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입맛 살려주는 할머니의 손맛]
남천동에서 30년 세월을 한결같이 장어구이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곳입니다
"덩굴 아나고"
아무리 골목길에 꼭 꼭 숨겨져있어도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 손님들로 가게는 항상 북적거리더군요
이곳에서 장어 맛을 한번 봐야 골목안까지 사람들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를 알수있답니다
남천동 해변시장에 유명한 영남식육식당 옆 옆 골목으로 쭈욱 들어가면
맨 처음 마주치는 골목횟집을 지나 더 들어가야지만 오른편에 "덩굴아나고" 가 보입니다
오로지 "아나고구이" 에 매운탕만 존재하는 단촐한 메뉴판
1인분에 15,000원인데 1인분의 양은 장어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한마리 반정도라네요
시원한 열무김치
장어의 느끼함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맛입니다
그리고...깻잎 한소쿠리와 마늘, 고추, 당근, 오이한쪽이 나오는것으로 밑반찬은 끝입니다
더이상 기다려봐야 아무것도 주지않습니다
사실 메인메뉴만 훌륭하다면 밑반찬이 뭐가 필요하겠습니까 ㅎㅎㅎ
그래서 장어구이가 완성되기 전까지 소주 한잔 하려면
안줏꺼리는 오이와 된장이 유일하네요..ㅎㅎ
메인요리에 자신감이 있어야만 이런 단촐함이 먹히는거겠죠
장어구이 3인분
친구랑 둘이서 3인분을 시켰습니다
별로 특별하게 보이지는 않으나 장어 씨알이 굵더군요
이곳만의 특제양념
이 양념이 장어랑 너무 찰떡궁합입니다
맵지도 달지도 시큼하지도 않은 적당한듯하면서 침을 고이게 하는...
이 양념은 직접 먹어봐야 심오한 맛의 깊이를 알수있습니다
연탄불위에 아나고을 올리고 어리버리하게 굽고있으려니까
곁을 지나가시던 할머님이 보고는 답답하셨는지 "내가 꾸버주께" 하며 구원의 손길을 내미시네요
그리곤 이렇게 목욕탕 의자를 턱~ 하니 놓고 그 위에 앉으셔서 장어를 구워주십니다
할머니 표정은 무덤덤하시지만, 장어를 굽는 손놀림은 현란. 그 자체입니다
언제부터 장사하셨는지 살짝 여쭈어보니 30년째라네요
해운대 청사포에 장어구이집이 생기기 전부터 남천동에서 장어구이를 하셨답니다
장어 하나 집어먹어보니 너무 맛있어서
"장어 맛 지기네요~!!!" 하며 감탄하자
"할매가 꾸워주니까 맛있지" 라고 무덤덤하게 말씀하시네요
잘 구워진 장어는 양념에 찍어 이렇게 동그랗게 쌓아주시면서 구워주더군요
할머니의 현란한 손놀림에 그저 넋놓고 구경만 했답니다
바라만 봐도 몸보신이 될것같은 자태
먹기좋게 맛있게 구워진 장어구이가 나왔네요
이렇게 완벽하게 장어구이를 만들어주시고 유유히 자리를 떠나시는 할머님
정말 고맙더군요
빨간 양념이 물든 장어의 번지르르한 자태
침이 마구 고이고 심장박동이 빨라집니다
이럴땐 말없이 빨리 먹어줘야죠
초반에 이 장어를 먹으면서 친구랑 서로 말 한마디 안하고 먹는데만 집중했답니다
말하면서 먹을 틈이 없습니다
너무 맛있다는 생각밖엔 안듭니다
쌈꺼리라고는 오로지 깻잎에 마늘 한쪽뿐
그래도 너무 맛있네요
맛잇는 몸보신에 술까지 곁들이니 입이 너무 행복합니다
씨알이 굵은 장어도 장어지만 양념맛이 특히나 인상적이더군요
장어가 원래 맛있는거지만, 양념 하나로 확실히 더 맛있어집니다
30년 세월이 만들어낸 내공이 그냥 나오는게 아니네요
마무리는 공기밥에 장어 매운탕으로
밑반찬...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않게 단촐합니다
산초가루가 들어간 장어 매운탕입니다
제 개인적으론 산초가루 매운탕을 안좋아해서 별로였으나, 친구놈은 밥한공기를 비워내며 허겁지겁 잘 먹더군요
그리고 장어구이에 대가리랑 꼬리가 없어서 궁금했었는데, 바로 이 매운탕안에 고이 들어가있답니다
원래는 대로변에서 오래 장사하셨는데, 장사가 잘 되니 가게에서 쫓겨나고
그 자리에 집주인이 장어구이 장사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찾아가기도 힘든 이 골목 안으로 어쩔수없이 이전을 하신거라고...
