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수필/철길 따라 오르는 마차산
鞍山백원기
마차산 하면 말(馬)과 상관있는 산으로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북쪽으로 뻗어 가는 산맥이 이 산에서 끝났다하여 마친 산이라 불렀던 것이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마차 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구의 전철역에서 한 시간쯤 달려 의정부에 도착하면 매시 20분에 출발하는 신탄리행 경원선 열차를 요금 1,200원을 주고 매표 후 새롭게 단장된 통일호에 탑승하고 27분쯤 달리면 동두천역을 지나 동안 역에 도착한다. 올해 말까지 의정부행 전철을 동안 역까지 연장 운행을 위해 한참 공사 중이다. 의정부에서 출발하던 열차가 이곳에서 출발하게 되므로 선로와 역사가 새롭게 단장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일개 간이역에 불과했던 역이었다. 2, 3일 날씨가 궂더니 오늘은 해맑은 날씨에 한낮엔 섭씨 19도까지 오른다 하니 반갑고 야외 활동에 좋은 날씨다. 동안역을 빠져나와 왼쪽으로 건너가는 임시 구름다리를 지나 십 분쯤 걸어가 안흥교를 건너 신흥 고교 앞을 지나면 저 앞에 십자가 건물이 보이는데 바로 동두천 기도원이다.
군대 막사 같은 여러 동의 건물 사이로 들어가 산기슭에 원두막처럼 생긴 휴식장소에서 본격적인 산행 준비를 위해 겉옷을 접어 배낭에 넣고 스틱을 펴고 신발 끈을 조이고 장갑을 낀 후 선글라스를 쓰고(차양 및 안전) 물 한 모금을 먹은 후 첫발을 내디뎠다. 원래 기도원 정문 우측에 임도를 따라 오르는 등산로가 있지만, 정상으로 직등 하려고 이 코스를 택하였는데 해묵은 낙엽이 두껍게 쌓이고 낡아빠진 리본 한두 개가 달린 아주 불분명한 길이였다.
가파르기도 해서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특히 마차산 진입로 해발이 20미터로 정상까지 588.4 미터를 가감 없이 올라야 한다. 한 시간 반 예상한 것이 두 시간 경과 후 도착했다. 올라오면서 두 군데가 암석이 가로막아 길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정상에는 588.4 미터라는 조그마한 정상 표지가 있었고 그 뒤로 동두천 시내가 드넓게 펼쳐져 있으며 정상은 큰 암석이고 까마득한 절벽을 이루고 있었다. 동서남북으로 막힘이 없는 조망이 훌륭한 산이었다.
단독산행에 나선 오십 대 남자 등산객과 간단한 정보를 주고받은 후 헬기장을 뒤로하고 하산 길에 접어들었다. 건너편 소요산을 마주 보고 있는 마차산 에는 봄이 한창이다 . 진달래가 울긋불긋 피어있고 산 벚꽃이 피어나고 산수유는 노랗고 여러종류의 나무가 뾰족하게 잎을 내밀고 있는 것이 신비스럽고 귀엽게 보였다. 지금 4월 하순으로 접어들었는데 북쪽으로 갈수록 새롭게 피어나는 꽃과 잎은 나에게 새봄을 꽤 오랫동안 보여 주고있다. 510봉을 지나 일명 댕댕이 고개(소방 119표지 있음)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계곡으로 내려섰다. 밑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땀이 마르고 햇볕은 따듯했다. 넓은 개활지에 산꽃이 만발했고 꼭 마을 어귀에 들어선 것 같이 아늑했다.
버려진 밭을 몇 개 지나고 좔좔 흐르는 계곡물에 손을 씻으니 차갑고 미끄러웠다. 양 갈래 계곡물의 합수점을 지나고 소망 기도원에 도착하였다. 이 기도원은 일자식 건물로 칸칸이 되어 있는 것 같다. 꽤 넓은 주차장도 보였다. 마차산 산행은 기도원으로 시작해서 기도원으로 끝나는 것이다. 역으로 시작해도 마찬가지다. 시계를 보았더니 두 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속도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한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신탄리행 경원선 열차를 타고 오를 수 있는 산은 동안 역에서 오르는 마차산, 소요산역에서 오르는 소요산, 초성리역에서 갈 수 있는 종현산이 있고 종착역인 신탄리에서 오를 수 있는 고대산이 있는데 오늘까지 경원선 철로 변의 산을 모두 다녀오게 된 것이다. (2006.4.21)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잊지않고 찾아주시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