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종주 짤라폰도 2일차 ~ 3일차
삐리릭 아침 5시 알람이 울립니다.
누워서 몸을 움직여 보니 크게 무리 가는 곳이 없는 걸로 봐서 어제 상풍교~상주보 구간의
선택이 탁월하다는 생각에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하며 일어납니다.
아침식사는 7시부터나 그 전에는 식당에서 각자 알아서 먹어도 된다고
어제 공지를 받아서 식사를 하러 식당에 내려 갑니다. 두연씨와 여진씨도 벌써 나와 있습니다.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올라가 복장을 갖추고 짐을 꾸립니다.
두연씨가 타이어에 바람이 없다고 해서 창고에 굴러 댕기는 펌프로 바람을 넣자 바람이 계속 빠져고 있습니다. 펌프가 요상합니다. 폭탄을 사용할까 하는데 석호형님께서 잔차에 있는
휴대용 펌프로 빡시게 펌프질을 하셔서 겨우 바람을 넣었습니다.
06:30 이제 낙단보로 출발합니다.
평지 7km 라고 했는데 자전거도로로 가다 보니 짧지만 15%
이상 되는 업힐이 여러 번 나옵니다. 최두연선수는 페달을 못 돌려 넘어질 듯 하지만 넘어지지
않는 신공을 보이며 언덕을 오르내려 낙단보에 도착합니다. 자도 말고 공도를 탔으면 훨씬 수월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낙단보 인증을 마치고 출발합니다. 구미보, 칠곡보, 강정고령보, 달성보까지는
평지 120km입니다.
맞바람이 너무 심해 속도를 낼 수 없습니다. 강력한 옆바람에 자전거가
날창려 위험한 순간도 었었지만 팩을 이루며 씩씩하게 라이딩을 합니다. 배도 고프고 갈증도 나서 칠곡보인증센터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보급품을 구하고 밖으로 나옵니다.
칠곡보편의점 입구에서 두연씨가 지갑을 주웠습니다. 두연씨가 지갑을
열더니 신분증을 확인하고 이름을 외치니 약간 띨띨하게 생긴 남자가 막 뛰어 오더니 감사합니다. 하고
지갑을 받아 갑니다. 두연씨가 멘붕에 빠질 뻔한 사람을 건졌습니다.
점심식사는 달성보 지나 현풍삼거리 밥 잘하는 집입니다. 식사가 어마무시하게
잘 나옵니다. 강추 식당입니다.
오늘 목표는 남지입니다. 어제 저녁식사를 하며 밤을 새더라도 남지까지
가기로 한 결의를 되새깁니다. 그러나 이화령은 껌이라는 다림재, 무신사, 박진고개, 양아지 고개가 버티고 있습니다.
경천대고개는 어제 본의 아니게 PASS가 되었지만 앞으로 언덕을 생각하니
긴장감이 손끝이 떨립니다.
부산원정단 출사표에서도 밝혔듯이 5%이상의 업힐은 우회한다는 결의에
따라 현풍읍에서부터 국도를 탑니다.
현풍읍에서 구지산업단지를 관통하고 67번 국도와 1034 국도를 이용합니다 차량 통행량이 많지는 않습니다. 자동차를
조심하며 언제 합천창녕보가 나오나 하며 페달을 돌립니다. 여지껏 지나왔던 보의 인증센터는 멀리서도 보였기
때문에 멀리 쳐다 보며 라이딩을 합니다. 도로가 왼쪽으로 휘어집니다.
코너링을 하는 순간 갑자기 합천창녕보가 코앞에 있습니다. 하하하 로또 맞은 기분입니다.
인증샷을 찍고 보급품을 사러 편의점을 찾는데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관리인이
정수기 위치를 알려줘서 생수병에 정수기 물을 받아 마십니다.
석호형님은 화장실에 가셨고, 편의점 입구 그늘막에 두연씨, 여진씨, 제가 앉아있고 뒤편에 태일형님이 계셨습니다. 잠시 쉬면서 남지까지 죽음의 업힐을 피하기 위해 조사한 국도(67번, 20번, 79번, 1008번, 1021번)를 머리 속으로 정리하며 라이딩코스를 되새기며 앞의 풍경을
구경합니다.
