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내문
지난 9월25일 임관50주 기념 회고록 ‘대열 반세기여정’의 발간경과 2차 보고에서 밝힌 대로, 11월1일 부터는 발간예정 책자 본문 중 이미 홈피에 올려 공개된 목차와 연보, 각 병과별 약사, 동호회 및 지역포럼 약사, 개별 회고 기고문 외에 편집진이 작성한 일부를, 관련 도표와 사진들은 생략한 상태로, 대열 홈피에 올려 공유하도록 합니다.
오늘 내용이 어느 위치에 수록되는지를 알 수 있도록 그 앞에 책자의 항목표시도 함께 올립니다. 아울러 회고록에 사용한 사진들을 재편집한 동영상도 함께 올리고, 책자에 수록하지는 않았지만, 자료로 수집했던 과거 사진들도 틈틈이 올립니다. -편집진-
< '대열반세기 여정' 본문 소개 13-자랑스러운 육사인: 정경화>
▣ 제3부 퇴역후 활동
◉ ‘자랑스러운 육사인’ 배출
우리 대열 동기생은 매년 6월21일 화천북방 휴전선의 철책선과 경화공원을 찾아 숭고한 군인정신의 표상 고 정경화 동기생을 추모한다. 이는 단순히 먼저 간 동기생 고인에 대한 추모를 넘어선 것임을 아래에 밝히고자 한다.
정경화 동기의 산화(散華) 전말은 육사인 모두가 잊지 않고 기려야 할 자랑스러운 군인임이 2019년 ‘자랑스러운 육사인’에 선정됨으로써 가치를 인정받았고, 그의 영혼도 위로받게 되었다.
이에 따라 고 정경화가 곧 우리 대열동기생들의 자랑이 되었고, 그에 대한 추모도 영원할 것이다.
◇ 자랑스러운 육사인
자랑스러운 육사인은 2004년부터 육사 총동창회에서 육사졸업 동문 중 사관학교의 교훈인 지․인․용의 이념과 애국 애족, 정의, 명예와 신의, 사회봉사를 구현한 회원에게 수여해온 포상제도의 영예로운 주인공이다.
수여 대상은 육사총동창회 회원 중에서, 기수의 선후에 관계없이 자랑스러운 육사인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동문을 심사를 통해 선정하여 포상하게 된다,
자격요건은 첫째, 국가안보와 사회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있는 동문, 둘째, 육사발전에 기여한 동문. 셋째 육사인의 명예를 드높인 동문, 넷째, 타에 귀감이 되는 특별한 선행 또는 희생정신을 발휘한 동문이다.
이 같은 자격요건에 따라 선정된, 이제까지의 역대 수상자 중 저명한 주인공들을 살펴보면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2004년 제1회 박정희, 2006년 제3회 한신·채명신 이대용. 2007년 제4회 박태준, 2009년 제5회 박세직, 2011년 제7회 정래혁·강재구, 2013년 제9회 오명 등의 선배님들이시다.
바로 이 분들의 반열에 대열 동기생 고 정경화가 올라가게 된 것이다.
◇ ‘숭고한 산화’ 정경화
고 정경화 소령(1992년 추서 진급)은 순직 당시 중대원이었던 부하들이 41년이 지나 60대 후반의 노년층이 되었지만 한결같이 옛 상관의 진정어린 부하사랑과 애국충정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매년 추모행사를 거행하고 있었다. 그들은 순직 당시의 현장인 백암산 이름을 따서 ‘백암산페미리’를 조직하여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basfamily.co.kr/)를 개설하고, 1987년에는 ‘그날 그곳 그 자리에’라는 추모집도 발간하였으며 1988년 7사단 장병 위문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국의 수많은 부대를 위문하면서 안보교육 및 애국충정 선양 차원에서 추모집을 기증해왔다. 1988년에는 7사단지역에 동상을 건립하고 이곳을 ‘경화공원’으로 조성하여 중․고교 학생을 대상으로 안보 현장 교육도 하고 있다.
이러한 군인의 부하사랑 정신과 애국충정을 선양하기 위한 부하들의 활동은 그 전례를 찾기가 힘들다. 국방부는 뒤늦게나마 이러한 활동을 인지하고 ‘배달의 기수’로 선정하여 영상으로 특집을 편성, 방영하였고 상기 추모집을 ‘진중문고’로 선정하여 장병 안보교육에 활용하였다. 또한 공영방송인 EBS도 '다큐멘터리’로 제작, 방영하였고 정 소령의 출신 고교인 강릉고는 교정에 동상을 건립하여 자랑스러운 동문 의인으로 기리고 있으며 강릉지역 유지들은 강릉의 자랑스러운 강릉시 의인으로 추대하여 추모행사에 동참하고 있다. 추모행사도 2011년부터 육군행사로 격상하여 보병 제7사단 주관으로 거행하고 있으며 관할 행정 자치구인 화천군도 적극 이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추모일이 다가오면 중앙 일간지와 TV 등 언론 매체가 매년 특집 보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이 빛을 더하게 된 것은 부하들이 정경화 대위의 순직보고서가 상부 지시 없이 임의로 작업하다 발생한 ‘안전사고’로 잘못 처리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순직으로 바로 잡은 것이다. 그 배경에는 중대장의 진정어린 부하사랑이 원동력이 된 것으로 모든 중대원들이 ‘이것은 아니다’라면서 백방으로 노력한 결과 당시 재직했던 한 분대장의 일지가 발견되면서 사고사가 아닌 순직으로 처리하게 되었다. 즉 그 일지에서 작전명령 번호를 확인함으로써 상부 작전명령에 따라 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발생한 사건임이 확인된 것이다. 순직 16년 만에 명예를 되찾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1992년 9월 5일부로 국방부장관의 진급 특명(국방부 특명 294호)을 받아 소령으로 추서진급을 결정하였고 당시의 부하들과 그 가족들, 육사동기생 등이 동상 앞에 모여 추서 진급식을 개최한 바 있다.
