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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한 번은 꼭 챙겨보는 유니버셜발레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
늦은 시간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로 향했어요
'라 바야데르'는 인도 무희 니키아와 솔로르 장군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예요
총 3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휴식 2번까지 150분의 구성이랍니다.
퇴근 시간이라 차가 정말 많이 막혔어요 ㅜㅜ
공연 시작을 놓치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5분 전 입장!^^
극의 줄거리와 발레 동작에 대한 해설로 시작되고
공연 중간중간 나오는 자막이 있어 이해하기 어렵지 않아요
발레가 대사가 없어 어렵거나 지루할 거라고 여기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어디서 주워 들은 말로는 사실 인간은 언어로 30% 바디랭기지로 70%의 뜻을 전달한다고 하더라고요
대사가 없어도 몰입에 전혀 지장이 없어요
오히려 심장까지 울려대는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배우들의 절절한 연기에
대사가 없다는 것을 잊는 것은 당연하거니와 어느새 극에 몰입해서 보게 된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과거의 저처럼 발레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고 계셨던 분들은
꼭 한 번 시도해 보시고 그 색다른 감흥을 작좁 느껴보시길 바래요^^
1막은 이국적인 힌두 사원의 무대가 셋팅되고 인도 무희 니키아가
제사장 브라민의 구애를 거절하지만 장군 솔로르와는 몰래 만나 신 앞에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내용이고요
무희와 장군의 다정다감한 발레를 감상하실 수 있어요
라자왕의 궁전으로 배경이 바뀌고 라자왕은 솔로르에게 공주와 결혼하라고 제안하는데
솔로르는 이를 거절하지 못해요
이를 알게 된 공주와 감자티 공주의 불꽃튀는 대결에 긴장감이 넘치는 무대...
인도 무희를 열연하셨던 분...멀리서 봐도 알 수 있는 환상적인 잔근육과 유연함..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스가 수석무용수의 위용을 단 번에 느낄 수 있더라고요
정말 3막 마지막까지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아름다운 발레를 보여주시더라고요
오케스트라와 발레의 동작 하나하나가 어찌나 딱딱 들어맞는지...
탁발승이라고 하나요? 탁발승분들도 낮은 자세로 어지그리 표현을 잘 하시는지 자꾸만 눈이 가네요
잠시 휴식 시간에 보니 아까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느라 보지 못했던 판매 패키지들도 눈에 띄네요
같이 간 친구도 발레 공연이 오늘 처음이라 어렵지 않나면서 걱정스럽게 따라왔었는데
휴식시간에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고 오케스트라 역시 대만족이라며 즐거워하네요^^
2막에서는 라자왕 궁전 정원에서 결혼식 축하연이 있어요
무희드의 군무, 황금신상의 춤, 손에 앵무새를 드신 분들의 군무 등이 이어지고
니키아가 슬픈 마음으로 축하의 춤을 추느 중 솔로르가 보낸거라며 꽃다발이 도착하고...
하지만 그 꽃다발에는 독사가 들어있어 물리고 만 니키아...
그런데 브라민이 내민 해독제를 거부하는 니키아
그녀에게 두려운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렇게 니키아는 슬프고 외롭게 죽고 말아요
결혼식 축하연인만큼 내내 다양한 춤이 선보여 눈이 즐거운
특히나 황금신상의 멋진 열연에 참으로 신나는 2막인가 하더니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니키아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니키아 춤과
스스로 살기를 거부한 니키아의 죽음에 보는 이의 가슴이 절절해 지는 것은 막을 길이 없네요
이렇게 관객들의 심장이 타들어갈 때 쯤 휴식...그냥 3막 내리 보면 안되나요? ㅜㅜ
3막 솔로르의 침실..비탄과 회한에 적은 그의 꿈에서 니키아를 만나요
망령들의 군무...아...이 느낌은 어떻게 표현해야 잘 표현하는 걸까요?
음...발레 블랑..그 자체가 그냥 예술이구나 싶어요..이 느낌은 겪어봐야 아는 걸로~^^
무대 바닥에 살짝 비추어지는 하얀 튀튀조차도 그냥 한데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는
그냥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라죠...
니키아가 산에서 잠깐 모습을 보였다가 솔로르가 다가가려자
뒤로 물러서며 사라지는 장면에서는 사라지느 그 순간 쾅하는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제 가슴도 쿵 내려 앉으며 온몸에 전율이...
오케스트라 연주가 제 몸을 연주하나..봐...요...연주에 몸이 반응을~^^;;
발레를 잘 모르는 제가 봐도 정말 많이 공을 들인 무용수들의 내공이 남달랐던 '라 바야데르'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름다운 발레블랑이 눈에 아른거려 한참을 설레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