그때 갑자기 6인용 트럭이 우리 앞쪽 시야를 가리는 곳에 주차를 해서
시설관리하는 차량인가 보다 하고 생각합니다. 순간 두연씨가 “사장님
저희 좀 태워 주세요~”라며 말을 겁니다. 저는 두연씨가
더위 먹어 약간 맛탱이 갔구나 하고 속으로 웃고 있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엄청난 [최두연 마법]이
시작됩니다. ㅎㅎㅎ
차량에 계신 분이 내려서 어디 가세요? 하며 묻습니다. 최종목적지는 부산이고 오늘 남지까지 갑니다. 라고 답변합니다. 사장님이 “5만원” 하며
딜을 겁니다. 두연씨가 인당이요? 하며 묻자. 사장님이 “아뇨 저부 다요” 라고
말씀하십니다. 두연씨가 저를 매우 애처롭게 쳐다 봅니다. 저는
과감하게 사장님을 바라보며 “콜”하고 외칩니다. ㅋㅋㅋ
잠시 후 석호형이 화장실에서 나와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며 살핍니다. 이윽고
사태를 파악하고 이런 웬수덩어리, 양아치들 하며 좌절한 듯 바닥에 앉아 고개를 푹 숙입니다. 두연씨와 저의 완강한 저항과 단호한 결심에 어쩔 수 없이 트럭에 잔차를 적재합니다. 그 때 옆에 있던 나 홀로 라이딩족 한 분이 우리를 간절하게 쳐다 봅니다. 가만
보니 어제 같은 숙소에 있던 분입니다. 제가 “같이 타실래요?” 하자 “감사합니다.” 하며
엄청 좋아합니다.
(오늘의 선행 1. 지갑
찾아 주고 / 2. 낙오될 뻔한 나 홀로 라이딩족 구제)
우리 일행은 트럭으로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적교장모텔에서 도착합니다. 자전거는
보관 창고에 넣습니다. 보관창고가 거치대도 있고 나름 괜찮습니다. 옷가지는
바구니에 담아 카운터에 주면 빨고 탈수까지 해서 준다고 합니다. 시원하게 샤워 후 세탁 부탁하고 밖으로
나갑니다. 옆 건물 1층이 통닭집입니다. 통닭과 맥주를 시켜서 마십니다. 시원한 바람이 너무 좋습니다. 오늘 잔차 탈 때 맞바람이 징글징글했는데 맥주 마시고 쉬면서 맞는 바람은 너무 좋네요.^^ 늦은 오후 맥주를 마시며 힐링하니 행복합니다. 앞쪽 자전거도로에
간간히 라이딩족이 보입니다.
띠리링 3일차 아침입니다. 어제
편의점에서 사온 컵라면과 햇반으로 대충 요기합니다. 우리가 묶은 곳은 적포교 앞 적교장모텔, 낙동강하구둑까지는 130km 만만한 거리가 아닙니다. 게다가 자갈치시장도 들러야 해서 시간이 촉박합니다.
아침 출발시간은 7시 복장을 갖추고 짐을 꾸리고 트럭에 잔차를 적재합니다.^^
어제 딜한 점프비 50,000원에는 아침에 창녕함안보까지 배달 포함
가격입니다. 당초 목적인 국토종주 짤라폰도에 아주 충실한 옵션입니다.
적교장 사장님은 능숙하게 창녕함안보에 100m 전 주차장에서 잔차를 내려 줍니다. ㅋㅋㅋ
우리 일행은 100m 라이딩을 하고 창녕함안보에 도착합니다. 인증센터에서 사진을 찍던 창원UNI클럽이 멀리서 왔다고 인증샷도
같이 찍고 우리를 반겨 줍니다.
