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이란 무엇인가? 벤치마킹이란 일반적으로 경쟁우위를 쟁취하기 위하여 산업의 최고수준의 기술 혹은 업무방식(프로세스)을 배워서 경영성과를 향상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벤치마크(Benchmark)의 사전적 정의는 "고도, 거리등을 측정하기 위하여 지표 위에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시킨 돌이나 금속물질로 된 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벤치마킹의 개념은 어제, 오늘 생겨난 것이 아니며 유사이래 계속된 인간의 남과 비교하려는 속성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동양권에서 오래 회자된 "남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지지 않는다(知彼知己 百戰不退)"라는 고사도 알고 보면 벤치마킹의 정신을 그대로 나타내는 우리 성현들의 지혜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년간 벤치마킹이 우리의 기업 경영에 활발하게 도입하고 각광을 받은 것은 작금의 경영환경이 세계화 등을 통해 무한경쟁 상태에 돌입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벤치마킹에 대한 정의는 회사, 기관에 따라 각각 다르나 국제 벤치마킹 협회(IBC, International Benchmarking Clearinghouse)의 정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벤치마킹은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프로세스이다. 자사의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세계의 선도적 기업들의 프로세스와 자사의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비교하는 프로세스를 말한다. 이러한 벤치마킹을 통하여 얻은 정보는 성과향상을 위한 자사의 업무 개선 수행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벤치마킹은 기본적으로 측정프로세스이나 이러한 측정프로세스는 결과적으로 상대방의 성과를 비교하는 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우수한 성과가 어떻게 도출되었는가하는 방법론적인 노하우까지도 비교대상으로 삼는다. 즉 벤치마킹 활동의 결과물로는 상대적인 성과의 비교뿐만이 아니라 우수한 성과를 가져오게 된 동인(enabler)도 분석하여 제시되어야 한다. 데밍은 이러한 요인을 프로세스의 성과를 이루게 하는 "이론"(theory)이라고 정의한다.
●벤치마킹의 발전 역사
벤치마킹의 발전 4단계
벤치마킹이 기업활동에 응용된 역사를 살펴보면 길게는 1910년대의 프레드릭 테일러(Frederick Taylor)에 의한 과학적 관리기법을 들 수 있다. 결국은 과학적 관리법도 과학적으로 작업을 분석하고 개선한 프로세스와 전통적인 프로세스와 비교를 한다는 관점에서 벤치마킹의 개념이 일부 포함된 경영개선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복사에 능하다는 일본 기업들의 활동들도 본격적 벤치마킹활동의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도요타사의 생산담당 부사장이었던 다이찌 오노(Taiichi Ohno)는 2차대전 이후 일본에 물밀 듯이 밀려들어온 코카콜라, 껌, 자동차 등의 미국제품들이 일본의 전후 산업체제 및 생활 패턴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미국을 방문한 많은 일본인들과 또한 흉내내기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속성이 합쳐져서 미국과 비슷한 형태의 산업 및 유통체제가 일본에 자리잡게 되었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복사광(copycat)이라는 일반의 평판과는 달리 일본 기업인들은 자신들이 배운 것을 통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제품을 출시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는 등 벤치마킹을 일찍부터 활용한 기업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기업인들은 아마 벤치마킹의 이론이 나오기 전부터 벤치마킹에는 탁월한 능력을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일본 기업들은 산업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끊임없이 자사의 성과와 비교해가면서 개선활동을 벌여 자사의 제품 및 서비스 품질 수준을 세계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벤치마킹이란 용어가 산업계 및 학계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말 미국의 제록스(Xerox)사가 자사의 벤치마킹 활동에 관한 서적을 출판하면서부터이다. 제록스사는 1989년 말콤볼드리지상을 수상한 후 이 서적을 출판하였으며 이 후 수많은 논문과 사례연구가 벤치마킹을 주제로 하여 발표되었다.
벤치마킹의 발전단계를 크게 나누면 다음의 4세대로 분류할 수 있다.
▶1세대 벤치마킹 (제품 벤치마킹)
1세대 벤치마킹은 일반적으로 2차대전 이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의 제품위주의 벤치마킹으로 정의될 수 있다. 즉 1세대 벤치마킹은 경쟁사의 유사한 제품과 자사 제품과의 특성 및 성과를 비교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제품 벤치마킹은 제품을 분해하여 각 부품의 기술적, 공학적 특성을 분석하고 재구성해 보는 역공학(reverse engineering)과는 다소 상이하나 일반적으로 역공학도 제품 벤치마킹의 일환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포드사의 토러스(Taurus)팀이 1980년대 각 기능의 최고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경쟁사의 우수차종들을 구매하여, 분해하고 부품 등을 분석한 벤치마킹 활동은 이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2세대 벤치마킹 (경쟁적 벤치마킹)
2세대 벤치마킹은 경쟁적 벤치마킹(competitive benchmarking)단계를 의미한다. 197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경쟁적 벤치마킹은 경쟁사의 제품을 비교하는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경쟁사의 프로세스와 비교하는 것을 포함한다. 경쟁적 벤치마킹을 현대적 의미에서 처음 수행한 제록스사는 처음 자사 제품의 제조원가가 경쟁사 제품의 판매가와 비슷한 데서 자극을 받아 경쟁사의 프로세스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이 형태의 벤치마킹을 수행하게 되었다.
