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3년 10월 5일 목요일
연지센터에는 무려 10명의 아이들이 있다. 연지센터에서 가장 오래있는 '은'과 '빈'이를 제외하고 대부분 온지 얼마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뭔가 흐름이 끊어졌다. 대부분 서로 경쟁하듯이 글을 열심히 쓰던 아이들이 이전과 달리 느슨해 져버렸다.
특히 이번에 아이들이 뭔가 좀 어두운 분위기를 풍긴다. 센터에 있다보면 다시 밝아지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여러명이 같이 그러니 대략 난감하다. 그래서 책을 선정할 때도 더 고심이 된다.
이번에 아이들이 읽은 책은 김려령 작가의 '우아한 거짓말'이다. 왕따하는 아이, 그걸 알면서도 동조하거나, 방관하는 아이, 가족들의 무관심으로 한 아이가 자살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은 각자의 경험을 조금씩 풀어 놓았다. 왕따와 폭력을 당했던 아이들도 있었고, 반대로 누군가를 왕따시켰던 경험이 있던 아이들도 있었다. 같은 반 아이를 왕따시켰던 '은'이는 그 때 자신을 돌아보며 후회를 많이 했다. 왜 죄책감을 가지지 못했을까? 왜 나는 멈추지 못했을까?
아이들이 책을 다 읽지 않아서 깊은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다. 나 먼저 조급함을 버리고 글쓰기와 책읽기에 대해 조금씩 다시 가르쳐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