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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15일 천마산 야생화 탐방 (꿩의바람꽃)
윤이와
산행코스 : 팔현리 천마산 계곡 다래산장 – 돌핀샘 아래 – 다래산장
산행거리 : 약 8 km
산행시간 : 약 5시간
https://www.ramblr.com/web/mymap/trip/371711/1955192
거리 8.5 km
소요 시간 4h 50m 16s
이동 시간 3h 43m 32s
휴식 시간 1h 6m 44s
평균 속도 2.3 km/h
최고점 650 m
총 획득고도 405 m
난이도 보통
천마산
양산박
공포에 찌든 속세를 떠나
햇볕 맑은 팔현리 계곡 속으로
꽃 길 따라 들어간다.
꿈 같은 꽃 길 조분 조분
바람꽃 복수초 활짝 피어나
천진한 웃음 웃는다
오늘은 네가 꽃이요 바람이지만
내일은 그 자리 내 몫이라네
나도 한 번 웃어 본다.
한 번 빗장이 열린 봄 문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그 변신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아니, 그 변화는 과연 끝이 있을까?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그리고 해가 바뀌면 다시 그 자리. 하지만 다시 그 자리가 아니라는 걸 그리고 똑 같은 모습이 아니라는 걸 천마산이 말없이 보여준다.
계곡 입구
코로나 바이러스로 꽁꽁 얼어붙은 도심을 벗어나 봄 향기를 따라 다시 천마산을 찾았다. “지난 주에 갔다 왔는데 지금 가면 또 꽃이 있어?” 그냥 집에서 도라지나 까겠다며 윤이가 심드렁한 표정을 짓는다. “그럼, 새로운 꽃이 있지.” 나는 마음 속으로 상상해본다. 지난 주에 피기 시작한 점현호색은 활짝 피어 있을까? 혹시 만주바람꽃은 피었을까? 오늘은 운이 좋아서 앉은부채꽃을 볼 수 있을까?
친구들을 불러서 베드민턴이나 칠까 하고 망설이던 윤이가 마음이 동했는지 함께 가겠다고 서둘러 준비한다. 준비라고 해 보았자 그냥 등산복을 챙겨 입는 것이 전부다. 물을 끓여 병에 담아 두었고, 어제 등산가서 먹다 남은 빵 몇 조각을 챙겨 넣었다. 사과 두 개를 칼집 내어 배낭에 넣으니 준비 끝이다. 가는 길에 시장에 들러 김밥 두 줄 사고 나니 완벽하다. 이쯤 되면 산에서 고립되어도 굶어 죽는 일은 없다.
햇볕은 좋은데 바람이 차다. 꽃이 피어나는 봄을 시샘하여 동장군이 볼떼기 가득 힘을 실어 불어대는 꽃샘바람이다. 미리는 자전거를 타러 한강에 나갈까 말까 망설인다. 가뜩이나 몸이 약한데 혹시 감기라도 걸리면 괜히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받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단다.
팔현리 계곡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오남저수지가 있다. 꽤 큰 저수지를 둘러싸고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 곳에 산책하러 오는 사람들로 도로 가에 차들이 빼곡히 세워져 있다. 저수지 뒤쪽으로 낮은 산 언덕이 있는데 무슨 큰 건물을 지으려는지 벌써 언덕을 반쯤 무너뜨렸고 나머지 암반층을 파내려고 여러 대의 불도저와 포크레인이 달라붙어 한창 열일중이다. 누구는 아직도 우리나라가 발전하는 중이라며 생동감이 있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이만큼 성장했으니 이제 안정적인 삶을 위해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아직도 성장과 보전 사이에서 갈등하는 단계인가보다.
큰 소나무 두 그루가 큰 그늘을 만들어주는 다래산장에 차를 세우고 계곡 속으로 들어간다. 이 다래산장에 이르기까지 좁은 길 가에 많은 까페와 식당들이 있는데 차를 세워 둘 마땅한 자리가 없어 갓길 빈틈에는 여지없이 차들이 들어차 있다. 여기에도 생존과 환경의 딜레마가 움쿠리고 앉아 있다.
다래산장을 지나 계곡으로 발을 들이면서부터 내 눈은 본격적으로 탐색을 시작한다. 첫 번째로 찾아보는 것은 앉은부채꽃이다. 2년 전에 계곡 옆 둔덕에 피어 있는 앉은부채꽃을 보고 그 신비스러움에 반한 이후 이 곳을 지날 때마다 혹시 꽃이 피었을까 두리번거리게 된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노랑앉은부채꽃은 이미 피었지만 그 꽃이 있는 곳을 알지 못하니 나는 앉은부채꽃이 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앉은부채꽃은 잎이 어느 정도 무성하게 올라온 다음에 피어나는 꽃이다.
