 해도 너무하네, 우리가 인류문명의 구심점인데 국수주의 운운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