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이상의 예에서처럼 드래곤 라자와 드래곤의 관계 는 인간의 주종의 계약으로 이해되기 곤란한 점이 많다. 드 래곤 라자가 드래곤을 가리켜 '나의 충직한 친구여.'라고 말 했을 때 이를 국왕이 가신을 향해 하는 말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할 것이다. 그러나 드래곤 라자가 보여주 는 애매모호한 태도로 인하여 많은 이들이 드래곤과 드래곤 라자의 관계를 주종관계로 착각하고 있다. 이 드래곤 라자의 애매모호한 태도는 훗날 그들의 재앙이자 바이서스의 재앙 인…
[품위 있고 고상한 켄턴 시장 말레스 츄발렉의 도움으로 출 간된, 믿을 수 있는 바이서스의 시민으로서 켄턴 사집관으로 봉사한 현명한 돌로메네 압실링거가 바이서스의 국민들에 게 고하는 신비롭고도 가치 있는 이야기] 제 3 권. PP. 527 (770년 돌로메네 作)
"드래곤이야! 화이트 드래곤이다! 우와, 멋있어!"
"흥, 달밤에 뱀 밟았을 때의 네 얼굴만큼이나 창백하군 그래?"
"후치 네드발! 너! 그 말 하지 말라고 그랬지?"
나는 피식 웃었다. 제미니는 펄쩍 뛰면서 누가 들었을 새라 주위를 둘 러보고 있다. 계집애. 뱀을 밟았으면 밟았지 왜 그렇게 덥석 안겨? 그렇 게 안겨들면서 설마 키스 한 번 당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 지? 나는 그 때를 떠올리고는 조금 전과 좀 다른 의미로 웃었다. 제미 니는 나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고 나는 딴청을 피웠다.
"저것 봐! 후치, 저기, 저 애가 드래곤 라자인가 봐!"
제미니는 어느새 다시 그 화이트 드래곤으로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하긴,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는모습이니까. 나는 제미니가 가리킨 방 향을 보았다. 화이트 드래곤의 바로 옆에서 역시 하얀 말을 타고 걷고 있는 소년이 보였다. 고상한 취미군. 흰 드래곤 옆에 백마라. 게다가 어울리게도 소 년은 흰 망토까지 두르고 있었다. 나는 코방귀를 뀌었다.
"드래곤 라자야 드래곤에게 잡혀 먹힐 염려는 없겠지만 저 말은 정말 불쌍하군."
"응?"
"웬만한 배짱이 아니면 드래곤 옆에서 저렇게 나란히 걷기 힘들걸."
"어머? 그렇구나."
"어쩌겠어. 자기가 하얗게 태어난 잘못이지. 그러니까 화이트 드래곤 옆에서 혹시 절 잡아드시고 싶지는 않으시겠죠? 라고 묻는 눈으로 걸어 야 되는 것이고."
"하하. 후치. 말을 너무 재미있게 하네."
"하하하! 이 놈, 정말 그럴듯하게 말하는군?"
내 말을 들은 주위의 어른들과 제미니는 허리를 꺾으며 웃었고 나는 침을 퇘 뱉었다. 화이트 드래곤을 귀족으로 바꾸고 백마를 평민으로 바꾸면 바로 우리 신세를 표현하게 되는 은유였지만 우리 마을의 단순한 사람들은 아무도 알아듣지 못했다. 제기랄. 내가 이상한 것인가? 사실 우리 영주님은 마 음씨도 좋고 평민들을 괴롭히는 이야기 속의 영주들과는 아무런 유사점 도 없다. 제미니는 웃다가 다시 발돋움을 했다. 주위에 몰려선 사람들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계집애, 도대체 남들 클 때 뭐한 거야? 난 입맛을 다신 다음 제미니의 허리를 잡았다. 제미니는 눈을 흡떴고 나는 한숨을 쉬었다.
"쓸데없는 생각 하지마. 제미니."
