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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정원 스크랩 잊혀져가는 내성천 이야기 (금당실마을, 영주댐, 금강마을, 부용대, 회룡포)
연초록 추천 0 조회 318 16.07.07 14:0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바이크를 타고 투어를 다니다 보면 같은 곳이라고 해도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게된다

그렇게 우리 산하는 카멜레온처럼 변화물쌍한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흔히 5월을 신록의 계절이라고 한다.  연두색, 청록색 등 자연은 생동감의 옷으로 갈아 입기 때문이리라

물론 6월이 되면 녹음이 절정이 되겠지만 그래도 나는 싱그럽고 풋풋한 5월의 녹음이 더 좋다
 
이런 푸르른 5월에

봉화에서 기원하여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내성천을 따라 길어나서보려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한 동안 함께하지 못했던 라이더형님(이영주님)과 함께 달리니 더 행복하다





아침 일찍 용인에서 형님을 만나서 아침을 해결하고  출발~

시원스레 뻗은 3번도로를 달리다, 홀연히 셋길로 빠져 어느새 소조령 산길을 달린다
 
투어는 조화로운 흐름이 중요하다

큰길로 다니기도하고 호젓한 셋길도 달리기도 하는 것이 바이크 투어의 묘미이다
 
지나가던 새들도 쉬어간다는 소조령 말미에 자리잡은 수옥폭포 에서 잠시 쉬어간다


지난 주 여러 차례 내린 비 때문일까?  물줄기가 제법 굵게 아래로 쏟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이 곳은 찾은 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올곧은 선비의 꿈 “초간정”
 
수옥폭포를 지나 3번국도를  이어 달리다 보면 지척에 이화령 옛 산길로 빠지는 길이 있다 

시간의 여유가 있고 와인딩을 하고 싶다면 그 길로 들어설 일이지만

오늘은 가야할 길이 멀기 때문에 그냥 스쳐지나친다 (이러한 판단은 오로지 로드마스터의 책임이다)
 
국도를 빠져나와 문경 지천리 방향 지방도로 접어든다
길은 좁아 들고 바이크 속도가 줄어드니 자연스레 주변의 풍경이더 많이 시야에 들어온다. 

정감 넘치는 시골집들, 모내기를 위해 잔뜩 물을 가둬둔 논들, 그 사이로 분주히 움직이는 농부들의 모습이 정겹다
 
던지미 고갯길을 따라 오르니 길을 가파르고 더욱 좁아든다
마치 강원도 어느 산길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정도…


이러다 길이 아예없어지는 건 아닌가하는 두려움이 느껴질때쯤 
바짝 좁아들었던 길은 경천호 방향59번 국도를 만나면서 다시금 시원스레 뻗는다

스로틀을 잡아당길 때다


시시각각 길과 풍경이 바뀌는 것은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듯 하다

탁트인 경천호를 끼고 달리니 시원한 바람이 내몸에 와 닿는다

이러한 상쾌함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얼마를 더 달려 첫 번째 목적지인 초간정에 도착한다



66라이더 이영주님,  그리고 나



초간정 담장아래에 오월의 녹음이 내려 앉았다



예천 용문산 골짜기 금곡천개울가에 자리잡은 초간정은
기암괴석위에 자리잡고,  주변 소나무숲, 계곡들과 어울어진 자연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동영상 대표이미지를 골라도 참 이런걸 골랐다 --:)




보통 정자들은 관직에서 은퇴한 관료가 풍류나 안식을 위해 짓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곳은  초간 권문해(1534~1591)선생이 지은 곳으로 그는 퇴계이황의 제자로 남다른 총명함으로 중앙관료 등을 역임하다

퇴임 후 이곳으로 와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으로 평가되는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 총 20권》을 완성하고 그외 많은 저서를 남긴다


이 저서는 임진왜란 전에 쓰여졌고 보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사람은 사라져도 그의 정신은 그의 저서에 녹아들어 후세에 이어진다





초간정 툇마을에 잠시 앉아보니 수 백년전 한 노학자의 고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 아린다




돌담길에서 길잃지 마세요~  “금당실마을”
 
초간정에서 지척에 금당실 마을이 있다

옛부터 천재지변 등이 없어 살기좋은 곳으로 유명했다던 이 곳은 많은 옛 고택들이 즐비하다


특히, 가옥사이사이 이어달리듯 쌓여진 돌담들은 여행자에게 아늑한 정취를 선사한다
돌담위에 두런두런 무심히 피어난 불두화 며 장미가 아름답다


사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라기 보다는 실제 주민들이 생활하는 삶의 터전이다 

돌담 사이 사이에는 파며 고추며 양파등을 심어져 있다
돌담길을 걷다보니  가는 길마다 비슷비슷하여 길을 헤메기 쉽상이었다

(약주 거나하게 들고 밤길에 집으로 돌아온다면 고생꽤나 하겠다 ㅎㅎ)







요녀석은 사람손길이 많이 그리웠나보다  우리를 보자마자 꼬리를 흔들며 달려와 재롱이다.ㅎ



돌담과 초가집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금당실 마을 돌담안에는 예외없이 농작물들을 키우고 있다






어느길로 갈까요? ^^





무섬을 지나 금당마을로…..


