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19년 12월 21일 (토)
o 날씨: 흐림
o 산행경로: 구룡리 자미마을 - 수미사 - 계관바위 - 수리봉 - 수인산성 - 수인산 - 병풍바위 - 수인사 - 흠골제 - 병영마을
o 산행거리: 10.5km
o 소요시간: 4시간 10분
o 지역: 경남 장흥, 강진
o 일행: 온라인산악회
o 산행정보: 수인산, 수인산성
o 트랙:
▼ 산행지도
오늘 산행지는 산림청 선정 '숨은 우리산 250'에 포함되는 전남 장흥군과 강진군에 걸쳐있는 수인산이다. 수인산은 산세가 험하여 오래전부터 전략적 요충지로 인식되었고, 정상부의 절벽은 천혜의 요새를 이루어 병마절도사영(兵馬節度使營)에 소속되었던 수인산성이 있다. 서울에서 왕복 9~10시간을 달려야 갈 수 있는 곳이라 온라인산악회의 산행에 따라 붙었다. 오늘 산행 들머리인 구룡리 자미마을에 도착하니 높지 않은 마루금이지만 계관암과 수리봉의 암봉이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모습에서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 들머리(자미마을)에서 바라본 수리봉(좌)과 계관암(우)
마을길을 따라 수미사로 향하면 닭벼슬처럼 생겼다는 '계관암'의 모습이 한층 또렷하게 다가온다...
▼ 수미사와 병풍바위
수미사 뒤로 보이는 바위절벽이 높이 20m의 병풍바위이며, 약 6m 높이에 '마애여래좌상'이 음각되어 있는데 현재는 그 윤곽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마모되어 있다고 한다. 송광사 16국사중 한분인 원감국사 중지(1226~1292)의 像으로 알려져있다. 이곳 병풍바위와 수인산 정상부 인근에 있는 병풍바위는 동명이암이다...
발빠른 선두는 벌써 병풍바위에...
병풍바위 하단부의 동굴에는 기도터와 작은 불상이 모셔져있다. 등로는 병풍바위를 끼고 우측으로 도는데 수직의 바위를 올려다 보면 절벽에 새겨져 있는 마애여래좌상이 보일듯 말듯하다...
병풍바위 위에 올라서니 눈앞으로는 계관암이 뽀족하게 솟아있고, 내려다 보이는 자미마을은 평화롭기만 하다. 생김새는 분명 다른데 진도 동석산의 느낌이 살짝 난다...
닭벼슬을 닮았다는 '계관암'은 수인산 산행의 백미중 하나로 손꼽힌다. 계관암 암릉을 우측으로 끼고 돌면 수리봉과 옥녀봉 갈림길로 이어지는데 혹자는 옥녀봉을 경유하기 위해 '자미마을' 대신 '용두마을'을 들머리로 하기도 하지만 계관암을 보기 위해서는 자미마을로 올라오는 것이 정석이다...
▼ 계관암
▼ 수리봉 옥녀봉 갈림길
수리봉 옥녀봉 갈림길 부터는 능선길이다. 내일이 동지인데 이곳은 아직도 늦가을의 느낌이 남아있다. 능선길 좌측으로 지나온 계관암 암릉이 내려다 보인다. 한개의 닭벼슬이 아니라 머리에서 꼬리까지 이어지는 수탉의 갈기가 느껴진다...
▼ 뒤돌아본 계관암
산이 높지는 않지만 바위가 많고 암릉이 군데군데 있어서 그런지 등로가 수월하지가 않다. 발걸음에 채이고 밟히는 낙옆도 성가시고...
▼ 뒤돌아 내려다본 계관암 방향
▼ 장흥군청 방향 (좌측산이 억불산)
계관암에서 약 1km 정도 올라오면 큰 암봉이 막아선다. 수리봉인데 직진하여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에 좌측으로 등로를 따라 우회하여 뒷쪽에서 올라가야 한다. 우측으로도 샛길이 보이지만(사진상 사람이 가는 방향) 수리봉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은 없다...
우회하여 수리봉을 올라서면 탐진호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탐진호 뒷편이 가지산~병무산~용두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길인데 호남정맥을 종주하면서 겪었던 우여곡절이 지금은 추억의 한페이지가 되었다...
▼ 수리봉 정상
▼ 수리봉에서 바라본 탐진호 방향
수리봉에서 바라보는 수인산은 마치 철옹성 같은 느낌이다. 높이가 561m 정도지만 그 높이와는 어울리지 않게 웅장하고 오묘한 산세를 자랑하는 곳이다. 수리봉에서 수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옹골지고...
▼ 수리봉에서 수인산(중간 뒤)
수리봉을 내려와 다시 숲길...
▼ 뒤돌아본 수리봉(좌)
켜켜히 겹쳐있는 산야는 한폭의 수묵화 같고
다가오는 수인산은 몇폭의 병풍을 펼친 듯 하다...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수인산(우)과 탕건바위(수인산 좌측)
산이 높고 골이 깊지는 않지만 등로의 부침은 심심찮다. 벌레가 파먹은 것 같은 바위도 지나고 두개의 이빨을 드러낸 물개 같은 바위도 뒤돌아 보인다...
