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형병원 6인실 사라졌다”…구조전환으로 병상 8.6% 감축중증환자 진료 중심으로 개편 위해 2~4인실 수가 인상
골절 등 상급병원이 맡아야 할 치료 배제될 우려도
대형병원 진료를 중증환자 위주로 재편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 이후 상급종합병원(상급병원)들이 병상의 8.6%를 감축한 것으로 집계됐다. 병원들이 6인실 일반병실을 4인실이나 중환자실 등으로 바꾼 결과다.
16일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상급병원별 병상 감축 현황’을 보면, 전국 47개 상급병원의 전체 병상은 2023년 연말 4만2285개에서 이달 현재 3만8665개로 8.6% 줄었다. 서울 빅5(삼성서울·서울대·서울성모·서울아산·세브란스) 병원이 총 8889병상 중 1157병상(13.0%)을 감축했다. 서울대병원을 뺀 전국 9개 국립대 부속 상급병원은 총 7821병상에서 462병상(5.9%)을 줄여, 축소 폭이 비교적 적었다.
병원들은 주로 6인실 병상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상급병원 중 병상이 가장 많은 서울아산병원은 6인실 전체를 4인실로 재편해, 2424병상 중 336병상(13.9%)을 축소했다. 고려대안암병원 역시 6인실을 4인실 등으로 바꿔 895병상 중 86병상(9.6%)을 줄였다.
정부가 지난해 9월부터 추진하는 이 사업은 상급병원이 경증환자 입원을 줄이고 중증·응급환자 위주로 진료하게 유도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연 2100억원의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해 2∼4인실 하루 입원 수가를 50% 올리고, 상급병원이 자주 하는 910가지 중증 수술 수가를 50% 인상하는 데도 연 3500억원을 투입한다.
사업 이후 수도권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병상이 줄어든 것에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그간 서울 상급병원이 경쟁적으로 병상을 키운 결과 비수도권 병원의 의료진과 환자를 빨아들여 지역 의료 인프라를 고사시킨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형준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병원들이 병상 가동률을 높게 유지하느라 (과도하게 입원을 받아) 수요를 창출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 <핵심요약>
● 전국 상급종합병원들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으로 병상 8.6% 감축 ● 6인실 병상을 4인실이나 중환자실로 전환하는 추세 ● 중증·응급환자 중심 진료 체계로 전환되나, 일부 비중증 질환 진료 축소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