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16일 하루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197명 발생했다”며 “이 가운데 지역 사회 감염은 188명이고, 해외 유입 확진 사례는 9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279명을 기록한 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소폭 감소했지만,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성가대에서도 확진자가 다수 나오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연합뉴스
16일 국내 지역감염 확진자 역시 수도권에 집중됐다. 지역 발생 188명 중 서울 89명, 경기 67명, 인천 7명으로 수도권에서만 163명이 나왔다. 부산 7명, 광주 7명 등 전국 각지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수도권발 유행이 전국적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주말 광복절 집회에 일부 진단검사를 받아야
할 교인이 참여한 정황이 있어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며 "해당 교회 교인, 방문자 및 접촉자들은 즉시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 감염이 확산하자 지난 16일 0시부터 50인 이상 실내 모임 자제를 권고하고 프로스포츠 경기를 무관중 형태로 전환하는 내용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했다.
서울과 경기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주말 사이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가 전국으로 확산했다. 전문가와 방역 당국이 우려하던 2차 대유행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13일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103명으로 100명을 넘어선 이후 나흘 연속 100명 넘는 확진자가 쏟아졌다. 15일과 16일 수도권에서만 최소 362명이 확진됐고, 이 가운데 254명(70.2%)이 서울 사랑제일교회 등 수도권 교회 6곳에 집단감염 여파로 나왔다.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집단감염이 교회뿐 아니라 커피전문점, 학교, 유흥 시설에서 쏟아져 나오면서 방역 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6일 "현재 양상은 대규모 재유행의 초기 단계로 보이며, 지금의 확산을 최대한 통제하지 않는다면 전국적인 전파와 환자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심각한 피해가 야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 교회발 집단감염만 300명
광복절 연휴(15~17일)를 덮친 이번 코로나 확산세는 수도권 교회에서 비롯됐다. 마스크를 제대로 끼지 않고 소모임과 단체 식사를 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12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16일 낮 12시까지 모두 24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전날보다 무려 190명 늘었다.
사랑제일교회와 함께 경기 용인 우리제일교회(126명), 고양 기쁨153교회(26명)·반석교회(37명), 서울 양천구 되새김교회(7명), 경기 김포 주님의샘교회(17명) 등 수도권 교회 6곳의 누적 확진자만 최소 484명에 달했다. 이 교회 6곳에서 확인된 코로나 확진자는 14~15일 이틀간 300명으로 집계됐고, 16일에도 수도권에서만 최소 69명이 늘어났다. 교회발 집단감염은 수도권에만 머무르지 않고 강원과 충남, 경북 등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대구선 43일 만에 확진자 나와
15일 수도권 코로나 확진자는 245명으로 같은 날 전체 지역 사회 감염(267명)의 91.8%에 달했다. 커피전문점, 금 투자회사 등 교회 이외의 집단감염도 수도권 확산세를 키우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금 투자회사 '골드트레인'에서 11일 시작된 집단감염은 이 회사 가족이 참석한 경기 양평의 마을 잔치로 번졌다. 마을 잔치 참석자와 접촉자를 중심으로 34명이 감염됐다. 골드트레인발 집단감염은 최소 57명으로 집계됐다.
전날까지 경기 용인 죽전고·대지고 학생 7명 등 9명이 확진된 데 이어, 이날 죽전고 학생 가족이 운영하는 서울 광진구 보습학원의 학생과 가족 등 4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밖에 대구 친척집을 찾은 서울의 30대 남성이 15일 대구에서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아 7월 3일 이후 확진자가 없던 대구에서 43일 만에 확진자가 나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태원 클럽이나 대구 신천지 교회 등 특정한 곳에서 시작돼 옮겨 다닌 과거의 대유행과 달리 최근엔 과거 집단감염이 없었던 커피전문점 등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며 "연휴까지 겹쳐 실내 공간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