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십마리의 재두루미가 하얀 눈밭에 무리지어 있는 가운데 한떼의 쇠기러기가 하늘을 날아가고 있다. 철원평야의 겨울을 아름답게 꾸미는 소품이다
[자 떠나자] 철새들이 그리는 ‘겨울 수채화’
고석정·삼부연폭포 등 철원 팔경 발길 유혹
강원도 지방은 올 겨울 유난히도 많은 눈이 내렸다. 혹독한 추위도 한두 차례 휩쓸고 지나갔다. 서울에서 두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철원. 수은주가 영하 20도 아래까지 내려가는 매서운 추위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금 철원평야에는 수백마리의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가 하얀 눈밭을 거닐고 금실 좋기로 이름난 두루미(천연기념물 202호)와 쇠기러기떼도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
················································································································································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6.25 전적지로 유명한 철원지방에는 임꺽정의 전설이 살아 숨쉬는 고석정과 삼부연폭포.직탕폭포.순담계곡 등 철원 팔경(八景)이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민간인 통제선(민통선)내에는 철의 삼각전망대.제2땅굴.월정리역사.노동당사.백마고지.철새도래지 등이 널려 있다.
"백마고지(3백95m)는 1952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10일간 국군과 중공군이 24번이나 뺏고 빼앗기는 격전을 벌였던 곳으로 6.25전쟁 최대의 격전지입니다. 27만여발의 포탄이 떨어졌고 아군 3천4백여명과 적군 1만4천3백여명이 전사했다는 기록이 치열했던 상황을 말해주지요."
백마고지 전적지를 안내하는 육군 사병의 설명이다.
전적지에 올라서면 백마고지.김일성고지.낙타고지.피의 능선 등 6.25때의 격전지는 물론 비무장지대 너머로 멀리 평강고원이 손에 잡힐 듯 눈앞에 펼쳐진다.
그런가 하면 온갖 철새가 살아 숨쉬는 철원지역은 겨울철이면 철새 생태를 공부하려는 어린 학생이나 사진작가 등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올 겨울 두달동안만 2만여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2년 전 민통선 출입을 통제하던 초소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서울에서 의정부~전곡~연천~신탄리를 거쳐 백마고지 전적지와 노동당사를 신고없이 관광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3일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향숙(41.서울 강북구 수유동)씨는 "모처럼 답사모임에 참가했는데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 역사 현장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며 "책에서만 보았던 두루미와 독수리 등을 직접 볼 수 있어 아이들의 교육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은 수유동에 있는 경희치과병원에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여행을 주선한 것이다.
민통선 내에서 철새를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은 강산저수지(동송저수지로도 불림)앞 벌판. 토교저수지 앞에서는 수십마리의 독수리떼를 눈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다.
♠ 민통선내 안보관광은 두가지 코스가 있다. ▶제2땅굴~월정리역~백마고지 전적지~노동당사 코스는 하루 네차례(오전 9시30분.10시30분, 오후 1시.2시) 출발하며 2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중부전선에서 북한군과 가장 가까이 대치하는 승리전망대 코스는 하루 두차례(오전 11시, 오후 1시30분) 출발하며 두시간이 걸린다. 관광을 하려면 고석정에 있는 '철의 삼각 전적관'에 신고를 해야 한다. 입장료는 8백(어린이)~1천5백원(어른), 주차료는 2천원(소형차). 눈이 오면 제2땅굴과 승리전망대는 출입을 통제한다.
재두루미.두루미.큰 고니.쇠기러기.독수리 등을 관찰하려면 자연도감과 망원경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철원에서 한국생태사진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진익태(44)씨에게 연락(011-368-3866)하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여행쪽지] 참나무장작 오리구이 등 별미
온천사우나로 피로 말끔히
# 어디서 자나
▶ 철원온천관광호텔(033-455-1234)
◀ 한탄강이 내려다 보이는 철원온천 관광호텔 노천탕
한탄강과 고석정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자리잡고 있어 경관이 뛰어나다. 개업 3주년 기념으로 13(주말)~50%(주중) 할인행사(설 연휴는 제외)를 3월까지 실시한다.
1박 요금이 4인 기준으로 5만5천(주중)~7만9천원(주말)이다. 남녀 온천 사우나와 노천탕.실내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노천탕과 수영장은 수영복을 착용하고 들어가며 이용료는 6천원. 투숙객은 50%를 할인받는다. 수영복.모자.물안경을 빌리는 값이 2천원이다. 설 연휴에는 투숙객을 대상으로 매일 10명에게 무료 숙박권을 증정한다. '철의 삼각 전적관'뒤편에 있다.
# 무엇을 먹나
▶ 참나무 장작구이(철원읍 대마리.033-455-5425)
연천에서 철원으로 들어가다 대마리 사거리에서 백마고지 전적지 방향으로 5백m 거리에 있다. 건물을 조립식으로 지어서 호감이 안가지만 실내에 들어서면 참나무를 쪼갠 장작이 벽을 꽉 채우고 있어 푸근한 느낌을 받는다.
참나무 장작으로 굽는 오리구이가 일품이다. 배.양파를 갈아 넣고 물엿.참기름.후추.간장 등에 재었다가 구워먹는데 기름이 쫙 빠져서 고소한 맛이 난다. 특히 땅에 묻었다가 꺼내 먹는 김치는 도시에서는 맛보기 힘든 별미다. 요금은 3~4명이 먹을 수 있는 한 마리에 3만원을 받는다.
▶ 궁예도성(033-455-1944)
고석정과 승일교에서 순담계곡으로 이어지는 한탄강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자리잡고 있어 전망이 뛰어나다.
2001년 철원군 향토문화음식으로 선정된 연된장 삼겹살은 이 식당이 자랑하는 요리다. 삼지구엽초.배.황귀.당귀.대추.다시마 등 11가지의 재료를 곱게 갈아 재래식 된장과 혼합한 소스에 삼겹살을 하루 동안 숙성시켜 내놓는다.연된장 삼겹살은 7천원(2백g)을 받으며 철원 한우 모듬육은 3만원(6백g).'철의 삼각 전적관'에서 도보로 5분 거리. ················································································································································
철원=김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