이건 정말 아니다..라고 생각되어지는 일들이 주변에서 실제로 벌어지는군요
당연히 가게 이전하고 손님이 뚝 끊겨서 많이 힘드셨다네요
그래도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조용한 골목안이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바뀌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남천동 해변시장 맞은편, 영남 식육식당 바로 옆 골목횟집 골목 안에 위치합니다
주 소 : 부산시 수영구 남천1동 197-1 해림빌라
전화번호 : 051-626-3592
약 도 : http://v.daum.net/link/34479679?exp=map
↑↑↑
이 포스트가 도움이 되셨다면 힘이 되는 추천 한방 클릭~!
영.원.을.꿈.꾸.는.찰.나
By 김 기 태
첫댓글 할마니가 다리가 불편하니 앉은뱅이 의자에 앉은 것으로 생각되는구먼
그럴수도 있겠군요, 암튼 잘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리가 불편하신게 아니고 목욕탕 의자는 이집의 상징이랄까 이모님들 모두가 직접 구워주실때 사용하시죠.
여자 일행이 있으면 안구워 주신다는거....
장사가 잘되서 확장이전인줄 알았는데 이런 슬픈사연이 있을줄은 몰랐네요. 장어뿐만 아니라 매운탕 정말 좋습니다.
한번 가보고 싶네요
저는 이제 장어먹으러 청사포까지 갈일이 없어져버렸답니다
아나고 조아요
그럼요~보양식으론 왓따아니겠습니까 ㅎㅎ
남천동은 고딩때부터 다녔는데 이집을 왜 몰랐을까요....^__^;;
이제 아셨으니 몸보신하실차례입니다 ㅎㅎㅎ
이 집 맛있어요 ㅎ 여름엔 더워서 못갔는데~ 찬바람 슬슬 불어오니 저도 들러야겠네요.
이 집 아는 분들이 꽤 많더라구요,
날도 시원해지니 장사도 잘되었음 좋겠습니다
정말 맛나게 포스팅.하셨네요게다가 쥔장의.어려움마저도 헤아려주시려는 속뜻이 팍팍 느껴집니다
제 속뜻까지 팍팍 알아주시다니 감사드립니다^^
레드스켄들 술을 부르는 장어구이네요 너무맛나게보여요
술한잔 안하고는 못베기는 레드스캔들이죠~^^
남천동에.. 대박집이 있었군요
대박나야할 집이지요 ㅎㅎ
ㅋㅋ.이모님이 상석이네요............ㅋ
상석에서 장어를 돌봐주실 분이시죠 ㅎㅎ
맛있어 보입니다^^
전 올 초 도로변에 있을때 맛있다고 해서 갔었는데 낮에도 슬슬 기어 다니는 바퀴벌레에 여자 손님은 싫어 하는지
낮에 비도오고 이모님들 쉬는시간에가서 인진 몰라도 불친절에 3인분에 매운탕소주 한병 시켰는데 현금주면 소주값 안받는다길래 5만원주고 왔었읍니다
그집이 이사 했는지? 제가 갔을때가 주인이 하는진 몰라도 상호는 덩쿨이였읍니다
덩쿨 맞는거같습니다
여기 주인할머니는 괜찮은데 일하는분들 평이 별로 안좋더라구요 다만 제가 방문했을땐 종업원분들이랑 마주칠일이 없어 불친절을 느끼지못했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아나고 구이를 좋아하는데
배나온중년님 포스팅이 맛있어 보이고 이사한곳이라니 할머니 손맛 구이 먹으러 함 가봐야겠네요
수고 하세요~~~
환상적인 환상(還狀)의 장이구이 배열이 멋지네요
포스팅을 위해 인내력을 발휘하며 환상의 배열을 위해 시식을 참고 기다린 성의에 박수를 보내요...
還狀의 장어구이가 차츰 사라지는 동안에 소주 몇잔에 느꼈을 기분에 대리만족해봅니다...........^&^
할머니께서 원을 그리며 장어를 이쁘게 쌓아가고 있는데, 중간에 하나 빼먹어버리면 누가 될까 싶어서 어쩔수없이 인내하고 있었답니다 ㅎㅎㅎ
담에 저도 구울 일 생기면 참고해서 저렇게 이쁘게 쌓아봐야겠습니다~~ㅎㅎ
저렇게 원 그리면서 구울동안 아무도 장어를 안건드려야 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