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외할매? 여길 우째 찾아왔어예?"
외할머니께서 내가 근무하던 부대의 내무반 문을 열고 들어서셨다.
"아이고~ 힘들어라."
"할매가 여길 우째 알고 찾아왔어예?"
"니 보고 싶어 왔지. 내 배고푸다..."
"쪼매마 기다리 보이소. 내 금방 가서 밥 가지고 오께요."
취사병에게 달려가 받아온 잔밥을 할머니 앞에 상 하나 마련해서 차려드리니, 외할머니는 아주 맛있게 드셨다. 드시는 중간에 한 번씩 쳐다보시는 외할머니 눈이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었다.
새벽 2시부터 4시까지 경계 근무를 서고, 기상시간 5시 50분 전까지 아주 맛있는 단잠을 자던 중 그 꿈속으로 외할머니가 찾아오신 것이다.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 방학만 되면 나는 방학 숙제처럼 당연히 외할머니를 찾고, 외할머니는 나를 손꼽아 기다리셨다.
식사를 마친 외할머니가 피곤하신 듯, 상에 엎드려 주무시고 계셨다.
"할매요~ 편하게 누우시야지요~ 우리 할매 많이 피곤하신가 보네..."
곤히 잠드신 할머니 옆에 얼른 자리를 펴고 모포를 잘 덮은 다음 할머니를 안아 올렸다.
마치 풍선을 들어 올리듯, 두 팔로 안아 올린 할머니에게선 아무런 무게가 느껴지지가 않았다. 약간은 섬찟한 느낌마저 들었다. 조심조심 할머니를 곱게 눕혀드렸다.
"기상~!!! 기상~!!!"
그날의 새벽꿈은 그렇게 끝이 났다.
그 외할머니의 풍선 같던 무게가 그날 오전 내내 마음에 걸렸다. 얼른 팬을 들고 두서없이 할머니께서 내 꿈에 나타난 내용을 적고, 혹시 88세로 연로하신 할머니가 어디 편찮으실지 모르겠다고... 빨리 할머니 찾아뵈라고 어머니께 편지를 드렸다.
며칠 후, 내가 근무하던 부대 가까이 사시던 외삼촌이 면회를 오셨다. 외삼촌이 전해주신 소식을 듣고 나는 순간적으로 멍해지고 말았다.
외할머니께서 내 꿈에 오셨던 그 전날 밤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단 것이다.
장례를 치르고 나서 다들 한숨 돌릴 즈음 내 편지가 도착해서 다들 많이 놀랐다고...
외할머니가 먼 길 떠나시면서 많이 사랑하시던 외손주를 찾아가 한 상 잘 받으시고 떠난 거라고...
다들 신기한 일이라고 말씀들 하셨다고 전해주셨다.
외할머니는 평생 믿고 따르던 천주님의 품으로 그렇게 돌아가셨고, 그 후로 나는 어려운 일이 닥치면 외할머니께 기도드리는 습관이 생겼다.
'할매요... 지금도 저 보고 계시지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할매가 보시다가 더 도와주실 거 있거든 꼭 도와주이소.'
어머니가 나를 가지며 꾼 태몽을 소년 시절의 내가 같은 꿈을 꾼 것만큼이나 특별나게 기억나는 외할머니께서 꿈에 오신 이야기.
간밤 새벽꿈엔 어머니가 오셨다.
아마도 멍게 먹고 속탈이 난 막내가 걱정되셨나 보다.
이승의 인연은 다하였지만 외할머니와 어머니는 여전히 나를 지켜보고 계시다가 문득문득 다녀 가신다.
이승과 저승 사이엔 내가 알 수 없는 미로가 있는 것 같다.
첫댓글
참 현몽이네요.
할머니 맘 속에 맘님이 계시고
맘님의 맘 속에 할머니가 계셔서
그런 것인가 봅니다.
저는 토~옹 꿈을 꾸지 못해서
평소에도 잘 꾸지 못하지만,
꾸어봤자 모두 개꿈이지요.^^
꿈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좀 드문 현몽이야기 같아서
올려 봤어요.
외할머니 사랑도 많이 받았어요.
외할머니가 면회오신 꿈을 꾸시고 며칠후
외할머니가 돌아가셨군요
정말 꿈이 현실과 일치했으니 현몽이었네요
제 외할머니는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외할아버지 때문에
평생 고생하시다 68세 되던해 봄에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가 단신월남하셨기에 친가가 없는 저는
외할머니댁을 참 많이 찾아갔고 불편하신 몸에도
그때마다 반갑게 대해주셨지요
사랑방에서 에헴~ 기침 소리 내시는 큰아버지는 어려워 시골 큰아버지댁엔 잘 가지 않고, 가면 반겨주시는 외할머니 계신 외가를 저도 주로 갔습니다.
아버님의 고향 그리움이 참 크셨겠군요.
마음자리님에
꿈이야기글에
눈물부터 앞서네요.
꿈은 잘꾸지 않는데 꿈에 남동생이 자꾸보여 혹시나
하면서 찾아가니
중환자실에서 ~~~그리고
며칠후에 멀리 떠나 보냈지요.
