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에는 잔뼈가 굵다고 자부하는 저이지만..
이번에는 정말 한치 앞도 모를 미친짓을 해버려서.. 하... 암튼 좀 깁니다 죄송...
남자들은 왜 그런거 있지 않나여 갑자기 아무 쓰잘데기없는데에 꽃히고, 또 한번 그러고 나면 자꾸 아른거려서 다른 일이 손에 안잡히는 ..
겨울이 끝나가려해서 그런가 요즘 갑자기 일렉기타가 사고 싶어서 미칠것같은 한 감휴인입니다
남자라면 역시 좌우지장지지지 아니겠습니까 사실 죽기전에 한번 해보고 싶었어여.
후 근데 또 막상 사려고 하니 아무거나 살 순 없잖아여...
남자들은 추리닝에 딸딸이 신고 동네 슈퍼를 돌아당기더라도 장롱에 처박아둘 기타랑 카메라는 좋은거 사야되잖아여...
이런게 또 남자들만의 병신같지만 매력적인 부분이랄까.. 아니 저만 그런가여 ㅡㅡ;;;
당연히 첨에는 주제파악이 되어있으니까 중국산 싸구려 기타중에 흝어보다가 .. 슬슬 눈만 높아지기 시작하는거져..
여기서 2만원만 더 주면 삼익기타로 넘어갈 수 있는데... 근데 또 막상 삼익기타에서 몇만원 더 주면 유명브랜드 저가형..
아예 돈 쓰는 김에 좀 더 쓰면 내로라 하는 브랜드로 간지 좀 낼 수 있고... 이러다보니 끝없이 욕망이 뻗어나가기 시작합니다ㅠㅠ
왜 전 항상 이런 패턴인건지... 그래서 빚이 많은건가..
암튼 8만원짜리로 알아보다가 나중가니까 백만원 넘는 한정판들을 모니터에 띄워놓고 하악하악 거리고 있는 자신이 문득 비치면서
현자타임이 오더군여...
결국 그러다가 제정신으로 돌아오는데 한 3일 걸렸습니다..
그렇게 해서 최종 구매 라인업을 확-정.
Epiphone Les paul p90
- 유명한 'Gibson' (대런 깁슨 아닙니다 ㅋㅋㅋ) 의 자회사인 에피폰에서 나온 입문자용 기타.
Squire Telecaster or Stratocaster
- 역시 유명한 Fender 사의 저가형 브랜드인 Squire 에서 내놓는 입문자용. 펜더의 텔레캐스터는 만화 Beck의 주인공이 쓰는 그..
그렇습니다 기타를 잘 아는 사람들이라면 비웃을 수 밖에 없는 초라한 라인업..
룩딸이나 치겠다는 각오가 서 있는 셀렉트...
어쨌든 현실과 최종 타협한 결과가 이렇습니다.
아마존과 라쿠텐 등 각종 유명한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면서 최저가를 찾아 헤메기 시작했습니다만..여기서 한가지 난관에 봉착합니다.
기타는 배송료가 쎄다는 것... 특히 천조국이나 유럽발 제품들은 아예 파손 등을 염려하여 배송을 해주지 않거나, 10만원에 가까운 배송료가 나온다는 것.. 그럴바엔 안전하게 병행수입된 제품이나 정식수입제품을 사고 말지...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몇십 몇백하는 비싼 제품이라면 납득할 수 있는 배송료겠지만.. 고작 15~20정도 하는 제품을 위해서 투자하기엔 좀 아깝단 생각이 들더군여..
그러다가 전 금단의 영역에 결국 다시 발을 들여놓게 되고 만 것이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그곳은 바로.. 이베이...
온갖 권모술수와 암약이 판치는 그곳.. 사실상 세계 최대의 블랙-마켓 ..
위에 보이는 스샷이 바로 제가 발견한 이 글의 발단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낙찰성공했습니다.
아... 왜 그랬지ㅋㅋㅋ
그럼 이제 왜 이 글을 쓰기 시작한지에 대해 설명하져..붉은색 원으로 표시해둔 부분들을 잘 보세여.
Item condition : NEW (우리나라에선 박스 개봉만 해도 중고로 가버렷! 이지만 의외로 외국셀러들은 박스 개봉따위에 크게 연연하지 않습니다.. 봉인씰이 있는 거면 모를까.. 기타 포장에 봉인 씰은 안붙어있으니깐여ㅋㅋ)
Shipping : 29$ (대륙 허난성의 어떤 따거가 배송해주시는 걸로 나와있습니다.. 비교적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배송료가 단돈 3만원!)
