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이었다.
권모양이 영화를 보여달라고 전화가 온적이 있었다.
'이기 미쳤나? 감히 백수에게 영화를 보여달라고 하는 황당함을 보이다니...'
"보여줄께. 내가 예매하고 다시 전화하마. 에. 내가 피씨에스를 샀거든. *******이야.""능력돼?"
"우리아버지 통장에다 자동이체 시켰다. 푸하하. ""들킬텐데..."
"배째라고 그래. 우리나라 휴대폰 가진 사람이 천만이다. 천만! 백수는 백만이나 될래나? 힌트끝.""힌트끝이라니?"
"백만이 많냐? 천만이 많냐?""천만.""힌트끝." "*** 되십니까?""그런디요.""태광산업 원서 쓰신분 맞습니까?""맞는디요"
"태광산업 인사부인데요." "호 혹시 합격했습니까?""꼴등했습니다. 푸하하.""너 죽을래.?""문열어 새꺄. 나 니 방문앞이여."
권모양 그녀에게 영화를 보여준다고 했으나 돈이 없었다. 수습을 할 길은 그래도 백수로 있으면서도 집에서 꿋꿋히 돈이 올라오는 추리닝 그녀석 밖에는 없었다. "머리감은지는?""4일.""이빨닦은지는?""이틀전에...너는?"
"난 어제 아침에 닦았어 쨔샤."그놈은 인간의 몰골이 아닌 모습으로 삼중 보온 내복의 발목이 반쯤은 삐져 나와 있
는 노란 추리닝을 입고 언제쯤 자기 별나라 사람이 우주선을 타고 자기를 데리러 올까? 이불을 베고 기다리고 있었다. "춥냐?"
"우리 고향에선 이렇게 추운날이 없걸랑."그의 별모습이 대충 그려진다."영화보러가자.""드디어 미쳤군."
"권모양이 너하고 영화보고 싶다고 그러더라.""나하고?""니가 영화보여주면 밥사겠다고 그러던디...""진짜로?"'띠띠 뚜뚜 띠따뚜...'
"권양아. 세시까지 씨네하우스 앞으로 나와라.""알았어."그는 노란추리닝을 벗더니 살색의 내복위로 양복바지를 걸쳐 입었다."니가 왠일로?"
"여자 만나러 가는데..."그는 거울을 한번 보더니 나에게 물었다."내머리 괜찮냐? 감고 나갈까?"
"친구야. 내가 보기에는 괜찮은데... 냄새가 쫌 난다.""그럼 감고 나가지 뭐. 너도 빨래비누냄새 나 임마."
타이타닉이 연상되는 살갗을 애이는 찬물에 추리닝과 나는 머리를 감아야 했다.
"여기는 아니야. 추리닝 너는 살아야 해. 돈낼놈은 너 밖에 없어."그놈은 머리를 감으며 부르를 떨더니 나에게 한마디 했다.
"그냥 나갈껄. 졸라리 찹네. 삼푸 쫌만 써 쨔샤. 올겨울은 버텨야돼.""다 썼는데..."
난 구두를 신고 나갔었다. 어색하다. 아임에프를 이길 기막힌 상품을 생각해 놓았는데 개발할 돈이 없어 접어두고 있다. 혹시 이걸 보는 사람중에 만들 의사가 있다면 밥한
그릇 사주고 아이디어를 사가기 바랍니다. 털딸딸이. 보온 딸딸이...
씨네하우스에 도착하니 권양이 먼저와 있었다. 그는 추리닝녀석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 녀석은 정장차림으로 나왔었기 때문에...
권양은 쪼매 이쁘져 있었다. 그녀도 얼마 안있음 유부녀가 되겠지? 그럼 우리곁에 여자는 씨가 마르는데... 누구하고 놀지? 추리닝도 그것을 인식했는지 안말않고 표를 끊었다. 내것도 함께..."아니 저놈은...?"
나보다도 훨씬 키가 크고 무식하게 생긴... 시컴고..."쟈니 맥도웰이다." 추리닝녀석의 발음은 내가 상상한 이상으로 엉망이었다.
(여기서 쟈니 맥도웰이란 현대 다이넷의 그 맥도웰을 말함이 아니다. 이것은 픽션이기 때문에...)그와 나는 마주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싸인받자."녀석이 영화포스터 붙혀놓은거를 아무 눈치없이 조금 더니 볼펜을 꺼내 맥도웰에게
로 다가 갔다. 그리고 맥도웰을 힐끗 쳐다보더니 그냥 돌아왔다. "야. 왜 그냥 돌아와?"
"누군데?" 권양은 농구를 안좋아하나 보다. 맥도웰도 모르다니...
