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땅을 인접하고 있는데 그쪽 땅에 불법으로 축대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우리 땅에 자기들 마음대로 길을 내 경계 침범을 했습니다. 형법에 걸리는 사안이었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교감 부친이 농로를 포장해주면 통행권을 준다해서 250만원을 보내줬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돈이면 통행로에 사용되는 교감의 땅을 살 수도 있는 금액입니다. 그런데 화장실 갈 때와 나올때 마음이 다르다고 통행권을 달라면 화까지 내며 2년 넘게 통행권을 문서로 만들어주지 않더군요.
그럼에도 그분이 모르는 땅까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주며 조신하게 기다리자 드디어 통행권을 준다하는데 땅주인이 그분의 아들인 교감입니다. 그런데 그 교감과 서로 의견이 어긋나 다투게 되었죠.
제한적 통행권만 주려는 교감의 의견과 부친이 약속한대로 영구 통행권을 달라는 제 의견의 충돌이었습니다. 나중에는 통행권 대신 자기 땅이랑 우리 땅을 묶어 팔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칼자루는 교감이 쥐었는지라 할 수없이 그렇게라도 하려해으나 교감의 땅은 접도구역이 많아 택지로는 팔 수도 없는 땅으로 드러나 오히려 저희에게 방해가 되는 제안임이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예의를 갖추어 함께 팔게 되면 함께 팔지만 각자 팔 수도 있게 통행권도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자기의 엄청난 호의를 무시한다고 화를 내는 교감과 도로 포장의 댓가로 통행권을 달랬더니 가치없는 땅을 파는데 우리를 또 이용해먹느냐는 생각을 가진 저는 타협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대화과정에서 논리에 밀리니 영구 통행권을 줄 수는 없으니 내가 부친에게 준 돈과 우리 땅에서 십여년동안 허락없이 농사를 짓고 수확물 하나 나눠준 바가 없는 소작료(이 부분은 우리가 이익을 본 부분도 있어 받을 마음이 없는데 화가 나 달라고 해봤죠.)까지 소급해 돌려준다고 했다가 갑자기 말을 바꿔 돌려주지 않더군요.
다시 교감은 의견을 바꿔 아내의 직장을 밝히라는(부산시 교육청 장학사까지 지낸 교육계의 권력자 출신이라 현직 교사인 아내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절대 공개할 수 없는 개인정보입니다.) 제가 받을 수 없는 조건을 내세운데다 그마저도 제한적 통행권만 주려하니 결국 협상이 결렬되었죠.
그렇게 옥신각신하는동안 그들이 우리 땅을 경계침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건 땅 주인인 교감과의 직접적 관계라 부친의 일로 자식과 협상한다는 그의 억울함을 불식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발견이었습니다. 그렇게 재협상을 하려 했는데 피하기만 하더군요. 나중에 다른 말을 할 걸 대비해 통행권을 준다는 부친의 말을 녹음한 부분도 도덕적으로 문제를 삼더군요.
형사법적으로도 문제가 많은 그들의 행동과 달리 제 행동은 민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지만 인간적이나 도덕적으로 따지면 영 틀린 말도 아닌지라 이번에는 교감의 마음을 풀기 위해 또 2년을 기다렸습니다. 이번에는 법적으로든 인간적으로든 도덕적으로든 그 어떤 빌미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전화했더니 부친과 의논하라 해 의논하니 흔쾌히 준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아들인 교감이 곧 연락할거라 했습니다. 그런데 소식이 없어 다시 교감에게 전화해 부친이 통행권을 주라는데 왜 안주냐고 하니 또 다시 아무 이유없이 말을 바꿔 자기는 모르겠으니 법대로 하랍니다. 교육자로서는 상상도 할 수없는 파렴치한 태도입니다.
자기 부모를 사기혐의로 고발당하게 만드는 결론인데도 그는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지난 번에 이어 이번에도 부친과 다툰듯 합니다. 나는 이렇게 사소한 일로 부친과 다툰다는게 전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부친과 사이가 안좋다고 자기 친아버지를 고발당할 위험 속에 방치하는건 더더욱 이해할 수 없습니다.
법으로 하려면 변호사를 구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도시를 오가며 소송전을 하기에는 제 건강이 허락하지를 않습니다. 그렇다고 쉬운 방법인 경찰 고발을 진행하자니 경계침범은 공소시효가 지나서 악한 행동의 당사자인 교감을 법적으로 처벌할 수는 없고, 땅 주인도 아니면서 통행권을 약속하고 돈을 가져간 부친을 사기로 고소해야 하는데 성자가 되고 싶은 제가 일반 중생을 상대로 그런 극한적 조치를 하기가 너무 불편합니다. 그래서 또 인내심을 가지고 부친이랑 대화를 시도했죠.
그랬더니 저에게 그동안의 무례를 무조건적으로 사과하며 아들 앞으로 되어있는 등기를 자기 앞으로 다시 옮겨서라도 해결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성자답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오늘입니다. 4년의 인내로 불효막심하고 양심이 없이 복잡한 사법 시스템 뒤로 숨는 교감을 구하지는 못했지만 그 아버지는 확실하게 구해냈습니다. 교감의 비협조로 그 부친이 등기를 옮겨오지 못해 부친이 돌아가시기 전에 통행권을 얻지 못해도 만족합니다. 도로 포장건은 잊어버리고 경계침범때문에 발생한 1200만원에 달하는 파손된 우리 땅의 복구비용대신 돈 한 푼 안드는 통행권을 주는게 교감에게 훨씬 이익이니 마음 속의 뭔가가 잘못 꼬여 냉혈한이 된 교감의 마음도 승복시키는 성자짓을 계속 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