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東醫寶鑑의 청정산골 山淸의 잔잔한 이야기들
<2012년 제12차 정기산행 왕산 필봉산>
◆ 산행개요
♣ 산행일시 : 2012년 03월 22일 (목요일)
♣ 산행날씨 : 흐리고 간간이 비가 오다
♣ 산 행 지 : 산청 王山(923m) 筆峯山(858m)
♣ 소 재 지 : 경남 산청군 금서면
♣ 산행코스 : 덕양전 → 구형왕릉 → (유의태 약수터) → 만경대 → 바람재 → 왕산 1→ 왕산 2 → 여우재 →
필봉산 → 질매재 → 산청한의학박물관
♣ 산행시간 : 3시간 30분 (10 : 45 ~ 14 : 15)
♣ 산행인원 : 42 명/ 28,000원
♣ 기 타 : 산청 한의학박물관 관람 후 경호강변 매기매운탕 회식
◆ 산행지도
◆ 산행후기
봄의 전령인양 실비 내리는 날
지리산 기맥을 자랑스럽게 보듬어 주며
동의보감의 바탕을 적은 청정산골 山淸 땅에
가락국의 전설을 묻어둔 구형왕릉을 따라
王山筆峯山 산행 길을 연다.
西出東流水의 柳義泰 약수는
효험을 익히지도 못하고 비켜서며
곧은 자태로 하늘을 향해 키 재기 하는
송림 능선을 지나면 굴참나무 회초리가
지친 종아리를 다잡아 주고
폭신한 남도 산길을 잦은걸음으로 따라가면
충신의 절개가 어린 望京臺가 가다리더라.
바윗돌 위에 새겨진 형제 왕산의 이력은
한글로 한문으로 표현은 자유스럽지만
어딘가 나라를 들어 바친 힘의 논리에 한을 잠재우고
사방팔방의 현란한 조망은 빗방울로 적셔온다.
엄마의 젖가슴처럼 순하디. 순한 붓 끝으로
민족의 가슴 아픈 상처를 하늘에 적어둔
필봉산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편싸움을 말리지 못하고
산우들의 정다운 어깨동무 아래로 나래를 편다.
◆ 산행사진
▶ 금관가야의 사직을 지켜내지 못하고 신라 법흥왕에게 나라를 양위하고 이곳에 기거하다 돌아가 돌무덤에 누운 구형왕릉을 따라 하늘 높은 줄 모르게 뻗어 오른 송림 사잇길로 유 의태 약수터를 외면 한 체 산행은 시작된다.
▶ 산 중턱에 엎드린 담담한 암벽은 朝鮮건국을 반대하며 끝까지 고려에 충절을 지킨 農隱 閔安富선생이 朔望에 이곳에 올라 松京(고려의 수도)을 향하여 그리움을 달랜 望京臺가 높이를 뛰어넘는 조망을 자랑하고 송림이 자리를 비워준 7부 능선 상수리나무 숲 속에는 결이 바랜 이정표가 지키고 있다.있다.
▶ 가파른 고개를 차고 전망 바위에 오른 산우들의 뒤편으로 성숙한 여인의 유두 같은 필봉산이 자태를 뽐내며 닥아선다.
▶ 형과 아우가 명찰을 바꿔 달고 번갈아 가며 정상을 지킨 王山은 간간이 내린 안개비 속으로 명산대천의 아름다운 조망을 묻어버리고......
▶ 왕산을 지나 필봉산 가는 남도 산길은 발바닥을 푹신하게 달래주던 육산은 물러가고 명산의 구색을 갖춘 다소곳한 바위틈 사이로 미끄러짐을 안달하며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 식은땀을 데우며 숨 가쁘게 올라선 필봉산에서 발아래 골짜기마다 흩어져 있는 가난한 농토를 가꾸며 선량하게 살아가던 민초들이 몹쓸 좌우 이념의 틀에 휩쓸려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원혼들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한데 살기 편한 세상이 열린 오늘도 갈등의 골은 치유 할 길 없이 깊이 페이고 저마다 천심을 외면한 표심 잡기에 혈안이 되고 있는 새상이 안타까울 뿐이다.
▶ 아름다운 강산을 가꾸고자 들꽃처럼 번저가는 둘레길은 이곳에서도 예외는 아니지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자리매김한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산비탈에는 2013년 9월을 맞을 세계인들에게 전하는 수많은 이야기 꽃을 미리 심어 놓는다.
▶ 기상청 예보의 적중을 반기고 경호강 맑은 천변에 모여 앉아 수지타산을 걱정하면서도 푸짐한 매운탕으로 산우들의 마음을 데워주는 집행부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