천마산 계곡 안에 있는 농장 주인은 농사준비에 바쁘다. 네 발 달린 스쿠터에 쇠로 만든 짐받이를 달고 연신 오르락 내리락거린다. 복숭아와 배나무를 심은 과수원이 있고 큰 비닐하우스에 밭작물을 재배하는데 자꾸 경작지를 넓히려는지 아니면 땅을 개간하여 팔려고 하는건지 그 농장 옆에는 축대를 쌓아 올린 작은 집터가 여러 개 보인다.
농장 축대 위에 늘어져 있는 개나리는 아직도 꽃망울을 오무리고 있다. 여기에 햇볕을 조금만 쬐어주면 팡 하고 꽃망울이 터질 것 같다.
개나리 울타리
지난 주까지 제 혼자의 세상인 양 뽐내던 너도바람꽃이 제풀에 지쳤는지 시들해졌다. 아니, 이제 다른 꽃들이 피기 시작했으니 계절의 문을 여는 자신의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선을 긋고 물러나는 것일게다. 자신의 본분과 자신의 나고 들어가는 시기를 아는 꽃들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 행동한다.
너도바람꽃이 지고 있다.
군데군데 앉은부채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이 중에 암놈이 있어 꽃을 피울 터이고 대부분은 숫놈들이라 잎만 무성하게 피울 것이다. 어쨌든 조금만 기다리면 그 신비스런 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앉은부채 새 싹이 돋아나고 있다.
가을에 파란색 꽃을 피우는 투구꽃도 앙증맞은 이파리를 피워 올린다. 봄에 땅에서 나오는 잎과 여름에 줄기에서 피는 잎은 그 모양이 확연히 다르다. 이 풀은 독초라서 절대로 먹으면 안된다. 이 풀만 보면 전에 방풍나물이라며 삶아서 나물로 무쳐 먹으려다 심한 독성으로 목 줄기가 타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던 경험이 데쟈뷰처럼 떠오른다.
독초인 투구꽃 뿌리잎
멸가치 싹은 일 주일 전에 비해 많이 자랐다. 물과 햇볕만 있으면 금방 무성하게 자라는데 겨우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 다녔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죽은 듯이 지내다가 이렇게 봄이 되면 어김없이 돋아나는 멸가치는 대단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부드러운 새 싹을 더운 물에 데쳐서 나물로 무쳐먹을 수 있다.
멸가치
길 가에 있는 괴불나무 가지에 잎 눈이 조금 더 부풀어 있다. 이제까지 보아 온 바로는 잎이 먼저 피어나고 그 잎 겨드랑이에 숨어 있던 꽃 눈이 피어나는 것 같은데 이 번에는 잎과 꽃이 어떻게 피어나는지 자세히 관찰해볼 예정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눈은 초록색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 잎눈인 것 같다.
괴불나무
이 곳 묵은 밭 가에 수두룩하게 자라나는 애기수영이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는 고이시영 그러니까 개싱아라는 뜻으로 불렀던 것 같다. 먹으면 시영(싱아)처럼 신 맛이 나는데 싱아처럼 굵고 보드라운 줄기가 아니라 단단하고 가는 줄기라서 고이시영이라 부른 듯하다. 애기수영이든 싱아든 둘 다 생각만 하면 입안 가득 신물이 고이게 하는 어렸을 때 즐겨 먹던 풀이다.
애기수영
천마산에도 마침내 생강나무 꽃이 피었다. 어렸을 때 내 고향에서는 동백꽃이라 부르던 나무였는데 정식 이름은 생강나무다. 봄의 전령사라고 부르는 꽃이다. 바람꽃이나 노루귀를 알기 전에는 이 생강나무 꽃이 제일 먼저 피는 줄 알았다. 봄이 왔다고 생각하면서 산에 오르면 어김없이 양지쪽에 노란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 생강나무다. 잎을 비벼 냄새를 맡으면 생강냄새가 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어린 잎을 따서 튀김으로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아직 먹어보지는 못했다. 올 해는 한 번 생강나무 잎 튀김을 먹어볼까?
생강나무 꽃 - 중부지방에서는 동백꽃이라 불렀다.