그리고 제미니를 오른쪽 어깨 위에 올려 주위의 어른들 틈에서도 좀 더 잘 보이게 해주었다. 제미니는 얼굴이 벌겋게 되었을 것이 틀림없지 만 그래도 내려달라고 하지는 않았다.
"좀 잘 보이냐?"
"으응. 그러고보니 저 드래곤 라자는 10살도 안되어보이네?"
"쳇. 드래곤 라자는 나이와 상관없어. 드래곤이 보기엔 5살 꼬마든 80 살 현자든 모두 어린애로 보이니까."
주위의 어른들이 나에게 놀란 눈길을 보내었고, 갑자기 시선을 받게 된 제미니는 어쩔 줄 몰라하는 모양이었다. 부끄러워서 몸을 꿈틀거리 는 것이 그대로 내게 전해졌다. 여러가지 하네. 나는 주위에 신경쓰지 않고 앞의 광경만을 바라보았다. 어쨌든 장관이었다. 거대한 화이트 드래곤은 머리에서 꼬리까지 300 큐빗은 넘을듯했다. 간단히 머리와 목 부분이 100 큐빗, 몸통 100 큐빗, 꼬리가 100 큐빗이 었다. 걷고 있느라 날개는 접고 있었지만 틀림없이 그 날개는 몸의 길 이와 황금비율을 이루고 있을 것이다. 먼 길을 여행해왔을텐데도 불구 하고 그 거대한 머리는 꼿꼿이 곤두서 당당하게 하늘을 받치고 있었다. 저토록 거대한 생물이 어쩌면 저렇게 우아하게 걸을 수 있을까. 소나 말도 가끔 자기 목을 무거워하는데 드래곤은 훨씬 무거울 저 목을 늘어 트리지도 않았다. 그리고 사람도 간혹 다리를 끌지만 드래곤은 사슴처 럼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 창공을 질주하는 가벼움으로 화이트 드래 곤은 인간들의 앞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라면 1,000 셀을 준다고 해도 서고 싶지 않을 자리, 즉 드래 곤의 바로 옆에는 말을 탄 어린 소년이 걷고 있었다. 말도, 망토도, 입 고 있는 옷도 그 소년에겐 죄다 너무 컸다. 소년은 긴 여행에 지친듯 자기를 환영하러 나온 사람들에게도 별로 시선을 보내지 않고 있었다. 아니, 수줍어하고 있는듯했다. 그리고 그보다 멀리 뒤쳐져서는 기사 약간 명과 보병들이 뒤따르고 있 었다. 수도에서부터 화이트 드래곤과 드래곤 라자를 호위해온 병사들인 모양이다. 내가 조금 전 말했듯이, 소년이 타고 있는 말이야 어쩔 수 없 이 드래곤의 바로 옆에서 걸어야 했지만 그 병사들은 그럴 필요가 없었 다. 그래서 그들은 간신히 일행으로 보일 정도의 거리에서 뒤쳐져서 걷 고 있었다. 사람들은 환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드래곤 라자 할슈타일 만세!"
"할슈타일 만세!"
소년은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자 더욱 고개를 숙여 머리 전체 를 옷깃 속에 파묻어버릴 태세였다. 만세라고? 10살도 안된 꼬마에게 만세라니 정말 웃기는군. 차라리 무병장수하소서! 라고 말하지.
"위대한 드래곤 캇셀프라임 만세!"
"캇셀프라임 만세!"
저 허연 드래곤은 인간들이 외치는 만세라는 의미를 알면 얼마나 웃을 까? 어쨌든 저 드래곤의 이름은 캇셀프라임이고 그 옆의 드래곤 라자 꼬마의 이름은 할슈타일인 모양이다. 가난한 우리 마을의 촌사람들이 그렇게 세상물정에 해박할 리야 없다. 영주의 성에서 나온 사람들이 먼 저 고함을 지르면 주위의 마을 사람들이 눈치 빠르게 따라서 고함을 지 르는 것이다. 아마 오늘이 가기 전에 그 이름을 까먹을지도 모르지.