▶3세대 벤치마킹 (프로세스 벤치마킹)
3세대 벤치마킹은 1세대, 2세대 벤치마킹의 범위인 경쟁사에 국한 하지 않고 이종 산업의 기업으로부터도 최우량 프로세스(best process)를 배울 수 있다는 개념으로 1980년대 초반부터 수행되기 시작하였다. 경쟁사에게는 제공하기 꺼려하는 정보들이 이종 산업의 기업들에게는 비교적 용이하게 전파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벤치마킹 기법으로 같은 혹은 비슷한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이종 산업의 초우량 기업을 대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제록스사가 80년대 이종 산업인 엘엘빈(L.L.Bean)사의 물류부문 프로세스를 벤치마킹한 사례가 이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단계의 벤치마킹을 기능형 벤치마킹(functional benchmarking)이라고도 한다.
▶4세대 벤치마킹 (전략적 벤치마킹)
4세대 벤치마킹은 전략적 벤치마킹(strategic benchmarking)이라 한다. 전략적 벤치마킹이란 경쟁사 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 제휴하고 있는 회사들의 전략을 이해하고 대응하여 대안들을 평가하고, 전략을 수행하고,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시스템적인 프로세스라고 정의 할 수 있다. 전략적 벤치마킹은 단순한 프로세스의 변화 및 개선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비즈니스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보다 기본적인 기업의 방향, 전략에 관한 벤치마킹 활동을 의미한다.
●벤치마킹의 원리
벤치마킹은 물론 자사의 개선활동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진행되지만 여기에는 벤치마킹 대상 파트너(경쟁회사일 수도 있음)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상호 이득이 될 수 있는 방향에서 예의 바르게 진행되어야 한다.
다음의 4가지 원리가 벤치마킹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원리이다.
▶상호성(Reciprocity)
성공적인 벤치마킹에서 중요한 것은 상호성의 원리이다. 벤치마킹은 상호 관련성을 기반으로 수행되어지므로 모든 참가자들은 파트너와 정보를 상호교환함으로써 우승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상호이득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의 창조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정보의 공유 정도와 데이터의 상호 교환 정도는 반드시 파트너와 협의 되어야 한다.
▶유사성(Analogy)
벤치마킹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파트너 기업과의 프로세스가 비교 가능한 것이거나 유사성이 존재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조직의 문화와 구조, 경영 방식 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사의 환경에 맞게 잘 전달될 수 있다면 어떤 기업의 어떠한 프로세스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수는 있다.
벤치마킹 파트너 선정을 위한 기준을 잘 이해하고 유사성이 높은 기업과 프로세스를 선정하는 것이 벤치마킹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데 주요한 요소이다.
▶측정성(Measurement)
프로세스의 측정은 자사와 파트너사의 프로세스 성과를 비교하기 위해서 반드시 수행되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성과 측정의 단위를 결정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측정단위가 계량화 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유사한 프로세스에 대한 정확한 측정과 관찰만이 프로세스 동인을 파악하여 자사의 프로세스에 적용하는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타당성(Validity)
자사나 경쟁사의 프로세스 측정과 검사결과는 타당한 실적자료나 연구자료에 의한 근거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는 벤치마킹 업무수행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수적이다. 따라서 영감이나 의견, 감정보다는 자료위주의 접근법을 이용하여야만 벤치마킹에 대한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벤치마킹의 행동강령
벤치마킹은 기업들간의 정보교류 및 인적교류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양사간의 행동을 원활하게 하고 때에 따라서는 규제할 수도 있는 행동강령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벤치마킹의 행동강령은 미국 생산성 품질센터(American Productivity & Quality Center)의 국제벤치마킹협회(International Benchmarking Clearinghouse)와 전략계획원(Strategic Planning Institute)에 의해 합작으로 개발되었다. 다음의 벤치마킹 행동강령은 파트너 간의 윤리적 지침을 제시하여 준다.
▶합법성의 원리(Principle of Legality)
벤치마킹은 공정한 상거래를 저해할 수 있는 파트너 기업과의 시장분할, 가격담합, 기업비밀의 획득, 뇌물수수 등의 행위를 다루지 않는다. 비합법적인 벤치마킹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의심될 시는 변호사의 협조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호교환의 원리(Principle of Exchange)
파트너간의 상호정보교환에 있어 정당한 교환을 위해 벤치마킹 실행 이전에 각자의 기대와 목표 등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 파트너가 밝히고 싶지 않은 정보를 요구해서는 안된다. 또한 상대방이 제공한 수준의 정보만큼은 최소한도 상대방에게 공개할 수 있어야 한다.
▶비밀보호의 원리(Principle of Confidentiality)
모든 정보는 상호비밀이 보장된다는 원리하에 벤치마킹 파트너끼리 서로 공유하게 된다. 따라서 벤치마킹 파트너의 동의 없이 어떤 회사에게도 파트너의 정보를 유출하여서는 안된다.
▶사용의 원리(Principle of Use)
벤치마킹 연구로부터 얻어진 정보는 단지 프로세스 향상을 위하여 사용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파트너의 동의 없이 광고 또는 마케팅, 판매를 위해서 벤치마킹을 통해 획득한 정보가 사용되어져서는 안된다.
▶상대방 접촉의 원리(Principle of First-Party Contact)
파트너 회사의 공식적인 벤치마킹 창구를 통하여 접촉하여야 한다. 상호 접촉이 이루어진 경우는 상호동의서를 교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 3 자 접촉의 원리(Principle of Third-Party Contact)
벤치마킹에 참여한 파트너사의 직원이름을 동의없이 제3자에게 누출하여서는 안 된다.
▶준비의 원리(Principle of Preparation)
벤치마킹 파트너와 접촉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모든 준비가 완료되어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자사의 품질 수준 등의 평가가 포함된다. 그리고 외부의 업체와 유사성을 찾기 이전에 내부 프로세스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완료의 원리(Principle of Completion)
벤치마킹 연구는 모든 파트너들이 동의할만한 결과와 만족할만한 수준에 도달했을 때 완료되어 졌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