사실 오늘투어의 핵심은 영주댐 건설로 수몰되는 금강마을의 마지막모습을 보기위함이었다
올 11월부터 담수가 시작될 영주댐의 영향으로  내성천상류 지역인 금강마을을 수몰을 피할 수 없다
 
영주댐을 향해 달리다 영주에 위치한 무섬마을에 당도했다

평소같으면 이 곳에서 잠시 쉬겠지만 금강마을을 가기 위해 바로 통과한다




내성천지류를 따라 거슬러오르니  거대한 영주댐이 나타난다 이미 완공된지 한참된거 같다

-

-


영주댐은 무엇을 위해 지어진 것일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임하댐은 포항쪽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이유로 건설되었다지만, 내성천지류에 쌓아올린 영주댐은 왜 필요했을까~~

영주댐 옆으로 새로 뚫려있는 길위에는 오가는 차량도 없는데  쌩뚱맞게 자전거도로가 조성되어 있다



새로 뚫린 길위에서 달려보면서 무심코 아랫쪽 마을 방향을 바라보는데
마을이 있어야 할 곳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평은초등학교, 평은역, 우체국, 버스정류장.....  하나도 남아있는 것은 없다  


건물들도 모두 철거된 상태고 가끔 지나다니는 덤프트럭만이 이 곳이 공사지역이라는 것을 알려줄 뿐이다

내가 너무 늦게 온 것 같다 ㅠㅠ




폐쇄된 도로를 따라 들어가보니 얼마 못가 길이 막혀져있다
물을 끼고도는 이 아름다운 고장에 도대체 무슨 짓을 한것인가


이 곳을 삶의 터전삼아 살아가던 많은 사람들은 어디로가 뿔뿔히 떠나가고 이 곳에 있던 많은 고택들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마음 한켠에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교차된다



(아놔~~  동영상 시작 이미지...ㄷㄷㄷ  뭡니까 ㅋㅋ)





서애 유성룡선생에 숨결을 찾아  “옥연정사, 부용대”
 
금강마을에 폐허를 바라보면서 느꼈던 안타까움을 안고 안동 부용대로 향한다.

부용대 역시 내성천지류의 아랫쪽에 위치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부용대로 들어서기 전에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원래 가려고 했던 매운탕전문점에 도착했는데
식당이 토요일에 쉰다고 한다. --:



하는 수 없이 근처에 추어탕집에 들어갔는데 엊그제 개업했다고해서 반신반의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
기대하지않고 들어간 곳인데  기분이 너무 좋다 ㅎㅎ




식사를 마치고 부용대에 오르기전에 병산서원을 둘러본다





병산서원 옆으로는 유성룡선생이 말년에 집필을 하며 지냈던 옥연정사가 있다

내성천이 바라다보이는 아늑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옥연정사 와 내성천



옥연정사에 도착했는데  문을 굳게 걸어놓았다.  아는 수 없이 대문사이로 카메라를 들이밀고 찍었다 --:

수 백년전 유성룡선생은 이 마당위에서 내성천을 내려다 봤으리라


(그러고보니,  초간 권문해와 서애 유성룡 모두 퇴계이황의 제자이고 

말년에 고향으로 돌아와 필생의 역작을 저술한 점에서 공통점이 많은 것 같다)



옥연정사는 임진왜란의 참상을 겪으며 다시는 이땅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길 기원하면서

장장 10년동안 기록한 “징비록”을 저술하셨던 장소로 유명하다


그토록 미래를 걱정했던 선생의 바램과는 달리 임진왜란보다 더 참담한 한일합방을 당했으니  그 사실을 아셨다면 얼마나 가슴아파 하셨을까~





내성천에서 불어오는 무심한 바람만이 나의 더운 이마위로 부딪힌다...



병산서원에는 카페가 있다.  툇마루에 앉아 아이스커피 한잔하니 너무 시원하다 ㅎ




부용대는 태백산맥의 맨 끝부분에 해당하며 정상에서 안동 하회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높이 64m의 절벽이다.

부용대라는 이름은 중국 고사에서 따온 것으로 부용은 연꽃을 뜻한다고 한다

하회마을이 들어선 모습이 연꽃 같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하회마을을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곳이라 부용대라 부른다.


같이 올라보자~  한복을 곱게 입고 부용대를 오르는 사람도 많다 ^^
 


부용대로 오르는 길가에 아카시아가 활짝 피어 진한 향기를 내뿜고 있다

어릴쩍 아카시아 나무에 올라가 아카시아를 따먹던 생각이 난다 ㅎㅎ



정상에 오르니  안동 하회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푸근히 감싸도는 내성천 이야기 “회룡포”
 
오늘투어의 마지막 목적지 예천 회룡포에 왔다 

오늘은 참 많은 목적지가 있었지만 두 사람라 그런지 제시간에 움직일 수 있었던거 같다
 
내성천은 우리나라에서 보기드문 모래하천어어서  마치 해변처럼 고운 모래들이 이채롭다

하지만 앞으로 영주댐이 담수를 시작하면 그 영향으로 모래하천이 없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다
 


회룡포 일명 뿅뿅다리에 왔다.  수심이 낮은 내성천에는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늘이 정말 푸르디 푸르다




(내성천에서 마지막 동영상 녹화)


정겨운 오누이~


다리에 걸터앉아 흐르는 내성천에 발을 담그고 하늘을 바라보니 너무 시원하다


하늘은 푸르고 불어오는 바람은 상쾌하다
그 옆에서 물장난치는 아이들의 즐거운 표정과 웃음소리가 청량하게 퍼진다



이미 사라져버린 금강마을을 보지 못해 아쉬워지만
아름다운 내성천을 따라 우리나라의 한부분을 내 마음속에 세겨두고 돌아온 즐거운 여행이었다.
 
오랜만에 이영주님과 함께해서 더 의미가 컸던 투어를 마무리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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