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신 술이라고 특별하진 않을 것이었다.
그 후유증으로 오늘은 하루 종일 비실댈 수밖에......
날씨도 우중충해서(남부와 동해안엔 '대설주의보') 다른 때 같았다면 일이라도 했겠지만(이런 날이 일이 잘 된다.), 오늘은 일에 대한 그 어떤 의욕도 없이 축 처져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배가 고파서 점심엔 김치국을 끓여 먹었는데,
의외로 그건 또 맛이 있고 속도 풀어지는 느낌이어서,
그래도 살 의욕은 있나 보네? 하기도 했다.
점심 먹은 뒤 약 한 시간 정도 낮잠을 잤는데,
오히려 그 잠이 어젯밤에 잤던 것보다 더 편하고 길게 잔 것 같은 기분이었고 그나마 약간 기운을 차릴 수도 있었는데......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오늘 중국에서 하는 ‘하세배 바둑’이 있어서,
반색을 하며 바둑을 보게 되었다. 시간을 보내기엔 바둑만큼 좋은 게 없으니까.
더구나 몸이 안 좋아 오늘 같이 다른 건 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면.
그런데 작년 챔피언인 박 정환이 중국의 커제와 붙었고 처음엔 잘 나갔는데,
나중엔 어느새 역전 당해 1집 반을 패배하고 말았다.
그것 역시 너무 허망했다. (요즘 박 정환이 컨디션 난조로 바둑 팬들의 우려가 큰데, 내일 일본 기사와 붙어, 만약 이기면 모레 커제와 결승에 다시 붙게 되고, 지면 그대로 꼴찌가 된다.)
저녁은 가래떡 한 가닥을 전자렌지에 돌려 귤과 먹는 걸로 때웠고,
여전히 허전한 심신에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한 기사에 눈길이 갔다.
'강원 공공조형물 공모 비리 교수·공무원 등 9명 기소'.
그게 어디 강원도 만의 문제일까? 하는 심정으로 읽어 보니,
https://news.v.daum.net/v/20190131141317580
그 제목만으로도 너무나 빤한 얘기였고,
이런 기사가 아직도 기사로써 존재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일을 한 업체(예술가와 그 그룹)는 그렇다 쳐도(심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비리를 저질러야만 하는), 심사하는 교수거나 공무원은 그런 일을 하지 않아도 웬만큼은 잘 살 텐데(우리 같은 사람에 비해선 훨씬 잘 살 텐데),
그런 사람들끼리끼리 서로 잇속을 챙기며, 그런 쓰레기 같은 작품(공공조형물)에 둘러 싸이고 나라의 문화수준마저 떨어뜨린 채 굴러가는 게 이 세상인 것이다.
그런 게 어디 이번 뿐이고 뉴스마저 될 일인가.
그리고 이렇게 그게 밝혀졌다고 해도(빙산의 일각), 그 세계가 정화되었다고 볼 수도 없을 거고, 지금도 어디선간 그보다 더한 수법으로 그런 일은 진행될 것이며,
앞으로도 계속 그런 일로 점철되는(바뀌지 않는) 게 세상인데?
그나마 내가 그런 쪽에 관심을 가지고 그 뉴스에 이런 반응이라도 보이는 것도,
나도 그런 일을 해보고 싶었던 사람이자 할 수도 있는데, 나 같은 사람은 그런 쪽에 정말 명함 한 장 내밀지 못한 채 그저 그렇게 이렇게 늙어만 가고 있다 보니, 한탄을 해도 불평을 해도 다 소용없는 일이고, 결국 따지고 보면 능력 없는 내 탓이라고 자책이나 할 수밖에......
그런데 멀리 갈 것도 없이 오늘 만 봐도,
오늘의 가장 관심을 받는 뉴스만 봐도,
국회의원 김 성태의 딸이 '합격자 명단'에도 없이 취직이 되었다는 것과,
'드루킹'인지 뭔지 사기꾼 집단과 연루됐던 경남 도지사인 김 경수가 징역 2년을 선고받고 구속되자 정치권에서 난리가 났다고 하고,
내가 작년 가을에 자전거로 한 바퀴 돌 때 지났던(하필이면 그 동네) '영주' '예천' '문경' 쪽의 국회의원 최 교일이(거긴 최근에 외유에서 가이드 폭행사건으로 유명한 시의원의 지역인데) 미국 연수 중에 스트립바에 가서 그 팁으로 1 달라를 주었다고 가이드가 제보한 치졸한 사건 둥,
온갖 비리와 불법이 판을 치는 게 세상이라,
그 안에서 '사회 정의'라거나 '공정한 사회'를 외쳐봤자 조롱거리만 되니......
그래서 한 시인은 그랬던 걸까?
왜 사냐건
웃지요.
나 같은 사람은 그 시의 한 구절을 읊는 것만으로, 그러니까 웃는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걸까......
첫댓글 혼자 지내보면 하루 세 끼 챙겨먹는 것도 큰 일임을 압니다.
그런데 드시는 게 너무 부실한 것 같아 걱정입니다.
살이 찐다고 걱정하며 무조건 적게 드시는 것도 문제입니다.
60대에도 적당한 단백질 섭취는 필수거든요,
조금 더 신경써서 드셨으면 합니다.
아침은 고구마와 우유 한 잔, 어떤 끼니는 가래떡 하나 등
이건 자신의 몸에 대한 예의(?)가 아닌 듯해서요.
물론 저도 맛있는 음식 좋아하고 늘 먹고 싶긴 하지요.
그렇지만 제가, 의외로 입이 까다로운 사람이자 잘(많이) 먹지 않는 사람이라,
옆에서(까페를 통해서) 보기엔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저는 또 그렇게 먹는 게 속이 더 편해서 그 식생활이 굳어진 것일 뿐(제 경제력에 맞춘 것이기도 하구요.), 불만은 없답니다.
그리고 저 같은 사람이 살이 쪄봤자 또 얼마나 찌겠습니까... (살이 찌면 불편해요,)
저도 고기를 먹긴 하지만 썩 좋아하지 않고 그 먹는 양도 적고 이따금 겨우 시늉만 하는 식이어서 그렇지,
부실하게 먹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마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