"아 새끼가. 옆에가 아저씨. 아자씨? 그랬는데 쳐다도 안보잖아..." 하기야 언제 니가 외국사람하고 말이나 한번 해 봤겠냐?
아무것도 모르는 권양을 꼬셨다. 사인받아오라고...으잉. 그녀는 사인을 받아왔다. 뭐라고 몇마디 하는걸 보았다. "뭐라 그랬는데 사인을 해줘?"
"하이. 볼펜하고 종이 주었더니 그냥 해주던데...""나중엔 뭐라고 그랬어?""땡큐..."아 그러면 되는구나.
영화는 재미없었다. 비상계엄을 봤는데... 별루 재미없었다.그녀가 누구한테 선물할게 있다면서 백화점에 우리를 데리고 갔다. 근처에 가장 가까운 백화점은 갤러리아였다. 백화점에는 사람이 많았다. 물건도 많았다. 하지만 그녀는 원하는 물건을 사지 못했다.
"명품관으로 가야겠다. 여기는 맘에 드는게 없어.""밥은 언제 먹는데...?"녀석은 이쁜 안내원을 쳐다보면서 하는 말이 밥 얘기였다.
명품관으로 갔다. 좀 꼴린다. 가격표가 장난이 아니었다.
"이 백화점은 곧 망하겠다. 바로 옆의 백화점은 사람이 졸라 많았는데 여기는 별로네. 어떻게 바로 옆에 백화점이 또 있나." 바보 같은 놈!
조르지오 알마니 매장으로 그녀는 들어갔다. 따라 들어갈 수 없었다. 그녀는 넥타이를 산다며 좀 골라 달라고 했는데... 매장안에는 홍리나하고 어떤 미스코리아하고 이상민
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홍리나는 내가 좀 좋아하는 배우다.(현대 농구선수 이상민이하고 산에서 떨어진 홍리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텐데 그냥 이름만 같고 유사하
게 생긴 사람이라고 생각해주면 고맙겠다. 앞에서 말했듯이 픽션임을 강조한다.)
이상민이만 옷을 사고 둘은 그냥 옷을 골라주고 있었다. 둘이 사귀나? 리나씨가 나이가 더 많을텐데... 나는 못들어갔는데 추리닝녀석은 전혀 부담없이 그녀를 따라 들어
갔다. 매장앞 복도에서 멀쭘히 서 있을려니 쪽 팔렸다. 홍리나가 날 한번 쳐다봤다.
눈이 마주친것이다. 그녀가 나한테 관심이 있나? 푸헤헤. 스토커 아니에요.
양복한벌에 백팔십만원? 별로 안비싸네... 세일도 하네...백삼십만원? 살만하네... 돈 있으면 말이다. 여기서 파는 딸딸이는 좀 비싸겠다. 담에 성공하면 하나 사야지...
넥타이 하나 고르는데 졸라 시간끄네... 추리닝녀석이 갑자기 나오더니 나에게 물었다."저여자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다."
"홍리나잖아. 넌 티비도 안보냐?""볼펜줘. 아까 종이도...""안돼 저 사람들 사생활 방해받는거 안 좋아해. 자 여 어. "
녀석은 옷을 고르고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 이상민이와 홍리나에게로 짤래짤래 걸어갔다.
이상민이는 밝은 표정이었는데 홍리나는 좀 어색한 표정이었다. 이상민이가 볼펜을 잡고 사인을 해줄려고 했다. 옆에 서 있던 미스코리아는 히죽 웃었다. "아저씨 말구요."
이상민이 졸라 무안했을것이다. 녀석은 결국 홍리나 싸인만 받아왔다.
그들은 웃으며 우릴 보고 매장을 나갔다. '미안합니다. 이놈은 지구인이 아니에요.'"저새끼는 뭔데 지가 싸인해 줄려고 했냐?"
"넌 이상민이도 모르냐? 맥도웰은 아는 녀석이...""난 나보다 못생긴 녀석은 잘 기억을 못하거든...""쿠쿠. 그럼 맥도웰은...?"
"그놈은 새까맣잖아."그녀는 들어간지 20분이 지났겄만 나올생각을 안했다. 넥타이 하나 고르는데 그정도
면 옷사러 왔으면 하루죙일 걸리겠다. 내가 매장으로 들어갔을때 그녀는 이제사 골랐나 보다. 포장을 하고는 계산을 했다. 13만 4천원!
좀 비싸군..."끄나풀 하나가 뭐 그리 비싸나?" 추리닝 녀석이 알리 없지. 그래 내 신세 진것도 많은데...
"야 **야. 내 책뜨면 하나 아니 한벌 맞추어주마.
이상으로 마칩니다.
넘 싱겁게 끝났나??
그럼...빠른 시일내에 또 다른 이야깃 거리로 다시
올리겠습니다.
남은 시간 즐겁고 알차게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