최종 목적지인 낙동강하구둑까지 80km 남았습니다,
사전에 얻은 정보로는 낙동강하구둑까지 보급도 없고 그늘도 없는 말 그대로 사막이라고 들어 긴장을 하며 라이딩을
합니다. 어제는 맞바람으로 고생이 샘했는데 오늘은 맞바람이 어제 정도는 아니어서 그런대로 나갑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런데 낙동사막구간이 반전입니다. 자전거도로 노면이 매우 좋고 넓습니다. 게다가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최고의 구간입니다. 동영상 촬영하고 사진도 찍으며 힐링 라이딩 중에
저 멀리 건너편에 그룹 라이딩팀이 보입니다. 점점 가까이 다가옵니다.
갑자기 “언니”하고 외치는 소리가 납니다. 최두연씨 지인 창원철인클럽 일행이 마중 나왔습니다. 역시 두연씨는
대한민국 최고 연예인급 철인입니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어 슬슬 시장합니다. 삼량진철교 근처에 맛집으로
유명한 국수집이 있다고 해서 수소문 해서 방문했는데 아직 오픈 전입니다. 근처 짜장면집 등 모두 같습니다. 이제부터는 보급소가 아예 없다고 하니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요기합니다. 자갈치시장을
생각하며 최소한으로 먹습니다.ㅋ 청원철인과 인사하고 출발합니다. 양산물문화관인증하고
낙동강하구둑으로 갑니다. 마지막 낙동강 옆의 구간의 맞바람은 태풍급이나 풍경이 정말 멋집니다. 드디어 최종 목적지에 도착 인증샷 찍고 조금 놀다가 전철로 자갈치시장으로 갑니다. 석호형님께서 미리 보낸 짐을 찾아 근처 목욕탕으로 갑니다. 잽싸게
목욕을 하고 자갈치시장으로 갑니다. 횟집 예약 선발대로 간 두연씨한테 전화가 옵니다. 자전거 보관이 가능한 점포라며 6번 출입문으로 오라고 합니다. 두연씨 참 대단합니다. 못하는게 없습니다.
해산물이 정말 싱싱합니다. 술이 넘어간다 쭉~ 쭉~쭉쭉
7시에 횟집에서 나와 부산역으로 갑니다. KTX 잔차 적재가 걱정이 됐는데 화물칸에 2개 적재하면 딱입니다. 준비한 끈으로 꽁꽁 묶고 잠깐 조니 벌써 광명역입니다.
광명역으로 테일형님 아드님이 마중 왔습니다. 저는 그 차로 편안하게
집으로 갑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국토종주 짤라폰도 부산원정단의 원정은 끝났습니다.
원정 중간 준비한 마법도 있었고, 우연한 마법도 있었고, 이화령인증도장 사건, 맛집, 자갈치시장
등 여러 에피소드로 오래 기억에 남는 라이딩이 될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빵꾸, 알바 등 사소한 사고도 없었습니다.^^
단장님으로 모두를 안전하게 이끄신 태일형님, GPX, 블랙박스 등
모든 준비해 주신 석호형님, 믿을 수 없는 마법을 보여주신 [대한민국
유일 연예인 마법사 철인 최두연], 멀리에서 떡까지 챙겨서 오신 여진씨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기다렸던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너무 재미있고 흥미진진해서 저도 그 자리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연하게도 저는 남지읍에서 이 글을 읽고 있습니다.
오 ~ 우 노노노 "양아치" 라 하지않고 속으로 "오 ~ 예 짤라폰도 만세" 라고 했습니다.
부산 라이링 후기가 생동감이 넘치네요...
무사 완주 축하드려요..
마법의 국토종주....
멋져요.
ㅋ ~ 역시 같이 갔어야 했는데~~;;;; 잼 나게 다녀 오셔서 부럽습니다~^^/
안어울릴 것 같은 조합이었는데 모두 대단하십니다.
끝까지 무사 완주 수고많았습니다.
오우, 리얼 생생 후기 잘 읽었습니다.
마법의 국토종주!!! 맞습니다.
함께 해서 너무나 행복했고 즐겁고 신나는 라이딩이었습니다.
선후배님들, 고맙고 사랑합니다.
아마도 이보다 더 완벽한 팀은 있을 수 없겠지요?ㅎㅎㅎ
모두 무사 완주 축하드립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고생하셨어요.
언제나 즐겁게 운동하사는 모습 좋아요~~
다음에는 못생긴 저도 함께~~~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