헉헉 Squier 사의 스트라토캐스터 새 제품이 총액 10만원도 안되는 금액에...? 이 시점에서 전 이미 이성을 상실하고 코피를 쏟았습니다..아마존에서는 신품 기준 최소 100~120달러에 배송료가 따로 붙거든여..
그러나 정신없이 결제를 하고나서 이성의 끈을 되찾자마자 이 상품에는 수많은 함정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상세상품 설명이 이탈리어어로 적혀 있다?! 던지... 킁킁.. 사기냄새..
여기서 언뜻 알 수 있는 상호는 '밀레니엄 뮤직' 입니다. 두가지 가능성이 있겠네여.
판매자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탈리아의 밀레니엄 뮤직이라는 사이트에서 설명을 그대로 퍼왔거나
중국 내에서 밀레니엄 뮤직 이라는 오프샵을 운영중이고 이탈리아어에 능숙한 중국인ㅋㅋ 이거나...
*짝퉁일 가능성 - 보통 이런 저렴한 모델은 굳이 짝퉁으로 만들어 팔지 않지만.. 그래도 대륙이라면 안심은 금물.
*비드 조작 의혹
보시면 아시겠지만 3***3 이라는 놈이 의도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37달러에서 아무도 쫓아오지 않는데 49달러까지 2달러간격으로 혼자 비딩하는게 정상적인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인터넷 경매에서 세컨아이디나 끄나풀을 동원하여 이런 수작을 부리는 것은 의외로 흔한 경우이기 때문에 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판매자와 마찬가지로 레이팅이 0 밖에 안되는 것으로 봐서는 같은 시기에 생성한 세컨아이디라는 것을 짐작 가능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왜 판매자의 뻥튀기질은 굳이 54달러에서 멈춘 것일까여.
이 기타는 원가 2만원짜리 짝퉁이라서 54달러에 팔기만 해도 충분히 마진이 남는 것이었던 것일까여?
알아서 경쟁의 불이 붙길 바랬던 것일까여?
진실은 판매자밖에 모르겠져.. 근데 문득 판매자의 레이팅이 0 이라는 점이 새삼 눈에 다시 들어옵니다.
사실 2~3년 전 까지만 해도 이베이에서 판매자 레이팅이 0인 경우에는 물건을 절대 사지 않는 것이 아주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허위매물을 올려서 대금만 받아먹고 잠적하는 등의 사기행위가 빈번했기 때문에여..
그런데 그 수법이 널리 알려지고나서 최근에 와서는 판매자 레이팅이 0인 경우 사기를 아무도 당해주지 않자 결국 사기꾼들조차 양심적으로 레이팅을 10정도 쌓고와서 사기를 치는게 일종의 예의(?)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대체 뭘까여.
어리숙한 사기꾼? 아니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늅? 자선사업가?
주어진 정보가 너무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판매자에게 문의를 넣어봤는데 하루가 지나도록 답이 없길래 이베이측에 오퍼 캔슬을 넣으려던 찰나에
마침내 판매자에게서 답변이 왔습니다.
나...나닛!! 잉글리쉬!!!
liangjie2048 (하필 2048 이라니.. 이 숫자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지...공대출신인가...)
라는 이 대륙사람은 무려 이탈리아어와 영어에 능숙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영어를 쓸 줄아는 직원일수도 있겠고.. 아무튼 신상파악에는 도움이 별로 되지 않았습니다.
제 주의를 끈 것은 오히려 제목에 붙어있는 중국어들..
저것은 ebay.cn . 즉 이베이 차이나와 연계되어있는 사용자의 흔적인 것입니다.
판매자에게 문의를 할 때 사유를 선택하게끔 하는데, 각 나라별로 그 사유가 자동으로 번역되어 나오는 시스템인거져..
이베이 차이나에 올라와있던 물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근데 이탈리아어로 상품설명을 할 수 있고 구매자와 컨택을 영어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왜 굳이 이베이 차이나에 물품을...
알면 알수록 이해가 안가는 판매자입니다..
게다가 중국인들은 보통 타오바오나 알리바바를 이용하는데 이베이는 왜...
아무튼 뭐 3일안에 배송해줄테니 안심하고 좀 참을 성있게 기다리셈 이라는 말이 온건데..
흠 이걸 어쩔까 지금 고민중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이렇게 불안요소가 많은 딜은 캔슬하는게 정답이긴 한데..
이런데서 꼭 쓸데없는 승부사 기질이...
과연 앞으로 제 미래는 어떻게 될까여..?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겠지만 2부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첫댓글 알리바바가망한이유
'감독 휴게실'에서 옮겨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