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이 오는 10월1일 국군의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늘 국무회의에서 “국가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우리 국군의 역할과 장병들의 노고를 상기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정권이 벌이는 일은 늘 이런 식입니다. 정말 장병들의 노고를 생각한다면, 당일 기념식은 간소하게 하고 그날 하루만이라도 장병들이 편하게 쉴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올해에도 어김없이 서울 도심에서 ‘시가행진’을 하겠답니다. 첨단무기를 선보이고 각 군이 위풍당당하게 행진하는 모습, 보기는 좋습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주로 권위주의 국가들이 군을 동원한 행사를 자주 엽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안보협력을 강조해온 미국과 일본에서 군의 시가행진이 매년 열립니까? 안보를 위해서라면 훈련을 해야 합니다. 보여주기식 시가행진을 자주 한다고 군 전력이 강화되지는 않습니다.
<연합뉴스>를 보면, 윤 대통령도 군 격려와 소비 진작 차원에서 임시공휴일 지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군군의날 임시공휴일 지정은, 군 격려 보다는 소비진작에 방점이 찍혀있는 것 같습니다. 평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경우, 수조원에 달하는 생산유발 효과가 있다는 어느 기관의 분석 보고서도 있었으니까요. 임시공휴일을 마구 늘리면 경제적 효과도 따라서 느느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정작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해도 국민들께서 소비할 여력이 없다는 점입니다.
고금리, 고물가 탓에 가계의 여윳돈이 역대 가장 긴 기간 퇴보할 것이라 합니다. 통계청은 올 2분기 1인 이상 가구의 흑자액은 월평균 100만9000원으로 집계했습니다. 세금 내고, 연금 내고, 이자 내고, 먹고 자고 입는 의식주 비용 제외하고 남는 돈입니다. 뜻밖의 공휴일이 생겨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 한켠이 휑할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엔 갑작스러운 공휴일 지정으로 학사 일정이 꼬여 불만을 토로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학생들의 중간고사 기간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군 격려나 소비 진작 효과도 없을 임시공휴일은 누굴 위한 것이냐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국군의날을, 국군의 뿌리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국광복군 창설기념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10월1일은, 조선총독부가 설립된 날이기도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임시공휴일 지정의 목적이 다른 데에 있는 거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됩니다. 윤석열 정권의 주요 인사들이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설마, 그런 건 아니겠죠?
2024년 9월 3일
조국혁신당 대변인 강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