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빨간색 글씨만 지우고 이곳에 작품의 소스를 올려주세요.
아래의 배너는 사랑방카페의 공식배너입니다.
겨우내 유별나도록 별스럽던 추위가 하필이면 3월이라는 문턱까지 따라오면서 모처럼의 "바람쐬기"에 동행을 해야 한다며 기를 쓰는 이른 아침.
용산역에서 출발하는(07:20) 목포행 KTX. 좌석이 여유로운 객차에 몸을 싣는다.
오래전.누구말마따나 소싯적에 이용하던 완행열차에 대한 아련한 추억쯤이야 흘려 보내는 옛 이야기로 새김질을 할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뭔가가 어느 한 구석이 허전하게 아쉬운듯한 것이 요즈음 열차 분위기가 아닌가 싶다.
이름값에 걸맞도록 빠르다는 기분은 어림도 없게시리 세시간여의 시간을 죽이고 난 후 몇개의 터널을 지내면서 들어선 목포역(10:37) 풀랫홈에다 가쁜 숨을 토하며 나그네를 풀어놓는다.
여행이라는게 사전계획을 치밀하고 확실하게 짜는것이 마땅한 순서인지는 모르는 바 아니지만 대개의 경우는 그런 방법을 생각하기 이전에 우선은 떠나고 보자는 애꿎은 강박감에 에둘러 길을 나서기도 하게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방향감각마저 무시한 도피성 보다는 어느 지점쯤으로 발걸음을 옮겨봐야겠다고 대충으로 기본구색만 훑어보는 정도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오히려 느긋해서 좋아한다.
목포역 광장 건너편에서 1번 시내버스를 타면 바로 연안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한다는 관광안내소의 친절한 설명을 들었으나 12시10분에 출발하는 "우이도"행 여객선을 이용할 계획이였기에 혹시나 늦을까 싶어 기본요금의 택시비를 지출하면서 부두로 갈길을 재촉한다.
중학생의 신분으로 전국여행길에 나섰다가 제주행 여객선들인 화양호 철선이랑 목선으로 된 경주호등을 타기 위해 드나들었던 목포항을 오래된 추억의 골짜기에서 잠시나마 떠 올려본다.
왁자하고도 질박한 사투리의 구수함이나 생선비린내가 온 항구를 뒤덮고 갯내와 함께 꾸르륵대던 수많은 갈매기들의 나랫짓을..........
그러나 그런 풍경등이 빛바랜 역사의 뒤안골로 감춰져 사라진 오늘의 목포항은 연안여객선 터미널.제주행 터미널과 함께 초 현대식으로 가꾸어진 국제여객선 터미널등으로 똬리를 틀고 앉아 옛멋의 운치를 무시한채 웅장하고도 도도하게 버티고 있었다.
웬일인지 약간은 썰렁한 분위기가 서먹스럽게 감아도는 연안여객선터미널의 대합실 표정.
"오늘은 바람때문에 우이도행 배가 뜨지를 못합니다"라는 조금은 매몰찬(?)매표원의 한마디로 슬그머니 맥이 풀린다.
그러고 보니 이 정도의 풍랑쯤에 결항은 아닐거라던 기대가 불어대는 겨울 찬바람에 날라가면서 썰렁했던 분위기를 이제서야 알아 챈 천치가 되고 만다.
자! 그러면 어디로 뱡향을 틀어본담.
물론 몇군데의 예비목적지가 머릿속에 들어는 있지만 그날 그날의 기상상태가 모든걸 좌우하는 뱃길 여행에서는 오로지 파도라는 괴물의 눈치를 살펴서 행선지를 택해야 되니 어쩔 도리가 없지 않은가?.
택배로 천일염을 주문하던 소금의 섬 신의도로 갈꺼나.
아니면 멀찌감치 흑산도로 눈을 돌려 몇십여년전에 들려서 전마선 노를 저어보던 기억이나 추슬러 볼꺼나.
궁리를 거듭하던 끝에 가장 일찍 출항하는, 그러고도 우이도와 가장 근접한 도초도행 승선권을 구입하는것으로 결정을 한다.(13:00. 9.000원)
전라도의 음식에 딴죽을 걸만한 트집꺼리를 여태껏 잡아 본 역사가 내게는 전무하다.
6,70년대 한참 산에 미치다 싶이 해서 전국을 방황할 때.
특히나 정읍역이나 전주.목포등지에서 막걸리 한사발에 푸짐하게 따라나오던 안주등이며 살갑던 인심들에
반했던 일이 아직도 이쪽 지방에 대한 그리움인양 앙금처럼 갈아 앉아 있었다.
역시 결코 기대를 져 버리지 않는 아침겸 점심 밥상을 바로 터미널 앞에서 만나는 영광을 누린다.
두부꽃게탕에다 구운 청어며 매생이무침.갓김치.홍어회.게장등으로 꾸며진 열네가지의 정갈한 반찬들을 대하자니 혼자 들어와서 주문하는게 쬐끔쯤 미안하기도 하다. (백반6.000원)
그렇다 해서 뭐라고 딱히 불만스런 얼굴도 아니지만 각별하게 요란한 친절 제스츄어도 아닌 주인댁의 상술에서 어지간히 오래된 밥집의 묵은역사를 읽어본다.
