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는 경제활동의 자극제이자 도시 발전의 밑거름이다. 그런데 최근 울산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최근 계속되는 인구 변화 추이는 심상찮은 기운을 느끼게 한다.
최근 울산 인구 더디게 증가
최근 6년간 울산 인구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표1> 울산시의 인구는 내국인만 볼 때 2001년 105만5618명에서 2002년 106만5037명, 2003년 107만2867명, 2004년 108만1453명, 2005년 108만7648명, 2006년 109만2494명으로 해마다 증감률이 둔화되고 있다.
이는 지난 6년간 울산의 경제 성장과 비교해 볼 때 놀라울 정도로 적은 수치로 울산의 인구 증가가 거의 미미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나마 지난 2001년과 비교할 때 외국인 증감률이 최근 6년 사이 4760명에서 1만494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 정도다.
그런데 최근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유동인구의 ‘탈울산’ 경향마저 보이고 있어 울산시의 인구 증가 정책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 직장은 울산에 남고, 가족과 생활권만 다른 도시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아 울산의 경제 활성화에 저해가 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재주는 울산이 넘고, 돈은 다른 도시가 버는 격이다.
집값 상승, 울산 인구 인근 도시로
울산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이 모씨는 최근 본가가 있는 해운대로 거처를 옮겼다. 남구 모 아파트에서 3년 넘게 생활하던 이 씨는 계속되는 전세값 상승에 몸은 조금 피곤하더라도 마음은 편한 원거리 출·퇴근을 결심했다.
또 다른 직장인 권 모씨 역시 최근 결혼을 하면서 거처를 인근 양산으로 옮겼다. 울산에 신혼집을 마련하고 싶었지만 20평대 아파트가 1억원을 호가하는 울산의 집값이 부담이었다. 울산 20평대 아파트 대신 양산의 30평대 아파트를 선택한 권 씨는 주변 친구들이 울산의 집값에 대해 불만을 얘기할 때마다 울산 탈출을 적극 권하고 있다.
이 씨와 권 씨의 경우처럼 높은 집값에 대한 반발로 울산을 뜨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울산에서 직장을 다니지만 거주 지역을 부산과 양산 등 울산 인근으로 옮겨 생활권을 바꾸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이 제시한 2006년 3/4분기 인구통계 결과를 보면 울산의 경우 전출지 비율이 부산, 경남, 경북, 서울, 경기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은 전체 총전출 비율의 20% 이상을 차지해 최근 몇 년간 기하학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울산의 집값 상승이 탈울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표2>
지난해 전국 최고의 집값 상승률을 보인데 이어 올 들어서도 서울, 인천에 이어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울산. 집값 안정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둥지 찾아 떠나는 직장인들의 탈울산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맹모삼천지교, 탈울산 부른다?
울산 모 기업에 근무하는 김 모씨. 지난 2000년 서울에서 울산으로 발령받은 후 온 가족이 울산으로 터전을 옮겼지만 올해 초 아내와 아들, 딸을 다시 서울로 보내고 기러기 아빠가 됐다. 내년이면 중학교에 들어가는 큰아들의 교육 문제로 이산가족이 된 처지가 서글프지만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 씨처럼 가족을 모두 서울이나 부산, 대구 등지로 보내고 기러기 아빠를 자처한 사람들이 주변에는 의외로 많다. 자녀가 어릴 때에는 같이 생활하다가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유학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늦어도 중학교 졸업 이전에 교육 여건이 좋은 다른 도시로 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좋은 고등학교, 좋은 중학교에 입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지역 인재의 타 도시 유출을 막기 위해 지난 2006년 울산과학고가 설립되기는 했으나, 외국어고 등 특수고등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열의를 교육 여건이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한 수도권 대학 진학률이 좋은 고등학교의 지표가 되는 현실에선 좋은 환경을 찾아 떠나는 학생들을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가족 동반 유학생이 늘다 보니 울산은 학비를 벌어 주는 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다. 인재가 보배고, 인력 양성이 곧 지역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마당에 지역 인재를 지키지는 못할망정 울산을 떠나게 만드는 일은 없도록 교육 여건 개선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
문화도시 울산, 좋은 콘텐츠로 울산 알리기
뮤지컬과 콘서트 등 공연보기가 취미인 최 모씨는 한 달에 한번 이상 서울이나 부산, 대구를 찾는다. 순수하게 공연 관람을 위해서다. 보고 싶은 공연의 지방 순회공연을 꼼꼼하게 살펴봐도 부산과 대구는 있지만 울산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울산은 이미 국제화도시, 생태도시, 산업수도 등으로 각광받으며 이에 대한 청사진을 펼치고 있지만 문화예술 분야는 항상 그늘에 가려 있다. 과거에 비해 문화 여건이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이렇다 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화는 삶의 질과 지방 경쟁력을 높이는 토대가 될 수 있지만 울산은 이에 대한 준비와 고민이 부족하다. 인근 대구만 하더라도 최근 ‘뮤지컬의 도시’로 새롭게 각광을 받으며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서 대구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처럼 대구 뮤지컬 시장 확대는 오페라하우스, 수성아트피아 등 우수한 공연 인프라 시설과 함께 뮤지컬페스티벌 개최, 뮤지컬 관련 산업 육성 등 대구시의 뮤지컬 육성 시책이 뒷받침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연 때문에 그 도시에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러나 최소한 도시 홍보와 이미지 메이킹에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 탄탄한 문화 인프라와 콘텐츠로 전국에서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울산에 대한 관심을 ‘살고 싶은 울산’으로 만들기 위한 기폭제 역할을 문화에서 기대할 수는 있다.
울산 살리는 인구, 유입 위한 대책은?
통계청은 울산인구를 2010년에는112만7천명, 2015년 115만6천명, 2030년에는 120만명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KTX 울산역세권 개발, 혁신도시 건설, 강동개발 등으로 유입인구가 대거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혁신도시, 역세권 개발 등 굵직한 사업을 두고 울산시의 장밋빛 예상과는 달리 인구 유입에 대해 석연치 않을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울산이 다른 지역과는 차별되는 특권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 굳이 삶의 터전을 울산으로 옮기는 무리수를 둘 리가 없기 때문이다. 경제 원동력이 되는 인구. 울산 경제 활성화를 위해 유동 인구의 유출을 막고 경제활동인구를 늘리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때다.
첫댓글기존의 시민들 마음도 붙잡질 못하면서,,, 몇가지 개발에 장밋빛 꿈을꾸는 울산시의 정책에 문제가 많은것 같습니다. 기업들이 원하는 공장부지 공급이나 사업편의성, 시민들이 원하는 교육, 레저, 문화, 교통 등의 시책이 제대로 없으니 떠날 밖에요. 천혜의 자연환경은 난개발로 망쳐놓고, 친환경이니 에코니 요란하기만 하지 정작에 시민들이 입는 환경피해는 불보듯...에구
첫댓글 기존의 시민들 마음도 붙잡질 못하면서,,, 몇가지 개발에 장밋빛 꿈을꾸는 울산시의 정책에 문제가 많은것 같습니다. 기업들이 원하는 공장부지 공급이나 사업편의성, 시민들이 원하는 교육, 레저, 문화, 교통 등의 시책이 제대로 없으니 떠날 밖에요. 천혜의 자연환경은 난개발로 망쳐놓고, 친환경이니 에코니 요란하기만 하지 정작에 시민들이 입는 환경피해는 불보듯...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