"아무르타트들 반드시 무찌르십시오!"
"아무르타트를 무찔러요!"
나는 순간 부르르 떨었다. 아무르타트. 그 이름은 절대로 잊을 수 없다. 그리고 적어도 이 때만큼 은 마을 사람들의 외침에도 진실성이 담겨 있었다. 놀랍게도 나 역시 팔을 휘두르며 외치고 있었을 정도니까.
"빌어먹을, 아무르타트를 죽여버려요! 그 새끼를 박살내!"
내가 흥분하는 바람에 제미니는 하마트면 떨어질 뻔 한 모양이다. 제 미니는 기겁해서 내 머리칼을 쥐어뜯었고, 나는 퍼뜩 정신이 들어서 제 미니를 붙잡았다.
"어, 미안해. 제미니."
"내려줘!"
제미니는 화난 목소리로 내려달라고 외쳤고 난 순순히 내려주었다. 제 미니는 잉잉거리며 내 팔을 꼬집었다.
"일부러 그랬지! 응응?"
난 정신없이 꼬집히면서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나는 제미니의 입을 틀어막으며 귓속말을 했다.
"쉬잇! 쉿! 제미니, 조용히 해! 드래곤은 계집애를 무척 좋아한단 말이 야. 시선 끌 짓 하지마!"
제미니는 눈을 똥그랗게 떴다. 난 무시무시한 표정을 지으며 잔인하게 말했다.
"씹기가 좋아서 그런대… 그러니까 말이야, 다른 때는 한 번에 꿀떡 삼키지만 너 정도의 계집애는 저 이빨로 꼭꼭 씹어서 얌얌 먹는다구! 특히 빨강머리 계집애는…"
예상대로 제미니는 발발 떨면서 내 등 뒤로 숨어버렸다. 등 뒤로 숨는 바람에 내가 빙긋 웃는 것은 보지 못했을 것이다. 나 때문에 터무니없는 오명을 뒤집어쓴 줄도 모르고 화이트 드래곤은 점잖게 걸어가고 있었다. 과연 멋있는 놈이었다. 저렇게 강력해 보이고 무서워 보이는 것이 그 옆에 있는 조그만 꼬마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 는 것은, 어쩐지 서글픈 느낌이 들 정도로 멋있는 놈이었다. 이윽고 길다란 행렬은 영주의 성이 있는 언덕배기로 사라졌다. 사람들 은 서서히 흩어지거나 몇 사람씩 모여서 잡담을 나누었다.
"우리 영주님, 오늘 잠은 다 잤겠는걸?"
"그러게 말이야. 허허. 저런 드래곤이 안뜰에 있는데 곤히 잠들 수 있 겠나."
난 어른들의 그 말에 빙긋 웃었다. 그런데 그 때 내 귀를 자극하는 소 리가 들려왔다.
"정말 근사하더군. 저 정도면 아무르타트도 끝장이야."
"글쎄. 아무르타트란 놈, 워낙히 괴물이라서."
아무르타트, 아무르타트! 난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온 몸이 차가워지는 느낌이 든다. 동시에 머릿속은 불타듯이 뜨거워진다. 아무르타트, 빌어먹을, 뒈져버릴, 칵! 썩은 두엄 더미에 쳐박고 똥물을 뒤집어쒸우고 석달 열흘 동안만 두들겨 주고… 에잇! 내가 구사하는 말은 왜 항상 이 모양이지? 내가 구사할 수 있는 욕설이라고는 이 마을의 어른들이 자녀교육에 대한 아무런 생각없 이 그 앞에서 뱉어내는 욕설들 뿐이다. 내 눈에 불꽃이 튀긴 모양이다. 제미니가 놀라서 내 팔을 붙잡았으니 까.
"후치?"
"아, 제미니. 가자. 해가 저물겠는걸."
"응. 그래. 후아! 멋있었어."
