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 보면 슬픈 일들을 종종 경험하게 되지만,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지거나 멀어져서 영적인 피폐(疲斃)함이 찾아올 때 비탄(悲嘆)에 젖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가까운 사람들의 영적인 피폐를 옆에서 보면서, 그들이 돌이키지 않아 하나님의 진노 아래 놓인 것을 보게 되면 그 슬픔은 엄청날 것입니다. 예레미야(יִרְמְיָה, Jeremiah)는 남왕국 유다의 제16대 왕인 요시야(Josiah) 왕 때부터 선지자로 활동하기 시작하여 남왕국 유다가 멸망한 이후까지 활동하였던 선지자입니다. 예레미야는 남왕국 유다가 하나님을 거역하고 하나님 앞에서 온갖 죄악을 저지르는 것을 목격하였는데, 이러한 유다 왕국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을 예고하고, 하나님께서 유다 왕국을 멸하실 것이라고 경고하였지만, 요시야 왕 시대를 지난 후에는 하나님을 거역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하나님의 성전 안에 아세라 목상을 들여놓고, 성전 안에서 버젓이 우상을 향한 제단까지 만들어 놓고 우상을 섬기는 참람(僭濫)한 죄악을 저질렀습니다. 결국 남왕국 유다는 BC 586년에 바벨론 제국에 의해 멸망하고, 예루살렘 성과 예루살렘에 있는 하나님의 성전도 파괴되고 맙니다. 이러한 처참함을 바라보는 예레미야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애가(哀歌)를 지었는데, 그것이 예레미야애가입니다.
예루살렘 성이 파괴되고, 하나님의 성전이 파괴된 모습을 지켜보는 예레미야는 참담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래 유다를 포함한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선택한 민족으로 하나님의 백성이라 불렸으며, 창조주 하나님의 선민(選民)으로 영광스러운 민족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나라들 중에 이스라엘(유다)을 높이셨고, 영광스럽게 하셨는데, 지금 예레미야의 눈 앞에 보이는 예루살렘의 모습은 과부같이 되었고, 종 같은 신세가 되고 말았다고 한탄합니다(1절). 유다의 모든 백성은 환난과 많은 고난 가운데에 바벨론에게 사로잡혀 가고 말았습니다(3절). 이젠 예루살렘의 성전으로 나아와 하나님께 예배하고 제사를 드리려는 자들의 발길은 끊겨서 황량(荒涼)해졌습니다(4절). 그러니 제사장들도 탄식하고, 처녀들도 근심하고, 시온도 곤고(困苦)를 받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처녀는 예루살렘의 주민들을 대표하는 의미로도 사용하였지만, 예루살렘을 처녀라고 표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제사장과 시온도 역시 예루살렘에 대한 대표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예루살렘의 모든 영광은 떠나가고 말았습니다(6절). 하나님의 영광으로 가득해야 할 예루살렘이 피폐해지고, 황량해져서 더러워지고 낮아진 모습이 되고 말았습니다(9절). 처음부터 비루한 존재라면 그 슬픔이 덜하겠지만, 원래 영광스러워야 할 예루살렘이 황폐해졌으니 그 참담함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예전의 존귀함, 예전의 영광, 예전의 즐거움, 예전의 풍성함이 사라져 버리고 초라한 모습으로 무너져 내린 비참함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2절). 친구들도 모두 배반하여 오히려 원수가 되었고, 돕는 자는 아무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대적들의 비웃음과 조롱만 남아 조소거리가 되고 말았습니다(2절, 7절, 8절). 예전에는 감히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유다)을 넘볼 수 없었던 대적들이 오히려 머리가 되고, 형통하는 형국(形局)이 되고 말았습니다(5절). 그리고 거룩한 하나님의 성전까지 들어와 성전의 보물들을 빼앗고 유린(蹂躪)하는 처참함을 겪는 수모를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10절). 남왕국 유다는 그 영광스러움은 모두 사라지고 비천(卑賤)함만 남았습니다(11절). 예레미야는 그러한 모습을 한탄하며 “여호와여, 나를 돌보시옵소서”라고 애절하게 부르짖습니다(11절).
이러한 예레미야의 한탄은 어쩌면 우리의 한탄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교회가 영광스럽다고 말하고, 하나님의 사람들이 얼마나 존귀한 자들인지 자부하고, 우리에게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일들을 기뻐하고 있지만,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온전한 삶을 살아가지 못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삶의 모습을 보인다면, 그 모든 영광과 존귀함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초라하고 비참한 모습으로 뭇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고, 하나님의 자녀들이라면 그에 걸맞은 삶의 모습을 갖추어야 합니다. 겉멋만 들어서 우쭐거리면서 그 삶은 허망한 것들도 가득하다면 하나님의 진노로 인해 부끄러움을 당하고 말 것입니다. 주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그 영광스러움을 부끄럽게 만들지 않은 삶을 살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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