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G20 정상회담 성공적으로 개최... 적극적인 중재 외교와 투자 유치
인도네시아 EMERiCs - - 2022/11/25
☐ 인도네시아 중재 외교의 승리
◦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 마무리돼
- 세계 선진 20개국(G20) 정상들이 2022년 11월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Bali)에 모여 정상회의를 진행했다. 회담 마지막 날인 11월 16일 G20 정상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하며 러시아의 무조건 철수를 요구하는 선언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그러나, G20 정상들은 회의 참가국 정상 대부분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규탄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과 서방측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관해서는 상이한 견해와 평가도 G20 회원국 간에 존재한다는 점을 밝혀뒀다.
-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참가국 정상 모두가 유연한 태도(flexibility)를 보여준 덕분에 회의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G20 정상회의에 불참한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을 대신하여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i Lavrov) 러시아 외교부 장관이 러시아 대표단을 이끌고 인도네시아에 입국했다.
◦ 국제사회의 현안 빠짐없이 논의
- 이번 G20 정상회의를 통하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중재 외교가 빛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세계 인구 4위인 인도네시아가 국제사회에서 국력에 상응하는 위상을 얻을 수 있도록 강대국 간 분쟁에서 중재자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2021년 미얀마 쿠데타 발생 이후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서 미얀마 군사정권이 민간인에 대한 계속된 폭력 사용에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하는 등 평화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한국, 멕시코, 튀르키예, 호주와 함께 중견국 협의체인 믹타(MIKTA, 각 구성국 영문자 첫 글자 조합)의 구성국이다.
-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의 동남아시아 담당 국장인 그레그 폴링(Greg Poling)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현시점에서 인도네시아가 의장국으로서 G20 정상회의를 무난하게 치러낸 것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도 식량 안보, 기후 변화, 에너지 안보 등 인도네시아가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의제로 삼으려 했던 현안들이 모두 빠짐없이 논의된 것은 인도네시아 외교의 승리라 볼 수 있다는 게 그레그 폴링의 견해다. 옹 켕 용(Ong Keng Yong) 전(前) 아세안 사무총장은 “경쟁하는 강대국 중 어느 한 편에 서지 않는 인도네시아가 결정적인 순간에 전략적 위기를 관리하는 데 전통적으로 능력을 발휘해 왔다”고 평가했다.
☐ 경제·환경·안보 영역에서 주요국들과 고른 협력 관계 수립
◦ G20 국가로부터 700억 달러 이상 투자 약속받아
- 인도네시아는 이번 G20 정상회의를 통해 다른 국가와 기업들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orld Bank),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를 포함한 국제기관으로부터 다양한 분야에서의 투자를 약속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일본 매체 닛케이(Nikkei)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140개 프로젝트 및 프로그램에 합계 714억 달러(한화 약 95조 6,609억 원)어치 투자금을 받게 됐다. 이 가운데 수력·지열·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투자금은 8년 동안 합계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 1,927억 원)이고 발전 잠재용량은 43만 4,000메가와트(MW)에 달한다.
- 특히, G7 국가와 덴마크·노르웨이 정부가 인도네시아의 신재생에너지 이행 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200억 달러(한화 약 26조 7,403억 원) 규모 특수 목적 기금인 ‘정의로운 에너지이행 파트너십(JETP, Just Energy Transition Partnership)’을 발족하여 눈길을 끌었다. JETP에 따라 G7 국가들은 인도네시아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억 9,000만 톤으로 억제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현행 11%에서 34%로 확대하도록 돕게 된다.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독일, 한국,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신수도 누산타라(IKN, Ibu Kota Nusantara) 건설 투자에 깊은 관심을 표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과 독일 정부는 IKN를 스마트 도시(smart city)로 개발하고 일본 정부는 IKN의 인프라 개발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향을 드러냈다는 게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설명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수도 이전에 드는 비용 중에서 80%는 민관 파트너십과 민간 투자로 조달하겠다고 거듭 밝혀왔다.
◦ 미국으로부터는 해양안보 협력 약속받아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전날인 11월 1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불법 조업 방지를 위하여 미국으로부터 드론을 활용한 인도네시아 해안선 감시 프로그램 구축 지원을 약속받았다. 이에 미국은 인도네시아 해양안보청(Bakamla RI, Badan Keamanan Laut Republik Indonesia)와 공조하여 드론의 획득·정비, 조종사 훈련 등을 지원하게 된다. 싱가포르 싱크탱크인 라자라트남 국제학연구소(S. Rajaratnam School of International Studies) 소속 콜린 고(Collin Koh)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해양안보청이 드론 전력을 획득하면 공군 지원 의존을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 한편, 미국 정부는 2021년 6월에 남중국해와 말라카 해협(Malacca Strait)이 만나는 지정학적 요충지인 바탐 섬(Batam Island)에 350만 달러(한화 약 46억 원)를 들여 인도네시아의 해양훈련소(maritime training center) 건설을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말라카 해협은 중국의 수출입 무역선이 드나드는 중국 교역의 경동맥과 같은 곳이다. 그래서, 2003년 후진타오(Hu Jintao) 중국 전(前) 국가주석은 중국의 물류가 말라카 해협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문제를 ‘말라카 딜레마(Malacca Dilemma)’라 불렀고, 중국은 자국에 적대적인 강대국이 말라카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해군력을 꾸준히 강화시켜오고 있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Nikkei Asia, Indonesia bags pledges for $71bn from G-20 presidency: Jokowi, 2022.11.18.
The Straits Times, Indonesia’s Jokowi emerges as surprise power broker at G-20, 2022.11.17.
Nikkei Asia, Indonesia wins $20bn in G-7, other support to speed net zero push, 2022.11.15.
Reuters, Key takeaways from the G20 summit in Bali, 2022.11.16.
The Diplomat, US, Indonesia Begin Construction on Maritime Training Centerm 2021.06.28.
[관련 정보]
1. 인도네시아, G7 국가로부터 탄소 중립을 위한 기금 200억 달러 지원 약속받아 (2022.11.18)
2. 인도네시아, 미국으로부터 드론 활용한 해양 감시 프로그램 지원 약속 받아내 (2022.11.17)
3. 인도네시아 대통령, 세계 팬데믹 기금에 더 많이 출연해달라고 촉구 (2022.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