일주일전에 보낸
남동생이 아쉬운 나이 70세로~~~
마음에 닿는글
잘 읽고 갑니다..
아... 마음이 참 아프셨겠군요.
위로와 함께 동생분의 명복을 빕니다.
동생분이 꿈길을 알고 계시니 가끔 찾아오실 겁니다.
살아실제 주신 사랑은
그 분들이 돌아가셨어도 소멸되지 않습니다.
언제나 수호해 주시면서
꿈에 오셔서도 걱정과 사랑을 전해주시는
어머님 할머님과 이어져 살고계신 마음자리님이십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늘 곁에 계시는 것 같아요.
촉이 좋은 사람,
예지력이 좋은 사람,
이런 분들은 꿈이 맞을 때가 있더라고요.
가장 좋은 경계근무 시간은 점호시간과 겹치는 것이고,
그다음은 점호 후 바로
또는 기상 전.
2~4시는 가장 기피하는 시간대
그쵸? ㅎ
네. 맞습니다. ㅎㅎ
다시 잠들이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지요.
스승으로 모시고 따르던 형님이 건강했는데
어느날 문득 제 머릿속에 팍 떠올랐습니다.
꿈은 아니고 그냥 의식에 와서 꽂힌 거였어요.
바로 전화를 하니 돌아가셨더라구요.
세상에는 과학이나 합리적 해석이 안 되는
현상들이 있습니다.
네. 그런 일들은 설명하기 참 어려워요.
실제로 일어나는 일인데도.
좀전에 외손자 동영상을 보고
이 글을 읽으니까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마음자리 님 꿈속에 나타나신
외할머니 이야기가 넘 가슴에
와닿습니다.
사랑하는 외손자에게 꿈에라도
찾아오셔서 얼굴이라도
보여 주시고 떠나신 외할머니.
가슴 뭉클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그 손자가 다 커서 외할머니 은혜 보답할 수 있도록 오래오래 사세요. 이베리아님..
그런 꿈을 현몽이라 하는거죠?
저는 늘 개꿈만 꿔서 그런것을 잘 모르거든요 .
다정다감한 마음자리님은 외 할머니께 사랑 듬뿍 받는
외손자 였을것 같아요 .
이승과 저승사이의 미로를 찾안내는 법을
어떻게 해야 알 수 있을런지요 .
저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답니다 .
곧 영적으로 감도가 높아지게 해주는
안테나 같은 것이 개발되지 않을까요? ㅎ
그러면 보고 싶은 분들 마음껏 볼 수 있을 텐데요. ㅎ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끈 ᆢ그게. 꿈인가 합니다.
나도 부모님이나 남편의 꿈을 꾸고 나면. 무엇인가 나에게 메세지 전할게 있을까? 가만히 생각합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의식없는 그 세계에 또 다른 우주가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현몽 이란 돌아가신 사람이 꿈에 나타나는 거를 뜻한다고 합니다
나는 돌아가신 내 제일 친했던 친구가 가끔 꿈에 나타나는거 말고는
돌아가신 사람이 꿈에 나타난 적이 없습니다
나는 꿈을 뒤숭숭한 꿈만 꿉니다
길을 잊어먹는 꿈
업무에 실패하는 꿈
실연 당하는 꿈
높은곳에서 떨어지는 꿈
악당에게 쫓기는 꿈 등
이런 못된 꿈만 꾸니 난감합니다
멋진 여인과의 데이트 같은 꿈 만 꾸고 싶은데?
그게 내 마음대로 되어야 말이지용?
충성 우하하하하하
ㅎㅎ 곧 바라시는 꿈도 찾아올 겁니다.
처음 글의 시작이 할머니께서 내무반에서 오셔 식사를 하신다? 좀 의아했는데 그게 꿈이였군요. 그리고 그후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받으셨다니 정말 있을수 없는 아름다운 꿈이였군요.. 저역시 살아생전 나의 혈육들에게 기억에 남아 꿈에라도 나타나는 그런 사람되기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모범적으로 사신 모습을 혈육들이 다 기억하고 있을 테니
훗날 찾아가기 쉬우실 겁니다. ㅎ
신기한 꿈입니다.
동기감응이라고..풍수지리에서도
혈육간에 연결되는 기운이 시공을 넘어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말 합니다.
그래서 고래로 묘자리를 잘 잡는게 중요하다는 말도 하더군요.
마음자리님에게는 무슨 신통력이 작동하나 봅니다~~^^
제가 헐벗은 시절에 태어났어도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 그런가 봅니다. ㅎ
현몽을 꾸는 사람은 영( 靈)이 맑은 사람이라던데..
맑은 영혼을가지신 마음자리님을 생각하게됩니다.
혈육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런 꿈은 아마도 혈육이 아니고서야 나타날 수없죠.
가을이 오면님 말씀처럼 풍수지리에서도 쓰여진다고 들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혈육의 흐림이 있어 양자는 그 흐름이 이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막내라 귀여워 하셨을 할머님의 모습이 드라마 보듯이 그려 집니다.
외손인데도 저를 유독 아껴주셨고,
그래서 저도 자주 찾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옛 낙동강을 건너 외가 찾아가던 플라타너스 가로수 펼쳐진 국도길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