자투래기 남는 시간이 있으니 내친김에 여객선 터미널의 안내판을 따라 무작정 4층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조용한 갤러리에서 마침 전시되고 있는 아이들의 그림을 훑어보는 호젓함과 옥상에 마련된 소공원에서 나홀로 관람객으로 변신을 하고 시야에 잡히는 목포항 풍경을 앵글속에다 불러모은다.
잘 다듬어진 소공원은 목포항 전경을 조감할 수 있도록 모든 시설이 완벽하고도 훌륭했다.
건너편 삼학도에는 해양경찰선이 정박하고 있는 모습이 눈안이고
한쪽으로는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쾌속선페리들이 파도를 헤쳐나가려는 뜸을 들이고 있다.
바람탓인지는 몰라도 무척이나 썰렁한 대합실에 그래도 출항하려는 항로쪽 승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승선표에는 인적사항을 기록하게끔 되어 있으므로 뛰어봤자 손바닥 안이다.
각 지역의 농협에서 운행하는 배와 함께 선박회사의 배가 철부선과 쾌속선등을 부지런히 운행한다.
커다란 입을 벌리고 있는 이 배가 오늘 13:00에 출항. 안좌.팔금.비금도를 거쳐서 도초도까지 들어갔다가 나오는 연안여객선이다.
탑승정원이 아래위층 합해서389명에 승용차 30대에 18톤 대형차량 6대를 수용할 능력을 가진 철부선이다.
뱃고동 소리를 울리면서 목포항을 떠나면(13:00)
유달산이 손짖을 하고
해양대학교 캠퍼스와 북항이 스친다.
이 웅장한 그림은 서해안 고속도로와 연결이 되어 고하도를 거치며 조선소단지가 있는 곳까지
단숨에 건너가는 목포대교 공사가 한창임을 보여준다.
작은 무인도가 길 안내를 담당하느라 바람결에 고생이다.
점점 멀어지는 유달산이여.........
조금씩 일어나는 풍랑이지만
신안군은 이제 섬마을 선생도 섬마을 처녀도 옛 이야기속으로 숨어들 모양이다.
자꾸만 섬과 섬 사이로 연육교들이 연결되고 있으니 불과 몇해만 지나면 이런 뱃길도 흘러간 추억으로 남아야 할 운명인지도 모른다.
첫 기항지 안좌도와 팔금도가 지척으로 마주보며 뱃길을 알린다.
뱃길에서 스쳐지나는 여객선들이 분주한 신안군 섬과 섬들의 연안항로다.
시간맞춰 마중나온 스쿨버스,공영버스, 그리고 택시등이 기다리는 안좌도 선착장이 다가선다
관광객 길손이나 나그네는 별로 없는 계절. 그러나 섬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파도가 잦게된다면 환영받을 수 없는 일임이 틀림 없으렸다.
팔금도 선착장 바로 위를 지나는 다리가 신안1교라는 이름으로 안좌도와 팔금도를 이어준다.
농업용트랙터도 철부선 뱃속으로 자리를 잡아야 이웃섬으로 나드리를 나가지.
봄은 어차피 다가서고 있던 봄이련만 아직도 바람결은 따사롭지가 못하다.
갑판으로 불어대는 찬 바람을 마다않고 버티고 섰자니 콧마루며 양볼이 제법 얼얼하다.
마주치며 지나는 온갖 선박들이 반갑고 아스라한 수평선의 매무새가 눈길을 붙들어
편안한 객실로 들어가기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는 다도해 뱃길이다.
도초도 안내 팻말을 우선 만나고 나면
.
멀찌감치 선왕산을 가운데로 한 비금도가 금새다
여기 비금가산 선착장까지는 목포를 떠난지 2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다.
여객들은 이 방에서 이 세상 가장 편한 자세로 뒹굴면서 텔리비젼을 보아도 좋고
끼리끼리 둘러앉아 화투패를 돌리기도 하면서 동전내기 쐬주내기를 한다해도 말리는 사람이 없다.
매점에서는 컵라면부터 각종 먹을꺼리가 충분하게 갖춰져 있슴은 물론이다.
비금도의 남쪽 선착장을 다시 한 차례 들르고 나면
남관문 대교로 이어진 오늘의 여객선 종착지 도초도의 선착장이 지척이다.
목포연안부두를 떠난지 3시간 남짓이면 도초면 화도 선착장으로 들어설 수가 있다.
성수기인 여름철 피서지라면 어지간히 사람들의 목청들이 떠들석할 섬들이며 여객선이지만
찬바람이 뱃전을 두드리고 선착장을 휘감아 돌며 불어대는 비수기라도 하루에 몇번씩 섬과 섬을 드나들며
주민들의 발품을 도웁는 맡은 바 제 임무를 소홀하지 않는다.
다만 오로지 하늘의 뜻을 따라야만 제 갈길인 뱃길의 안전을 택할 수 있으니 시원스런 바닷바람을 갑판에서나마 흠씬 들이 킬 욕심이 있거들랑 미리미리 항구의 관계기관이나 섬지방 지방관서로 연락을 해 본 연후에 발길을 옮기는게 손해볼 일 없는 방법이다.
목포시 관광안내소 061-270-8411
목포역 061-270-8599
무안국제공항 061-455-2114
목포버스 터미널 061-276-0220
목포항 061-240-6060
국제여객선 터미널 061-243-1927
신안군 문화관광과 061-240-8357
첫댓글 사랑방이 다음카페인가요?ㅎㅎ
다음 맞습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하셨어요.편안한 밤 되시길....
가본 적이 있는 곳이군요. 잘 보고 가요. ^^
고운걸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