제미니는 가슴에 손을 얹고 심호흡을 했다. 난 갑자기 짓궂어지고 싶 어졌다. 나는 제미니의 귓가로 입을 가져갔다.
"…그런데 말이야. 드래곤은 너같은 빨강머리 계집애를 몸살나게 좋아 한다고 말했지? 아까 네가 내 등 뒤에 숨었을 때 말이야, 저 놈이 입맛 을 다시며 널 봤는데, 넌 못봤지?"
제미니는 파랗게 질려버렸다. 아마 오늘밤에 제대로 못자는건 우리 영 주님 말고 한 사람 더 있을 것이다.
난 제미니를 너무 겁준 것을 후회하게 되었다. 제미니는 자기 혼자서는 죽어도 못가겠다고 내 팔을 붙잡고 늘어졌고, 그래서 난 어줍잖게도 기사 흉내를 내며 제미니를 에스코트해야 되었 다. 제미니의 집은 숲지기 집안이었고, 그래서 제미니의 집은 마을에서 좀 떨어진 숲속인데, 내가 정말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숲속에 서 태어나고 자란 제미니가 해만 지면 숲속에 못들어가느냐는 것이다. 지금은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고 그래서 제미니는 도중에 해가 지 면 어쩌나 하며 걱정하는 표정이었다.
"야이, 계집애야! 도대체 나이가 17살인데 집에도 못돌아간단 말이야!"
"그러게 누가 그렇게 겁주랬어?"
난 거칠게 머리를 긁으며 바삐 걸었고 제미니는 행여나 떨어질새라 바 싹 따라왔다. 제미니의 집으로 가던 도중, 난 갑자기 카알의 집의 들를까 생각했다. 카알의 집에 방문하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고, 왜 카알이 구경나오지 않 은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내가 갑자기 발걸음을 바꾸자 제미니는 놀라서 날 붙잡았다.
"어, 어디가?"
"조금만 더 가면 되잖아. 혼자 가."
"카알에게 가는 거야?"
"응."
"그럼 같이 가. 그리고 돌아올 때 끝까지 데려다줘."
순결한 소녀와 엘프를 돌보시는 그랑엘베르여! 어쩌자고 이 소녀에게 이렇게 앞뒤없는 억지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시었습니까. 흠, 난 카알에게 배운 말투와 마을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습득한 말투 두 가지 를 쓰며 때론 나 스스로도 내 말에 놀랄 때가 있다. 지금같은 경우가 그렇다. 나는 아무 말 하지 않고 걸어갔고 제미니는 승낙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는듯이 날 따라왔다.
카알의 집은 숲속 조금 언저리의 공터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는 밭을 갈지도, 가축을 키우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뭘 만들어 파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세금도 내지 않았고, 그렇다고 일년 중 며칠 동안 영주에게 바쳐야되는 부역의 의무를 행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그는 술을 빚고, 빵을 사며, 책을 읽으며 유유자적하게 살았다. 그것 은 제미니에게는 도저히 풀지 못한 수수께끼였고, 그래서 제미니는 카 알을 조금 어려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난 카알에게 이것저것 배워서 사 정을 안다. 때론 그것이 나를 뿌듯한 느낌에 젖게 만든다. 카알의 집쪽으로 가까이 다가감에 따라 탁- 탁- 하는 도끼질 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눈 앞에 공터가 나왔다. 적당한 몸집에 갈색머리, 사람좋게 생긴 중년의 얼굴. 거리에서 만났다 면 제대로 기억하지도 못할 평범하게 생긴 사나이가 나무를 쪼개고 있 었다.
"네드발군 왔는가?"
카알은 도끼를 내려놓으며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저것 또한 제미니에 겐 불가사의한 일이다. 영주의 숲지기의 딸인 제미니로서는 숲지기인 자기 아버지의 허락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땔감을 해 쓸 수 있는 카알 이 도대체 이해되지 않았다. 제미니는 경계하는 눈빛을 띄면서도 다리 를 살짝 구부리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카알."