고 정경화 소령이 호국 간성으로서 이러한 훌륭한 사생관과 지휘관으로서 품성과 리더십을 함양토록 산파 역할을 한 곳이 육군사관학교이다.
따라서 육사가 솔선하여 고인의 숭고한 군인 정신을 대내외에 선양해야 함이 마땅하였다. 그동안 육사와 육사총동창회가 모두 무관심했다는 아쉬움도 남아 있다. 이에 27기 동기회에서는 2018년도에 이어 2019년도 '자랑스러운 육사인상' 선정 대상으로 고 정경화 소령을 추천하여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짧지만 그의 훌륭한 군인으로서 삶을 약술하면 다음과 같다.
고 정경화 소령은 1차 중대장을 성공적으로 역임하고 2차 중대장으로 7사단 중대장으로 보직되자 자원하여 GOP를 담당하였다. 고인이 2차 중대장 임무를 수행 중이던 1977년 6월 중순, 제7보병사단장은 영국 정보기관으로부터 중대 GP 2초소 앞 계곡 쪽에 땅굴징후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미군 정보장교 모 소령과 함께 현지를 방문하였다. 지형을 분석한 사단장은 DMZ 군사분계선 500m까지 폭 20m로 불모지 작업을 하라는 명령을 하달하였고, 이에 의거하여 해당 지역 중대장이었던 정경화소령은 동년 6월 21일 중대원 22명과 함께 2일차 지뢰제거작전에 돌입하였다.
이때 선두에서 작전 중이던 한 병사가 지뢰(6.25전쟁 때 매설 된 것으로 추정)를 발견했다는 보고를 하였고 정 소령은 부하들의 위험을 고려하여 탐지조는 즉각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확인조를 투입하였다. 그리고 자신은 직접 안전 조치를 하기 위해 쪼그려 자세로 확인조에 접근하였다. 이 때 확인조원 한 명이 지뢰의 안전핀을 잡고 중대장에게 넘기려는 순간 부식된 안전핀이 부러지면서 지뢰가 경사면에 떨어져 굴러 내렸다. 순간 위험을 감지한 정경화소령은 벌떡 일어나 두 팔을 벌리면서 ‘모두 피하라’고 외치고 자신의 몸으로 지뢰 위를 덥쳤다. 그 순간 지뢰가 폭발하여 수많은 파편이 정경화 소령의 머리 부분과 발목부분 등 전신에 박혔고 그는 의식을 잃었다. 그러나 병사들의 울부짖는 소리에 눈을 뜨고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일어서면서 “놔라. 나는 걸을 수 있다! 나는 아직 정정하다. 나는 군인이다!”며 비틀거리면서 두어 발짝을 걷고는 부하들의 안전을 확인하다가 또 다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는 이러한 부하 사랑, 부하 안전을 챙긴 것을 마지막으로 긴급후송 도중 사망하였다.
이후 당시 중대원 이었던 정문식 상병이 중심이 되어 현장에 있었던 중대원들의 생생한 증언을 후세에 전하기로 하였다. 중대원들은 ‘중대장이 평소에 훈련장에서는 호랑이로, 내무반에서는 맏형으로 중대를 이끌었다’면서 그의 숭고한 정신을 추모하기 위해 1979년에 맹호회(정경화 대위가 육군사관학교 생도시절 소속되었던 생도대 중대가 맹호중대였다는 것에 착안함)를 결성하고, 고인의 누나 2명 등 유가족과 함께 매년 현충일에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사망일(6.21)에는 현장에서 추모비 참배를 비롯 간단한 추모행사를 거행하여 왔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먼 옛 기억으로 잊혀질 뻔 했던 아름다운 육사혼이 부하들의 노력으로 현창(顯彰)되어 육군 차원의 추모행사로 격상 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여기서 정경화 동기의 숭고한 희생이 자랑스러운 육사인으로 거듭나기까지 이른 데에는 박정학 동기의 각고의 노력도 칭송받아야 한다는 점을 밝힌다. 그는 백암산패밀리 정문식 회장을 물심양면으로 성원하고 격려하며, 위국헌신의 표상인 정경화의 위상 찾기를 꾸준히 추진해 왔던 것이며, 그것이 오늘의 결실을 가져오는데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해 큰 박수를 보낸다.
첫댓글 지난 11월12일 < '대열반세기 여정' 본문 소개 11-활발한 동기회 활동: 약사 의미 단합력> 게재 이후, 2021년 대열 확대임원단회의 시 보고할 회고록발간경과보고 준비와 최종 원고 및 편집디자인의 출판사 인도 등의 과정에서, 그 동안 중단되었던 < '대열반세기 여정' 본문 소개>를 금일 <13-자랑스러운 육사인: 정경화>를 올리면서 다시 이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