생강나무 아래 계곡으로 내려서니 저 아래에서는 아직 꽃망울만 맺혀 있던 현호색이 활짝 피었다. 파란색 현호색(玄胡索) 꽃이다. 이름이 꽃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 꽃의 아름다움을 희석시킨 느낌이다. 한자를 풀이하면 검은 오랑캐들이 찾는 꽃이라는 말인가? 발음도 쉽지 않다. 이 꽃의 씨앗이 검은 색이라서 그렇게 불렀다는데 어쩌면 먹고 사는데 정신이 없는 민초들에게는 나물로 먹을 수도 없고 다른 꽃에 비해 확연히 눈에 띌 만큼 예쁘지도 않아 관심이 가지 않는데 한약재로 쓰임이 있으니 한약명으로 지어진 이름이 그대로 풀이름으로 굳어진 것 같다. 이 꽃의 학명은 Cordalis Remota 는 꽃의 모양이 종달새처럼 생겼다 해서 그리스어의 종달새( Cordalis )를 꽃이름에 넣었다 한다. 그러고 보니 꽃 낱개의 모양이 종달새를 많이 닮았다.
현호색 - 종달새꽃이라 부르면 어떨가?
양지바른 곳에 꿩의바람꽃이 피고 있다. 너도바람꽃이 지고 나서 이제는 ‘내 차례야!’ 하면서 출연하는 것이다. 꽃 아래 줄기를 둘러싸고 난 잎이 마치 장끼의 목에 난 털무늬처럼 생겼다. 햇볕이 따뜻하지 않으니 꽃봉오리는 아직 활짝 벌어지지 않았지만 며칠만 지나면 수두룩하게 피어날 것이다.
꿩의바람꽃 - 이제 너도는 가고 꿩이 온다.
눈 녹은 물이 철철 넘쳐흐르는 계곡의 습한 곳에는 는쟁이냉이가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뜨리고 하얀 십자화를 피워낼 조짐이 보인다. 냉이는 길가에 흔하게 나는 나물인데 는쟁이냉이는 내가 등산에 취미를 갖게 되고 나서 처음 알았다. 연인산을 오르는 덜컹 돌 틈에 하얀 꽃을 피운 풀 이름이 궁금하여 물어보니 는쟁이냉이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냉이와 모양이 전혀 달라 의아해했으나 꽃 모양이 십자화(十字花)로 냉이의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는쟁이’는 명아주의 방언이라고 한다. 명아주 잎처럼 넓은 이파리가 달린 냉이라는 뜻이다.
천마산 계곡에는 는쟁이냉이가 많이 자란다.
쌉쌀한 맛을 내는 는쟁이냉이
밤에는 아직도 영하로 떨어지는지 는쟁이냉이 잎에 고드름이 달려있다. 서로 이웃하고 있는 두 개체의 색깔이 달라 혹시 이것은 는쟁이냉이가 아닌가 하고 잎을 한 조각 떼어 씹어보니 매콤한 맛이 난다. 는쟁이냉이는 갓의 매콤한 맛이 나는 산나물이라 하여 달리 ‘산갓’이라 부르는데 옛날 우리 조상들은 이 산갓으로 물김치를 담가 먹었는데 이를 아주 귀한 음식으로 여겼다 한다.
산갓이라고도 불렀다 한다.
개울에 애기괭이눈이 부쩍 자랐다. 범의귀과에 속하는데 봄에 노랗게 꽃이 피고 그 꽃 주변의 잎까지 꽃과 같은 노란색으로 물들어 고양이 눈이 연상되었나보다. 내가 2016년 봄 연인산 입구에서 처음으로 금괭이눈을 보았을 때 별 희한한 꽃도 다 있다고 신기하게 생각했었다. 애기괭이눈은 금괭이눈보다 훨씬 작고 물기가 많은 개울가에 이끼와 함께 자란다.
애기괭이눈
작년 봄에 이 곳에서 금괭이눈을 많이 보았기에 지금쯤 싹이 트겠구나 생각하고 바위돌을 유심히 살펴봐도 금괭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아직 싹이 트려면 더 있어야 하나보다.
처녀치마 꽃대는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겨우내 푸른 잎을 눈 속에 그리고 얼음 속에 묻어두고 견뎌온 강인한 풀이다. 앞으로 한 달 정도는 지나야 꽃대가 완전히 올라올 것이다.
처녀치마
나무 아래 금괭이만큼 큰 흰괭이눈이 보인다. 금괭이눈이 노란색 꽃을 피우는데 흰괭이눈은 흰색 꽃을 피워서 그리 부르는가 하고 생각하겠지만 흰괭이눈도 금괭이와 같이 노랜색 꽃을 피운다. 다만 줄기에 나 있는 잔털 색깔이 흰색이라서 흰괭이눈이라 부른다. 아직 꽃이 망울져 있어 일 주일쯤 기다리면 노란 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흰괭이눈
이 계곡은 온통 괭이눈 천지다. 돌 위에 한 무더기 산괭이눈이 자라고 있다.