▼ 성불리 방향
수인산 동문방향을 바라보면 수인산의 수직 사면을 따라 축조된 수인산성의 성벽이 난공불락처럼 보인다. 자연조건을 최대한 활용하여 작지만 철통같은 모습은 마치 중국 만리장성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 수인산성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수인산 탕건바위(우)와 481봉(중간)
수인산 건너편에 절벽을 만들고 있는 탕건바위를 보고 있으니 그 아래로 작은 바위기둥들이 두어개 보인다. 혹자는 이것을 보고 '남근석'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수인산의 명물 '남근석'은 차원이 다르게 큰 사이즈를 자랑(?)한다ㅎㅎ... 누구는 병풍바위라고 부르고 누구는 탕건바위라고도 하던데 정확한 명칭이 뭔가요? 탕건바위=병풍바위??
수인산이 가까워지면서 수인산성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한다. 수인산성은 천험의 산마루를 이어쌓은 포곡식(包谷式) 석성으로 주위 둘레는 약 6㎞, 높이 4∼5m, 너비 4m, 세개의 성문을 가진 산성으로 고려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측된다. 눈앞으로 다가온 수인산 정상부는 난공불락 철옹성의 모습이다...
▼ 수인산 정상부(노적봉) 모습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는 않지만 탕건바위의 거대한 기운이 점점 다가오고, 등로는 탕건바위 우측으로 우회하여 수인산 남문방향으로 접근한다...
탕건바위 하단부를 통과하면 수인산성 남문과 북문의 갈림길을 만난다. 직진하여 남문을 경유해도 되지만 갈림길에서 우틀하면 북문까지 숏컷으로 연결된다. 나는 우틀...
▼ 수인산성 북문터(?)
북문에서 수인산 정상까지는 약 0.4~0.5km의 된비알이다. 거리가 짧아 헉헉거리다 보면 금방 도착...
▼ 수인산 정상 (노적봉)
수인산 정상부는 뽀족한 산봉우리 위에 제법 널찍한 공간이 있으며, 과거에는 봉수대가 있었다고 하니 주변 조망이 좋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나온 등로를 뒤돌아 보면 수리봉에서 수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톱니바퀴 같고 그 뒤로는 호남정맥의 제암산이 펼쳐져 있다. 눈을 돌리면 영암의 보석 '월출산'이 사자갈퀴처럼 멋스러움을 자랑하고...
▼ 수인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경로와 제암산 (좌측 뒤)
▼ 성불리 방향
▼ 월출산 방향
수인산에서 북문으로 되돌아 내려온 다음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으면 등로는 '느티나무숲'으로 이어진다...
▼ 뒤돌아 본 수인산 정상부 모습
느티나무숲은 수인산성의 남문 부근이며 넓은 공터와 돌담, 샘터 등의 흔적으로 미뤄볼때 산성의 중심지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곳은 천혜의 요새로서 고려 말에 도강, 탐진, 보성, 장흥, 영암의 백성들이 여기에서 왜구를 피하였다고 하며, 산 아래에 있는 수인사(修仁寺)도 과거에는 이곳에 있었다고 한다...
▼ 느티나무숲
느티나무숲에서 수인사 방향으로 조금 내려오면 시멘트 담장같은 수직벽이 있는 곳이 수인산성 서문터인가 보다. 수직의 암벽에는 수인성의 왜적 격퇴를 위해 각 지방에서 원군이 온 내역이 새겨져 있는데, 일명 비석바위라고 한단다. 수인산성터와 3개의 성문 그리고 병풍바위 등에 대해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지도와 안내판 등이 마련되면 좋겠다. 현재 설치되어 있는 이정표는 약간 헷갈리기도 하고...
▼ 서문터(?)와 비석바위
비석바위(?)를 지나면 우측으로 보이는 쥐가 파먹은 모습의 바위덩어리와 병풍바위 사이로 수인사로 하산하는 길은 꽤나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우측으로 보이는 큼직한 바위덩어리가 병영마을에서 바로보면 그 유명한(?) 남근석이다...
▼ 남근석
수인사의 스님께서 수인사의 유래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과거에는 수인산성 안에 있었는데 수인산성이 폐허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산아래에 다시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 지방이 가난하여(?) 절을 크게 짓지 못한다는 말씀도 하시고... 큰 것 보다는 소박한 지금의 모습이 더 좋아 보입니다^^
▼ 수인사
수인산을 뒤돌아보면 가까이에서는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수인산의 절경으로 손꼽히는 병풍바위와 남근석의 모습을 볼수 있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남문에서 481봉으로 경유하면 병풍바위는 물론 남근석을 가까이에서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481봉에서 바라본 병풍바위 [펌]
흠골제를 지나면 병영마을로 연결... 진행방향으로 보이는 월출산이 마음을 훔치고 있다. 언제 또 가봐야 하는데...
▼ 월출산
▼ 마을에 세워져 있는 수인산 안내판
▼ 병영마을 주차장 (날머리)
병영면은 '전라병영성'이 있던 곳이며 하멜표류기의 주인공 '하멜기념관'과 근대 유적지가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시간이 되면 하멜이 전수한 방법으로 쌓아올린 돌달길과 하멜기념관을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서울까지 다시 장장 5시간을 달려야 하는 관계로 아쉽지만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