나도 인사했다.
"참 게으르군요. 카알. 해가 질 때 밤에 쓸 장작을 쪼개다니."
"하하하, 네드발군. 진짜 게으른 건 그게 아니지. 장작 쪼개기도 귀찮 아서 그냥 떨면서 자는게 정말 게으른거라네. 오래간만이군요. 스마인타 그양."
그리고 바로 이것이 제미니가 카알을 어려워하면서도 이렇게 찾아올 수 있는 이유이다. 스마인타그양이라고? 카알은 제미니의 부모나 마을 사람 대부분이 제미니, 아니면 젬이라고 불러서 나도 가끔 잊어먹는 제 미니의 성을 기가 막히게 기억하며 제미니를 이렇게 불러준다. 제미니 는 배시시 웃었다. 어이구, 징그러워.
"말이 되는 말을 해요. 그렇게 게으른 사람이 어디 있어요?"
"아냐, 네드발군. 내 친구 중에는 그런 녀석이 있어요. 나무 쪼개기 싫 다고 벌벌 떨면서 자다가 감기에 걸려서 죽을 뻔한 친구지."
"아니, 감기에 걸린다고 누가 죽어요? 점점 허풍만 느는군요."
"이런이런. 도무지 연장자의 말이 통하지 않는 괘씸할 정도로 씩씩한 청년이로고. 허허. 들어오게나. 스마인타그양? 들어오세요. 아름다우신 숙녀께서 내방하셨는데 이렇게 세워둬서야 예의가 아니죠."
"그럼 삼가 실례하겠습니다."
제미니는 우아하고도 간드러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악! 지상 최대의 닭살! 우리가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자 그나마 남아있던 해가 꼴까닥 넘어갔 다. 그래서 카알은 방 한가운데의 테이블에 초를 밝혔다. 제미니는 눈이 부시다는 표정을 과장되게 지었다. 하긴 영주의 성이나 초장이(초 만드 는 사람)인 우리 집 아니면 어디서 촛불을 구경할까. 카알은 우리를 앉힌 다음, 먼저 벽난로에 불을 피우고는 책보다는 술 병이 더 많은 책장으로 걸어갔다. 책장에 있어야할 책들은 모조리 바닥 이나 침대 위에 뒹굴고 있었다. 그는 술병과 잔을 들고와 우리 앞에 놓고는 술을 따랐다.
"들게나. 네드발군. 사과주라네. 잘 익었을 겁니다. 스마인타그양."
아마 제미니의 집에서 보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우리 집도 별로 다를 바는 없다. 하지만 우리 둘은 능청스럽게도 아주 익숙하다는듯이 술잔 을 들어올렸다. 나야 양조장 막내 미티 녀석에게 간혹 술찌기를 얻어다 먹기도 하지만, 제미니는 술에는 전혀 익숙하지 않을텐데도 앙큼스럽게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카알은 자신의 잔에도 술을 채우고는 잠시 어떤 말로 건배할지 생각했 다.
"어디 보자… 음, 그렇지 두 청춘 남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해…"
"카알!"
내 비명소리가 조금 처절했나보다. 카알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말했다.
"어? 싫은가? 그럼 그들의 용기와 미모를 타고날 그 2세를 위해…"
제미니는 온몸을 비비꼬고 있었다. 어찌 정숙한 요조숙녀인 자신을 나 같은 난봉꾼과 연결하여 생각하느냐는 격조 높은 비난이 섞인 눈길이었 다. 나로선 심히 억울무쌍한 일이다. 그 때 내 뇌리에 번뜩이는 생각이 있었다.
첫댓글 어..어엇 어어엇.... 혹시 드래곤 라자 텍본 있으세요?? 있으시면 저한테 주실 수 있으신가요???? 흐어어.....
오잉
ㄳㄳ
ㅁㅂ
ㄷㄷ 드래곤라자
ㄳㄳ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