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집에 불난 것 같다
주위가 갑작스럽게 소란해질 때 ‘호떡집에 불난 것 같다’란 속담을 쓴다. 호떡은 중국 음식점에서 만들어 파는 음식이다. 지금의 호빵이란 말에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 우리나라의 화교는 임오군란 때 파병으로 온 청나라 군사들을 따라 들어온 것이 처음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주로 호떡과 만두를 만들어 팔며 생활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에 맞는 짜장면을 개발한 것도 이때쯤이다.
그런데 이 속담이 생긴 것은 일제의 간악한 계교가 숨어 있는 만보산 사건과 관련되어 있다. 이 사건은 1931년 만주의 길림성 만보산 지역에서 한인과 중국인 사이에 수로 개설 문제로 충돌이 일어난 사건이다. 이 사건이 일어나자, 국내 주요 신문들이 이 사건은 만주에 있는 한인들에 대한 중국인의 조직적인 박해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민족 감정을 자극하자, 우리나라에 거류하는 중국인을 적대시하고 박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평양에서는 대낮에 중국인 상점과 가옥을 파괴하고 구타 학살하는 사건이 며칠간 계속되는 등 잔인한 폭동으로 확산되었다. 그래서 말 그대로 호떡을 파는 중국집에 불이 나고 시끄럽게 된 정황이 벌어져 그런 속담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사건의 본질은 일본이 만주에 진주하면서, 중국인과 한인들의 반일 투쟁을 분열시키기 위하여, 일제가 꾸민 치밀한 계교에 의한 것이었다. 양자 간의 충돌을 뒤에서 조종하여 그들의 만주침략을 쉽게 함과 더불어, 국제적으로 정당화하려는 술책으로 빚어진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