천마산 계곡
산괭이눈
조금 느긋하게 계곡길을 걷는데 개울 반대편 바위에서 진사 한 사람이 뭔가 열심히 사진에 담고 있다. 자세히 보니 만주바람꽃이다. 작년에 이 계곡 구석구석에 무척이나 많이 피어 있던 꽃인데 아직 때가 이르다고 생각했었다. 오늘은 만주바람꽃을 볼 수 없을거라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일찌감치 볼 수 있으니 눈이 즐겁다. 이제 갓 알에서 부화한 새끼 새처럼 힘없이 가는 바람에도 흔들린다. 햇볕과 물로 빚어낸 만주바람꽃이 경이롭다.
만주바람꽃 - 올 해 처음으로 만났다. 이제 곧 흐드러지게 필 것이다.
오늘은 활짝 피어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점현호색은 지난주에 보았던 그 상태 그대로이다. 일 주일이란 긴 시간동안 뭘 했기에 아무런 진전이 없는건지 좀 한심스럽다. 그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웅크리고 앉아있었던 모양이다.
점현호색
발전이 없기는 양지도 마찬가지다. 노랑색 양지꽃이 가득 피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왔건만 솜털만 보송보송 나 있고 아직 꽃망울도 맺지 않았다. 그래도 아직은 이른 봄인데 이만큼 잎을 피우고 줄기 끝에 꽃망울을 감추고 있으니 대견스럽다.
양지꽃
윤이는 내가 꽃을 찾아다니는 동안 벌써 나를 앞질러 계곡 속으로 깊이 들어간 모양이다. 꽃에 흥미를 갖고 있지 않은데 내 뒤에 따라오려면 지루하고 맥이 빠진다 한다. 계곡 끝에 있는 벤치에서 김밥을 먹는다는 문자가 와 있길래 부지런히 달려가니 벌써 다 먹고 정상쪽으로 올라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지난 번처럼 먼저 정상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면 꽃밭에서 만나자고 했다.
애기괭이눈
계곡 끝에 있는 탁자에 다른 산님들이 앉아 오찬을 즐기고 있다.
꽃밭으로 올라가는 길에 보니 일찍 핀 너도바람꽃은 져 가는 중이고 늦게 핀 것은 아직 건재함을 과시한다. 여기저기 사진기를 든 사람들이 아직 남아 있는 너도바람꽃을 사진에 담느라 분주하다.
너도바람꽃 - 산 속에 피는 야생화는 지는 모습도 아름답다.
음지에는 아직도 얼음이 남아 있다. 오늘 낮 돌핀샘 온도계는 영하 1도를 가리킨다.
배낭을 길 가 바위 위에 내려놓고 꽃밭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저기 작은 꽃 복수초가 노랗게 피어 있다. 지난 주와 비슷하다. 복수초를 사진에 담으면서 내 눈은 자꾸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혹시 만주바람꽃이 피어 있을까? 솜털 보송보송 난 노루귀는 볼 수 있을까? 노란 중의무릇은 아직 싹이 틀 기미도 안보인다.
복수초 - 매일 새로운 모습이다.
늦게 핀 너도바람꽃은 아직 싱싱하다.
복수초와 너도바람꽃이 한 집안 두 가족으로 공생한다.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노루귀를 보았느냐 물으니 아직 안나왔다고 한다. 섣부른 마음을 앞세우고 발걸음은 자꾸 능선을 따라 위로 오른다. 노루귀 군락지를 둘러볼 참이다. 하지만 헛일이다. 아직은 때가 아닌데 괜히 마음만 조급하다.
복수초 꽃망울
자태가 아름다운 너도바람꽃과 복수초를 감상하면서 다시 꽃밭으로 돌아오니 멀찍이 배낭 벗어둔 곳에 윤이가 와 있다. 바람을 피해 따뜻한 양지쪽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었다. 김밥과 빵 그리고 커피와 사과는 훌륭한 점심이다.
하산길
흰괭이눈
그리고 맑은 하늘에 흰구름
천마산은 매일 매일 변신한다. 내일은 그리고 다음 주는 또 어떤 모습일까? 끊임없이 변하는건 천마산뿐이 아니다. 온 세상 구석구석 매 순간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이렇게 온 우주가 하나의 생명체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쉬지 않고 순환한다. 인간이 죽어 땅에 묻히면 그 자리에 풀 나무가 자라고 그 풀 나무는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꽃은 사람이 되고 개 돼지는 꽃이 된다.
내려오면서 현호색꽃을 다시 한 번 살펴본다.
산괴불주머니
3시 30분 산행을 마무리하고
다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활개치는 속세로 나가야 한다.
오후 3시 반쯤 산행을 마치고 일찌감치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