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태평천하
선생님이 카페에 올려주신 추천도서를 보고 읽게 되었다. 고전소설이라 내가 읽기에 너무 난이도가 높은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너무 어렵지 않아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를 배경으로 지주이자 고리대금업자인 윤 직원 영감을 통해 사회의 모순과 중산 계층의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모습을 풍자하고 있다. 또 읽으면서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이 매우 힘들었는데 왜 제목은 태평천하인지 궁금했는데 제목인 '태평천하'는 윤 직원 영감이 일제강점기를 지칭하는 단어로서, 그의 친일파 삶이 편안했다는걸 단적으로 보여 주는 제목인것 같다. 또 일반 소설 같지 않고 이야기를 구연하는 듯한 문체가 흥미로웠다.
읽으면서 국어시간에 배웠던 춘향전이 떠올랐는데, 천하태평도 고전소설과 같이 서술자의 개입이 빈번히 드러나서 조금은 이해하기가 편했다.
글중에 윤씨 집안의 5대손인 경손은 윤직원의 애첩 춘심과 눈이 맞아 연애를 하고, 동경에서 온 전보에는 일본에서 유학 중인 손자 종학이 사상범으로 경시청에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이 소식을 들은 윤직원은 "오죽이나 좋은 세상이여, 오죽이나"라며 성난 황소처럼 고함을 지르고 " 화적떼가 있더냐, 부랑당 같은 수령들이 있더냐? 이걸 태평천하라고 하는 것이여, 태평천하! "라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제목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반어법이 잘 드러난 장면이라고 생각하고 약간은 해학적으로 느껴졌던것도 같다.
또 글쓴이인 채만식은 마지막에
<'진나라를 망할 자 호(胡)'라는 예언을 듣고서 변방을 막으려 만리장성을 쌓은 진시황. 그는 진나라를 망한 자 호가 아니라 그의 자식 호해임을 눈으로 보지 못하고 죽으니 오히려 행복이라 하겠습니다. > 라고 말했는데, 이 말을 처음엔 이해하질 못하겠어서 열심히 검색해봤더니 진나라를 망하게 한 자가 자신의 아들임을 보지 못하고 죽은 진시황이, 집안을 말아먹는 자식들을 두 눈으로 보게 된 윤직원보다 낫다는 뜻을 담고 있었다. 역시 똑똑하다는 생각과 함께 저런말을 생각해낼수 있지?라며 감탄할수 있었다. 이 책이 풍자문학의 대가라고 불리던데 읽어보니 왜 그렇게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