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화 한국다문화희망협회 울산지부장 © 편집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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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대세를 이끈다고 누구나 공감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곳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소통이 되지 않아 황당하다 못해 억울하기도 한 경우가 다반사이다.
타인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즈음, 사회의 여러 방면에서 이러한 노력의 흔적이 쉽게 눈에 띄는 반면 그렇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면 쉽게 비교가 되어 더욱더 민감하게 느껴진다. 일 례로 동사무소에 가보면 매우 친절한 안내요원이 있기도 하고 대부분의 담당자들도 상세하고 친절하게 업무를 봐 준다.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느끼는 것 중의 하나이다.
관공서의 친절한 분위기는 매우 바람직한 변화이며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어려움이 많은 사람들이 그나마 위안을 받기도 할 것 같다. 그런데 또 다른 ‘소통’의 걸림돌이 자주 목격되기도 한다. 언행이 일치되지 않는다든지, 비언어적인 태도에서 상대방을 무시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딱히 뭐라고 꼬집어서 항의할 수 없는 듯한 것 들...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다보니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고,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당하면서도 그저 그렇게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서 어이가 없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법치주의 국가이면서 민주주의국가임은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이처럼 거창할 필요는 전혀 없지만 근본적으로 한번 되짚어보고 싶어서이다. 사람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없는 평등한 나라인데, 감사실에 민원이 줄을 잇는 그날, 나도 민원 대열에 서게 되었다. 너무 화가 나고 분통이 터져서 어디에고 항의를 해야만 될 것 같았다. 한 번 접수를 하면 될 것을 며칠을 왔다 갔다 했으며 급기야 참았던 화를 가까스로 억누르면서 한마디는 했다. “처음부터 그렇게 안내를 해주었으면 남구에서 북구로 북구에서 남구로 몇 번을 오가는 일이 없었지 않았느냐” 하니 “아, 그랬나요. 그랬다면 제가 안내를 잘 못했네요. 저는 묻는 말에만 대답했을 뿐입니다.”...참으로 맞는 말을 하기에 할말을 잃었다. 떼어야 할 서류가 2개가 되어도 묻지 않았기에 말해주지 않았을 뿐이라는 말에 뭐라고 항의를 해야할까? 어이아 없어서 지켜보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맨 앞 창구의 담당자가 눈을 아래로 깔고 혼잣소리로 웅얼대면서 아주 불친절한 태도로 서류를 건네주는 일련의 모습을 보고 점점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이 긴장을 하는 것이 보였다. 조심스레 말을 건네고 눈치를 보면서 문의를 해애만 했고, 잘 모르는 것이 있어도 두 번은 묻지도 못하고, 심지어 되레 커피까지 갖다 바치는 이용자를 보면서 ‘갑질’이 달리 ‘갑질’이 아니라 이런 것이 ‘갑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매우 불쾌하였다.
당연한 업무를 진행하면서 뭘 그리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는지.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일이라면 최소한 눈을 맞추면서 대화를 해야 하는 것이 기본일진대 그것조차 교육이 안 되어 있으며, 감정이 전혀 없는 인조인간의 모습을 하고서 대민서비스를 하고 있는 그 창구는 없어야 될 것 같았다. 너무 바빠서 업무처리가 힘든 것이라면 구조적인 대처를 해야만 한다. 정기적인 직원교육으로 대체하고 감점을 시키는 것으로 보완이 된다는 생각은 매우 잘 못된 것 같다.
차라리 좀 더 적극적인 대응으로써 창구를 늘리거나 인성이 제대로 된 사람을 배치시키거나 아니면 상세한 안내문을 비치해서 민원인들이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구비하거나... 구차한 변명을 듣고 윗선의 사과를 받는 것으로 화풀이를 하고 나오는 발걸음이 참 황량하였다. 또 다른 사람이 연이어 화가 난 얼굴로 감사실로 가기위한 사인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쓴 웃음이 나왔다. 접수창구 청원경찰의 혼잣말소리가 엄청 크게 들려왔다. “오늘따라 왜 이리 민원이 많노, 감사실 불나겠다” 기사입력: 2016/06/27 [14:22] 최종편집: ⓒ 광역매일 http://www.kyilbo.com/sub_read.html?uid=180268§ion=sc30§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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